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건강검진은 받으셨나요? 국민건강보험에서 실시하는 건강검진을 통해 질병과 암을 조기 발견해 위 |
지난 6월에 있었던 일입니다. 국민건강보험에서 실시하는 건강검진을 받은 후 그 결과를 까맣게 잊고 있던 날이었습니다. 산부인과 간호사에게 전화가 왔는데 ‘자궁암 정밀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는 내용이었습니다.
정밀검사? 두 아이 모두 자연분만으로 낳았고 자궁암에 대해서는 가족력도 없는 제게 자궁암 정밀검사를 받으라고 하니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다시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의사 선생님은 자궁암 가능성이 있으므로 빨리 정밀검사를 받는 것이 좋겠다고 했습니다.
질 확대경 검사를 받는 동안 속이 상해서 그랬는지 절망이 커서 그랬는지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났습니다. 모든 걸 잃어버린 것 같은 표정을 하고 있는 저에게 의사 선생님은 ‘아무래도 상피내암인 것 같다’ 며 자궁내부 확대그림을 보여주며 ‘질 확대경 검사만으로 고위험도 바이러스들을 완전히 제거할 수 없기 때문에 원추절제술이나 자궁적출술을 해야할것같다' 며, 더 이상 아이를 안 낳을 거면 자궁을 들어내는 게 가장 안전한 방법이라는 얘기를 들려주었습니다.
남편은 제게 “별일 아닐 거야 걱정 마. 조기 발견해서 그나마 다행이지”라고 위로했지만 조금도 기운이 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남편은 “건강검진으로 빨리 알게 돼서 얼마나 다행이야!” 라고 거듭 말하며 제게 용기를 주곤 했죠.
처음으로 저는 눈앞이 캄캄해졌습니다. 사람 마음이 참 간사하다고, 셋째를 낳을 생각이 전혀 없는데도 막상 이제 임신을 못할 수도 있다 생각하니 상실감이 밀려왔습니다. 여성에게 유방과 자궁이 얼마나 큰 존재인지 절실히 깨달은 겁니다. |
지금까지 유방암, 자궁암은 저와 상관없는 것으로 살아왔습니다. 그저 남의 일인 줄 알았던 일들이 제 일이 되었습니다. 질 확대경 검사 후 유방 초음파도 찍었는데 좌우 유방과 겨드랑이 부분에 혹 같은 결절들이 있으니 6개월마다 꼭 검사를 받고 여성호르몬제를 먹지 말라는 지시가 떨어졌습니다.
'자궁이 없어도 과연 여자라고 할 수 있을까' 싶어서 비참하기도 했고 마침 생리 중이었는데 '이것이 내 인생의 마지막 생리일 수도 있다' 고 생각하니 마음이 찹찹해졌습니다.
며칠 후 이 분야에서 유명한 선생님을 만났는데 아직 나이도 40대 초반이고 당장 암세포가 덮칠 것 같지 않으니 자궁을 들어내지 말고 원추절제술만 하자고 하셔서 마음을 놓을 수 있었습니다. 의사 선생님께서는 흔히 ‘암’이라고 하는 침윤암 직전의 상태여서 아직은 안심할 수 없고 몇 달 후 다시 암 검사를 받는 게 좋겠다고 했습니다.
건강검진이 이렇게 중요한 줄 예전에는 몰랐어요! 한 달 이상을 육체적, 정신적으로 시달려야 했지만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귀찮아했던 건강검진을 미루고 미루다 더 늦게 검진을 받았더라면 진짜 자궁암 환자가 되어 자궁을 들어내는 일을 당했을 테니까요.
이제 저는 주변 사람들한테 충고를 합니다. 건강검진 꼭 받으라고 말이죠. 저처럼 아픈데 없다고 건강보험료 내는 거 아까워하고 건강검진 받는 것 귀찮아하며 암보험에도 가입하지 않은 분들 계시나요? 저 같은 분들, 잘 들으세요.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건강검진이 당신의 생명과 건강을 지켜줄 수 있다는 사실을 말이에요.
제가 직접 겪어보니 알겠습니다. 조기 발견이 얼마나 중요한지, 건강검진이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얼마나 많이 기여하는지 말이에요. 그저 남의 일이라고만 생각했던 일이 본인에게 닥친다고 상상해보세요. 끔찍하시죠? 그러니까 꼭 건강검진 잘 받으시고 평소에도 건강을 잘 챙기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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