누구나 한번쯤은 몸에 가시가 박혀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특히 손이나 팔 등 비교적 가시를 제거하기 쉬운 상체가 아닌 발바닥이라면 그 고통이 어떨까? 아마도 상상조차 하기 싫어질 것이다.
사실 제주도에 살고 있는 필자 역시 얼마 전 가벼운 마음으로 바닷가에 산책을 나갔다가 큰 낭패를 본 일이 있다. 쿠션감이 좋고 1만원 미만의 값이 아주 저렴한 아쿠아슈즈를 신고 거닐다가 사고를 당했다. 눈에는 잘 보이지 않던 부러진 성게 가시들이 모래 속에 숨어있다 어느 순간 무거운 내 하중을 버티지 못하고 신발을 뚫고 올라와 고통을 안겨준 것이다. 순간 주변을 둘러봤지만 아무도 없었고 너무 아파서 비명조차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첩첩산중, 문제가 또 생겼다. 가시에 찔리지 않았던 다른 발마저 그만 헛디뎌 같은 고통을 겪어야 했다. 몸을 추스려 일어난 뒤 부러진 채 신발에 박혀버린 성게 가시들을 제거했지만 개운치가 않았다. 살점을 뚫고 올라온 작은 성게 가시들이 완전히 빠져나오지 못한 채 발바닥 속으로 꼭꼭 숨어버렸다.
박힌 가시, 응급처치로 빼내기 |
필자가 겪은 고통 못지않게 발바닥 가시로 고생한 사람들이라면 저마다 한 번 쯤 가시와의 혈투를 벌였을 것이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하지 않았나. 가시빼기에도 노하우가 있다고 하니 한 번 살펴보자.
많은 사람들이 가시를 제거할 때 사용하는 도구 중에 하나가 바로 손톱깍이와 바늘이다. 눈에 바로 보이는 가시를 제거할 경우엔 좋은 도구가 될 수 있는 것은 분명하다. 특히 얼음찜질로 발의 감각을 무디게 한 뒤 바늘을 사용하면 참을 수 없는 고통을 다소 줄일 수 있다. 하지만 깊숙이 박혀버린 가시라면 오히려 손톱깍이나 바늘이 2차 감염을 일으켜 흉터를 만들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가시를 제거하는 또 하나의 방법으로는 지갑 속에 잠자고 있는 딱딱한 신용카드나 주민등록증 등을 사용하는 것이다. 가시가 박힌 반대방향으로 누르듯 밀어내면 가시가 빠질 가능성이 커진다. 또 인근 약국에서 손쉽게 구입할 수 있는 주사기를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바늘 없이 마치 공기를 빨아들이듯 가시가 박힌 부위에 주사위 입구를 대고 빨아들이면서 가시를 제거하는 것이다. 하지만 공기가 새어나오지 않도록 하기 위해 가시가 박힌 부위를 주사기로 세게 누를 경우 그 처음의 고통을 다시 안겨줄 수 있을 만큼 부작용도 크다.
이 밖에 발바닥이 아주 예민한 아기나 어린 아이의 경우는 따뜻한 물에 발을 담가 피부가 부드러워질 때 가시를 제거하면 보다 수월 할 수 있다.
인체의 신비, 가시가 저절로 |
인체의 신비로 불리는 8대 불가사의 중 하나가 바로 가시가 박히면 깊숙이 박히지 않은 이상 저절로 빠진다는 점이다. 물론 당장의 통증을 제거하려는 사람들에게는 우스운 소리가 될 수 있겠지만 분명한 건 시간이 지나면 몸에서 살이 가시를 밀어내 자연스럽게 빠진다는 것이다. 또 의외의 경우로 가시가 빠지기도 한다. 몸 속 가시로 인해 고름이 생길 경우에도 가시와 함께 고름이 빠져나오면서 제거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 방법은 2차, 3차 감염으로 인해 더 큰 병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권장할 만한 방법은 아니다.
또 하나 인체의 신비로운 점은 선인장 등 식물의 가시나 필자가 경험한 성게 가시의 경우 저절로 몸속에서 녹는다는 것이다. 성게의 가시는 무정형 탄산칼슘이라는 비결정 형태로서 해외여행 중 이미 성게가시에 찔려본 몇 몇 사람들은 현지 병원관계자나 원주민들로부터 몸속에서 녹으니 안심하라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그러나 나무가시가 녹는다는 것은 속설에 불과하다. 이는 비과학적인 이야기인 만큼 나무가시가 박혔을 때는 확실히 제거하는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이 밖에도 오일을 바르거나 바세린을 바르면 가시가 빠져 나온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역시 확인되지 않은 사안이니 피부과 의사 등 전문가와의 상담이 필요하다.
중요한 점은 발바닥이 가시에 찔렸을 경우 무사히 제거를 했더라도 박테리아 등에 감염될 수 있는 만큼 항생연고를 발라 2차 감염을 예방해야 한다. 또한 발바닥 가시는 몸무게 하중으로 더 깊숙이 파고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간단한 방법을 시도해 보고 실패할 경우 곧바로 병원을 찾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겠다.
글 / 김지환 자유기고가(전 청년의사 기자)
http://blog.naver.com/rosemarypa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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