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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할머니(노년 여성)를 위한 마음 건강법 남편과 자식을 위해 하루하루 열심히 살다 보니 어느덧 백발의 할머니가 됐다. 분만 칠해도 꽃처럼 곱던 얼굴은 어디가고, 거울에는 주름으로 가득한 낯선 노인네가 있다. 자식들의 성장과 남편의 성공을 지켜보는 것을 인생의 낙으로 삼았지만 세월이 흐를수록 할머니는 외로워진다. 자녀들은 제 짝을 찾아 떠나버렸고, 평생 함께하리라 여겼던 배우자도 세상을 먼저 떠났다. 결국 남아 있는 것은 기억과 주름, 외로움과 불안 뿐이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상황별로 알아보자. 며느리와 사위 눈치 얹혀사는 부담감 지금 한국의 할머니들은 인류 역사에 남을 만한 인생을 사셨다. 농경 사회에서 태어나 산업화 사회의 역군으로 대한민국의 경제 성장을 주도하셨고, 이제 정보화 사회에서 노년을 맞이하고 있다. 달리 말하면 농사꾼의 딸로 .. 더보기
나이들기 연습하기, 제대로 잘 멋지게 나이들기 연세가 많다고 모두 존경받는 것은 아니다. ‘제대로 잘’ 나이드는 것도 준비와 노력이 필요하다. ‘밉살스러운 노인네’가 되기보다 ‘자꾸 만나고 싶은 어르신’이 되는 방법, 조금 더 일찍 계획하고 하나씩 몸에 배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새치기나 무단횡단 등 공중도덕 무시할 때, 냄새, 큰 목소리, 어리다고 무조건 무시할 때, 자리 양보해도 인사 한 마디 없을 때, 술 취해서 비틀거리고 횡설수설할 때, 남녀차별, 딸 며느리 차별, 고집불통, 앞에서는 고맙다 뒤돌아 서서는 군소리, 아들 앞에서 엄살 부릴 때, 자기 말만 할 때, 했던 말 하고 하고 또 할 때.” “웃는 얼굴, 깔끔한 옷차림, 공중도덕 잘 지키실 때, 무언가 열심히 배우는 모습, 당신도 노인이면서 더 연세 많은 분께 자리 양보하는 모습, 자원.. 더보기
바보 할머니, 자나깨나 손자 짝사랑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기분 좋아서~ 쿵쿵 뛰는데~ 아랫집에서~ 할머니가 올라왔어요. 죄~송합니다. 미안합니다. 기~분 좋아서~” 신들린 사람처럼 팔, 다리를 흔들며 연달아 부른다. 온 가족이 웃음바다를 이루며 손뼉을 쳤다. ‘저 녀석 없으면 무슨 재미로 살지.’ 헤어지면서 아들이 “승하 생일(꽉 찬 3살)선물로는 헬리와 엠버가 좋겠어요.”라고 손자가 좋아하는 생일 선물 리스트를 은근히 알려주었다. 손자가 좋아하는 생일 선물을 사려고 온라인 사이트를 휘저어 ‘뽀로로 컴퓨터’는 샀지만, 폴리 변신 로봇은 일시 품절이라 사지 못했다. 대형할인점 세 곳을 다니고 동대문 장난감 거리를 다 뒤져도 허사다. 손자 생일 하루 전에야 선물을 간신히 구할 수 있었다. 손자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이렇게 정성껏 선물을 .. 더보기
‘북한산 호두, 통일되면 국산' 점심나절 오후 두 시쯤. 오늘 저녁때는 그저 손쉽게 해 먹으려고 생선을 사 가지고 나오는데, 길 저만치서 노점상 할머니 한 분이 외로이 앉아 계신 것이 보였다. 나도 모르게 발길이 멈춰졌다. 할머니 노점에는 애호박, 무, 꽈리고추, 흙 묻은 더덕 같은 게 있었다. 그냥 지나치려다가 혹시나 하여 다시 쳐다봤으나 역시 값을 물어보는 사람조차 없다. 아무래도 저 할머니 물건은 좀 사 드려야 하겠다 싶어 가던 발걸음을 되돌려 다가갔다. 할머니는 이동식 부탄가스 버너 위에 냄비를 올려놓았는지 그 위에서 물이 끓는 게 보였다. 아, 할머니의 점심때인가 보다. 역시 익숙한 손놀림으로 라면 봉지를 뜯어 끓는 냄비에 퐁당 집어넣으시더니 곧바로 종이 박스에서 검은 비닐에 포장된 꾸러미 하나를 꺼낸 다. 밥이다. 할머니는 .. 더보기
정이 가득한 '일곱 어르신'의 유쾌한 진빵 만들기  고령화 사회에 대한 사회적 책임과 다양한 해결방안 모색을 위해, 전국적으로 ‘노인일자리 사업’을 위 한 전문교육 프로그램들이 생기고 있다. 활기찬 노후를 위한 정부의 지원사업인 이 사업의 다양함도 이제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중 노인 일자리전담기관인 ‘전주효자시니 어클럽’ 에서도 노인 스스로 자신감을 갖고 일을 할 수 있도록 ‘2009 노인 일자리 사업’ 을 펼치고 있 어 지역 어르신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현재 전주 효자시니어클럽은 전통문화사업, 보육사업, 장터 누리사업 등 다양한 사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찐빵같이 구수한 미소가 일품인 일곱 어르신을 만나다 ‘노인 일자리 사업’ 을 통해 고령자임에도 불구하고 재취업에 성공해 활기찬 ‘ 제 2의 인생’ 을 살아가는 어르.. 더보기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아들의 빨래 사건 “엄마! 큰일 났어요!” “왜?” 외할머니집에 간 큰 아들이 다급하게 핸드폰으로 전화를 했다. 아이는 엉엉 울면서 자초지정을 이야기했다. 며칠 전 큰맘 먹고 1벌에 십만 원이 넘는 옷을 사 주었는데 그 귀한 옷을 못 입게 됐다는 것이었다. 아이를 외가에 보내면서 사실 나는 먼 길을 아이 혼자 가는 것보다 녀석이 외할머니와 잘 지낼지가 더 걱정이었다. 외할머니는 자린고비 이상의 절약이 몸에 밴 분이라 세탁기를 일절 돌리는 경우가 없는데 반나절이 멀다하고 입은 옷을 벗어던지는 아이 빨래를 어떻게 감당하실지 염려가 됐다. “빨래는 엄마가 모레쯤 가서 직접 해줄 테니 봉지에 담아놔!” 라고 아들에게 신신당부를 했다. 하지만 손주 녀석이 이틀이 넘도록 빨래를 내놓지 않자 엄마는 아이가 자는 새 빨래 봉투를 찾아서.. 더보기
손자들을 향한 두 해바라기의 애틋한 마음 7년 넘게 이웃하며 생활하던 딸과 사위가 친부모님께 효도한다고 낙향한지 어언 10년이 되어간다. 갓 태어난 외손녀, 그리고 외손자가 각기 중학생이요 초등학생이 되었으니, 세월무상인지 감회가 새 롭다. 철부지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마주치며 울고 웃고 부대꼈는데 훌쩍 떠나 더욱 그들이 보고싶다. 낙향이후 수년간은 외가 나들이에 개근을 했는데 2년 전인가 손녀가 중학생이 되고나서 발길을 끊었다. 이유의 하나가 특기인 미술 실기를 연마하기 위해 학원수강이요, 둘째는 친할머니가 요양원에 계셔서 평소에 하지 못한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문병 겸 간병을 하겠다는 것이다. 모두 합당한 변명이라 불평이 있을 수 없다. 하지만 1년에 두번의 방학에 어김없이 활용하며 남매가 상경을 했는데, 이런저런 이류로 결석을 장기화하여 다.. 더보기
사랑을 만드는 할머니의 오래된 요술재봉틀 내 방에는 나보다 훨씬 나이가 많은 재봉틀이 있다. 그것을 사오신 할머니조차 당신 젊었을 때 산 것 이라고만 하니 정확한 역사는 알 수 없으나, 어림해도 사십 년은 족히 넘은 듯 하다. 재봉틀에 얽힌 내 최초의 기억은 대여섯 살 즈음의 것이다. 여름이 한창인 날, 재봉틀이 놓인 건넌방에서 할머니는 새로 태어난 사촌동생의 옷가지를 만들고 계셨다. 할머니께서 재봉틀 발판을 밟으며 요리조리 천을 움직이면 뚝딱뚝딱 작은 옷들이 만들어졌다. 솜씨가 유난히 좋았던 우리 할머니는 여든이 다 되실 때까지도 20여 년 전 그 모습처럼 재봉틀을 다루셨다. 나는 중학교 2학년 때 할머니에게 재봉틀 다루는 법을 배웠다. 어머니는 공부하기도 바쁜데 그런 것은 뭐할려고 하려느냐며, 재봉틀을 달그닥거리는 나를 못마땅해 하셨다. 그.. 더보기
아들에게 '엄마는 할머니가 안돼'라고 말한 사연 초등학교 2학년인 큰애의 알림장을 확인하고 있는데 녀석이 문득 "엄마, 내가 고등학생이 되면 엄마는 할머니 돼?" 하고 물었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속에서 무언가 확 끓어 오르며 얼굴에서는 열이 나고 가슴에는 묵직한 쇳덩이 하나가 얹힌 기분이었습니다. 마치 오래전에 이런 질문을 하면 어쩌나 하고 걱정했던 것에 대한,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하는 그런 심정이었습니다. "음..." 하고 뭐라 말을 할까, 망설이는 사이 저는 녀석의 눈을 보고야 말았습니다. 엄마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눈물을 슬쩍슬쩍 닦고, 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콧물을 삼키는 녀석을 보니 갑자기 저도 눈물이 나는 겁니다. "그러니까… 네가 고등학생이 됨녀 10년 후니까 엄마도 10살 더 나이를 먹는 거니까.." 하며 머릿속으로 계산을 하고 있.. 더보기
아침부터 손님 부부가 큰 소리로 울어대던 날 어린 시절 해마다 봄이 되면 손님이 찾아왔다. 오라는 말도 없었고 온다는 소식도 없이 찾아왔지만 오는 이도, 맞이하는 이도 으레 당연하듯이 받아들 였다. 손님은 인사도 없이 자기 보금자리 짓기에 바빠진다. 지푸라기에 흙을 묻혀 우리 집 처마 밑에 집을 짓기 시작하였다. 그 작은 입으로 지푸라기를 한 올 한 올 찾아오는 걸 보면 신기하기도 하고, 누가 집 짓는 걸 가르쳐줬기에 저렇게 밑그림도 그리지 않은 상태에서 바로 지을 수 있는지 대단하기도 하였다. 올해도 잊지 않고 손님이 찾아왔구나 하고 인식할 때 즈음엔 벌써 집이 완성되어 있었다. 그 때부터 우린 한 지붕 두 가족이 되었다. 솔직히 누가 주인이고 누가 세들어 사는지 모를 정도였다. 마치 처음부터 우리가 함께 살았던 것처럼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어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