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는 우리 몸에서 가장 복잡한 기관이다. 우리 몸이 교향악단이라면 지휘자는 당연히 뇌다. 뇌는 또 늘 배고파하는(hungry) 장기이다. 우리가 음식을 섭취해 얻게 되는 영양과 열량의 첫 번째 소비처가 바로 뇌다.


뇌는 ‘식탐’이 큰 장기다. 하루에 음식을 통해 공급되는 열량의 20%를 뇌가 소비한다. ‘식성’이 까다롭기로도 정평이 나 있다. 늘 ‘프리미엄’급 최고급 연료만을 요구한다. 우리는 뇌의 이런 소망을 충족시키지 못한다. ‘레귤러’급 평범한 연료를 공급하기에 급급하다.


‘브레인 푸드’(brain food)라는 용어를 들어본 적 있나? 즐겨 먹으면 자녀의 학교 성적이 향상되고 뇌 기능ㆍ기억력ㆍ집중력이 올라가는 음식을 가리킨다. 뇌를 위한 ‘프리미엄’급 식품인 셈이다.


한자의 머리 ‘두(頭)’는 콩 ‘두(豆)’와 머리 ‘혈(頁)’을 합한 글자이다. 콩을 ‘브레인 푸드’로 꼽는데 이의를 제기하는 영양 학자는 거의 없다. 뇌 발달에 필수적인 콜린과 레시틴을 식물성 식품 중에서 가장 많이 함유하고 있어서다. 특히 레시틴은 별명이 ‘뇌의 먹거리’다. 콜린은 뇌에서 아세틸콜린의 제조 원료가 된다. 아세틸콜린은 기억력을 향상시키고, 집중력을 높이는 신경전달 물질이다.



콩은 뇌의 에너지 공급원으로도 유용하다. 콩에 함유된 식물성 단백질과 복합당은 뇌의 에너지원으로 안성맞춤이다. 미국에선 어린이가 점심시간에 콩 함유 음식을 먹으면 오후 내내 높은 사고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교육한다. 콩엔 오메가-3 지방도 들어 있다. 콩과 콩기름에 든 오메가-3 지방은 ALA(알파리놀렌산)다. 등 푸른 생선에 함유된 오메가-3 지방(DHAㆍEPA)과는 종류가 다르다.


콩을 발효시키면 뇌 발달에 필요한 글루탐산이 생성된다. 따라서 콩은 날로 먹기(소화도 잘 안 된다)보다는 발효시켜서 된장, 고추장, 청국장, 낫토, 간장으로 먹는 것이 훨씬 건강에 이롭다.



문제는 요즘 아이가 콩과 별로 친하지 않다는 것이다. 자녀가 콩을 기피한다면 강권하기보다는 콩을 맛있게, 재미있게 먹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 두유를 사용해 직접 스파게티를 만들어 보게 하거나 두부 위에 토핑을 함께 얹으며, 두부 피자를 조리하도록 하면 콩의 맛과 재미를 몸으로 익힐 수 있다.


오메가3 지방이 콩기름보다 더 많이 들어있는 것이 들기름이다. 우리 국민이 우수한 두뇌를 가진 것은 들기름을 많이 먹고 자랐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도 봤다. 들기름이 건뇌 식품이라면 들깨 가루, 들깻잎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들깨가루에 든 ALA는 체내에 들어와서 DHA, EPA로 변해 뇌의 기억력과 학습력을 높여준다. 각종 무침 요리에 들깨 가루를 뿌리면 건뇌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다.



우리의 뇌는 60%가 지방으로 구성돼 있다. 연어는 뇌 기능에 필수적인 DHAㆍEPA 등 오메가-3 지방이 풍부하다. 오메가-3 지방의 섭취 부족은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우울증, 치매 등 정신질환의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여럿 나와 있다. 최근 연구에선 또 오메가3 지방을 충분히 섭취한 사람은 의식이 더 명료하고 정신능력 검사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는 것으로 밝혀졌다.


DHA는 뇌 발달을 돕고 기억력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다. 지용성인 DHA는 조리할 때 주의가 필요하다. 생선 구이를 할 때는 기름을 발라 굽지 말고 센 불에서 빨리 굽거나 알루미늄 호일로 싸서 굽고, 튀길 때는 튀김옷을 두껍게 해야 DHA의 손실이 적다.


오메가3 지방이 뇌 건강에 유익하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 것으로 여겨진다.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혈관 질환을 예방한다는 사실은 많이 알려졌다. 좋은 것은 많이 먹을수록 이익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오메가3 지방도 과다 섭취하면 혈액을 지나치게 묽게 해서 뇌졸중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연어 등등 푸른 생선을 통해 오메가3 지방을 하루 1g 가량 섭취하면 충분하다. 참치에도 오메가3 지방이 들어 있지만 연어만큼 많지는 않다.


요즘 국내에서도 재배되고 있는 블루베리의 별명은 ‘브레인 베리’(brain berry)이다. 알츠하이머병(치매)을 억제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서다. 블루베리의 대표 웰빙 성분은 안토시아닌이다. 보라색 색소 성분이자 항산화 물질이다. 



안토시아닌은 암ㆍ노화의 주범인 활성산소를 제거한다. 특히 혈관에 쌓인 활성산소를 없애 동맥경화, 심장병, 뇌졸중 예방에 유효하다. 안토시아닌은 특히 씨와 껍질에 많이 들어있으므로 생과로 먹는 것이 좋다. 딸기, 산딸기, 복분자, 블랙베리, 체리 등도 ‘브레인 베리’로 손색없다. 딸기류엔 비타민 C 등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다. 색이 짙을수록 귀한 영양소가 더 많이 들어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딸기류가 비타민 C가 풍부해서 ‘브레인 푸드’라고 불린다면 풋고추, 레몬, 귤, 브로콜리, 피망, 파프리카 등도 비슷한 조건을 갖췄다.


완전식품으로 통하는 계란은 훌륭한 단백질 공급 식품이다. 특히 계란 노른자에 든 콜린은 기억력 발달을 돕는다. 최근에 부쩍 건망증이 심해졌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콜린 결핍을 의심해볼 수 있다. 



콜린은 혈압을 낮춰주는 아세틸콜린이란 신경전달물질의 원료가 된다. 콜린이 풍부한 식품을 즐겨 먹는 것은 고혈압 예방에도 유효하다. 콜린은 세포막을 구성하는 레시틴의 재료도 된다. 계란 노른자에 함유된 레시틴은 기억력을 높이고 치매 예방을 돕는다. 어린이의 IQ와 EQ를 올리는데도 유효하다. 콜린이 계란보다 더 많이 든 식품은 돼지 간 정도다.


한국인과 미국인은 호두를 보면서 서로 다른 장기를 연상한다. 한국인은 뇌를 떠올린다. 단단한 껍데기가 뇌를 닮았다고 봐서다. 호두를 즐겨 먹으면 머리가 좋아진다고 생각했다. ‘동기상구(同氣相求)’라는 한의학 이론에 근거한 것이다.

 

미국인은 호두를 보면 머릿속에 심장을 그린다. 껍데기를 깨고 알맹이를 뺀 안을 보면 영락없는 심장 모양이다. 실제로 호두엔 불포화 지방, 스테롤, 비타민 E 등 심장 건강에 유익한 성분이 많이 들어 있다.


뇌는 우리 몸에서 지방의 비율이 가장 높은 장기이다. 지방은 활성산소의 공격을 받아 산화되기 쉽다. 산화되면 과산화 지질이란 유해물질로 변한다. 뇌를 건강하게 유지하려면 지방이 산화되지 않도록 항산화 성분을 계속 공급해줘야 한다.



호두, 땅콩, 잣, 아몬드, 피칸, 피스타치오 등 견과류엔 항산화 성분인 비타민 E가 풍부하다. 강력한 항산화 성분이면서 숙면을 돕는 멜라토닌이 상당량 들어 있다. 단단한 견과류를 먹을 때 씹는 행위 자체가 뇌의 혈류량을 늘려 건뇌 효과를 나타낸다고 주장하는 학자도 있다.


미국 시카고 대학 연구진이 알츠하이머병 초기 단계인 쥐를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도 주목할 만하다. 아몬드를 먹은 쥐는 4개월 뒤 일반 쥐보다 기억력 검사에서 훨씬 높은 점수를 얻었다. 쥐에게 사람으로 치면 한줌 분량의 아몬드를 먹였더니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으로도 지목된 베타 아밀로이드의 양이 반으로 줄었다. 땅콩과 땅콩버터도 썩 괜찮은 ‘브레인 푸드’다. 비타민 B1과 E가 풍부해서다.


비타민 B1은 우리의 뇌와 신경계가 당을 에너지화하는 과정을 돕는다. 비타민 E는 항산화 비타민으로 신경의 산화를 막아준다. 자녀들에게 피넛버터와 바나나로 샌드위치를 만들어줄 것을 권해본다. 한 가지 더 추천한다면 귀리, 현미, 보리 등 도정이 덜된 통곡이다. 이들 식품에 함유된 식이섬유도 ‘브레인 프렌들리’(뇌 친화성)한 성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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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에도 유행이 있다. 건강에 좋다는 식재료나 음식이 미디어에 소개되면 어느 날부터 대형 마트 판매대에 그 식품이 들어찬다. 하지만 미디어를 통해 알려진 식품의 효능이 언제나 진실인 것은 아니다. 


미국의 의사들은 심혈관계 건강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진 식품 몇 가지를 선정해 그 식품의 실제 효능과 대중에게 알려진 ‘소문’이 일치하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가 최근 미국심장병학회 저널에 발표됐다. 


이 논문의 저자들이 추천한 식품을 소개한다.



음식 조리할 땐

불포화 지방을


한때 일부 할리우드 스타들이 코코넛 오일로 요리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코코넛 오일이 유행한 적이 있었다. ‘코코넛 오일은 포화지방이지만 체내에서 즉시 분해되고 소화돼 혈관에 부담을 주지 않는다’는 얘기도 있었다. 



그러나 연구진이 조사한 결과 음식을 조리할 때 버터, 마가린, 코코넛 오일 같은 포화지방보다는 올리브유, 카놀라유 같은 불포화 지방을 사용하는 게 건강에 좋다고 한다. 식물성 불포화 지방 중에서도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가 심혈관계 건강에 가장 이로운 것으로 조사됐다.



달걀 콜레스테롤,

정말 무해할까


2015년 미국 보건부 자문기관인 식사지침자문위원회는 달걀 등 식품으로 섭취하는 콜레스테롤은 심혈관계에 유해하지 않다고 발표했다. 이 위원회는 “5년간 연구한 결과 건강한 사람이 하루에 달걀 하나 정도를 섭취해도 심장질환이 발병할 우려가 커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 참여한 의사들은 이 권고가 건강한 사람에게만 해당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달걀이 포화지방이나 트랜스지방만큼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악화시키지는 않지만 콜레스테롤 흡수율이 높은 사람의 15~25%는 달걀을 많이 먹으면 문제가 될 수 있다. 


사람은 같은 양의 콜레스테롤을 섭취해도 전반적인 식단이나 유전적 요인에 따라 흡수하는 콜레스테롤양이 최대 3배까지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메릴랜드 의과대학 마이클 밀러 교수는 “달걀흰자는 훌륭한 단백질 공급원이므로 마음껏 먹어도 좋다”면서 “하지만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일부 환자들은 달걀흰자 두 개를 먹을 때 노른자는 한 개꼴로만 먹는 게 좋다”고 말했다.

   


글루텐 프리 식품을

먹어야 하나


글루텐은 밀이나 호밀, 보리 등에 함유된 단백질이다. 글루텐이 소화 장애나 알레르기, 체중 증가를 유발한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한국에서도 글루텐 프리 밀가루가 유행했다. 



하지만 글루텐이 모든 사람에게 나쁜 것은 아니다. 병원에서 만성 소화 장애(셀리악병)나 밀 알레르기 또는 글루텐에 민감하다고 의학적으로 진단받은 사람을 제외하고는 글루텐을 먹어도 아무 상관 없다. 


글루텐을 먹지 않는다고 살이 빠지거나 심장 건강이 좋아지는 것도 아니다.



좋은 음식도

과유불급 


건강에 좋은 음식도 많이 먹으면 역효과가 날 수 있다. 견과류는 심혈관계 질환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주지만 섭취량을 지켜야 한다. 하루에 25~28g만 먹는 게 좋다. 



베리류 같은 식품에 들어있는 항산화 물질은 심장 건강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식품이 아닌 항산화 영양제는 과다 복용할 경우 인체에 해를 끼칠 수 있으니 적정량을 복용해야 한다. 


과일과 채소를 갈아서 주스로 마시면 많은 칼로리를 한꺼번에 섭취하게 된다. 갈지 않고 과일이나 채소 그대로 먹는 게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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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의 116세 엠마 모라노 할머니는 현재 세계 최고령자다. 1899년11월29일생인 그의 생애는 3세기에 걸쳐 있다. 이 할머니가 자신의 장수 비결을 밝혔다. 2015년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모라노 할머니는 자신의 장수 비결은 “매일 생계란 두 개를 먹은 것”이었다고 말했다. 영국의 일간지 ‘텔레그래프’(5월 13일자)에 실린 관련 기사 제목도 ‘세계 최고령자의 장수 비결은 하루에 생계란 두 개 먹기였다.


모라노 할머니는 소량의 저민 생고기와 파스타를 즐겼다고 외신은 보도했다. 인터뷰에서 모라노 할머니는 “하루에 섭취하는 세 개의 계란 중 둘은 날로, 하나는 요리해서 먹는다”며 “10대 때 빈혈 때문에 병원을 찾았을 때 의사가 생계란을 먹으라고 권장한 것이 계란과 1세기 넘게 인연을 맺게 된 계기였다”고 전했다. 모라노 할머니는 계란 외에 일찍 잠자리에 들고, (이혼하고) 홀로 산 것도 자신의 장수를 도왔다고 했다.





모라노 할머니가 말했듯이 계란은 정말 노인의 친구일까? 나이가 들면 식욕이 떨어지고 치아가 부실해지며 음식을 사고 운반하기 위해 마트에 가는 일이 힘들어진다. 수입이 줄고 사회적으로 고립될 수 있으며 홀로 생활하는 노인도 많다. 햇볕도 덜 쬔다. 65세 이상 노인의 음식 섭취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 한둘이 아니다. 노인의 고충을 한 방에 풀어주는 해결사가 바로 계란이다.


계란은 오메가-3 지방ㆍ콜린ㆍ비타민 Aㆍ비타민 Dㆍ셀레늄ㆍ아연ㆍ루테인ㆍ제아잔틴 등 각종 웰빙 성분이 풍부한 식품이다. 이중 비타민 B군의 일종인 콜린(choline)은 기억력 개선을 돕는다. 주치의가 특별하게 계란 섭취 제한을 언급하지 않았다면 노인은 뇌 건강을 위해서라 계란을 적당히 섭취하는 것이 최선이다. 인지능력이 떨어지고 치매 발생 위험이 높은 노인에게 DHA 등 오메가-3 지방은 효과적인 치매 예방약이다. 오메가-3 지방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혈관 건강에도 이롭다.





심장병ㆍ뇌졸중이 걱정되는 노인에게 계란을 권하는 것은 그래서다. 아직 증거가 제한적이지만 루테인ㆍ제아잔틴이 인지기능 저하를 늦춘다는 연구결과도 제시됐다. 루테인ㆍ제아잔틴은 눈 건강에도 유익한 항산화 성분이다. 노화로 인한 시력감퇴ㆍ실명(失明) 위험을 크게 낮추는 식품으로 계란이 거론되는 것은 비타민 Aㆍ루테인ㆍ제아잔틴 등 ‘눈 건강 3총사’ 덕분이다.


셀레늄은 암 예방, 아연은 생식기능에 유효한 미네랄로 알려져 있다. 비타민 D는 노인에게 부족하게 쉽지만 필수적인 영양소다. 칼슘의 체내 흡수를 도와 노인의 뼈 건강을 지켜준다. 노인에게 흔한 골다공증과 수명을 크게 단축시키는 골절 예방을 돕는 고마운 존재다. 최근엔 비타민 D가 암을 예방하고 면역력을 높인다는 증거가 이어지고 있다. 비타민 D는 햇볕을 받으면 피부에서 합성되는 ‘선 샤인 비타민’이어서 바깥나들이가 적은 노인에게 특히 결핍되기 쉬운 비타민이다.





비타민 D는 나이들수록 더 많이 섭취해야 한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최근 70세 이상 노인은 비타민 D를 하루 800 IU(국제단위) 이상 섭취할 것을 권장했다. 성인의 하루 비타민 D 권장량(600 IU 이상)보다 오히려 많은 양의 섭취가 노인에게 필요하다는 것이다. 계란 노른자 1개엔 비타민 D가 약 40 IU, 참치 캔 한 컵엔 238 IU, 대구 간유 1 찻숟갈엔 1350 IU의 비타민 D가 들어 있다.


계란은 뇌를 건강하게 하고 노화를 막는 식품으로도 기대를 모은다. 레시틴(인지질의 일종)과 비타민 E가 풍부해서다. 비타민 E는 오래도록 젊음을 유지시켜주는 ‘노화방지 비타민’ㆍ‘회춘(回春) 비타민’으로 통한다. 노화의 원인 중 하나인 과산화 지질이 덜 생성되도록 하기 때문이다. 과산화 지질이 너무 많이 생기면 비타민 E의 힘만으로는 대처하기 힘들다. 이때 비타민 C를 함께 섭취하면 비타민 E의 노화 억제 효과가 배가된다. 달걀 먹을 때 달래ㆍ냉이ㆍ딸기ㆍ레몬 등 비타민 C가 풍부한 식품을 함께 섭취하라고 권하는 것은 그래서다. 채소와 함께 먹으면 달걀엔 없는 식이섬유까지 보충하게 돼 더욱 완벽한 영양 식단이 된다.





체중이나 콜레스테롤 문제가 있는 노인은 계란 섭취를 꺼린다. 노인은 계란을 피할 이유가 없다. 계란 섭취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관련이 없다는 연구결과가 훨씬 많기 때문이다. ‘콜레스테롤이 높다’, ‘살 찔까봐 걱정된다’며 노인이 계란을 기피하는 것은 손해 막급한 일이다. 세계보건기구(WHO)ㆍ미국심장협회는 달걀 섭취량과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는 상관이 없다고 공식 발표했다.  혈액 등 우리 몸 안에 존재하는 콜레스테롤의 75%는 간(肝) 등에서 자체 생산된다. 나머지 25%만 달걀ㆍ고기ㆍ우유 등 각종 동물성 식품을 통해 얻는다.


우리 몸은 식품을 통해 콜레스테롤이 체내에 많이 들어오면 자체 콜레스테롤 생산량을 줄인다. 콜레스테롤이 적게 들어오면 생산량을 늘린다. 이를 통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도록 조절한다. ‘병(病) 주고 약(藥) 준다’는 속담처럼 달걀엔 콜레스테롤이란 ‘병’과 불포화 지방ㆍ레시틴이란 ‘약’이 함께 들어 있다. 불포화 지방은 혈관 건강에 이로운 지방이다. 달걀의 지방도 포화지방과 불포화지방으로 구성되는데 이중 불포화 지방의 비율이 60% 이상이다.





끼니를 부실하게 때우는 노인에게도 계란은 훌륭한 먹거리다. 무엇보다 계란은 우유와 함께 ‘완전식품’이다. 병아리가 부화하는 데 필요한 각종 영양소가 충분히 들어 있기 때문이다. 비타민 C와 식이섬유 외의 거의 모든 영양소가 들어 있다. 특히 필수 아미노산이 고루 들어 있으며 단백질의 질이 높은 것이 매력이다. 각 식품에 함유된 단백질의 질을 평가하는 잣대가 생물가다. 달걀의 생물가는 100인데 가장 이상적인 단백질이란 뜻이다. 우유는 85, 생선 76, 쇠고기 74, 콩 49 정도다.


계란이 노인에게 보약인 이유는 한둘이 아니다. 몸에 소화ㆍ흡수가 잘된다. 반숙의 흡수율은 96%에 달한다.영양소가 골고루 들어 있는 계란은 끼니를 거르거나 부실하게 먹기 쉬운 노인에게 강추 식품이다. 가격이 싸고 쉽게 조리할 수 있으며 식감이 부드럽다는 것도 노인에겐 고마운 일이다. 노인이 계란과 함께 통곡ㆍ과일ㆍ채소ㆍ저지방 유제품ㆍ생선ㆍ닭고기ㆍ불포화 지방을 즐겨 먹는다면 100점 만점의 식생활이다.



글 / 박태균 식품의약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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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방귀 튼 사이야.” 연인들 사이의 친밀도를 단적으로 표현하는 말이다. 

 

TV 예능 프로그램에선 여자 출연자들이 남편 앞에서 방귀를 참기 위해 고생한 일화로 웃음을 만들어내곤 한다. 아주 친한 사이가 아니면 감추고 싶은 것이 방귀다. 여성이 방귀를 뀌다가 들키면 당황ㆍ무안해 하지만 하루 평균 방귀 횟수에서 남녀 차이는 없다. 한국인은 유달리 방귀를 잘 뀌는 민족이다. 우리가 즐겨 먹는 콩ㆍ채소ㆍ과일ㆍ생식 등이 방귀의 주재료인 가스를 잘 만드는 식품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리 국민의 장(腸)엔 이런 식품들을 정상적으로 분해할 효소가 적거나 없는 경우가 많다.  

 

방귀를 ‘희소식’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다. 수술 받은 환자들이다. 일반적으로 수술 후 6∼24시간 내에 방귀를 뀌게 되는데 이는 수술 후 장 운동과 소화기능이 회복됐다는 방증이다. 수술 후 24시간이 지나도 방귀가 나오지 않으면 뭔가 이상이 생긴 것이다. 수술 받은 환자는 방귀가 나와야 식사를 할 수 있는데 방귀가 전하는 ‘식사 재개 OK’ 사인은 의사가 청진기로 장의 소리를 직접 듣는 것보다 신뢰성이 더 높다고 한다.

 

방귀는 장(腸) 속에 있던 공기가 항문을 통해 빠져나오는 현상이다. 공기를 방출한다는 의미인 방기(放氣)에서 유래했다. 우리 몸의 소화기관인 장(소장ㆍ대장)엔 평균 200㎖의 가스가 차 있다. 이중 불필요하거나 넘치는 가스를 몸 밖으로 내보내는, 자연스럽고 정상적인 생리현상이 바로 방귀다. 성인의 하루 평균 방귀 횟수는 13회(5∼25번)다. 한번에 25∼100㎖의 가스를 방출한다. 하루 25회까지는 정상의 상한선으로 취급한다. 그러나 하루에 26번 이상 방귀를 뀐다고 해도 일시적이거나 특별한 증상들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방귀는 소리가 큰 방귀, 너무 잦은방귀, 냄새가 지독한 방귀로 나눌 수 있다. 방귀 소리는 작은 구멍(항문)을 통해 장에 머물러 있던 가스가 한꺼번에 배출되면서 항문 주위가 떨리는 소리다. 특정한 질환이 없으면서 방귀 소리가 크다면 장(腸)이 건강하다는 의미다. 단 방귀의 배출로가 일부 막혀 방귀 소리가 커진 치질 환자는 예외다. 

 

방귀 냄새가 고약한 것은 민폐이고 민망한 일이다. 하지만 독한 냄새가 장에 특별한 질환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 대개 방귀에 황(黃) 성분이 많이 포함돼 있을 때 냄새가 독하다. 계란ㆍ고기 등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을 먹은 뒤에 고약한 방귀 냄새가 나는 것은 그래서다. 냄새가 독한 방귀를 흔히 ‘계란 방귀’라고 부른다. 이는 계란 흰자에 단백질이 풍부한 것과 관련이 있다. 쌀밥ㆍ보리밥 등 탄수화물 식품을 섭취한 뒤에 나오는 방귀는 소리만 요란할 뿐 냄새는 심하지 않다. 

 

때로는 방귀 냄새가 그 사람의 건강 상태를 반영하기도 한다. 중국에선 방귀 냄새만으로 질병을 진단, 연간 5000만 원 이상의 고수입을 올리는 신종 직업(방귀 감정사)까지 등장했다. 건강에 이상이 생기면 질환 별로 방귀 냄새가 약간씩 달라진다는 것이 방귀 감정의 핵심 포인트다. 악취가 너무 심하면 장이 세균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고 비릿한 냄새가 나면 소화기관의 출혈ㆍ암 발생 가능성을 짚어봐야 한다는 것이다. 방귀 냄새가 향긋해도 몸에 탈이 났다는 신호로 해석한다.

 

병원의 내과 등을 찾아 원인을 필히 확인해야 하는 방귀도 있다. 방귀가 유달리 잦으면서 복통ㆍ식욕부진ㆍ체중 감소ㆍ불규칙한 배변 등이 동반되는 경우다. 이는 대장암 등 대장질환과 영양분의 흡수장애가 원인일 수 있다. 병원에선 호기 수소검사(날숨의 수소 농도를 측정하는 검사)를 통해 탄수화물이나 유제품에 포함된 유당(乳糖)의 흡수장애가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대장암 등 암에 의한 대장의 폐쇄(대장 내시경 검사)나 치질로 인한 항문 주위의 변형이 원인은 아닌지 검사받을 필요가 있다. 

 

 

방귀 횟수를 줄이는 방법과 방귀 냄새를 완화하는 방법은 완전히 다르다. 방귀를 최대한 적게 뀌려면 콩 음식ㆍ채소ㆍ우유 등 유제품의 섭취를 줄여야 한다. 우유는 ‘방귀 생산 공장’이다. 특히 선천적으로 유당을 분해하지 못하거나 유당 분해 능력이 떨어진(유당불내

증) 사람이 우유를 즐겨 마시면 방귀가 ‘연발탄’이 될 수 있다. 유산균(유당분해효소 분비)이 함유된 요구르트를 먹으면 방귀 횟수가 줄어든다. 우유나 콩 음식이 소화가 덜 된 상태로 대장에 이르면 장내 세균에 의해 발효돼 다량의 가스가 생성된다.

 

장내에서 가스의 발생량을 줄이는 것도 방귀를 적게 뀌게 하는 데 효과적이다. 양파ㆍ당근ㆍ바나나ㆍ살구ㆍ자두 등은 가스를 많이 만드는 식품들이다. 고기ㆍ생선ㆍ상추ㆍ오이ㆍ토마토ㆍ포도ㆍ쌀ㆍ달걀 등은 상대적으로 가스 생성이 적다. 장내 가스 생성을 증가시키는 껌ㆍ캔디ㆍ탄산음료의 섭취는 자제해야 한다. 물을 적게 마시거나 음식을 천천히 먹거나 식사 도중 말을 아끼는 것도 가스 생성을 줄여 종국엔 방귀 횟수를 감소시킨다. 식사할 때 쩝쩝거리거나 국물을 벌컥벌컥 마시는 습관을 버리면 방귀 횟수도 줄어든다. 

 

대장에 쌓이는 가스의 대부분은 수소와 이산화탄소다. 다행히도 수소와 이산화탄소는 거의 냄새가 나지 않는다. 이 두 가스는 주로 탄수화물이 풍부한 식품을 섭취할 때 많이 생긴다. 특히 탄수화물 식품이 소장에서 잘 분해ㆍ소화되지 않은 채 대장으로 넘어오면 다량의 가스가 생성된다. 예컨대 식이섬유가 풍부한 보리ㆍ양파ㆍ아스파라거스ㆍ보리ㆍ밀 등은 소장에서 잘 분해되지 않아 가스를 많이 만들어내고 방귀 횟수를 늘린다. 

 

 

독한 방귀 냄새의 주범은 대장에서 만들어지는 가스의 1%에 해당하는 황(黃) 성분이 함유된 가스들(황화수소ㆍ메탄가스ㆍ암모니아ㆍ스카톨ㆍ인돌ㆍ지방산)이다. 냄새가 독한 방귀는 대부분 소리가 나지 않는 ‘도둑방귀’다. 따라서 고약한 방귀 냄새를 완화하려면 고단백ㆍ고지방 식품과 황 함유 식품의 섭취를 자제해야 한다. 독한 방귀 냄새 때문에 고민인 사람에게 “계란 섭취를 줄이라”고 권하는 것은 그래서다. 같은 이유로 육식 대신 채소ㆍ과일 등 육식을 즐기면 방귀 냄새는 한결 순해진다.

 

황 성분은 브로콜리ㆍ양배추ㆍ견과류에 많이 들어 있다. 또 빵ㆍ맥주의 첨가물로도 사용된다. 계란ㆍ고기 등 고단백 식품을 즐기는 사람의 방귀 냄새가 독한 것은 황이 포함된 메티오닌ㆍ시스테인 같은 아미노산이 풍부해서다. 방귀 냄새가 너무 심한 사람에겐 비스무스란 약이 처방되기도 한다. 황화수소 등 악취 생성 물질과 결합해 냄새를 90% 이상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약이다. 외국에선 방귀 냄새를 숯으로 흡수하는 내의(內衣)와 패드도 판매되고 있다. 방귀 냄새 정도는 약보다 음식 조절로 해결하는 것이 훨씬 나은 선택이다.

 

글 / 박태균 중앙일보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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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란은 우유ㆍ콩과 더블어 ‘완전식품’이란 ‘작위’를 부여받은 특별한 식품이다.

 달걀에 ‘완전’이란 수식어가 붙은 것은 비타민 C와 식이섬유 이외의 거의 모든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편에선 ‘콜레스테롤을 높인다’, ‘살모넬라균 등 식중독을 유발한다’ 등 부정적 인식도 팽배하다.

 

 

 

 

 

 

  

  콜레스테롤의 주범이 계란이라구?

  

 혈중(血中) 콜레스테롤 수치를 올리는 주범으로 찍힌 것은 계란 입장에선 억울한 일이다.
 계란엔 콜레스테롤이 210㎎ 가량 들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정한 콜레스테롤의 하루 섭취 제한 량이 300㎎이므로 계란 1개를 먹으면 1일 제한치를 거의 다 먹는다고도 볼 수 있다. 계란이 고지혈증ㆍ동맥경화ㆍ심장병을 일으킨다는 오해를 받는 것은 이래서다.

 

 그러나 최근 대다수 연구 결과는 계란의 콜레스테롤(식이성 콜레스테롤)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 증가나 심장병ㆍ뇌졸중 등 심혈관 질환 발생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는 것이다.
 

 미국 건강과학센터 릴라 바라지 박사팀이 2008년 12월 ‘위험 분석’(Risk Analysis)지에 발표한 논문도 이중 하나다.

 하루에 한 알씩 계란을 먹을 경우 심장병 발생이 높아지는 비율은 1% 미만이었다. 이에 비해 잘못된 식습관ㆍ흡연ㆍ비만ㆍ신체 활동 부족 등은 심장병 발생 위험을 30~40%나 높였다. 심장병을 예방하려면 계란을 멀리 하기보다는 건강한 생활습관을 갖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콜레스테롤이 걱정되면 노른자를 버린다!?

 

 주변엔 ‘콜레스테롤이 걱정된다’며 계란 흰자만 먹고 노른자는 버리는 사람도 많다.

 이 경우 노른자에 풍부한 양질의 비타민, 특히 두뇌의 영양원인 레시틴, 모발의 영양원인 비오틴을 버리게 된다.  

 

 레시틴은 노른자에 든 콜레스테롤의 체내 흡수를 억제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올라가는 것을 막아준다. 고지혈증 환자가 아니라면 계란을 하루 1개 정도 먹는 것은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계란을 매일 대여섯 개씩 먹는 것은 곤란하다.

 “콜레스테롤 때문에 아무래도 꺼림칙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계란의 흰자(지방과 콜레스테롤이 전혀 없다)로만 계란 프라이나 오믈렛을 만들어 먹거나 무(無)콜레스테롤 계란을 선택하는 것도 방법이다. 그러나 이 경우 레시틴의 건강 효과는 포기해야 한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다면 계란 외에 새우ㆍ오징어ㆍ동물의 간 등도 섭취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
 

 

 

 

  계란을 통한 살모넬라 식중독.."국내는 안전"

 

 서양에서 살모넬라 식중독의 첫 번째 원인식품으로 거론되는 것이 계란이다.  미국에선 계란 10000개중 한개 꼴로 살모넬라균이 오염된 것으로 추정한다.

  다행히도 국내에선 살모넬라균 오염 계란으로 인한 식중독이 아직 한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국내에서 유통 중인 신선 계란(날달걀)은 100% 국내산이며, 전국 1900여 농장ㆍ판매점의 계란을 대상으로 해마다 살모넬라 검사를 실시하고 있지만 아직 한건의 검출사례가 없다는 것이 농림수산식품부의 공식 입장이다.

 

  미국 등 서구에선 살모넬라 식중독의 가장 흔한 원인식품으로 지목된 계란이 국내에선 ‘무혐의’ 판정을 받고 있는 셈이다. 
 

 닭 등의 분변을 통해 외부로 배출된 살모넬라균은 길게는 수년간 생존이 가능하다.

 계사나 도계장의 바닥에 오염된 살모넬라균이 계란 껍데기에 닿으면 껍질이 오염된다. 이어서 껍질을 뚫고 노른자까지 침투할 수 있다. 살모넬라균 오염 계란 등을 섭취하면 식중독 발생률은 75% 이상이다. 다른 식중독 균에 비해 월등 높다.

 

 

 

  살모넬라 식중독, 충분히 예방 가능해...

  

 계란에 인한 살모넬라 식중독 가능성은 적지만 더 확실하게 예방하는 방법은 있다.

 

 계란은 냉장상태로 판매 중인 것을 구입하고 집에 가져가선 바로 냉장고에 넣는다.

 냉각ㆍ건조 보관이 계란의 살모넬라 오염률을 낮추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식품의약청(FDA)이 계란을 반드시 7도 이하로 유통하도록 하고 농림식품부가 계란의 찬 곳(0∼15도) 보관을 의무화한 것은 이래서다.  구입할 때 계란의 유통기한(7∼35일)을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가열 조리가 가장 효과적인 살모넬라 식중독 예방법이다.

 미국 정부가 액란의 저온살균(60.5도에서 3.5분)을 의무화한 것은 이래서다. 70도에서 1분 이상 가열하면 살모넬라균은 살아남지 못한다. 노른자와 흰자가 완전히 단단히 굳어지면 균이 죽는 온도에 도달했다고 봐도 된다.

 

 조리 전의 날달걀이나 조리 후의 계란요리를 실온에 오래 방치하는 것은 피한다. 살모넬라균이 증식할 시간적 여유를 주지 않기 위해서다. 구입할 때 껍질에 미세한 금(균열)이 있나를 잘 살피고 요리 전에 껍질을 깨끗이 씻는 것도 식중독 예방을 돕는다.

 

 계란은 날로 먹는 것보다는 완숙이 안전하다.  설사 살모넬라균이 있더라도 가열 도중에 균이 사멸되기 때문이다.

  ‘목에 좋다’는 속설 때문에 날계란을 즐기는 사람도 있지만 과학적인 근거가 없다.  날계란이 넘어가는 식도와 성대는 완전히 다른 통로이다. 날달걀을 먹으면 오히려 성대 점막을 부드럽게 하는 윤활유가 덜 분비된다.

 

 계란을 먹은지 8∼48시간 후부터 배꼽 주변이 아프고 설사가 나며 38도 전후의 열이 나면 살모넬라 식중독을 의심해야 한다.

  

 

 

  기능성 계란도 영양면에선 별 차이없어...

 

 최근엔 계란도 다양해지고 있다. 유정란도 그중 하나다.

 소비자들은 자유롭게 돌아다닌 암탉이 낳은 유정란이 건강에 더 좋을 것으로 막연히 생각한다. 좁은 닭장에서 수탉의 도움 없이 낳은 무정란에 비해 가격이 훨씬 이상 비싼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러나 미국 계란위원회는 “유정란과 무정란은 영양상 차이가 없다”고 발표했다.

 또 백색란보다 갈색란을 선호하는 소비자의 태도도 ‘근거 없다’고 지적했다.

 

 계란 껍데기의 색은 어미 닭의 깃털과 귓불의 색에 의해 결정될 뿐, 영양ㆍ맛엔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역 등 요오드가 많이 든 사료를 먹은 암탉이 낳은 요오드란도 고가에 팔리고 있다.

 일반 달걀보다 요오드 함량이 20배 가까이 많고, 혈중 중성지방 농도를 줄여준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한국인은 요오드가 풍부한 해조류를 많이 섭취하고 있으므로, 굳이 요오드란까지 먹어야 할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하는 전문가가 적지 않다.

 

 비타민ㆍDHAㆍ알로에 등이 첨가된 사료를 먹은 암탉이 낳았다는 특수 영양란도 비싸게 팔리고 있지만 효과는 불확실하다. 소비자가 특수 영양란과 일반 계란을 식별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구입, 조리, 보관시 주의가 필요해

 

 계란을 구입ㆍ조리ㆍ보관할 때도 약간의 주의가 필요하다.

 고를 때 껍질 색깔이나 기능성 등에 너무 집착할 필요는 없다. 기능성 달걀도 영양 면에서 별 다를 것이 없다. 이보다는 양질의 신선한 계란을 선택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신선한 계란은 껍데기가 까칠하다. 광택도 없다.  그러나 오래 되면 큐티클 층이 벗겨져 매끈매끈해진다. 광택이 난다. 노른자는 깨뜨렸을 때 탱탱한 탄력과 높이가 있는 것이 상품이다. 흰자는 두껍고 투명하면서 끈끈한 것이 신선하다.

 

 조리할 때는 버터 등 동물성 지방보다 콩기름ㆍ올리브유ㆍ샐러드유 등 식물성 기름을 사용하는 것이 낫다.

 

 가열 시간이 너무 길면 소화가 잘 안되므로 환자나 평소 소화력이 떨어지는 사람은 반숙으로 먹는 것이 좋다.

 체중 감량에 신경 써야 하는 사람이라면 삶은 것의 열량(100g당 151㎉, 한개는 약 50g)이 생계란(158㎉)이나 프라이(199㎉)ㆍ스크램블드에그(212㎉)보다 낮다는 사실을 기억해둘 필요가 있다.

 

 달걀의 뾰족한 쪽을 밑으로 해서 냉장고에 넣어두면 한 달가량은 보전이 가능하다.

 

 

 

글 / 박태균 중앙일보 식품의약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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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약, 삐약…."

6학년인 딸아이가 가져온 하얀 봉투 속에 학교 앞에서 샀다는 병아리 두 마리가 들려 있었습니다.

"엄마, 나 병아리 키워도 돼?"  하도 애처롭게 애원을 해서 "그래라, 근데 아빠가 허락해 주실지 모르겠다. 하지만 사온 걸 어떻게 하겠니."

 

나의 허락이 떨어지자마자 쓰레기 재활용통으로 가더니 큼직한 종이상자를 가지고 와서는 신문지를 깔고 그 위에 병아리를 살짝 내려놓더니 계란을 달라고 합니다.


"왜?" 딸아이 하는 말이 외할아버지가 병아리 키울  때 그렇게 하셨다고 하는 거에요. 매년 방학이면 체험교육 삼아 외할아버지 댁에서 지내다 오는데 병아리 키우는 모습을 유심히 보았나 봅니다.

 

  '세상에!' 조금 있다가는 내 아끼던 토끼털 외투로 종이상자를 덥어주고 보일러를 더 올리라고 난리인
  것 있지요? 병아리는 따뜻해야 한다며 행여나 어찌될까 자기가 보고 익힌 방법을 최대한 응용하고 있
  는 것 같았어요.


그것도 모자라서 말린 시래기를 잘게 쪼개서 계란에 비벼주질 않나, 딸기 먹여도 되냐며 물어도 보고 냉장고를 이곳저곳 뒤지고….

조금 있으니 삐약하는 소리가 약해지고 간혹마다 소리를 내어서 깜짝 놀라 어떻게 되었냐며 걱정스러운 맘으로 딸아이에게 물었더니
 

  "엄만 외할아버지 집에서 살았으면서 그것도 몰라요?" 하는 겁니다.   

  병아리가 안정을 찾고 따뜻해지니까 울음소리가 줄어든 것이라며, 열심히 맘마를 먹는다고 말하는 딸아
  이가 그렇게 기특해 보일 수가 없었어요.


아빠의 퇴근시간이 되자 딸아이는 못내 걱정스러워하더군요. 분명 아파트에서는 병아리를 키우지 못하게 하실 게 뻔하기 때문이지요. 허락을 받아달라며 엄마에게 아양을 부리고, 집안청소도 깨끗이 해놓고, 아빠의 신발을 있는 것 없는 것 다 꺼내 닦고….

결국은, 하루이틀만 키우고 주말에 외할아버지 댁으로 보내자는 것으로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튿날, 외출해서 돌아와 보니 친구들에게서 얻었다며 아홉마리나 되는 병아리를 종이상자에 넣어놓고 한시도 눈을 떼지 않고 보고 있더군요. 집에서 허락을 받지 못해 외할아버지 집으로 보낸다고 하니까 친구들이 준 모양입니다.


주말이 되어 아쉬워하는 딸아이와 함께 병아리를 갖다주러 외할아버지 댁으로 향했습니다. 외할어버지 농장의 햇볕 좋은 키위밭 안에는 이제 갓 부화한 예쁜 병아리가 백 마리도 넘을 정도였습니다.
게다가 기러기, 오리, 거위까지 잘 자라고 있어서 딸아이의 울먹하는 맘도 없어진 것 같았습니다.


"엄마, 친구들이 생기니까 더 잘 논다."

"그래, 사람도 마찬가지야, 이렇게 여럿이 어울려야 화목하고 더 정답게 잘 살아지는 거란다."

이렇게 해서 딸아이의 짧디 짧은 봄맞이는 막을 내렸지만 그래도 딸아이의 따뜻한 마음이 내 마음을 기쁘게 했습니다.

주말에는 딸아이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외할아버지의 농장으로 향해야겠습니다.

 

오영석/ 전남 여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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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미네 집으로 넘어가는 밭둑에 새로 꽃피운 조팝나무가 가득하다.

꽃 더미를 헤집으며 혼자 놀던 나는 기겁하여 놀라 뒤로 움찔 물러섰다.  갑자기 암탉 한 마리가 날개를 치며 튀어 달아났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더 놀란 건 그 다음이다. 덤불 밑의 우묵한 바닥에 여섯개의 알이 하얗게 숨겨져 있었던 것이다.

 '종미네 닭이 낳은 게 틀림없었다. 제 둥우리를 두고 왜 여기다 낳았을까?'


 '종미네 집에 가서 알려줄까. 아냐, 이런 데다 낳은 걸 꼭 종미네 알이라고 할 순 없지.

 매일 하나씩 나을 테니 다음에 가져가?'

 

절반인 셋만 가져가기로 작정한 나는 살그머니 집어 들어왔다. 온기가 가득했고, 옷 앞자락에 주섬주섬 담았다. 갑자기 나타난 종미 아버지의 우악스런 손아귀에 뒷덜미를 움켜잡히는 섬뜩한 긴장 속에서 몇 걸음 옮기던 나는 끝내 발길을 돌려 알을 제자리에 갖다 놓고 말았다.

집으로 오긴 했으나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오로지 아까 본 여섯 개의 달걀뿐이었다. 어두워지길 기다려 다시 갔다. 조심하며 알이 있을 곳을 더듬었다. 밤인데도 암탉은 알을 꼭 품고 있었던 것이다. 억센 부리로 손등을 콕콕 찍으며 버티는 어미를 밀쳐내고 알 여섯개를 몽땅 뺏어 와버렸다. 조심스레 가져온 알을 헛간의 빈 항아리 안에 숨겨놓았다.


이튿날, 평소보다 일찍 서두른 나는 남들보다 앞서 학교로 향했다. 학교 앞 가게에서 돈 대신 달걀도 받아주는 걸 알고 있었다. 가게엔 누구나 가지고 싶어 하는 것들이 항상 쌓여있다.

  어제부터 맨 앞에 보이는 풍선에서 눈이 떠나질 않았다. 풍선 뽑기.


남들이 못 뽑고 남은 커다란 풍선 몇 개가 대롱대롱 매달려 나를 꼬드긴다. 종이판에 동그란 표시가 있고 그걸 뜯으면 뒤에 적힌 번호가 씌어 있는데 그 해당번호 풍선을 갖는 것이다.

 

달걀 값 대신 받은 돈을 다시 건네준 나는 당당하게 숫자판을 떼어냈다. 하지만 가게 아주머니는 한쪽 귀퉁이에 보일 듯, 말 듯 붙은 초라한 풍선을 내주는 게 아닌가. 순간 난 멍했다. 세상에 이럴 수가… 난 무엇에 단단히 홀린 것처럼 하루 내내 공부가 되지 않았다.

나중에야 난 알게 되었다. 주인이 미리 뒤의 번호를 들춰본 다음, 좋은 것의 번호는 미리 다 뜯어내 버렸다는 것을….


풍선이 아쉽긴 해도, 넉넉한 돈으로 모처럼 군것질까지 즐겼으나 턱없는 행복은 단 하루도 못 채우고서 깨졌다. 집에 돌아와 책 보따리를 풀어놓자마자 종미 엄마가 쫓아온 것이다.


" 너 종미네 달걀 훔쳤어? "


엄만  '아니오.' 란 당당한 대답이 나오리라고 철석같이 믿었을 거다. 확신에 찬 그 눈빛에 눌린 내가 죽어가는 소리로 부인을 했지만 이미 증거를 잡고 찾아온 종미 엄마의 다그침을 견뎌내기엔 너무 어리숙했다. 엄마한테 손목을 틀어 잡힌 나는 정신 못 차릴 만큼 두들겨 맞았다.

이튿날 엄마는 이웃동네까지 다니며 수탉 있는 집들을 찾아 알을 모아다 종미네를 주었고 세이레, 이십일을 지나 종미네 암탉은 검정, 노랑, 갈색 등 여러 색깔이 섞인 병아리 열다섯 마리를 깠다.

흔한 씨암탉 한 마리 못 키우는 형편 때문만 아니어도 그 뒤로 난 계란을 입에 대지 않는다. 먹는 그대로 되올라 오니 어쩔 수 없었다. 그 후 40여 년이 흘렀고 또 다시 조팝꽃 피는 계절이다. 지금도 내 동심의 흉터에 새살이 돋기는커녕 천형처럼 깊이 남아 지워지질 않고, 모르긴 해도 생명 다하는 날까지 난 달걀을 입에 넣지 못할 것 같다.

 

진상용/ 인천광역시 부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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