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세 남학생 현우(가명)는아버지의 손에 억지로 이끌려 외래에 내원하였다. |
요즘 우리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게임중독
현우는 지각을 수시로 하고 수업시간에는 졸기일쑤라 성적이 곤두박질쳤을 뿐만 아니라 친구들, 가족들과도 점점 소원해 졌다고 한다.
아버지는 타일러도 보고 야단도 쳐보았으나 아무 소용이 없고 급기야 컴퓨터를 못 쓰게 하는 어머니에게 욕을 하고 물건을 던지는 모습을 보고 고민 끝에 병원에 오게 되었다고 하였다.
현우의 경우는 진료실에서 뿐만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다.
게다가 게임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고 행동하면서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거나, 게임 요금을 결제하기 위해 돈을 훔치고, 게임을 말리는 부모에게 상해를 입히는 등의 충격적인 사건이 종종 보도되는 것을 보면 우리 사회에서 게임중독의 문제는 심각한 상태에 이른 것이 분명하다.
의학적으로 중독이란
1)내성(점점 많은 양이 필요한 것), 2)금단(중단하면 고통을 겪는 것),
3)의도보다 더 많이 사용하게 되는 것, 4)자신에게 해가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중단하지 못하는 것,
5) 중독 대상을 얻기 위해 많은 양의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것 등의 특징을 보일 때 정의된다.
다양한 심리적, 사회적 증상을 나타낸다
현우의 경우에도 중독의 정의에서 볼 때 중독대상이 술이나 약물에서 게임으로 바뀌었을 뿐 중독의 범주에 포함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게임 중독을 단순히 사춘기 반항이나 꾸짖어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로 볼 것이 아니라 좀 더 심각성을 가지고 접근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게임중독은 다양한 심리적, 사회적 증상을 나타낸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가족과의 갈등으로 50% 정도가 심한 가정불화를 경험하게 된다.
당사자는 게임 중독으로 인한 결과를 부정하고, 부모에게 게임을 중단하거나 줄이라는 요구를 받으면 심하게 화를 내는 경우가 많다.
그 뿐만 아니라 학업에 흥미를 잃고 성적이 떨어지며 심한 경우에는 등교를 거부하기도 한다.
또한 게임을 하지 않을 때면 우울하거나 초조해지고, 심해지면 평소 생활에서 신경질적이거나 충동적으로 성격이 변하기도 한다.
게임에 몰입하려고 하는 근본적 이유를 먼저 파악해야
그러면, 아이들은 왜 게임에 쉽게 빠져들고 그만둘 수 없을까?
게임중독의 원인으로는 게임 자체의 특성, 심리적인 부분, 사회적인 분위기를 들 수 있다.
게임은 매번 새로운 단계와 구성을 제시하여 흥미를 지속적으로 유발할 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파괴본능을 만족시키고 가상공간의 파워맨이 될 수 있게 해 준다.
현실에서 아이들은 나약하고 소심하며 재미가 없지만 게임을 통한 가상공간에서는 캐릭터에게 부여된 막강한 힘을 소유하게 되고 힘든 현실에서 도피할 수있다.
또한 지나친 학업중심 생활과 입시 스트레스, 가족놀이문화의 부재, 초기 아동기부터 게임을 접하게 되고 저렴한 가격으로 PC방을 이용할 수 있는 독특한 문화를 고려하면 아이들은 게임중독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초등학교 저학년인 아이들의 경우에는 행동요법만으로도 어느 정도 게임문제가 교정이 가능하지만 초등학교 3, 4학년 이상만 되면, 집에서 컴퓨터 사용을 제한하면 PC 방으로 가버리는 등의 행동만을 교정해서는 실패하기 쉽기 때문에 아이들이 게임에 몰입하려고 하는 이유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
특히 현실생활에서의 대인관계 어려움과 좌절을 겪는다거나 부모-자녀 관계에서의 갈등과 불화, 학교 성적 저하로 인한 비관, 기타의 원인으로 인한 정서적인 위축, 외로움 등이 심리적인 원인이 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아이가 힘들어 하는 것을 파악하고 이것을 먼저 치료하는 것이중요하다.
또한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충동조절장애, 우울장애, 불안장애, 사회성 결핍, 발달장애 같은 문제가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하기 때문에 전문가에게 도움을 받는 것이필요하다.
꾸준한 관심과 적절한 시간관리가 우선
게임하는 시간을 적절하게 통제하고 관리하는 것만이 아니라 게임을 하지 않게 됨으로 인해 남는 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도 매우 중요하다.
아이가 여가시간을 재미있게 보낼 수 있도록 다양한 놀이문화를 접하게 해 주고 아이가 게임 이외에 유능하다고 느낄 수 있는 다른 활동을 찾아 격려하고 칭찬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아이를 이해하려는 열린 마음과 진실한 대화가 치료의 첫걸음임은 물론이다.
글 ∙ 이선구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정신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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