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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살아가는 이야기

[스타인터뷰] 가수 '박상민'을 읊조리다


 

  
이 남자 생긴 것과 참 다르다.


  떡 벌어진 어깨에 까만 선
글라스 끼고 중절모를 쓴 그의 목소리는 다소 거칠고 파워가 느껴진다.

  
지나가는 누구라도 한 대 칠 것 같은 이
남자, 그런데 거절할 줄 모르고 딱한 사람 지나칠 줄 모른다.


  작은 일에도 울컥 감동하고 스케줄 펑크 내고 남
을 도우러 간다.


  바로 가수 박상민이다. 
남을 돕는 일에는 아마추어고 무계획적이고 충동(?)적이기까지 하다.

 


공연하러 가다 라디오에서 딱한 소식을 들으면, 인터넷에서 딱한 사연이 나오면 휴대전화기를 꺼내 수백만 원씩 기부한다.

그동안 얼마를 기부해왔는지 자신도 모르니 떠들 줄도 모른다. 지난해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으며 국세청 직원이 정리를 해주더란다

 

짝퉁 박상민 사건 때도, 18억 사기를 당했을 때도 기부는 멈추지 않았다.

료들의 결혼식 축가는 물론이고 동료의 아버지 칠순 잔치까지 부르면 어디든 달려간다.  

故최요삼 선수가 투병 중일 때 병원비를 몰래 냈으며, 백혈병 투병 중인 딸을 위해 공연을 마련한 경찰을 찾아가 공연을 도왔다.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 의 뇌종양 수술비 마련을 위한 팬 사인회도 열었다. 기 공연을 취소하면서까지.

아는 동생의 누나 결혼식 축가를 부르러 속도위반도 감행할 만큼 지나치게 의리파다.
 

 외모와 다른 것은 가정에서도 매한가지. 

 아내를 사랑하는 애처가이고 아이들에게 한없이 다정 다감한 박상민은 전립선암, 위암을 앓은 아버지를 극진히 모신 효자다.
 

그의 노래는 동네 형과 술 한잔하는 듯 편안하고 풋풋한 정이 담겨있다.

남을 돕는 일에 이렇듯 관리가 허술한 그, 마음 약한 그를 지난 10월 4일 일산 킨텍스에서 만났다.

 

 

 

 

 

 

 그동안 사회에 40억 넘게 기부해왔다. 청각 장애인과 소아암 환자를 돕고 홀로 사는 노인, 불치병 환자, 운동선수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남을 돕는 것 같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부모님께 물려받은 천성인 거 같다.  

 아버님이 경기도 평택 통복 시장에서 30년 동안 채소 장사를 하시다가 그만두고 농사를 지으시는데 40kg 200가마를 수확하면 80가마는 올려 보내며 고마운 사람 주라고 하신다.  어머님은 택시를 타면 잔돈을 달라고 못할 정도로 정이 많으시다.

 

 

 

 처음 기부를 시작했던 계기가 궁금하다.

 

 데뷔한 지 얼마 안 돼 고향인 평택에서 공연한 적이 있었다.  연장 인근에 주민들이 ‘장하다 평택의 아들’ 이라는 플래카드를 걸어놨는데 보자마자 울컥했다.  

 어떻게든 고향 사람들한테 도움이 되고 싶어서 공연 수익금을 평택의 홀로 사는 노인과 결식아동을 돕는데 냈다.  

 그때는 ‘청바지 아가씨’, ‘무기여 잘 있거라’ 로 한참 잘나가던 때라 공연도 연일 매진이었고 수익금도 꽤 많았다. 

 수익금을 바로 고향에 기부했다.

 

 

 사기를 당하고, 집안에 어르신들도 아프고 내가 힘들때는 잠시 이웃을 잊을수도 있을텐데 한결같이 남들을 도와왔다.

 

 라디오 듣다가, TV 보다가 딱한 사정이 있는 사람이 있으면 바로 도와주는 식이다. 

 내가 얼마나 기부를 했는지 나도 잘 모른다.  

 아 백혈병을 앓던 초등학생을 도운 적이 있었는데 그 학생이 고등학생이 되어서 고맙다며 찾아온 일이 있었다.  

 청각 장애인이 수술 후 나를 찾아와서 고맙다고 말해준 적도 있었다.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그 학생 덕분에 나 스스로 얼마나 기특했는지 모른다. 

 정말 남을 돕는다는 것은 짜릿한 기쁨이 있는 거 같다. 안 해본 사람이라면 아마 모를 것이다.


 

   

 공짜 출연도 이 한다. 일종의 재능 기부인데, 이미지 관리 차원에서 말릴정도라 들었다.

 

 스케줄 10개 중에서 5개는 무료 공연이다.  홍보대사도 30여 개 하고 있는데 대부분 무료로 한다. 

 특히 고향인 평택에서 요청이 있을 때는 꼭 가는 편인데 그래서 고향 사람들은 ‘박상민은 부르면 언제든지 오는 사람’ 이라고 말할 정도다.   ‘의리’ 를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내가 필요하다면 출연료에 상관없이 달려가는 편이다.

 

 

 

 장인 어르신, 아버님이 투병생활을 오래 했다고 들었는데

 

 아버님이 위를 절개하고 식도암 전립선암이었고, 교통사고로 목뼈를 다쳐서 엉덩이 뼈를 이식할 정도로 심했는데 기적처럼 건강해지셨다. 지금은 옥천에 있는 3천 평이 넘은 땅에 손수 농사를 짓고 계신다.  올해 79세인데 건강하시다.

 

 

 

 아버님이 건강하게 생활하신다는게 믿어지지가 않는다.

 

 아마 보통 사람 같으면 불가능한 일인 것 같다.  아버님이 워낙 의지도 강했고, 운도 따랐던 거 같다.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건강검진권을 받아 아버지가 검진하게 되었는데 그때 위암을 발견했다.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할 수 있었다.

 

 

 

 '가짜 박상민' 사건도 있었고, 사기도 자주 당하던데, 스트레스가 많았을거 같다. 어떻게 건강관리하나?

 

 일단 술, 담배를 전혀 하지 않는다. 술을 마시면 이틀 정도 드러누워 있을 정도로 체질 상 맞지 않아 아예 입에 대지 않는다.

대신 운동을 좋아한다. 축구, 야구, 핸드볼, 격투기 등 못하는 운동이 없을 정도다.

 

 

 

 아이들이 여덟 살, 여섯살이 되었을 때 늦은 결혼식을 올려서 그런지 아내와 아이들에게 사랑이 남다른거 같다.

 

 짝퉁 박상민 사건이 있고, 18억을 사기당하고, 또 장인 어르신도 암 투병이 겹쳐 결혼식을 제때 올리지 못해 아내와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다.  이들에게 ‘돌잔치’ 도 못해주었고 유치원 다닐 때도 아빠 노릇 못해서 짠한 마음이다.  하지만, 아이들이 어른들에게 예의 바르지 못한 것은 엄하게 가르치는 편이다.

 이번 운동회 때 학교에 갔더니 딸이 아빠를 자랑스러워 해 기분이 좋았다. 그동안 못한 만큼 더 잘하고 싶다.

 

 

 

 앞으로 꿈이 있다면

 

 사람들 사는 이야기를 노래로 부르고 싶다. 희망을 잃은 사람들에게 기운을 북돋아주는 그런 노래.

 그렇게 오래도록 팬들 곁에서 괜찮은 가수였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  

 좋은 일하는 재단을 만들고 싶다. 먹고 살기 어려워 노래 부르지 못하는 후배들이 많은데 유리 상자, 홍경민, 박미경 등과 함께 그런 후배를 도우며 좋은 일 하고 싶다.

 

 

 

글  김성숙 기자 /  사진 김성헌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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