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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맞춤형

드라마 ‘질투의 화신’ 속 질병 남성난임, 더 이상 여성탓 만은 아니다






얼마 전 인기리에 종영한 sbs 드라마 ‘질투의 화신’에서는 남성난임(불임)이라는 드문 소재를 다루어 눈길을 끌었다. 남자 주인공 조정석은 여성질환으로 알려진 유방암을 앓다가 완치된 후, 예상치도 못한 남성난임 진단을 받아 충격에 빠진다. 드라마로 인해 일약 화제가 된 남성난임에 대해 알아보자.


드라마 ‘질투의 화신’ 초·중반에서는 이기적인 마초 기자 역할의 조정석이 유방암 판정을 받아 그를 짝사랑하는 연애 권력 약자인 기상 캐스터 공효진의 살뜰한 보살핌을 받는다. 암이라고 해도 무겁고 어두운 기운이 아닌 유쾌하면서도 신선한 줄거리로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드라마 후반은 반전의 공격이 있다. 공효진의 헌신에 3년간의 짝사랑도 종지부를 찍고, 유방암도 완치되어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꿈에 부풀어 있던 조정석에게 어둠이 닥친다.



<출처: SBS 드라마 '질투의 화신' 공식 홈페이지>



바로 남성난임 판정을 받은 것. 유방암을 극복하기 위한 방사선 치료와 항암제를 복용했을 것으로 추측되는 과정으로 인한 불임이었다. 항암치료는 암세포를 죽일 정도로 강력한 효과가 있는 만큼 고환의 기능이 손실될 수 있다. 드라마에서는 고환의 기능 저하나 소실로 정자가 만들어지지 않는 무정자증이 발생하여 난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엔딩은 조정석과 공효진이 아이도 낳고 행복한 모습으로 그려져 항암치료를 해도 임신은 가능하다는 것을 암시했다. 또 유방암과 난임은 여성에게 국한된 질환이 아니라는 것을 반증한 대목이기도 하다.




최근 통계자료에 따르면 남성에게 원인이 있는 난임 사례가 40% 정도에 달하며, 남성의 가임력 관리가 중요한 건강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남성난임이란 1년 이상 정상적인 부부생활을 하였는데도 남성 쪽 원인으로 아이를 출산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남성 난임의 원인으로는 단순하게 한가지 질환의 결과이기보다는 개인의 생활습관 등을 포함한 복합적이고 다양한 요소들의 종합적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인 남성 요인에 의한 난임은 정자가 생성되지 않는 경우, 정자의 수와 운동이 부족한 경우. 정자 배출 경로에 장애가 있는 경우 그리고 발기장애나 사정장애가 있거나 당뇨병, 만성신부전 등에 따른 질환도 원인이 될 수 있다. 또 오랫동안 앉아 있거나 휴대폰이나 컴퓨터 등 전자파에 노출되면 고환의 온도가 올라가 정자 생성에 악영향을 미치는 등 평소 생활습관도 또 다른 원인으로 꼽힌다.




국민건강보험에 따르면 최근 난임환자의 경우 연평균 증가율이 여성보다 남성에서 4배가량 더 높았다. 연령으로는 35세~44세에서 가장 크게 증가하였고, 그 뒤를 이어 45세~49세의 난임율이 증가했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산부인과 정재은 교수는 남성에서 불임이 크게 증가한 이유에 대해 “과거에는 불임을 모두 여성의 책임으로 전가하려는 사회적 풍조가 있었으나 불임의 원인 제공은 남성 인자도 분명히 있는 바, 근래에 남성 인자에 대한 검사가 활발히 이루어지면서 불임 치료를 받는 남성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성난임의 경우 원인이 진단되면 치료가 분명하게 진행된다. 하지만, 난자의 배란과 정자 기능에 이상은 없는데 수정이 안되거나 스트레스 등의 심리적 요인에 의한 불임 등 검사 혹은 수치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원인불명의 불임도 많게는 20% 정도 보고된다. 따라서 불임의 기간이 길어지면 여성의 배란일 확인, 인공수정, 시험관 아기 시술 등의 적극적인 치료를 모색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남성난임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여성에 비해 비교적 검사 비용이 저렴하고 절차도 간단한 편이다. 보다 더 나은 가정을 위해서는 부부가 함께 노력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남편들이 용기를 내어 비뇨기과를 가까이해야 하는 이유도, 아내와 난임 해결을 위해 산부인과를 찾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더는 쉬쉬하거나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드라마 속 조정석이 항암치료를 받기 전에 자신의 정자를 냉동 보관해두었다면 상황은 달라졌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아직까지는 항암 치료로 인한 고환의 기능 상실을 안전하게 막아줄 확실한 방법은 없기 때문이다.





환자의 나이, 항암제의 종류나 용량에 따라 난임에 미치는 영향은 다를 수 있지만, 가장 안전한 방법은 항암 치료 전 자신의 정자를 냉동 보관하는 것을 조언한다. 항암치료를 통해 한번 떨어진 생식기능은 쉽게 돌아오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선지 최근 부쩍 난임 극복과 항암 치료에 대비한 가임력 보존을 위한 정자은행이 활성화되고 있다.




첫 번째는 고환 온도를 차갑게 한다. 고환의 온도가 높으면 정자 생산에 방해가 되어 남성호르몬이 제대로 활동할 수 없다. 따라서 오랜 시간 사우나를 하거나, 열 시트 등은 피하고 꼭 끼는 삼각팬티나 스키니진은 입지 않는 것이 좋다. 두 번째, 디지털 제품의 장기간 사용은 금물이다.





특히 습관적으로 휴대폰을 바지 호주머니에 넣거나 노트북을 무릎 위에 올려놓고 사용하는 등의 행동은 가급적 삼간다. 전자파와 와이파이에 나오는 신호가 정자의 DNA와 운동성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세 번째, 가능한 의자는 쿠션이 딱딱한 것이 좋다. 딱딱한 쿠션에 앉으면 다리 사이에 적당한 공간이 생기며 온도조절도 용이하고 혈액순환을 막는 압박이 적어진다. 마지막으로 지나친 음주와 흡연, 비만은 피하는 것이 활발하고 건강한 정자 생성에 도움을 준다.



글 / 강명희 프리랜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