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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맞춤형

건강하게 맞는 새학기

    

 

 

 

 

 

 

 

 

방학이 적어도 아이들에게 만큼은 천국일지 몰라도 부모들에겐 고달픈 시간임에 틀림없다. 이제 초등학교 2학년이 된 딸아이와 병설유치원 6살 반에 올라가게 된 아들을 둔 필자 역시 새학기 시작이 어찌나 반가운지 모른다. 평소 동화책을 즐겨 읽던 딸아이는 방학이라는 특권을 누리며 한참을 빈둥거렸다. 공부를 강요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크다는 어느 교육전문가의 인터뷰 내용을 굳게 믿었지만 기대한 결과는 얻지 못했다. 오전이면 끝나는 초등학교 방과후 수업 후 딸아이는 집에 오자마자 옷과 가방을 집어던지고 항상 텔레비전의 달콤함에 빠져버렸다. 더 큰 문제는 개학 후 과연 이 아이가 다른 친구들과 같이 섞여 성실히 수업에 참여할 수 있느냐였다.

 

  

 

 

사실 필자는 여느 도시의 초등학생을 자녀로 둔 부모들보다는 스트레스의 정도가 적을 거라고 생각한다. 필자의 자녀가 다니는 학교는 전교생 수십명의 작은 규모인 탓에 늘 살갑게 지내던 친구들이 6년 내내 같은 반이다. 어색함은 이미 내버린 지 오래됐다는 얘기다. 그러나 수백명 혹은 1천명 이상의 대규모 학교에서 자녀를 키운다면 분명 사정이 다르다. 특히 초등학교에 막 입학하려는 경우엔 아이도 부모도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

 

누구나 알다시피 새로운 환경에 부딪히면 누구나 당황해한다. 아이라고 크게 다르진 않다. 이것을 보통 신학기 증후군으로 부른다. 우선 1학년 입학생들은 부모들과 떨어진다는 심리적인 부담감을 갖는다. 굳이 1학년뿐만 아니라 중학교 고등학교를 가더라도 성격이 예민하고 내성적인 학생일 경우엔 새학기마다 받는 스트레스가 크다. 이러한 부담감이 지속되면 호르몬 분비 이상으로 자칫 성장발육에 문제가 생기거나 심리적 불안감으로 성적부진 성격형성에 악영향 등을 줄 수가 있다. 정도가 심할 경우엔 분리불안증상을 보이는가 하면 불면증, 수면장애, 배변장애, 두통, 복통, 면역력 감소로 인한 체력저하, 우울증, 틱 장애 등을 겪기도 한다. 

우선 새학기 증후군을 극복하기 위해선 아이와의 대화가 제1순위다. 새학기라는 주제가 막연히 두렵다기 보다는 설레고 궁금하다는 인상을 심어주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또한 학기 전 늘 불규칙하게만 생활했던 생활습관을 고치고 규칙적인 생활을 계속해 심리적 부담감을 줄이는 방법도 있다. 그 외에도 꾸준한 운동을 통해 몸과 마음의 밸런스를 맞춰 심리적인 안정을 도모하면 된다. 그럼에도 틱장애 등 과도한 스트레스가 지속될 경우에는 우울증, 등교거부가 발생하지 않도록 전문가의 상담을 받는 것이 좋겠다.

 

 

 

 

  

 

선생님도 바뀌고 친구들도 바뀌지만 우리 아이 만큼은 새학기 누구보다 잘 적응하리라 기대하는 건 누구나 같다. 기대한 만큼 성공적인 적응을 이끌어 내기 위해선 정서적인 안정과 함께 미리미리 자녀의 건강상태를 살피고 문제가 없도록 돕는 게 중요하겠다. 보통 시력발달은 초등학교 1~2학년 이전에 이뤄진다. 때문에 입학 전은 물론 늦더라도 초등학교 저학년 때 미리 시력검사와 안과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겠다. 

 

평소 눈물을 자주 흘리고 눈을 찡그리거나 비비면 안검내반(눈썹찔림)을 의심해야 한다. 심하면 세균 감염에 의한 각막염, 각막혼탁, 난시로 인한 시력저하가 따라 올 수도 있다. 사시(일명 사팔뜨기)는 어린이의 2~5%에 나타날 만큼 흔한 소아안과질환이다. 보통은 햇빛을 보며 한쪽 눈을 심하게 찡그리거나 텔레비전을 근접해 시청할 경우, 그리고 한쪽으로 기울여 시청하는 경우 사시가 의심되니 검사가 필요하겠다. 사시는 조기치료에 실패하면 약시를 초래해 시력과 시기능 손상도 가져올 수 있지만 미리 손을 쓰면 사시 교정안경이나 간단한 시술로도 정상을 찾을 수 있다.

 

 

평소 코를 킁킁거리고 콧물이 차 있는 아이라면 이비인후과 검진이 필요하다. 코를 자주 후비고 코가 막히면 산만해지는데다 집중도 떨어지기 십상이다. 유심히 살펴 재채기를 자주하거나 코나 눈이 가렵다고 한다면 알레르기 비염을 의심해봐야 한다. 아이들의 축농증은 약물치료가 원칙이며 그 외에 비강내 식염수 소독도 도움이 된다. 혹 입을 벌리고 자며 코를 많이 고는 아이라면 심할 경우 순간 호흡이 멈추는 경우도 있다. 이러면 깊은 잠을 자지 못하고 늘 피곤하며 집중도 못한다. 그 외에도 별다른 질환 없이 코가 막히면 만성 편도 비대증을 의심해야 하며 적절한 치료가 필수다. 

이 외에도 외부환경의 변화에 따른 면역력 약화도 새학기에 우려되는 부분 중 하나다. 면역력은 아이의 체온, 호흡, 수면 등으로 간단히 체크가 가능하다. 체온이 36도 이하면 저체온으로 면역력이 떨어졌다는 의미다. 이럴 경우엔 활동적인 일로 체온을 올리는 게 좋다. 또 몸이 안 좋으면 호흡이 짧고 빨라진다. 이럴 경우 코 보다는 입으로 숨을 쉬기 쉬운데 입으로 숨을 쉬면 면역력이 더 떨어지고 감기에도 걸리기 쉬우므로 주의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수면은 하루 9시간 이상 재워 성장기 자녀들의 건강을 챙겨야 한다. 자세역시 구부정하게 자기보다는 반듯하게 자도록 해 숙면을 돕는 게 좋겠다.
 
글/김지환 자유기고가(전 청년의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