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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생활

'간때문이야~' 라는 CF 카피송, 자꾸만 입가에 멤돈다?

  “간때문이야, 간때문이야. 피곤은 간 때문이야.”

  축구장에서 인간이 아니라  “ 로봇설 ” 이 나올 정도로 원기왕성하게 질주하는 차두리가 주인공이 된
  광고가 요즘에 화제다.  짧지만 강렬한 주제와 리듬. 아침에 일어나서 뉴스 근처 광고에서 이 노래가
  나오면, 출근 준비하는 찌뿌듯한 내 몸과 대비대면서, 어느새 내 입에서도 흥얼거리는 것을 보게 된다.
  물론 모든 피로한 것이, 피곤한 간때문이겠냐만은, 이 광고가 귀에 번쩍이는 것을 보면, 역설적으로 얼
  마나 많은 현대인들이 만성 피로에서 시달리는 지, 이 광고의 카피송을 보면 알 수 있겠다.


 

만성 피로 증후군 바로 알아야 극복할 수 있다


병은 시대상황을 반영한다. 현대 의학 이전에는  “ 역병 ” 이 가장 무서운 질병이었고, 최근 몇 년 전에도 신종플루 때문에 전 세계가 몸살을 앓은 것을 기억한다. 시대상황이 바뀌고, 국민 소득이 높아지면서, 위생에 대한 개념이 국민의 의식수준의 기초가 된 지금에서는, 과거 역병만큼이나 흔한 질병이 바로 만성 피로 증후군이다.


만성 피로 증후군은 최소 반년 이상 지속되며, 휴식으로도 회복되지 않고, 힘든 작업이나 간단한 집안일에도 힘들어하는 등 일상 생활에 심하게 장애를 줄 정도의 피로감으로 정의되며, 피로로 인하여 집중력 저하, 수면 장애, 전신의 통증이 동반되며, 식욕부진, 소화불량과 같은 위장장애도 나타날 수 있다. 

 


피로가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는 간염, 결핵, 종양 등 다른 병을 감별하기 위해서 여러 진단적 검사를 시행하며 검사에서 이상이 없을 때 이 병으로 진단 내리게 된다. 잠을 자도 개운한 느낌이 없고, 전신이 아픈 듯한데 어느 특정 부위가 아픈 것을 명확히 설명을 하지 못하며, 충분한 휴식을 취한 듯해도 월요일 아침을 상상하면 머리가 아픈 이 병은 환자는 많이 힘들고 괴롭지만, 진료하는 의사 입장에서도 여러 검사에도 이상을 발견하기 어려워서, 흔히 접하지만 진단 내리기 쉽지 않은 질병이 만성 피로 증후군이다.

 

흔한 질병임에도 불구하고 병 자체가 새로운 개념이어서, 환자의 입장에서는 많은 검사에서도 이상이 없다는 사실에 마음으로 받아들이기 힘들어 하며, 가족들은 검사에서 이상이 없다는 사실에 꾀병으로 치부해버리는 것이 오히려 환자의 상태를 악화시키기도 한다.

 

 

스트레스 해소가 만성 피로를 이기는 기본


광고에서 보듯이 이 병이 생기는 가장 큰 원인은 간의 피로가 아니라 지속적인 스트레스이다. 적절한 스트레스는 오히려 사람에게 동기 부여를 하고 성취감도 제공하지만, 역으로 자신의 의지 이상의 스트레스는 몸과 함께 마음도 망가지게 만든다. 그럼 어떻게 하면 이런 만성 피로감을 유발하는 스트레스를 극복할 수 있을까?

 

인터넷이 발달하고 쌍방향 정보가 대세인 이 때, 여러 가지 스트레스 극복 방법을 일반인들도 잘 알고 있다. 육식 위주보다는 채식 위주의 식단 유지, 적절한 음주 섭취, 적절한 휴식, 친구나 동료들과의 편한 대화 등은 각자 자기에 맞는 스트레스 해소 방법일 것이다.


최근 건강과 관련하여, 의사의 암 발병률이 최고 일반인의 3배이고, 종교인의 평균 수명이 다른 직업보다 최대 13년 장수한다고 언론에 보도되어 많은 이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를 보면 스트레스는 환자를 돌보는 의사에게도 마찬가지이다. 필자 또한 매일 아침 회진에 연구, 전공의 지도, 학회 모임, 가정생활을 하다보면 하루 24시간이 짧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물론 삶의 질을 따지지 않고 절대적인 수명으로 한 사람의 삶을 평가하기는 어렵거니와 스트레스가 절대 수명을 반영하는 데는 이견이 있을 지라도, 이런 보도를 보면서 느끼는 점은 종교인들이 외부 환경의 스트레스를 얼마나 극복을 잘하는지 알 수 있다.

 


어떻게 하면 외부의 스트레스에 대하여 내 몸과 마음을 보호할 수 있을까?


정도에 차이가 있지만, 살아가면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수는 없다. 다만 이런 스트레스가 공평하지만 사람마다 차이가 나는 것은 사람마다 대처 방법에 차이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 구체적으로 이런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여유가 된다면, 취미 생활을 열심히 하는 것을 권유하고 싶다. 직장이나, 가정에서 많은 힘든 일이 있더라도, 목표설정이 가능하고, 목표 달성에 따른 성취에 쾌감이 있는 취미 생활을 하는 것이 스트레스 극복방법에 좋다.

 

버트란트 러셀이 그의 저서 “ 행복의 정복 Conquest of happiness) ” 에서 일상의 일에 지쳐 힘들지라도, 휴일을 즐기거나 다른 취미 생활, 여가 활동을 한다면, 그 일상의 윤곽을 오히려 잘 살필 수 있으며, 취미, 여가 생활의 즐거움이 배가 되는 것은 바로 일상생활의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하였다.

 

외래에서 만성 피로 증후군을 호소하는 환자들에게는 스포츠를 많이 권유하는 편인데, 보디빌딩, 마라톤, 걷기와 같이 혼자서 하는 운동보다는 탁구나 테니스와 같이 짝이 되어서 하는 운동을 권유한다. 왜냐하면 이런 운동들은 민첩성을 길러줄뿐더러, 승패가 있기 때문에 운동의 동기 부여, 동호인과 이런 저런 대화를 통해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필자는 대학시절부터 수련한 검도를 하고 있는데, 출근 전이나 혹은 퇴근 후에 검도 수련을 통해서 스트레스를 해소 하고 있다. 그러나 삶이 바빠서 이런 취미 생활이나, 여가 활동 시간이 없는 경우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 경우에는 휴일에 맞추어 종교생활을 할 것을 권유하고 싶다.


각 종교마다 내세우는 교리는 차이가 있지만, 종교활동을 하면 많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고, 같은 종교를 가졌다는 우애와 연대 의식을 가질 수 있다. 필자가 권유한 것이 절대적인 도그마는 아니지만, 스트레스를 내 머리에서 지속적으로 방출시키는 자신만의 스트레스 극복법을 만들어 보자.

 

“피로야. 가라~”

 

 Tip_ 스트레스 자가진단 체크 리스트

           (전혀 그렇지 않다 - 0점 / 조금 그렇다 - 1점 / 자주 그렇다 - 2점 / 항상 그렇다 - 3점)  

  1. 매우 긴장하거나 불안한 상태다.
  2. 기분이 많이 왔다 갔다 한다.
  3. 사소한 일에 매우 신경질적이 된다.
  4. 소모감이나 무기력감이 느껴진다.
  5. 침착하지 못하고 가만히 있을 수 없다.
  6. 아침까지 피로가 남아 있고 일하는데 의욕이 없다.
  7. 생각하지도 못한 일 때문에 곤욕을 치른다.
  8. 화가 나서 자신의 감정을 억제할 수 없다.
  9. 심각한 고민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10. 모든 일에 집중할 수 없다.
  11. 모든 일이 생각대로 되지 않아 욕구불만에 빠진다.
  12. 남 앞에 얼굴을 내미는 것이 두렵다.
  13. 남의 시선을 똑바로 볼 수 없다.
  14. 똑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15. 가족이나 친한 사람과 함께 있는 시간도 편안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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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 0~5점 : 다른 사람에 비해 스트레스를 적게 받는 편이에요. 그러나 혹시 자신의 스트레스 상황을 부인하고
                   방어하고 있는지도 몰라요.

  총 6~12점 : 스트레스 수준은 평균이에요. 적당한 스트레스는 약이 될 수도 있으니 크게 걱정할 것은 아닙니다.
  총 13~19점 : 스트레스 수준이 남보다 높은 편이에요. 심리적·신체적 균형을 잃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총 20점 이상 : 스트레스 지수가 높은 편이므로 몸과 마음이 힘든 상태에요.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다방면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김형섭/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재활의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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