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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음식

지나치면 독이 되는 달콤 살벌한 유혹

 

 

 

 

사람들의 입맛은 갈수록 더 단 것을 찾는다. 중독성 때문이다. 의식하지 않으면 단맛에 사로잡힌 혀가 건강을 앗아갈 수도 있다는 경고는 이미 오래전부터 시작된 사실이다. 달콤함 뒤에 숨은 당의 위험성, 그리고 올바른 당 섭취 방법에 주목하자.

 

 

공식품을 통한 당 섭취 증가

 

소리 없는 살인자. 설탕을 부르는 또 다른 이름이다. 달콤한 맛 뒤에 이토록 살벌한 의미를 품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건강상의 해악이 크다는 뜻이다. 당은 뇌의 유일한 에너지원으로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성분이다. 그러나 무엇이든 지나치면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다. 즉, 무조건 섭취를 하지 않아야 하는게 아니라 적당량을 똑똑하게 섭취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조사로는 우리나라 국민 한 사람이 하루에 섭취하는 당은 2012년 기준 평균 65.3g으로, 1일 총 열량의 13.4%를 차지한다. 한국영양학회의 ‘2010 한국인 영양 섭취 기준’에서는 총 당류의 섭취 기준을 ‘총 에너지 섭취의 10~20%’로 권장하고 있는데, 하루 평균 2,000kcal를 섭취한다고 가정했을 때 50~100g이 적정하다는 의미다. 이를 기준으로 본다면 권장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으며 외국과 비교했을 때 아직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그러나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당의 섭취 경로다. 전체 당류 섭취량은 줄었으나 가공식품을 통한 당류 섭취량은 2010년 38.8g에서 2012년 40g으로 늘어났다. 특히 가공식품을 통한 어린이와 청소년의 당류 섭취가 증가하는 추세다. WHO는 가공식품을 통한 당류 섭취량을 ‘1일 열량의 10% 미만’으로 권고한다. 이미 적정 수치를 훌쩍 넘어선 양이며, 당 섭취량이 가장 높은 만 12~18세 연령대는 가공식품으로 섭취하는 당의 양이 전체의 약 2/3에 달한다.

 

 

 

지나친 당 섭취는 건강에 독

 

가공식품으로 과일과 같은 자연식품에도 단맛이 나는 당이 들어있다. 그러나 탄산음료나 아이스크림 등 가공식품에는 매우 많은 양의 설탕과 인공적인 첨가당이 들어간다는 것이 문제다. 이러한 당을 지나치게 많이 먹을 경우 약물처럼 중독 증상이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프린스턴 대학 연구팀이 실험용 쥐들에게 3주간 지속해서 아침식사 대신 설탕물을 섭취하게 했더니 이들의 뇌에서 도파민이 분비됐으며, 일시적으로 설탕물 섭취를 중단시키자 금단 현상을 보였다고 한다. 또한 다시 설탕물을 주었을 때 이전보다 더 많은 양을 섭취하려 했다고 한다. 즉, 설탕 자체가 중독을 유발하는 것은 아니지만 설탕을 지속해서 지나치게 많이 섭취할 경우 약물중독과 유사한 현상을 보인다는 것이다. 실제로 정신과에는 '설탕 중독(sugar addiction)'이라는 진단명이 존재한다.

 

중독 외에 건강상의 문제도 크다. 습관적으로 달게 먹을 경우 필요량 보다 많은 열량을 섭취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우리 몸에서 사용하고 남은 에너지는 지방으로 변해 저장되는데, 이는 비만과 대사증후군의 주요 원인이 된다. 대사증후군을 가진 사람은 당노병, 심장병, 뇌졸중 등의 발병 위험이 2~5배나 높아진다. 또한 입안에 남아 있는 당을 세균이 분해하면서 산이 만들어지고, 산이 치아를 부식시켜 충치를 유발한다.

 

비만과 충치 정도야 운동과 양치로 해결할 수 있을거라 생각하기 십상이지만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과도한 당 섭취는 면역세포를 기르고 몸속 유해 세균을 없애주는 백혈구의 한 종류인 포식 세포의 수치를 낮춰 면역체계를 무너뜨리고 우리 몸의 항상성을 깨뜨리며, 암이 성장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기도 한다.

 

 

알게 모르게 건강을 해치고 있는 당

 

식생활이 점차 서구화되고 가공식품이나 외식이 일상화된 요즈음, 무의식적으로 과도한 당을 섭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쉬운 예로, 보통 250mL 탄산음료 한 캔에는 27g의 당이 들어 있는데 가로세로 1cm 각설탕 하나에 들어 있는 당이 4g인걸 감안하면 엄청난 양이 첨가되어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무가당 식품이나 다이어트 음료라고 해서 안심하기는 이르다. 설탕만 들어가지 않을뿐 액상과당, 아스파탐, 스테비오사이드 등 단맛을 내는 인공감미료가 들어가기 때문이다. 이러한 인공감미료는 열량은 없으면서 단맛은 설탕의 200~300배에 이르며 저렴하기까지 해 매우 흔하게 사용된다. 

 

설탕은 사탕수수로 만든 당분으로, 서로 다른 당 성분이 결합한 형태의 다당류를 분해해 에너지를 만드는 반면, 인공감미료는 하나의 당으로 된 단당류 형태라 간에서의 분해 과정이 생략된다. 때문에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 같은 호르몬이 분비되지 않아 조절기능 없이 혈당만 높아지는 결과를 초래한다. 특히 아스파탐은 소화 과정에서 메탄올로 변하는데, 간으로 이동해 새집증후군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진 포름알데히드로 변한다. 그만큼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올바른 인식과 식품 선택이 중요

 

100% 자연식을 고집하지 않는 한 외식이나 가공식품 섭취를 완전히 차단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 때문에 건강한 식습관을 위해서는 당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하고 섭취를 제한 하려는 스스로의 노력이 동반되어야 한다.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쉬운 방법은 식품의 영양표시를 확인하는 일이다. 영양표시란 식품에 함유된 영양소의 종류와 함량 등을 나타낸 것으로 식품 포장지에 표기되어 있다. 영양성분 표 1회 제공량은 한번에 먹도록 제공되는 양을, 총 제공량은 해당 식품에 들어 있는 전체 양을 뜻한다. 여러 제품을 비교 후 가능하면 당 함량이 낮은 것을 선택하도록 하자. 

 

굳이 거창하지 않아도 된다. 이러한 생활 속 작은 습관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우리 몸의 변화는 시작된다. 단맛에 등을 돌리는건 당연히 쉬운 일이 아니다. 우선 줄이려는 노력부터 시작하자.

 

 

 

 

 

글 / 정은주 기자, 자료제공 / 식품의약품안전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