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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식이섬유의 건강 효능! 관절염, 뇌졸중, 암 예방효과? : 식이섬유에 대한 연구

놀랍게도 대장 안에는 무려 100조 마리의 장내 세균이 생태계를 이루며 살고 있다고 합니다. 아마도 지구상에서 생물의 밀도가 가장 높은 곳이라고 할 수 있다고 합니다. 무게로 따지면 1.5㎏가량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런 장내 세균은 우리 건강에도 지대한 영향을 줍니다. 따라서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은 중요할 수밖에 없는데, 몸 안에 있는 이들 장내 세균의 먹이를 넣어주는 것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장내 세균의 먹이를 프리바이오틱스(Prebiotics)라고 하는데, 프로바이오틱스(인체에 이로운 미생물을 통칭)를 활성화하면서 장내 나쁜 유해균을 억제하는 성분으로, 프로바이오틱스가 잘 자랄 수 있게 장내 환경을 조성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런 프리바이오틱스 종류는 크게 올리고당과 식이섬유(diet fiber)로 나눌 수 있는데, 가장 중요한 게 바로 식이섬유라고 합니다.

 

식이섬유는 물에 녹는 수용성(soluble)과 녹지 않는 불용성(insoluble)으로 나뉘는데, 인체에 정말 놀랄만한 위력을 발휘합니다.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는 헤아릴 수 없이 많습니다. 인체에 유익한 식이섬유에 대한 여러 가지 연구 결과를 살펴보겠습니다.

 

 

 

 

식이섬유의 건강 효능에 대한 연구 1. 유방암 위험 감소

유방암 위험을 낮춰주는 식이섬유

미국 하버드대학 보건대학원의 메리엄 파비드 영양학 교수 연구팀이 지금까지 발표된 관련 연구논문 20편을 종합 분석해 미국 암학회(American Cancer Society) 학술지 '암'(Cancer)에 발표한 결과를 보면, 식이섬유는 폐경 전과 폐경 후 유방암 위험을 낮추어 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연구 결과, 전체적으로 식이섬유 섭취량이 많은 여성은 다른 여성보다 폐경 전 유방암 위험이 18%, 폐경 후 유방암 위험은 9%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식이섬유의 건강 효능에 대한 연구 2. 스트레스 해소

섬유소가 만들어내는 단쇄지방산이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을 줍니다.

식이섬유가 많은 음식을 먹으면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이 됩니다. 미국 생리학회 학술지 '생리학 저널'(Journal of Physiology)에 발표된 아일랜드 코크(Cork) 대학 미생물 유전체 연구소의 존 크리안 박사의 연구 결과를 보면 섬유소가 많은 음식이 장(腸) 박테리아를 자극해 단쇄지방산(SCFA: short-chain fatty acid) 생산을 늘리고 이것이 뇌에 영향을 미쳐 스트레스를 진정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스트레스가 오래가면 장의 벽이 약해지면서 장내 세균과 소화되지 않은 음식 분자들이 장 밖으로 '누출', 혈액으로 들어가 염증을 일으킬 수 있는데, 이때 약해진 장벽을 복원할 수 있는 것이 단쇄지방산이라고 크리안 박사는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일단의 쥐에 단쇄지방산을 먹인 뒤 스트레스 상황에 노출하고 불안 또는 우울 행동을 보이는지, 소화 시스템의 기능에 어떤 변화가 나타나는지를 살펴보니, 단쇄지방산을 투여한 쥐들은 불안 또는 우울 행동이 가라앉고 장벽의 누출 현상이 멎었다고 합니다.

 

 

 

식이섬유의 건강 효능에 대한 연구 3. 퇴행성 관절염 예방, 통증 악화 감소

퇴행성 관절염을 예방하고 통증을 줄이는 효과를 가진 식이섬유

식이섬유를 섭취하면 퇴행성 관절염(골관절염) 발생을 예방하고 통증을 줄이는 데도 효과가 있습니다. 미국 노화인간영양연구소(Human Nutrition Research Center on Aging)가 골관절염연구(OAI)에 참가한 4천796명과 프래밍햄 골관절염연구(FOOS)에 참가한 1천268명을 대상으로 4~9년에 걸쳐 조사한 자료를 분석해 '류머티즘 질환 회보'(Annals of Rheumatic Diseases)에 발표한 결과를 보면, 전체적으로 식이섬유 섭취량이 많을수록 퇴행성 관절염 발생 위험과 관절염 증세 악화 가능성이 작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분석 결과, OAI에서는 식이섬유 섭취 최상위 그룹이 최하위 그룹보다 퇴행성 관절염 발생률이 30%, FOOS에서는 61% 낮은 것으로 나왔습니다. 퇴행성 관절염 환자의 경우 식이섬유 섭취량이 많을수록 관절염 통증이 악화할 위험이 현저히 낮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식이섬유의 건강 효능에 대한 연구 4. 폐질환 억제

식이섬유 섭취량이 많을수록 기도제한 발생률이 낮아진 연구 결과가 있다.

식이섬유는 폐 질환을 억제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미국 네브래스카 대학 메디컬센터 임상영양학교수 코린 핸슨 박사가 전국건강영양연구(NHANES: National Health and Nutrition Examination Survey)에 참가한 성인 1천921명(40~79세)의 조사자료를 분석해 미국흉부학회 회보(Annals of American Thoracic Society) 온라인판에 발표한 결과를 보면, 식이섬유를 많이 섭취한 사람일수록 폐 기능이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식이섬유 섭취량 최상위 25% 그룹은 폐 기능 검사에서 68.3%가 정상으로 나왔지만, 식이섬유 섭취량 최하위 25% 그룹은 50.1%에 머물렀습니다. 폐 어딘가가 문제가 있어서 산소를 폐동맥으로 확산시키지 못하는 기도제한(airway restriction) 발생률은 식이섬유 섭취량 최상위 그룹이 14.8%로 최하위 그룹의 29.8%에 견줘 현저히 낮았습니다.

식이섬유의 건강 효능에 대한 연구 5. 뇌졸중 예방

뇌졸중 위험을 낮춰주는 식이섬유 섭취

식이섬유를 섭취하면 뇌졸중을 예방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영국 리즈 대학 역학·생물통계학센터의 빅토리아 벌리 박사가 1990~2012년 미국, 일본, 유럽, 호주에서 발표된 관련 연구논문 8편을 종합 분석해 '뇌졸중'(Stroke) 온라인판에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하루 식이섬유 섭취량이 7g 늘 때마다 뇌졸중 위험은 7%씩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영국 옥스퍼드대 NDPH(Nuffield Department of Population Health)의 타미 통 박사가 제1저자로 참여한 연구진이 유럽 심장학회의 '유럽 심장 저널(European Heart Journal)'에 발표한 연구논문을 보면, 하루 섬유질 섭취를 10g 늘리면 허혈성 뇌졸중 위험이 23% 낮아지는 으로 분석됐습니다. 덴마크, 독일, 그리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노르웨이, 스페인, 스웨덴, 영국 등 유럽 9개국의 성인 남녀 41만 8천 329명을 평균 12.7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입니다.

 

식이섬유의 건강 효능에 대한 연구 6. 장수의 비결? 사망위험 감소!

사망 위험을 낮춰줘 장수할 수 있게 해주는 식이섬유

심지어 식이섬유를 많이 먹으면 장수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미국국립암연구소(NCI)의 박이경 박사가 미국보건연구원(NIH)의 식이-건강조사(Diet and Health Study)에 참여한 50∼71세의 남성 21만 9천 123명과 여성 16만 8천 999명의 9년에 걸친 조사자료를 종합 분석해 미국의사협회의 '내과학 기록(Archives of Internal Medicine)'에 발표한 결과를 보면, 식이섬유 섭취 상위 20%(남성 하루 29.4g, 여성 25.8g) 그룹이 하위 20%(남성 12.6g, 여성 10.8g) 그룹보다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위험이 평균 22%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구체적으로 심혈관, 감염, 호흡기 질환으로 인한 사망위험은 식이섬유 섭취 상위그룹이 하위그룹보다 남성은 24∼56%, 여성은 34∼59% 각각 낮았습니다.

 

 

 

식이섬유가 정답은 아니다. 적정 섭취의 중요성

과도한 식이섬유 섭취는 건강에 좋지 않다.

하지만 이렇게 몸에 좋은 식이섬유도 너무 많이 먹으면 좋지만은 않습니다.

문진수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보건복지부와 한국영양학회의 '2015년 한국인의 영양소 섭취 기준'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한참 자라는 어린이가 식이섬유를 과다 섭취하면 칼슘의 체내 흡수가 줄어 키가 덜 자라는 등 성장 장애와 더불어 설사, 복부 팽만 등 부작용이 동반될 수 있다"라는 의견을 내놨습니다.

문 교수는 "특히 2세 미만 유아는 일반적인 이유식과 식사에 포함된 식이섬유의 양만으로도 충분하므로 따로 보충할 필요가 없다"라면서 "우리나라 국민의 통상적인 세 끼 음식 안에 식이섬유가 충분히 들어 있어 정상적인 식사를 하는 한 식이섬유 부족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식이섬유 적정, 권장 섭취량은?

우리나라 사람은 일반 식사를 통해 충분한 식이섬유를 섭취한다.

그럼 대체 식이섬유는 얼마나 먹어야 할까요? 하루 권장 섭취량은 25g입니다. 정확히는 1,000㎉당 12g 정도 섭취하면 됩니다. 우리나라 사람은 1,000㎉당 평균 15.5g을 섭취하고 있기에 이미 충분한 양을 먹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가 평소 먹는 한식에 채소가 많이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식이섬유는 어디에 많이 들어 있을까요? 식이섬유 중에서 물에 잘 녹아 체내에서 분해가 빠른 수용성 식이섬유는 견과류, 오트밀, 보리, 씨앗, 콩, 렌틸콩, 완두와 일부 과일, 채소 등에 많이 들어 있습니다.

물에 녹지 않아 분해가 잘 안되는 불용성 식이섬유는 대부분 정제하지 않은 곡물과 섬유질이 많은 채소에 많이 함유돼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밥 한 그릇에는 식이섬유가 0.8g 정도 밖에 들어 있지 않습니다. 채소 중에는 버섯이나 김치 등에 식이섬유가 많고 특히 미역 줄기 같은 해조류에는 아주 풍부하게 들어 있습니다. 과일도 전체적으로 식이섬유가 많은데, 특히 딸기, 감, 바나나 등에 더 많이 들어 있습니다. 사과는 껍질에 식이섬유가 가장 많이 들어 있으니, 껍질째 먹는 게 좋습니다.

 

(참고문헌; '닥터딩요의 백년 건강', 김태균 지음, 21세기북스 刊)

 

 

연합뉴스 서한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