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왜 하필 나였을까? 나여야 했을까? 받아들이고 다시 웃을 수 있을 때까지 나는 1리터의 눈물을 흘
 려야 했다. ’ 일본에서 실화로, 베스트셀러이자 동명의 드라마, 영화로 인기를 끈‘1리터의 눈물’ 은 ‘운동
 실조증’에 걸린 소녀의 이야기이다. 평범한 소녀였지만 어느 날부터 갑자기 몸이 움직이지 않고, 이후
 휠체어를 타야 하고, 말을 하기 어려워지고, 근육이 굳어갔던 그녀가 그래도 희망을 잃지 않고 10년간
 집필한투병 일기는 일본 열도를 울렸다. 단지 드라마 속 이야기라면 좋겠지만 지금도 우리 곁에는 이 병
 을 앓고있는 환우들이 있다. 이준규 씨도 그렇다.

 

10cm 턱의 높이


이준규 씨에게 보도의 10cm 턱은 매우 큰 장애이다. 휠체어를 타고 이동해야 하는 그에게 10cm 턱은 갈 수 없는 길이라는 의미이다.

그래서 그는 자주 다니는 동네 모든 길에서 턱이 있는 곳과 없는 곳을 외워두었다.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었다. 10년 전, 43살의 그는 대형슈퍼를 운영하며, 매주 두 아들과 함께 등산을 다니던 활달한 성격의 가장이었다. 군대에서 마라톤을 하면 1, 2등을 할 정도로 체력에는 자신이 있는 그였다.


하지만 어느 날 등산 중에 왼쪽 허벅지 근육에 마비가 왔다. 검사 결과, 처음 의사는 그에게 자세한 병명을 알려주지 않으려 했고, 가족을 대동하라는 말을 들었다. 결국 알게 된 그의 병명은 듣기에도 생소한 ‘유전성 운동 실조증’ 이었다.

‘유전성 운동 실조증’ 이란 상염색체 우성유전으로 말하기가 힘든 구음장애와 음식물을 삼키기 힘든 연하장애가 특징이며, 유형에 따라 근육위축, 강직 증상, 시력감퇴, 말초신경병증 등을 동반하게 된다. 소뇌의 손상으로 근육운동이 불완전해 걷기조차 힘들고 마비가 진행되어 심한 경우에는 전신의 근육을 통제하기 어려워진다.

이준규 씨의 경우 왼쪽 허벅지 근육 마비가 처음 나타난 증상이었다. 무엇보다 현대 의학으로선 뾰족한 치료방법도, 치료약도 없이 다만 병의 진행을 더디게 하기 위한 약물치료만이 있다는 현실이 더욱 그를 절망시켰다.
왼쪽 허벅지의 마비 이전에는 가벼운 피로감이나 현기증을 느껴서 MRI 검사까지 하긴 했지만 별다른 전조를 발견하지 못했다. 그만큼 갑작스런 병의 방문은 예상치 못했던 일이었다.

“처음 1년 동안은 집 밖으로 나가지를 못 했어요. 병 때문에 다리를 못 쓴 것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창피했어요. 어제까지 멀쩡히 돌아다니던 사람이 갑자기 절룩거리며 몸을 가누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면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볼까 생각이 들었어요. 집 안에 가만히 앉아만 있는데, 밖에서 사람들 지나다니는 소리가 들리면 그냥 눈물만 나더라고요."


병은 몸뿐만 아니라, 마음에도 왔다. 우울증으로 1년간 칩거 생활을 하던 그에게 구청에서는 장애인용 휠체어를 지급해 줬지만, 보호자가 없이는 움직이지 못하는 수동 휠체어는 그에게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그런 그에게 뜻밖의 기적이 찾아왔다. 신문을 통해 응모한 자동 휠체어 기증에 당첨된 것. 각 구청마다 단 10대만이 지급됐던 휠체어였지만 운이 좋았던지, 그는 전동 휠체어를 얻을 수 있었다.

 

“휠체어를 타고 남의 도움 없이 집 밖으로 나갈 수 있게 됐는데 나가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남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 집 문을 나서는 그 문턱을 넘는다는 게 힘들었어요. 그래도 용기를 내고 문턱을 넘어서 예전 다니던 교회에 찾아갔는데, 모두 걱정과는 달리 반갑게 맞아주더라고요. 그때 내가 괜한 걱정을 하고 있었구나. 그 문턱만 넘으면 됐는데 내가 마음 속으로 내 병에 대한 벽을 높이 쌓아두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몸은 비록 이렇게 되었지만 마음은 내가 우울하고 움츠러들 필요가 없다고 느꼈어요."


가족에 대한 책임감으로라도 운동 빠트릴 수 없어


원래 활달하고 사람을 좋아하던 긍정적인 성격의 그는, 전동 휠체어를 타고 나서 다시 예전의 활기찬 모습을 찾아갔다. 특별한 치료법은 없지만 퇴행성인 이 병에는 꾸준한 약물치료와 운동요법으로 병의 진행을 느리게 할 수는 있다. 한번 병세가 진행되면 걷잡을 수 없을 만큼 빠르게 되기 때문에, 오늘 할 수 있던 일을 내일은 하지 못할 수도 있었다.

이준규 씨 역시 처음에는 허벅지의 마비였지만 이후 말하기가 불편한 구음 장애가 왔고, 지금은 장애 1급으로 판정받아 국가 보조를 받고 있다.
그는 매주 가까운 병원을 다니며, 근처 학교 운동장에서 운동을 한다. 불편한 몸이지만 휠체어에서 내려, 직접 휠체어를 밀며 약 3시간 정도 운동장을 도는 것.

“처음에는 이 휠체어를 밀고 운동장을 도는데 3시간 정도가 걸렸어요. 지금은 2시간 동안 운동장을 다섯 바퀴 돌 수 있을 만큼 좋아졌어요. 가능하면 매일 빠트리지 않고 운동을 하려고 노력해요. 나는 가족이 있는 사람이잖아요. 비록 병 때문에 일은 하지 못하더라도 책임감도 따르고 긴장도 하다 보니까, 내가 운동을 하면서 내 몸을 돌보아야 조금이라도 가족들 마음이 편할 수 있다 생각하니까 빠트릴 수가 없게 돼요.”

‘유전성 운동 실조증’ 의 경우 유전병이지만 주로 20대 이후에 발병하기에 가정을 깨트리는 경우가 많다. 한창 가정을 이루고 자식을 양육할 3 ∙ 40대에 사지를 온전히 쓰지 못하는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 또한 유전인자로 후세에게 영향을 미치지만, 이미 아이를 가진 부부일 경우 자식들에게 말할 수 없는 죄책감을 느끼기도 한다.

이준규 씨의 경우, 그의 어머니와 외삼촌에게 비슷한 증상이 있었다. 유전자 검사 결과도 가족력으로 나타났다. 어머니가 비슷한 증상을 앓다 뇌출혈로 세상을 떠났을 때도, 운동실조증으로 장거리를 움직이지 못했던 그는 어머니의 장례에도 참석하지 못해 한이남았다.

 나는 괜찮지만 내 자식이나 그 아래 후손들이 이런 고통을 겪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사실 이런 희귀성 난치병 
의 경우 환자 수도 적고 하다보니, 병에 대한 연구나 치료법이 활발히 이뤄지진 않잖아요. 그런 연구나 개발이
  좀 더 활발해졌으면 하고 바랄 뿐입니다.


그는 현재 의료비용을 보조 받고 있지만, 비싸고 효과가 좋은 약일수록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부분도 안타깝다. 거기에 나라에서 지원받고 있는 발 보조기의 경우 사이즈가 맞지 않으면, 보행이 힘든 점도 있어 가능하면 환자들 개개인 사이즈에 맞춘 보조기가 지원됐으면 좋겠다라는 제안도 잊지 않았다.


“이 병이 오기 전에는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며 살았던 것이 많았어요. 도로의 턱이라든가, 장애인 보조 시설들에 대해서 별 생각이 없었죠. 하지만 막상 내가 병을 앓고 이후 낮은 시선으로 보니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하더라고요. 조금만 턱이 낮았으면, 조금만 장애인용 운행기구에 신경을 써줬으면 하는 식으로요. 결국은 시선의 차이 같아요. 내가 오늘 건강하다고, 내일 건강하란 법 없고, 또 반대로 오늘 내가 아프더라도 절망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유전성 운동 실조증이란?

 

 소뇌의 위축으로 인한 소뇌성 실조 증세가 점차적으로 심해지는 퇴행성 진행성 질환으로, 아직까지는
 치료법이 개발되지 않았다. 가족성 질환으로 유전병인 경우가 많고, 어린이나 유아에게 발병되는 경우
 도 있으나 대개는 성인 시기에 발병된다.


 소뇌성 실조증세가 일반적이며, 보행장애, 협응장애, 언어장애 등을 공통적으로 보이고, 치매증상이 동
 반되는 경우도 있으나, 대부분 정신적으로는 정상이다. 사람에 따라서, 그리고 질환의 종류에 따라서
 다른 여러 가지 장애를 보이기도 하며 진행 속도 역시 개인 차가 있다.


 발병 후 증세는 점점 심해지며, 짧게는 수년, 길게는 20여 년을 투병하게 된다. 신경과 전문의에게 신
 경학적 검사를 받게 되며, 임상적인 증
세의 관찰과 가족력, 병력 청취, 구체적으로는 MRI 촬영, 때로는
 혈액체취를 통한 유전자 검사 등을 통해서 확진하게 된다.


 현재 치료방법은 연구 중이며, 아직 소뇌위축에 의한 실조증세의 치료법이나, 진행을 더디게 하는 방법
 은 나와 있지 않다. 다만, 신경과에서는 소뇌위축으로 인한 여러 가지 신경학적 증세에 대해서 개별적
 으로 도움을 주는 약물을 처방하고 있다.

 

출처 : 한국 소뇌위축증 환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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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pennpenn 2010.04.16 20: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람이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병으로 고생하는 군요~
    이분의 의지가 놀랍습니다.

    • 국민건강보험공단 2010.04.17 07: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사람의뜻에 따른 마음병이 아닌 일이라
      본인뿐이 아니라 가족들도 많이 놀랐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미소를 잃지 않으시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제가 부끄러워집니다.

  2. 불탄 2010.04.16 20: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건강하게 태어나게 해주신 부모님께 감사하고, 이렇게 건강한 몸으로 힘차게 근로하여 복되게 봉사하는 삶을 살아야 되겠어요.
    오늘, 전 참 행복합니다. ㅡ.,ㅡ



  “여보, 우리 외식한 지 반 년은 지난 거 알아요?”

 일요일 아침 식사를 마친 후, 리모콘을 붙잡고 거실 바닥에 앉아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고 있는데 빨랫감
 을 가지고 거실을 오가던 아내가 반쯤 누
운 내 다리를 슬쩍 걷어차며(?) 약간 짜증 투로 한마디 툭 던졌
 다.
얼떨결에 "짜장면이나 먹자" 고 하자 아내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우리도 1인분에 몇 만 원짜리는 못 먹어도 와인 같은 거 주는데 한번 가보자고요.”

 마누라가 참았던 말을 결국 목구멍 너머로 내놓았다. 아내의 표정을 대충 이해한 내가 마지못해(?) 동의하고 점심 때 아이들과 함께 데리고 꽤나 근사해 보이는 레스토랑에 갔다. ' 이 정도면 돈이 좀 나오겠는걸.' 하는 여러가지 계산이 연산되자 갑자기 '나는 느글거리는 음식 싫어하잖아.' 라는 멘트가 떠올랐다.


“여보. 나는 감자탕이나 순두부찌개 같은 거 좋아하잖아.”
“??#%$^&..........”

예상은 했지만 내 멘트를 받은 아내의 표정은 '이 인간이 왜 이래?' 하는 그런 표정으로 확 바뀌었다. ' 아차' 싶어 얼른 수정발언을 날렸다.

“아니 뭐, 그렇다는 거지. 여기는 레스토랑이니까…. 당신하고 애들 먹고 싶은 거 시켜 봐.”

잠시 후 종업원이 들어와 뭘 주문하겠냐고 물었다.

“저희 레스토랑은 티본 스테리크, 립아이 스테이크, 뉴욕 스테이크, 오스탑 스테이크…”

직원은 내가 알아듣지 못하는‘이상한 말’로 메뉴를 소개했고 아내가 무엇인가 주문한 뒤 와인까지 한 병을 시켰다. 직원이 총총총 사라진 뒤 아내가 나를 빤히 바라보며 묵직하고도 나지막하게 말했다. 그 목소리에 약간의 공포(?)가 느껴졌다.

“여보~?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아세요?”

웬 뜬금없는 '무슨 날???’성탄절은 아니고 발렌타인? 화이트데이? 마누라 생일?… 뭐 맞는 게 하나도 없는데…… 어? 어어어???? 혹시……'

“우리가 결혼한 지 10년째 되는 날이에요!  7, 8, 9년도 아니고 10년째라고요. 10주년!


작은 소리로, 굳은 표정으로 10주년을 강조하던 마누라 입에서 ‘그것도 모르냐? 이 짜식아!’ 라는 말이 안 나온 게 이상할 정도의 분위기였다.

정말
서운해서 말도 하기 힘든 표정을 보고 나는 화들짝 놀랐다. 외식은 반 년만인데 다른 날도 아닌, 결혼 기념일. 그것도 10주년이었는데, 시집 와서 애 둘 낳아 잘 기르고 시부모한테 효도하며 살고 있는데 남편이라는 인간은 날짜 기억은 물론 기껏 순두부찌개 타령이나 하고 있었으니….

“여보…… 오늘이 바로 그날이구나. 미안… 미안… 너무나 미안…….”

나는 아내의 손을 잡고 백 배 사죄했다.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고 했던가. 눈물까지 글썽이는 아내.


“이거… 당신 먹어!!…”

 

 

 
이내 음식으로 나온 고기를 잘라 아내의 입에 넣어주며 내가 진심어린 표정으로 사과하자 아내는 어두운 표정을 약간 거두었다. 그러나 아내는 먹
성 좋은 아이들을 떼어주느라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있었다. 어쨌든 그날 우리 부부는 몇 년 만에 처음 맛보는 와인을 마시며 결혼 10주년을 자축했다.

에구, 회사 다니며 먹고 살기 바빠서 그랬는데 이젠 살림하고 애들 키우면서 맞벌이 직장까지 다니는 마누라한테 더 잘 해줘야겠다.


 

남민배 제주도 제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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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불탄 2010.04.11 09: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에구구... 살아간다는 게 정말 가족과 오붓한 시간까지도 마음대로 하지 못하게 하니...
    이 세상을 살아가는 의미에 대해 잠시 생각을 해보게 되는군요.

  2. 예문당 2010.04.11 10: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은 다들 너무 바쁘게 살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남편분의 마음도, 아내분의 마음도 이해가 가는군요.
    이번 일을 계기로, 서로에게 더욱 신경써주시면서 행복하게 지내실꺼라 믿습니당. ^^*
    바빠도.. 옆에 있는 사람도 챙겨주며 지내자구요~ ^^



                                           작년이맘 때 쯤 신랑 사업이 부도가 났다.

 
그런데 작년 8월에 둘째아이까지 들어섰다. 5년 동안 아무 소식 없던 아기가 이 어려운 시기에 느닷없이 계획 없이 생겨버린 것이다.

기쁨과 걱정이 교차하며 어떡해야 할 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신랑에게 이 기쁜 소식조차 전하기도 미안했고, 이 아기를 포기하자니 생각만 해도 눈물이 주르륵 흘러 내렸다.
병원을 다녀와 며칠을 망설이다 신랑에게 임신 사실을 털어 놓았다.


깜짝 놀라며 반기던 신랑의 모습에 그제야 난 너무 고맙고 안심이 되었다.

그리고 또 느낄 수 있었다.
내 앞에선 웃으며 반기던 그 모습 뒤에 숨겨진 부담과 걱정들, 얘기가 끝난 뒤 조용히 밖으로 나가 담배를 꺼내 무는 신랑의 모습이 애처롭기까지 했다.


가여운 집안의 가장들, 가장으로써의 책임감, 그 짐이 얼마나 무거울 지…
우리 아내들은 너무나도 잘 안다. 언제까지 걱정만 안고 축 처져 살 순 없다. 이젠 훌훌 털고 일어 설 때다.


좋은 생각만 하며 열심히 살다 보면 반드시 바라는 그대로 이루어지리라 믿고 또 다짐하며 오늘도 웃으며 내가 내 자신에게 최면을 건다.

 

  “이 아이가 바로 우리 가족에게 다시 일어 설 수 있다고 용기를 주러 온, 하늘에서 보내 주신
    값진 선물이다. 이제 이 '희망이'의 끈을 꼭 쥐고 다시 일어 설 것이다.”

    아자! 아자! 화이팅!!!"

 

김선화 제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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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Phoebe Chung 2010.04.10 13: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기가 희망이 되어서 어른들이 더 노력도 하고 힘도 내고...
    아이 때문에 얻는게 더 많아질거예요.^^ 화이팅 하세요.^^

 


 ‘책과 차, 사람 이 세 가지 아름다움이 이어지는 정자’라는 뜻의 삼가연정은 60세 이상의 어르신들이 운
 영하는 북카페다.  차를 마시며 책을 보고, 사람과 어울려 문화를 즐길 수 있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삼가연정을 찾았다.

 

 

책과 차, 사람의 향기가 있는 곳

 

60세 동안 쌓아온 어르신의 삶의 역량과 지혜를 사회에 환원하고, 젊은이뿐만 아니라 모든 세대가 어르신과 쉽게 어울릴 수 있는 북카페를 지향하는 삼가연정은 서울시가 서울노인복지센터와 함께 '9988 어르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실버 문화 벨트' 사업의 하나다. 서울시가 60세 이상 노인의 창업 및 취업을 위해 지난해부터 지정 및 지원하고 있다.

 

종로구 경운동에 위치한 삼가연정 문을 열고 들어서자 한 켠에 마련된 책들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복지센터를 이용하는 어르신과 직원, 인근의 회사원들이 기증하여 모아진 책들은 무려 1,000권에 이른다. 베스트셀러나 에세이, 소설 등 인기 있는 책은 쉽게 볼 수 있게 앞에 배치되어 있고, 전문서적, 종교 등 다양한 책들도 전시되어 있다.

 

 

독특한 인테리어도 눈에 띈다. 서울노인복지센터의 신현국 사회복지사는“처음 카페를 열기 전부터 준비를 많이 했습니다. 삼가연정은 전통을 모티브로 전통 한옥 마당 느낌이 들면서도 모던하게 꾸며 누가 들어와도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라고 설명했다.


 

 

고급스러운 맛과 저렴한 가격이 장점

 

메뉴판에는 에스프레소, 카푸치노, 카라멜라떼와 같은 커피음료와 국화, 뽕잎차, 페퍼민트, 케모마일 등 다양한 차가 구비되어 있다. 가격도 3,000원에서 4,000원 대로 다른 카페에 비해 저렴하다. 재료는 좋은 원료만을 고집한다. 어르신들의 월급을 노동부에서 지원하기 때문에 재료비에 투자를 많이 하여 손님들에게 최상의 음료를 내놓는다.

 

삼가연정의 또 다른 자랑거리는 바로 어르신들이 만드는 영양갱과 호박케익, 쿠키다. 어르신들이 직접 메뉴를 제안하고 개발할 정도로 적극적이었다고 한다. 영양갱 역시 어르신이 제안해 만들었고, 빵 역시 베이킹을 좋아하는 어르신이 레시피를 공개했다. 이런 어르신들의 열정과 정성, 손맛으로 오픈 때보다 메뉴도 크게 늘었다.

 

물론 처음에는 시행착오도 많았다. 커피에 대해 잘 모르니 용어에 대해서도 낯설었고, 만드는 방법도 헷갈려 크림이나 시럽을 뺀 적도 있다. 지금이야 웃으며 이야기 하지만 이제는 다른 카페에 가면 만드는 방법이나 메뉴판을 주위 깊게 본다고 한다.

 

그리고 어르신들이 음료를 만들고, 서빙하여 젊은이들이 찾기 어렵다고 생각하면 오산. 삼가연정은 젊은 손님들을 위해 서빙하는 인력이 배치되어 있어 젊은 세대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제2의 인생을 제공하는 삼가연정

 

삼가연정은 8시 30분 오픈하여 오전, 오후조로 나뉘어 운영된다. 오전반은 전날의 재고표를 확인하여 제과제빵, 연양갱을 만들고 오후부터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한다. 특이한 점은 어르신이 한 분야만 맡는 것이 아니라 4개월에 한 번씩 회계, 서빙, 바리스타 등을 거치는데 이것은 어르신들이 창업을 할 때 실질적인 도움이 되길 위해서다.

 

 

머리에 두건을 쓴 멋쟁이 김영태 어르신은 “서울노인복지센터 소개로 삼가연정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일하기 전까지 집에서 무료하게 보냈는데 매일 출근할 곳이 있다는 것에 감사해요. 여러 사람들을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라고 귀띔했다.

 

강정순 어르신 역시“삼가연정은 노동부를 통해 알게 되었어요. 그동안 집안 살림만 해왔는데 예전부터 바리스타 일을 꼭 하고 싶었어요. 너무 좋은 기회였죠. 처음에는 어려운 점도 있었지만 일을 할 수 있어 너무 즐거워요.”라고 웃는다.

 

김경화 매니저는 어르신들이 처음에는 고생을 많이 했지만 일하면서 표정도 밝아지고 일하는 것에 보람과 자부심이 높아지는 것을 느낀다. 이곳에서 책을 보던 이연자 어르신은“삼가연정은 조용히책을 볼 수 있고, 저렴한 가격에 차도 마실 수 있어 자주 오는 곳이에요. 저와 비슷한 분들이 일하니 벗할 수 있고, 인생상담도 할 수 있죠.”라며 이야기했다.

 

북카페를 연 지 3개월이 넘은 삼가연정은 하루에 100여 명이 이용하고, 월 평균 700만 원 이상 매출을 창출하고 있다. 다가올 여름을 맞아 신메뉴 개발에도 열심히 노력 중이다. 삼가연정은 단순한 북카페가 아닌 어르신들에게 또 다른 인생을 제공하고 있다. 제2의 삼가연정을 오픈하여 어르신들에게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목표인 삼가연정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더욱 사랑받길 바란다.


글_ 장애란/사진_ 장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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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저녁노을* 2010.04.06 09: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북카페였군요. 와 이런데서 책읽으며 친구 기다린다면............너무 좋을 것 같아요.

    잘 보고 갑니다.

  2. 불탄 2010.04.06 12: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냥 보기만 해도 흐뭇해지는 풍경입니다.
    어르신들의 모습이 너무 편해 보여서 보기 좋습니다. ^^

  3. 레오 ™ 2010.04.06 13: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렇게 좋은 가게가 많이 생겼음 합니다 ^^

  4. Reignman 2010.04.06 16: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북카페에 가끔 갑니다.
    회전이 잘 안되는 북카페로 월 매출 700이상 번다는 것이 쉬운 게 아닌데 엄청나네요. ^^
    담에 한번 가봐야겠습니다. ㅎㅎ


 
학창시절 초∙중∙고등학교 12년을 같이 다니면서 동성애 소리를 들을 정도로 절친했던 고향의 죽마고우 녀석이 나이 40대에 이르러서야 결혼을 한 뒤 집들이를 한단다. 불알친구들이 저녁에 다 모였다. 상 다리가 휠 정도로 잘 차려진 음식에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은 어릴 때 추억을 떠올리며 한바탕 신나게 술을 마셨다.

몇 녀석이 거하게 취할 때 쯤 바로 옆에 있던 한 친구가 정색을 하면서 내 어깨를 툭쳤다.


  “ 야 임마, 저 인간이 결혼해서 제일 기뻐할 놈이 너인데 왜 소주 한 잔 안하냐?” 며 
  농담스런 핀잔을 준다.

 


운전을 해야 한다고 설명하자 옆에 있던 다른 녀석이 “에이, 운전 안 해 본 놈 있냐? 까짓 거 한두 잔 어때. 이런 날 한 잔 해야지.”라며 부추겼다. 그러자 일제히 “야, 샌님 같은 놈아 한 잔 해라. 네가 축하 안 해 주면 어떡하냐?” 며 이구동성으로 나를 몰아세웠다. 정말 이런 날 내가 한 잔 정도는 마셔줘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과,‘ 음주운전을 해서는 안 되는데.’ 하는 갈등이 교차했다.

옆에선 대리 운전을 부르라는 말까지 나왔다. 결혼한 친구 녀석이 날 보며 빙긋이 웃는 걸 보니 정말 한 잔 마셔야 할 듯 했다. 결국 두 눈을 딱 감고 소주 반 잔을 마셨다. 승용차를 운전한 지 10년도 넘었지만 운전 중에는 병아리 오줌만큼도 술을 마시지 않았던 내 기록이 깨진 날이 되었다. 하지만 어쨌거나 친구 체면은 세워줬으니, 후훗… 일단 위기는 모면.

집들이가 끝난 후 헤어지려고 서로 인사할 무렵 술 좋아하는 몇몇이 바람을 잡았다. 맥주로 입가심을 한 잔 걸치자는 제안에 모두 다 흔쾌히 동의했다. 호프집에서 또다시 내게 맥주가 권해졌지만 난 정말 미안하다며 끝까지 사양했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 한 녀석이 음주운전 중 불심검문 하는 걸 발견하고 차를 휙 돌려 꽁지 빠지게 달아났던 무용담을 자랑스레 늘어놓는다. 모두 다 박장대소하며 웃었다. 이어서 또 한 녀석은 지금까지 음주운전을 열 번도 더 했지만 한 번도 걸린 적 없다며 자신의 배짱을 자랑했다.


‘ 짜식들, 그건 니들 일이지. 난 소심해서 그렇게 못해.’ 라며 혼자 웃고 말았다. 두 차례의‘위기’를 무사히 모면하고 친구들과 헤어지자 새벽 1시가 좀 넘었다.

어? 그런데 집에 가는 길로 접어들었을 때 멀리서 번쩍번쩍 하는 경광등 불빛이 보였다.

‘무슨 사고가 난 걸까?’ 해서 눈여겨보니 음주운전 단속을 하는 게 아닌가? 갑자기 겁이 덜컥 났다. 집들이에서 마신 소주 반 잔이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다. 도둑질도 해본 놈이 한다더니…. 지금까지 음주운전이라고는 근처에도 얼씬 안해 봤는데 운전 10년 만에 기껏 소주 반 잔 가지고 음주운전에 걸릴 판이라 생각하니 너무 억울하고 눈앞이 캄캄했다.

 

심장 뛰는 소리가 ‘둥둥둥’ 하며 북치는 소리보다 크게 들렸다.


순간 차를 돌려 냅다 도주했다는 친구 놈 말이 떠오르긴 했지만 난 그럴만큼 배짱이 있는 위인도 아니었다.

“음주단속 중입니다”라며 측정기를 대는 경찰관이 저승사자만큼 무서웠다. 운명의 순간, 창문을 내리고 벌벌 떨며 음주 측정기를 ‘후’ 하고 불었다.


“네, 협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아, 소주 반 잔을 마신 지 4시간 정도가 지나서였는지 걸리지 않았다.

천만다행이었다.

 

고맙습니다, 어머님, 하느님, 부처님…. 정말 친구들의 잔소리와 핀잔을 끝까지 물리치고 술을 더 이상 마시지 않은 내가 얼마나 고마웠는지 스스로 대견했다. 만약 그때 친구들의 강권을 못 이겨 몇 잔 더 마셨더라면 난 음주운전에, 면허취소에, 벌금을 내고 전과자가 되고 말았을 것이다. 직장에서도 잘렸을지 모른다.

정말, 음주운전은 하지 말자. 벌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음주운전은 다른 사람의 생명까지 위협하는 범죄이니 말이다.
 

김만석/ 부산시 북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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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홍보문구를 새긴 현수막을 비롯해 아직 바람이 매서운 겨울부터 시작한 봄의 예찬은 여기저기서 넘쳐난다.

 

언제나 봄보다 먼저 봄을 알리는 그 문구가 내 눈을 사로잡는 순간부터

'나를 아는 사람들 중 저 광고를 보면서 과연 몇 명이나 나를 떠올릴까?'

'이 만큼 생기가 흐르는 이름이 또 뭐가 더 있을까?'

 

나름의 나르시시즘에 빠져 한참을 아릇한 기분에서 헤어나지 못하기도 한다.  정작 아무도 나를 떠올리지 않는데, 혼자 그런 생각에 빠져 있는지도 모르겠으나 봄마다 흩뿌려져 있는 그런 문구들은 내 기분을 늘 좋게 한다.  올해도 어김없이 봄은 오고 봄보다 상큼한 새봄은 요즘 한창 빛을 발하고 있다.

 

"새봄맞이 대축제"

"새봄 - 그 설레는 시작" 

 

그렇다고 여태껏 이름이 내게 늘 유쾌한 것만은 아니었다. 1983년부터 시작된 내 학창시절, 우리반에는 한글 이름을 가진 사람이 나 빼고는 단 한명도 없었다. 그래서 학기초가 되면 선생님의 관심을 받기도 하고, 친구들의 놀림감이 되기도 해 이 유난스러운 이름을 바꿔달라고 부모님께 떼를 쓰기도 했었다.

 

고등학교 다닐 때 한 친구가 그랬다.

"새봄아, 지금은 이름이 너 다운데, 세월이 흘러 할머니가 되면 그땐 어떻게 하니?"

 

'할머니와 새봄... 그 맞지 않는 조합이라니...'

그땐 그 얘기를 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나 웃자고 하는 소리로 넘겼으나 그 얘기를 실감할 날은 그로부터 머지않은 미래였다.

 

내 나이 올해로 이립을 살짝 넘긴 미혼 여성이다. 며칠 전 벼르고 별러 동네 스포츠센터에 등록을 하러 갔었다. 내 이름을 얘기하자마자 센터 직원은 제 아이를 등록하러 온 엄마로 알고 말을 건넸다.

'시집도 안간 처자에게 아이라니···.'

 

몇 년 전 동네 안과의원에서 어떤 간호사는 생년도 확인하지 않고 이름만 보고는 큰소리로 어린아이 부르듯 진료대기실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

 

"새봄아~ 새봄이 진료실로 들어가요~"

 

오롯이 일어서는 나를 보고 민망해 하는 간호사의 그 표정을 보고 내가 다 무안했었다.

 

앞으로 이런 순간들이 더 닥칠 것임에도 불구하고 내 이름이 사랑스럽고 마냥 좋기만 한 건 서른 한 해 동안 동고동락한 내 이름이기 때문일까?  새봄의 그 따뜻하고 싱그러운 기운 때문일까?

 

정새봄 / 인천시 남동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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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레오 ™ 2010.04.03 10: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름은 정말 예쁘지만 ..평생 동안으로 사셔야 되는 ..즐거운 운명이시군요 ..부럽습니다 ^^

  2. 불탄 2010.04.03 15: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본명이 새봄님이셨군요.
    제 이종사촌 동생 이름이 새록이랍니다. 정새록.
    언뜻 이름만 불렀을 땐 못느끼다가 성을 붙이니 정감록이 생각나더라고요.
    새봄님의 이름이 너무 좋은 걸요?
    그래도 조금은 낯선 느낌이 드니 앞으로도 계속 건강천사님으로 부르겠습니다. 하하...

  3. 탐진강 2010.04.03 18: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새봄이가 이름이라 황당한 일이 많겠군요 ^^





작년 초에 오랫동안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조금만 쉰 후 하고 싶은 것을 하거나 새로운 직장으로 이직을 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세상일이 제 뜻대로만 되지 않았죠.

3개월 동안 쉬었다가, 선배들에게 전화도 해보고 이력서를 쓰고 면접을 보는 데도 취직은 쉽지가 않았습니다. 처음 한두 달은, 그래 분명히 나를 알아주는 곳이 따로 있을 거야라면서 그냥 곧 있으면 바로 취업이 될 줄만 알았습니다.

그런데 어느덧, 시간은 흘러 한해가 다 갔습니다. 거기에다가 경제도 어려워지면서, 나라 안팎으로 불안감도 가중되다 보니 이제, 이력서를 쓰는 것도 지쳐가고 취업이 될 수 있을까 싶었습니다.
작년 한 해, 이력서만 무려 100통을 넘게 썼다가 지웠다가를 반복했습니다. 12월 31일에는 정말 이제는 취업하는 것을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새해를 맞으면서, 예전에 제가 쓰던 다이어리를 바꾸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작년 새해에는 무슨 결심들을 했었는지 볼 수 있었습니다. 작년 다이어리 맨 앞장부터 끝까지 다 보는데 왠지 모르게 눈물이 났습니다. 작년 1년 동안, 제게는 참 힘든 일도 많았고 좌절하고 싶은 순간들이 많았다는 것을요.

그런데 한 가지 작년 다이어리를 보면서 새로운 한해를 시작하는 소망 같은 것을 깨달았습니다. 제가 작년에 몇 개월 동안 엄마를 따라서 조그만 교회에 기부하던
곳에 기부도 그만 두었다는 사실을요. 마음이 힘들어져서 그만둔 것인지 아니면 직장이 없어서 경제적으로 힘들어져서 그런 것인지. 얼마 되지 않은 돈이었는데, 아마도 그만큼 제 마음이 각박해져서 그랬었나 봅니다.

새롭게 다이어리를 쓰면서 언니, 부모님 등 가족끼리 대화를 했습니다. 올해는 조그마한 정성이라도 기부를 하자고 말입니다. 엄마는 어려운 분들을 위해서 늘 화장대 위에 돼지저금통을 두고 계십니다. 그 저금통에 동전이 다 모이면 열어서 교회에 기부를 하십니다.

이제껏 저의 심적이나 경제적인 힘듦에만 빠져 산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올해부터는 나 자신을 위해서도 그리고 작지만 사회를 위해서도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경신/  전북 익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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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탐진강 2010.03.28 21: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리가 현재 위치에 있는 것을 결국 사회로부터 받은 것입니다.
    결국 사회에 돌려주는 노력이 필요한 셈이지요

  2. 새라새 2010.03.31 04: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결국에는 누군가에게 보여지기보다 자기자신의 마음이 움직였을때 결국 원하는바 일을 할 수 있는것 같아요..그 일이 무엇이든 말이죠





출근 시간에 지하철을 탔다.
사람이 많을 거라고는 예상했지만 그날은 앞사람을 뒤에서 힘껏 밀지 않고서는 들어갈 수 없을 정도였다.

'급할수록 돌아가라.' 는 말도 있지만 탈까 말까 고민하다가 다른 뾰족한 방법이 없을 것 같아 일단 타기로 결정하고 앞 사람을 미는 순간 쇼핑백이 선로 밑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 아저씨, 가방 떨어졌어요.”한 아주머니가 안타깝다는 듯 걱정을 했다.


가방 안에는 오늘 당장 제출해야 할 보고서와 애지중지 아끼는 수첩 그리고 안경이 있었기에 다음 열차를 이용하기로 하고 역무실로 달려가서 도움을 청했다.


“저어, 가방이 선로 밑에 떨어졌는데요.”


“어디예요. 어디.”


오히려 나보다 더 걱정을 하며 한 공익근무요원이 황급히 떨어진 장소로 갈 것을 재촉했다. 그 분은 위험을 무릅쓰고 잽싸게 선로로 뛰어내려 가방을 꺼내주었다.

순간 얼마나 고마운지 조카뻘 되는 젊은이에게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를 연발하며 다음 열차에 몸을 실었다. 공익근무요원의 친절로 우울할 뻔 했던 하루가 기분 좋은 하루로 바뀌었다.



 며칠 전에는 버스에서 소매치기를 당해서 현금과 카드, 주민등록증 등 귀중품을 몽땅 잃어버리고 빈털터리가 된 적도 있었다. 속상한 마음을 달래려고 찜질방에 갔는데 자주 이용했던 찜질방이라 카운터에 있는 아가씨가 내 얼굴을 알아보고 목욕비와 찜질 복을 외상으로 해주어서 기분전환을 할 수 있었다.

칠칠치 못한 내 자신에 대해 화가 났지만 한편으로는 '각박한 세상에서도 아직까지 따뜻한 정이 있는 사람들이 있구나.' 하는 생각에 위로가 되었다.


혹자는 세상이 강퍅하여 살기 힘들고 믿을만한 사람을 찾기가 힘들다고들 하지만 특별히 나는 이렇게 이웃사촌 같은 고마운 사람들을 자주 만난다.

위험을 무릅쓰고 내 가방을 지하 선로 밑에서 꺼내준 공익근무요원이나 찜질방 아가씨 같은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많이 있기에 어쩌면 살맛나는 세상인지도 모르겠다.

 

조원표/ 부천시 원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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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새라새 2010.03.31 04: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럼요 그래도 아직까지도 앞으로도 살만한 세상이 바로 이 대한민국 아닐까요..

 

 

 논 가운데 자리한 푸르른 소나무를 닮은 사람들이 사는 곳, 그 집 앞 개울가에 어느새 산수유가 꽃망울을 터뜨렸다. 1년 전, 할머니가 중풍 후유증으로 오른팔과 다리를 전혀 사용하지 못하고, 치매까지 있어 할아버지가 대, 소변을 받아내며 살림을 하고 있었는데 집은 엉망이었다.


 


 문을 열면 코를 찌르는 냄새와 아무렇게나 널려 있는 옷가지, 지린내가 진동하던 화장실, 몇 날 며칠을 치우지 않아 겨우 할머니가 누울 정도의 잠자리. 할머니는 노인요양 2등급 수급자가 되어 시설 입소가 가능했지만, 그래도 함께 살고 싶다는 할아버지의 뜻에 따라 재가요양을 받게 되었다.

광시면에 위치한 조그만 재가요양센터, 사랑의 장기요양기관 소속인 오숙자 요양보호사가 할머니를 담당하면서 그 집은 변화되기 시작했다. 앉아 옮기기 어려웠던 할머니는 조금씩 기어다니기 시작했고, 할아버지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오숙자님은 1년 전 홀로 되신 어머님과 함께 살기 위해 귀향하여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할머님댁에 처음으로 배치된 경험이 전무한 요양보호사였지만, 늘 본인의 홀로 되신 어머님을 모신다는 긍정적이고 밝은 생각으로 직업보다는 함께 살아가는 이웃이라는 생각으로 생활하고 있다고 한다.

 

 


 집에 방문하면 우선 할머니 방부터 깨끗이 청소하고, 화장실, 주방 등을 차례로 청소하면서 점심 준비를 하는데, 늘 시간이 부족하단다. 그리고 따뜻한 밥을 드리기 위해 항상 새로 밥을 지어 영양이 부족한 할머니를 위해 사골 국물을 준비하여 드시게 한다. 물론 할아버지도 함께...

 그들의 밥상은 진수성찬은 아니지만, 정성과 사랑으로 항상 웃음이 떠나지 않고 있다. 그리고 치매에 걸리신 할머니는 항상 오숙자 요양보호사의 옆에서 떠나지 않으려 하여 기본적인 운동능력을 위해 기는 연습, 숟가락질하는 연습 등을 꾸준히 시키면서, 그녀 자신이 무릎보호대도 수건으로 만들어 드릴 정도로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

 그녀는  “나누며 사는 것이요... 돈은 없지만 참 쉬워요.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해 드리면 되는 것 같아요, 거창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한다. 제 특기가 청소하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냄새도 특별한 방법없이 그냥 어느날 없어졌어요. 전에는 동네 분들이 방문도 하지 않는 외딴집이었는데, 지금은 자주들 놀로도 오세요. 그래서 더 열심히 쓸고 닦죠, 냄새 나면 안 되잖아요." 라고 한다

 


  어느 자식이 치매 걸려 어린아이가 되어 버린 할머니에게 이런 순수한 웃음을 줄 수 있을까?
  어느 누가 어둠이 드려 있던 그 집에 이렇게 웃음꽃을 피울 수 있을까?

 

 모든 반찬은 본인이 만들어 드리고 있단다. 할아버지가 좋아하는 동치미, 깻잎 김치, 김장 등 본인의 어머님 드리려고 만드는 음식을 함께 드시게 한단다. 할아버지는 늘 공단 직원에게 고맙다고 고개를 숙이신다. 쑥스럽고, 미안한 마음도 들지만 그래도 사회적 “효”를 실천하는 노인요양에 한몫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가끔 우쭐하고, 뿌듯해져 한참을 함께 웃고 돌아서게 된다.

 

  그들의 만찬...

  음식의 수는 중요치 않다.
  사랑과 정성...
  보이지 않는 반찬이 그들의
  밥상에는 항상 그득하다.




 요양보호사에 수급자, 간혹 삐걱거리는 일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서로에게 의지하며 행복한 생활을 꾸려가고 있다. 서로 돕고, 서로 사랑하는 마음으로...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조금씩 나누어 가면서.



 국민건강보험공단 사내기자단 / 박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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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인생이란 즐거운 롤러코스터 2010.03.22 11: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누며 산다는것...나누면서...음...
    말로는 많이 하는데 정작 실천은 안되는 제게 많은 가르침을 주는 글입니다.

  2. 탐진강 2010.03.22 22: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천사들 같아요.
    세상을 훈훈하게 하는 분들입니다.

  3. 커피믹스 2010.03.23 01: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참 멋진 요양보호사님이세요. 우리도 저런 태도 조금씩 배워야할듯합니다

 

 '애비야 머리 깎자'

 팔순이 가까운 엄니께서 이발도구를 챙겨 놓고 하시는 말씀입니다. 2월 달력 장을 떼어 냈다고는 하나 아직 바람이 찬 3월 첫날, 엄니는 예외 없이 양지쪽에 플라스틱 의자를 놓아두고 50세가 다 된 아들을 향해 소리치십니다.

 

 "애비야 머리 깎게 어여 나와."

 
 "더 있다 깎아도 되겠구만유."

 
 "아녀. 나이 들수록 머리카락이 길면 사람이 초라해 보인다니께."


매 달 초하루만 되면 엄니와 똑같은 대화가 반복된 지도 벌써 반년이 넘습니다.

5년 전 아버님께서 교통사고로 돌아가시기 전까지만 해도 울 엄니는 아버님의 전용 이발사셨습니다. 우리 삼형제 역시 어려서부터 엄니께서 머리를 직접 깎아 주셔서 분가해 살기 전까지는 이발소에 가 본 기억이 없습니다.


그런데 아버님이 작고하신 뒤부터 이발 기계는 더 이상 쓸 일이 없어졌습니다.
한동안 외국서 살다가 엄니 곁으로 와서 살다보니 다락에서 녹슬고 있는 이발기계가 눈에 띄었습니다.
 그래서 하루는 엄니를 향해 말했습니다.

 "엄니 지 머리 좀 깎아줘봐유."


이젠 손이 떨려서 안 될 거라면서 한사코 손 사래질을 치는 엄니를 붙들고 다시 말씀 드렸습니다.

 "옛날 그 솜씨가 어디 가남유. 그러지 말고 한번 깎아나 줘봐유. 정 아니다 싶으면 이발소에 가서 손질 좀 해 달라고 하면 되니께유."  마지못해 이발 기계를 가지고 나오신 울 엄니. 처음에는 무척 조심스럽게 머리를 자르기 시작하더니 금세 옛 솜씨가 나왔습니다.

 "손 떨려서 못 할 줄 알았더니 그래도 모양새가 나온다야." 하시면서 나 보다 더 좋아하시던 울 엄니. 그날 이후 매달 초하루만 되면 엄니가 먼저 이발 기계를 내 놓고 큰 아들을 불러 댑니다. '애비야 머리 깎자' 하고 말입니다.

늙어서 더 이상 아들한테 해 줄 수 있는 게 없다고 생각하셨던 울 엄니.

하지만 아직도 아들 머리를 깎아 줄 만큼 기력도 있으시고 눈도 밝으시니 사는 맛이 더 나는 가 봅니다. 덕분에 이제는 이발소에 가기는 다 틀려 버렸습니다.


눈 밝은 우리 엄니 초하루만 되면 이발 기계를 내 놓고 '애비야 머리 깎자' 하고 부르시니 그 말씀을 어이 거역하겠습니까.  아버지와 떨어져 외국서 사는 아들 녀석도 할머니 댁에 오게 되면 '머리카락을 잘라야 할 판국인데-'
벌써부터 아들 녀석의 표정이 궁금해집니다. 녀석은 장발 애호가거든요.

 "애비야 머리 깎자."

아까부터 엄니가 부르십니다. 오늘이 벌써 초하루거든요.

 김석현/ 충남 예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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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인생이란 즐거운 롤러코스터 2010.03.21 19: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보고 갑니다. 즐거운 주말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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