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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살아가는 이야기

고사리 같은 말


 

 

 

 

 

 좀 어처구니없는 질문일지 모르지만 ‘영혼의 무게’ 는 얼마나 될까? 

 

 어느 한 과학자가 무게를 달 수 있는 침대에 임종을 앞둔 환자들을 뉘어 놓았다.

 환자들의 숨이 떨어질 때 평균 29g 정도 무게가 가벼워졌다는 통계를 냈다고 한다.

 인간을 지배한다는 영혼이 기껏해야 깃털 하나 무게밖에 되지 않는 것일까.

 

 날숨의 무게이지 영혼의 무게는 아닐 것이다.

 ‘영혼은 그 빛깔과 깊이를 알 수 없다.’고 한다.

 굳이 영혼을 재려면 무게가 아니라 그 빛깔과 깊이로 따져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말의 무게는 얼마나 될까?

 

 ‘남아일언 중천금’이나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고 했으니 천금의 가치와 무게를 지녔을 것이다.

 

 ‘일언기출 사마난추(一言旣出駟馬難追)’라는 옛말도 있다. 

 사마(駟馬)란 말 네 필이 끄는 마차로 옛날에는 가장 빠른 것의 비유로 썼다.

 한번 뱉은 말은 사두마차도 쫓아갈 수 없을 정도로 빠르니 입 조심을 하라는 뜻이다.

 

 직장을 다니고 친구들을 만나며 세상살이를 하다 보면 말을 예쁘게 잘하는 사람이 있고, 같은 말이라도 얄밉게 해서 더 큰 덩어리가 되어서 돌아오게 하는 사람도 적잖다.

 

 별거 아닌 말인데 상대방을 불쾌하게 만드는 재주도 참 용(?)하다.

 지금의 집으로 이사를 올 때 새집이었다.  친구들을 불러 집들이를 하던 날, 

 집에 찾아온 여러 명 중에 한 명이 “집이 좀 어둡네. 평수에 비해 작아 보이고….”라고 하는 게 아닌가.

 

 실제로 어두울 수 있고 작아 보일 수 있다.  그리고 친구는 솔직한 말을 한 것이다.

 하지만, 그 말을 한다 해서 당장 집이 밝아지는 것도 아니고, 평수가 확 늘어날 리도 만무다.

 아무 생각 없이 했던 그 친구의 말에 한동안 상처받는 내가 소심한 걸까?

 

 

 말을 잘하면 얻게되는 이점들이 많다.


 언젠가 모 방송 프로에서 놀라운 실험 결과를 보여주었다.

 말의 긍정적인 힘과 부정의 힘을 실험한 내용인데, 두 개의 유리컵에 각각 ‘고맙습니다’,  ‘짜증 나’ 라는 말을 붙여 놓고 아침저녁으로 계속 같은 말을 해줬다.

 

 4주 후에 살펴보니 ‘고맙습니다’ 라는 말을 붙여 그 말을 해준 컵에는 하얗고 뽀얀 곰팡이가 피어났고,  ‘짜증 나’ 라는 말을 계속 들은 컵에서는 거무스름한 곰팡이가 피어 퀘퀘한 냄새가 나는 모습을 보았다.


 세상 이치에는 ‘우주의 원리’ 라는 것이 존재하는데 자기가 내뱉은 말들이 우주의 끝까지 갔다가 다시 자기에게 되돌아오는 것이라고 한다.  자기가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주며 내뱉은 말들이 결국에는 어떠한 형태로든 되돌아온다는 것이다.

 

 간혹 말 때문에 혹은 다른 사람에 의해 상처받은 사람들이 찾아와 한탄하거나 속상해하는 모습들을 보게 된다.

 그런 친구들에게 나는 이렇게 얘기한다.

 

 “지금은 속상하겠지만 상처받은 사람보다 말한 사람에게는 더 큰 덩어리가 되어 돌아갈 것이다.”
 

 

 일전에 본 드라마 중 '살맛 납니다.'라는 주말극이 있었다.


 그 안에서 여주인공 고두심 씨가 가족들 간의 사랑을 표현하는 자리에서 ‘고사리’ 라는 말로 화이팅하는 장면을 보았다.

 

“고는 고마워요, 사는 사랑해요, 리는 이(리)해해요”라며 웃었다. 

 듣기 참 좋다.  우리 가족과 이웃 친구들에게 항상 고사리 같은 마음과 말을 주고 받았으면 좋겠다.

 

 

글 / 이영애 서울시 광진구 군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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