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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음식

기침엔 항생제보다 꿀물



기침감기에 걸려 병원에 가면 주사와 약이 처방된다. 이 중에 항생제가 포함되는 경우가 있다. 사실 항생제는 기침 증상을 완화하거나 기침을 빨리 멎게 하는 데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항생제는 박테리아 감염으로 유발된 질병을 치료하는 데 사용될 수 있지만 바이러스 감염 질환을 치료하는 약은 아니기 때문이다. 기침감기는 대개 상기도가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 나타나는 증상이다. 



최근 영국 보건당국은 의사들의 항생제 처방을 줄이기 위해 기침 치료와 처방에 관한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의료인들에게 배포했다. 어느 설문조사에서 영국 의사의 48%가 평범한 기침감기나 기관지염에 항생제를 처방한 적이 있다고 답했을 정도로 영국에서도 항생제 처방은 널리 퍼져있는 관행이다.


잉글랜드 공중보건국과 국립보건임상연구원이 만든 이 가이드라인에서 정의하는 ‘기침’이란 상기도 감염으로 며칠 또는 몇 주간 지속되는 급성 증상을 뜻한다. 일반적인 감기와 독감이 여기 해당된다.


폐렴을 제외한 일부 하기도 감염 질환, 급성 기관지염도 포함된다. 여러 달 지속되는 만성 기침 증상은 이 가이드라인이 말하는 ‘기침’에 해당되지 않는다.



보건당국은 이 가이드라인에서 기침 증상을 완화할 치료법으로 꿀 섭취를 권고했다. 당국이 꿀과 기침의 관계를 연구한 무작위 대조군 실험 3건을 검토한 결과, 꿀을 섭취한 어린이는 아무 치료도 하지 않은 어린이에 비해 기침을 적게 하고 증상도 가벼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꿀이 기침을 낫게 한다는 과학적 근거가 풍부한 단계는 아직 아니지만 꿀 섭취가 어느 정도의 효과는 보인다는 뜻이다. 기침이 심할 때 따뜻한 꿀물을 마시는 ‘민간요법’이 아예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닌 셈이다.


꿀물을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따뜻한 물에 1~2 티스푼의 꿀을 섞은 뒤 식기 전에 마시면 된다. 레몬이 있을 경우 절반만 즙을 내서 따뜻한 꿀물에 넣으면 레몬 꿀차가 된다.



다만 가이드라인은 이 치료법을 5세 이상 어린이와 청소년, 성인들에게만 권하고 있다. 1세 이하의 영아는 꿀을 섭취했을 때 보툴리눔 독소증에 걸릴 수 있어서다. 한국 질병관리본부도 보툴리눔 독소증을 예방하기 위해 1세 이하의 꿀 섭취를 금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영국 보건당국은 특정 성분이 포함된 약 또한 기침 증상이 발생했을 때 복용해도 좋다고 권했다. 12세 이상이라면 구아이페네신이나 덱스트로메토르판 성분이 들어간 기침약을 복용할 수 있다. 당국은 기침 증상이 발생했을 때 무작정 병원을 방문하지 말고 집에서 이런 기침약이나 꿀물을 복용하며 증상이 가라앉는지 지켜보라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