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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맞춤형

스트레스가 낳은 질병, 원형탈모


 

 

 

 

  "어머 고객님, 여기 원형탈모 있으시네요. 알고 계셨어요?

 

머리 깎으러 간 미용실에서 들은 이 충격적인 한 마디에 사건은 시작되었다.

 

거울을 통해 바라본 내 머리에는 500원짜리 동전만한 자리가 휑하니 빠져있었다.

아니 요새 정수리 쪽 머리 숱이 좀 없어지는 것 같단 얘긴 들었지만, 어릴 때부터 머리 숱 많단 얘길 엄청 들어왔고, 이만하면 동안에 흰머리도 지금까지 열 개 뽑을까말까하게 젊게 사는 나에게 원형탈모라니...그러고 보니 요새 스트레스 받는 일도 생기긴 했다.

 

 그래도 탈모라니...

 머리속에는 계속 탈모....탈모....라는 단어가 돌아다닌 채 패닉상태로 집으로 와서 와이프에게 보여줬다.

 의외로 담담한 와이프와 함께, 이런저런 검사를 해보고 여러 민간요법에 들어갔다.

 

 당장 흑미와 서리태를 넣어 밥을 짓고, 검은콩 두유를 사고, 빗으로 톡톡 두들이기를 시작했다. 샴푸도 탈모에 좋다는 삼푸로 바꾸고, 새로이 산 것도 두 개나 된다. 또 백화점을 지나다가 매대에서 두피케어에 좋다는 영양앰플과 스프레이까지 기꺼이 구매했다.

 하지만 별 차도는 보이지 않은 채 시간이 지나갔고, 회사 다니면서도 계속 머리 쪽으로 신경이 쓰여졌다.

 

 그러던 중, 에라 이것도 하나의 질병이겠거니 하고 피부과에 가기로 했다. 알아보니, 일반적인 탈모는 비급여지만 원형탈모는 질병으로 분류되어 건강보험의 급여처리를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의사선생님께서는 살펴보시더니, 지루성 피부염으로 인한 원형 탈모 같다며 트리암시놀론 아세토니드(Triamcinolon acetonide) 성분의 주사와 데스 옥시메타손 (Desoxymethasone) 성분의 연고를 처방해 주셨다. 연고는 하루 두 번 환부에 도포하고, 주사는 그 뒤로 3,4주 간격으로 맞고 있다.

원형 탈모에 의한 다음의 궁금증도 명쾌히 해결해 주셨다.

 

 

 

 

  원형탈모증에 대한 질문과 답변.....

 (by 김혜원 피부과전문의/ 한림대학교 의과대학 전임강사)

 

Q. 원형탈모증이 생기는 원인은 무엇인가요?

A. 자가면역질환으로 분류하고 있으나, 정확한 원인은 아직까지 불분명합니다.

또한 최근 유전적인 관련성도 원인으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Q. 원형탈모의 치료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A. 치료는 탈모의 원인 제거에 있는 것이 아니라 염증 반응과 그에 수반되는 성장인자 억제가 치료 목표입니다.

국소적으로 탈모반이 발생한 경우 4-6주 간격으로 스테로이드를 병변내 주입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그 외 면역 치료로 DPCP 등의 도포로 치료해 볼 수 있는데, 면역 치료는 광범위하고 심한 병변 특히 전두 및 범발성 탈모증이나, 소아에서는 다른 치료제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 면역 능력을 증강시켜주는 면역요법을 사용하는 것이 좋아요.

그 외 2-5%미녹시딜 용액을 단독 또는 국소 안스랄린(anthralin)과 병용하여 사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cyclosporine 이나 전신 스테로이드 등을 복용해볼 수도 있으나 전신 부작용의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심한 원형탈모증의 경우 적절한 용량으로 치료해야 하죠. 그 외 표재 냉동치료도 시행해 볼수 있습니다.

 

Q. 탈모전문병원을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데 꼭 그런 곳을 가야 치료가 되나요?

A. 탈모전문병원 중 피부과 전문의가 운영하지 않는 곳이 많으므로 주의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모발은 피부의 부속기로서 피부과 전문의가 진료해야 하는 영역인데, 간혹 전문의가 아니거나 심지어 비의료인이 탈모 치료를 표방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따라서 원형탈모의 경우에 탈모 전문병원에 가야  치료되는 것은 아니고, 피부과 전문의가 있는 병원에서 꾸준히 치료 받으시면 호전되실 것으로 생각됩니다. 만일 광범위하거나 난치성의 탈모인 경우 대학병원의 의료진 중 탈모를 전문으로 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찾아가 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Q. 원형탈모의 치료나 예방에 좋은 생활 습관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A. 정신적인 스트레스나 활성산소가 원형탈모의 원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물론 탈모의 원인으로 스트레스나 활성산소가 가장 큰 원인은 아니에요. 하지만 동물 실험 결과 스트레스 때문에 머리가 빠질 수 있다는 점은 확인되었어요. 또한 활성 산소가 늘어나게 되면 세포에 독으로 작용하여 세포 성장을 방해할 수 있어서 활성 산소가 머리카락을 잘 자라지 못하게 한다고 추측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정신적인 스트레스 받지 않도록 평소 생활 하시고, 항산화 효과가 있는 비타민 C,E, 녹차를 자주 복용하는 것이 머리카락이 잘 자라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때때로 살펴보던 와이프가 어느 날 “이제 머리 나네” 하면서 기뻐했다.  탈모 인이 가질 수 있는 소소한  기쁨이 이런 것일까?

 휑하던 두피에서 잔디인형에서 잔디가 자라듯 잔 머리털이 조금씩 올라오는 것이다.

 요즘에도 연고는 꾸준히 바르고 있으며, 샴푸 후 깨끗이 헹구고 음식도 블랙푸드를 많이 섭취한다. 스트레스도 받지 않으려고 긍정적인 삶을 살아가는 중이다.

 

 피부염의 일종으로 시작되었고, 수 많은 사람들이 심지어 여성조차도 겪는다지만 내가 겪은 원형탈모의 노력과 스트레스는 엄청 났다. 아침 저녁으로 연고를 바르고, 회사에서는 수시로 머리를 정리하여 혹시나 드러나서 남의 눈에 띄진 않을까 노심초사했으며, 병원에 정기적으로 가기위해 휴가를 사용하기도 하였다.

 주변 친구들의 장난스런 놀림도 은근히 스트레스인데, 탈모 혹은 탈모가 진행 중인 사람에게는 TV 예능프로가 아닌 이상 절대로 놀리면 안 된다는 교훈도 얻었다^^;

 

 

글 /  오동명  국민건강보험공단 블로그 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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