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남는 게 없고, 생각하기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
공자는 인간이 인간다워지려면 배우고 생각해야 함을 강조한다. “오늘 배우지 않고 내일이 있다고 말하지 마라”는 <명심보감>의 구절과 뜻이 상통한다. 인간은 생각으로 성숙해지고, 생각으로 세상 길을 연다. 생각은 바로 ‘삶의 나침반’이다.
생각을 쥐고 있으면 길을 잃지 않는다. 높고 청명한 하늘, 선선한 바람. 책을 곁에 두기에 제격인 계절이다. 올가을에는 책 한 권 손에 쥐어보자. 생각을 키우고, 삶의 길도 넓혀보자.
책은 생각을
키우는 최고의 보약
독서는 생각을 키우는 최고의 보약이다. 읽지 않으면 생각이 좁고 얕아진다. 물론 생각은 경험으로도 넓어지고 깊어진다. 한데 삶이 아무리 길어도 경험은 한계가 있다. 경험은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지 못한다. 세상은 책 안에 고스란히 담겼다.
우주의 이치, 삶의 지혜, 삶의 무수한 얘기들, 길을 헤쳐 나아가는 지혜, 비즈니스 노하우 등 모든 게 그 안에 있다. 가장 적은 비용을 들여 가장 많은 것을 건져내는 것이 바로 책이다.
뭔가를 안다는 건 생각의 힘이 그만큼 커진다는 뜻이다. 내 스스로 판단하고, 내 스스로 결정하고, 내 스스로 길을 연다는 의미다. 한데 생각은 절로 자라고, 절로 커지지 않는다.
아는 만큼, 경험한 만큼, 사유하는 만큼 그 직경이 넓어진다. 앎이 줄기라면 생각은 가지를 뻗치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일이다. 앎과 생각은 풍성한 삶의 여문 씨앗이다.
낚아올리고, 길어올리고
법정 스님은 “지식은 밖에서 들어오고, 지혜는 안에서 우러난다.”라고 했다. 뜻이 깊은 말이다. 우리는 책이라는 바다에서 지식을 낚아올리고, 세상이라는 바다에서 지혜를 길어올린다.
앎이 바로 지혜다. 앎이 세상 속에서 농축될 때 비로소 삶을 비추는 지혜가 된다. 하지만 그 출발은 역시 앎이다. 앎은 통찰이나 직관과 함께 지혜를 받치는 세 발 축이다. 책이란 바다에서 많은 지식을 낚아올릴수록 삶의 지혜가 더 빛난다.
누구나 나름의 이야기기와 나름의 사정이 있듯이 책도 각각 스토리가 다르다. 시는 메마른 정서를 깨어나게 하고, 소설은 상상력을 자극하고, 역사는 과거를 현재 속으로 끌어온다.
앎은 2x2=4식으로 단순 암기가 전부는 아니다. 정서가 따뜻해지고, 생각이 풍부해지고, 이해력이 커지고, 관계가 좋아지는 모든 게 앎이다. 앎이나 생각은 단순한 지식 그 이상이다. 생각이 풍부한 사람은 비록 물질이 부족해도 풍성한 삶을 누릴 수 있다.
책속에서 자신의 생각을 찾자
책으로 생각을 키우려면 ‘주체적 독서’가 필요하다. 최진석 서강대 교수는 “책에는 저자의 길이 있을 뿐이다. 독자는 그 속에서 스스로 자신의 길을 찾아야 한다.”라고 했다.
책에 얼굴을 파묻고 저자의 생각만 흡입하다 자칫 자신의 생각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얘기다. 책은 저자와 대화하듯 읽는 게 좋다. 생각이 맞으면 고개를 끄덕여 주되, 생각이 다르면 자신의 생각도 그 안에 섞어가며 잃어야 나를 잃지 않으면서도 내가 커진다. 책장 사이에 자신의 생각을 끼어 넣으며 읽으면 책 한 권이 주는 의미가 그만큼 더 커진다.
생각은 부딪쳐야 사유가 깊어지고, 생각이 깊어지면 혜안이 그만큼 밝아진다. 물이 얕으면 두어 바가지만 퍼내도 바닥이 드러난다. 우리는 두 발로 세상을 걷는다.
육체의 발로 길을 걷고, 생각의 발로 세상을 걷는다. 두 다리가 같이 튼튼할 때 험한 세상 길을 두려움 없이 헤쳐나간다. 팔이 알통은 아령으로 단단해지고, 사유의 알통은 책으로 단단해진다.
사고의 근력은 육체의 근력보다 삶을 더 빛나게 한다. 바쁘다는 핑계로, 게으름에 져서 밀쳐두었다면 올가을에는 손을 뻗쳐 책 한 권을 집어보자. 작은 게 큰 것을 바꾸는 게 세상 이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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