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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맞춤형

인생의 승부는 차별화에서 결판난다






以道療病(이도료병), “도로써 병을 다스린다”는 글귀는 허준의 동의보감 내경에 신형편(身形編) 중에 나온다. 병을 다스림에 있어 마음 다스리기를 우선하는 치병의 대원칙을 담고 있다. 환자의 마음을 평온하게 만드는 조치없이 이뤄지는 갖가지 처방들은 부수적 일 수 밖에 없다고 말하고 있다.





어떻게 해서든 여러 처방을 내서 수가를 챙기려는 요즘의 의료세태로 보면 돈 안 되는 어림없는 소리 일 수도 있다. 의료인이든 일반인이든 이 동의보감의 글귀를 암송하다면 얻는 것이 있을 것이다. 원문에 따라 해석해 보면,


仙曰 古之神聖之醫 能療人之心 預使不致於有疾
구선이 말하기를 “옛날의 신성한 의사들은 사람의 마음을 다스려서 병에 이르지 않게 대비 하였다.


今之醫者 惟知療人之疾 而不知療人之心 是猶捨本逐末 不窮其源而攻其流 欲求疾愈 不亦愚乎
지금 의사들은 다만 사람의 드러난 병만 치료할 줄 알고 마음을 다스릴 줄은 모르니 이는 근본을 버리고 끝을 좇는 것이며 원인을 찾지 않고 나타난 증상만을 치료하여 병을 낫게 하려는 것이니 어리석은 일이 아닌가.





雖一時僥倖而安之 此則世俗之庸醫不足取也.
비록 한 번의 요행으로 나았다고 하더라도 이것은 세속의 서투른 의사들의 일처리이므로 얻을 것이 없다“고 하였다.


太白眞人曰欲治其疾 先治其心
태백진인 이르기를 “병을 치료하려면 먼저 그 마음을 다스려야 한다.


必正其心 乃資於道 使病者盡去心中 疑慮思想 一切妄念 一切不平 一切人我 悔悟平生所爲過惡
반드시 마음을 바로 잡아라. 그러면 도로부터 도움을 받을 것이다. 병든 이로 하여금 마음 속 의심과 염려스러운 생각 그리고 일체 헛된 잡념과 불평과 자기 욕심을 다 없애 버리고 지난날의 죄과를 뉘우치게 해야 한다.


便當放下身心 以我之天而合所事之天 久之遂凝於神 則自然心君泰寧性地和平
곧 마땅히 몸과 마음을 편안히 내려놓고 자기의 생활방식이 자연의 이치에 부합되게 한다.
그렇게 오래하면 결국 정신이 통일되어서 자연히 마음이 편안해지고 성품이 화평해진다.


知世間萬事 皆是空虛 終日營爲皆是妄想 知我身皆是虛幻 禍福皆是無有 生死皆是一夢
慨然領悟 頓然解釋則心地自然淸淨 疾病自然安痊
세상의 모든 일이 다 공허한 것이고 종일 하는 일이 모두 헛된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며 또한 내 몸이 있다는 것도 다 환상이며 화와 복이 다 없는 것이고 살고 죽는 것이 다 한갓 꿈과 같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하여 모든 것을 깨닫게 되고 모든 문제가 다 풀리게 되며 마음이 자연히 깨끗해지고 병이 자연히 낫게 된다.





能如是則藥未到口病已忘矣 此眞人以道治心療病之大法也.
이렇게 될 수 있다면 약을 먹기 전에 병은 벌써 다 낫게 된다. 이것은 진인이 수양하는 방법으로 마음을 다스려서 병을 치료하는 훌륭한 방법이다”고 했다.


又曰至人治於未病之先 醫家治於已病之後
또한 “지인(깨우친 자)은 병들기 전에 고치고, (보통) 의사는 병든 후에 치료한다.


治於未病之先者曰治心曰修養
병들기 전에 고치는 것을 마음을 다스린다 하고 수양한다고도 한다.


治於已病之後者曰藥餌曰砭焫 
병든 다음에 치료한다는 함은 약을 먹고 침과 뜸을 놓는 것이다.


雖治之法有二而病之源則一 
치료방법은 비록 두 가지가 있으나 병의 근원은 하나이니


未必不由因心而生也.
반드시 마음에서 말미암아 생기지 않음이 없다” 고 했다.





특히 이 글귀의 핵심은 사회 활동에서도 응용될 수 있다. 직원의 마음을 얻지 못하고, 국민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매출신장과 정책 추진은 이뤄질 수 없다. 직원의 사기를 높이고 국민의 바라는 바를 쫒아 간다면 직원과 국민으로 자발적으로 나설 것이다.


요즘 병원에 가면 값비싼 의료기를 병원으로 들여와 온갖 검사를 권하고 있다. 병원 문을 나서는 동안 “요즘 무슨 괴롭고 힘든 일이 있냐”는 한 마디도 들어 보지 못한다. 내 환자의 질환이 잘 낫지 않는다면 의료인 자신이 환자의 고통보다 자신의 영예와 이익을 더 많이 탐하기 때문이 아닐까. 되새겨 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치병이나 즐거운 직장, 행복한 나라를 만드는 비결은 결국 환자 직장인 국민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일이 제일이라고 ‘도로써 병을 다스린다’로 허준 선생은 말하고 있다.



글 / 김규철 내일신문 정책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