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에서 한식 재료를 외국인 셰프들이 재해석해 코스 요리로 내놓는 장면이 나왔다. 이날 외국인 셰프들은 한국의 낯선 재료를 찾아 한식을 선보인다는 콘셉트였는데 식탁 위에 등장한 것은 강원도 인제에서 구한 개복숭아, 덜 익은 오미자, 콩, 야생버섯, 돌배 등이었다.
이때 시선을 끈 것은 야생 버섯이었다. 산에서 직접 채취한 야생버섯은 흡사 느타리버섯처럼 생겼지만 크고 하얀 색을 띄었다. 산에서 흔하게 볼 수 있지만 식재료에 오를 수 있는 야생버섯을 찾기란 힘든 일이다. 식용가치가 있는 버섯은 어떤 것들일까?
특히 가을철에는 산행 등 야외활동을 하면서 야생 버섯을 쉽게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 자생하고 있는 버섯의 종류만 해도 약 1900여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이 중 식용버섯은 어느 정도나 될까?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약 400종 정도, 그러니까 전체 버섯의 21%만 먹을 수 있는 종류로 분류된다고 한다. 나머지는 식용가치가 없거나 독버섯으로 분류된다.
가을철에 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버섯은 송이나 능이, 싸리버섯 등이다. 이들 버섯은 식용버섯으로 자연산 버섯의 경우 귀한 식재료로 꼽히기도 한다. 비싼 시중 가격 때문에 직접 산행을 통해 채취하기로 했다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이들 버섯과 생김새가 비슷한 버섯이 많기 때문에 오랜 기간 버섯을 채취했거나 전문가가 아니라면 독버섯을 딸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싸리버섯이 붉은색을 띈다면 식용이 아니라 독버섯으로 분류되는 ‘붉은싸리버섯’이기 때문에 채취해서는 안된다. 또 느타리버섯 역시 흔히 즐겨 먹는 대표적 식용 버섯 중 하나지만 비슷한 모양의 화경솔밭버섯은 독버섯이다. 가을철에는 식용버섯 뿐 아니라 생김새가 비슷한 독버섯도 많이 자라는 시기이기 때문에 채취해서는 안 된다.
독버섯에는 ‘아마톡신 균독소’라는 것이 들어있다. 국내에서는 개나리광대버섯, 독우산광대버섯, 흰알광대버섯, 양파광대버섯 등이 아마톡신 중독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마톡신이 체내에 들어오면 12~24시간 잠복기를 거쳐 호흡기 자극이나 두통, 현기증, 호흡곤란 등을 유발한다. 성인기준 10mg 미만의 적은 양을 섭취하더라도 치명적인 것으로 전해진다.
식품안전정보원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2014~2018년) 동안 자연독으로 인한 식중독 발생 사고는 36명이었고 특히 9월에 27명(75%)으로 가장 많았다. 독버섯 뿐 아니라 복어나 모시조개 등 자연적으로 생성된 독소를 지닌 동식물을 섭취할 경우 발생한다.
특히 독버섯의 경우 채취자가 독버슷이 식용버섯인 줄 알고 채취한 뒤 가족들이나 지인들과 나눠먹는 경우가 많아 피해는 더 컸다.
독버섯과 식용버섯을 구분하기 위한 속설들이 있는데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세로로 잘 찢어지는 버섯은 먹을 수 있다’거나 ‘은제품을 검게 변색시키지 않으면 먹어도 되는 버섯이다’ ‘들기름과 함께 요리하면 독성이 없어진다’ 등의 속설은 모두 사실이 아니다.
야생독버섯의 경우에는 주변 환경에 따라 모양과 색이 조금씩 달라 전문가조차도 구분하기가 어렵다. 채취하지도, 먹지도 않아야 하고 농가에서 재배하는 버섯을 먹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일 것이다.
*도움말: 농촌진흥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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