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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살아가는 이야기

뮤지컬 배우 최정원, 그녀만의 젊게 사는 비결

 

  2010 한국뮤지컬대상에서 ‘키스 미, 케이트’ 로 두 번째 여우주연상을 받으며 국내 뮤지컬 분야 최고의
  디바임을 또 한 번 입증한 배우 최정원. 데뷔한 지 20년이 훌쩍 지나 2011년 올해 43세가 되는 그녀는
  고 3때 몸무게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한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그녀에게 어떤 놀라운 다이어트 비결
  이라도 있는 걸까? 국민 뮤지컬 ‘맘마미아’의 도나, 최정원을 대구 오페라하우스에서 만나보았다.

 

 

건강은 나의 힘!

 

“와, 최정원이다!”

 


지난 12월 17일 금요일 저녁, 맘마미아 공연을 앞둔 대구 오페라하우스 로비, 친구들과 함께 ‘오늘의 출연진’ 안내판을 들여다보던 한 소녀가 최정원 사진을 가리키며 자지러진다. 걸 그룹에 열광하는 소녀들 특유의 호들갑스러운 바로 그 모습이다. ‘ 뮤지컬 도시’라는 명성에 걸맞게 대구에서 최정원의 인기는 ‘소녀시대’에 버금간다.


그룹 아바의 친숙한 멜로디, 최정원, 남경주, 성기윤 등 국내 최정상급 배우들의 열연, 몇 번을 봐도 질리지 않는 참신한 스토리와 안무… 뮤지컬 맘마미아는 2004년 초연 이후 ‘최단 기간 최다 관객 동원’, ‘ 최장기 전국 투어’라는 기록을 세우며 초대형 국민 뮤지컬로 자리 잡았다.


2007년부터 맘마미아의 도나 역으로 활약하고 있는 최정원은 ‘역대 최고의 도나’ 라는 평가를 받으며 더블 캐스팅이 아닌 단독으로 모든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는데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에 토·일요일의 경우 하루 두 차례의 강행군이 이어진다. 1989년 뮤지컬 ‘아가씨와 건달들’의 ‘춤 잘 추는 6번 아가씨’로 데뷔해 국내 최고의 뮤지컬 디바가 되기까지 최정원의 가장 든든한 버팀목은 바로 ‘건강’이다.


“  저는 원래 건강한 체질이기도 하지만 건강에 관심이 정말 많아요. 아무리 열심히 공연을 준비해왔어도 제가 아파 버리면 관객들 또 제작자들과의 약속을 지킬 수 없잖아요. 한 달 전부터 예매하고 공연을 기다려온 분들인데 주인공이 건강관리에 소홀해 공연에 차질이 생긴다면 그건 죄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맘마미아처럼 싱글 캐스팅일 때는 더욱 신경을 써요. 아무리 좋아하는 것이라도 건강에 해롭다고 하면 바로 끊을 수 있어요. 오랜 기간 그렇게 습관을 들여왔거든요.  ”


공연을 앞두고 그녀는 자다가도 일어나서 목소리를 점검하고 다시 잔다. 행여 감기라도 걸릴까 항상 긴장하고 실내 가습기는 필수다. 애지중지 챙기는 만큼 그녀의 노랫소리는 발음 하나하나 4층 객석에 앉은 관객들에게까지 또렷하게 들린다. 음악 용어로 딕션(diction)이 그만큼 탁월하다.

 

 


최정원이 나잇살 없는 비결?

 

하이힐을 신고 하루 8~9시간씩 연습을 하다 보면 특별히 운동을 하지 않아도 하루 칼로리 소모량이 엄청나다. 그렇지만 그녀는 틈틈이 등산을 하거나 러닝머신에 오르며 운동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그녀가 가장 즐기는 운동은 수영. 발성을 위한 복식호흡 훈련이 절로 되기 때문이다.

 

요즘은 맘마미아에서 딸의 결혼을 앞둔 어머니 도나 역할을 맡고 있어서 그에 걸맞은 후덕한 이미지를 위해 강한 근육 운동은 하지 않는다. 평소에도 일부러 배에 王자를 만들려고 하지는 않지만 말이다. 에너지 소모가 많은 만큼 음식을 골고루 잘 챙겨 먹는 편이다.

 

 

냉장고에 ‘고기는 적게 채소는 많이, 소금은 적게 식초는 많이, 설탕은 적게 과일은 많이’ 라는 문구를 붙여놓는 어머니로부터 채식 위주의 입맛을 물려받았지만 닭고기만큼은 즐겨 먹는다. 삼계탕, 찜닭 등 닭 요리는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가 않는다.


“  특별히 보양식을 챙겨 먹지는 않아요. 식사를 하루 6번으로 나누어 먹는 게 다른 사람들과 다른 점이랄까요. 아침을 든든히 먹고 점심을 제일 많이 먹어요. 그런데 저는 지금 몸무게랑 고3 때 몸무게가 거의 비슷해요. 배고프던 20대 연습생 시절보다 요즘은 오히려 더 잘 먹는데도 몸무게는 변하질 않았어요. 물론 허리둘레는 조금 달라졌지만요. 공연 연습하느라 열심히 움직이는 게 비결인가 싶어요. 그리고 집에 가서는 꼭 반신욕으로 몸을 풀어줘요.  ”


술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배우이다 보니 절제한다는 그녀. 커피도 마시지 않았지만 최근 들어 에스프레소 한 잔 정도는 마신다. 물도 하루에 5리터나 마신다. 공연 연습으로 땀을 많이 흘려서이기도 하지만 물을 많이 마시면 몸속에 들어온 나쁜 기운이 다 빠져나가는 것 같다.

 

 


가족의 건강이 곧 나의 건강


최정원이 자신의 건강만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사랑하는 사람들의 건강이다. 사랑하는 친구, 사랑하는 선·후배가 아파서 보고 싶을 때마다 볼 수 없다면 생각만 해도 너무 슬퍼진다. 특히 건강하신 친정어머니를 보면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 뿐이다.


 어머니는 배우인 딸의 건강을 위해 매실차, 모과차 등을 직접 담가 늘 챙겨주신다. 주변 지인들을 위해서도 하루 종일 분주하게 지내시다 보니 베푼 만큼 건강으로 돌아오고 치매에 걸릴 틈도 없으시다고. 최정원은 스트레스가 건강에 가장 해롭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서울시 정신보건센터 제8대 정신건강지킴이로 활동한 적도 있다.

 

 

 “  얼마 전 신문을 보니 비만 치료를 할 때 우울증부터 먼저 치료해야 살도 잘 빠진다는 기사가 났더라고요. 마음이 건강
    해야 몸도 건강할 수 있다는 거죠. 저는 스트레스를 받더라도 매일 밤 공연하면서 
풀어버려요.
그리고 매사에  ‘ 그럴
    수도 있겠다 ’ 는 생각을 하면 기분 나빠질 일이 별로 없더라고요. 
과거에 집착하거나 미래를 걱정하기보다 항상 오늘
    의 공연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며 살아요.
그리고 법정스님의 《무소유》나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같은 책을 읽고 있으면 마음이 너무 편안해집니다. 앞으로 맡고 싶은 배역요? 음, 하늘을 날 아다니는 역
    할?
 정말로 하늘을 날아보고 싶어요. 항상 동심을 잃지 않고 순수한 마음으로 노력하는 배우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일을 가장 잘하게 되고 직업까지 되어 너무 행복하다는 최정원. 아팠다가도 무대에만 오르면 펄펄 날아다니는 그녀에게 관객들의 박수갈채야 말로 에너지의 원천이요, 불로초다. 오는 4월부터 프랑스의 전설적인 여가수 ‘피아프’가 되어 연극 무대에 다시 서는 최정원, 그녀의 연기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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