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자식을 위해 하루하루 열심히 살다 보니 어느덧 백발의 할머니가 됐다. 분만 칠해도 꽃처럼 곱던 얼굴은 어디가고, 거울에는 주름으로 가득한 낯선 노인네가 있다. 자식들의 성장과 남편의 성공을 지켜보는 것을 인생의 낙으로 삼았지만 세월이 흐를수록 할머니는 외로워진다. 자녀들은 제 짝을 찾아 떠나버렸고, 평생 함께하리라 여겼던 배우자도 세상을 먼저 떠났다. 결국 남아 있는 것은 기억과 주름, 외로움과 불안 뿐이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상황별로 알아보자.

 

 

며느리와 사위 눈치 얹혀사는 부담감

 

지금 한국의 할머니들은 인류 역사에 남을 만한 인생을 사셨다. 농경 사회에서 태어나 산업화 사회의 역군으로 대한민국의 경제 성장을 주도하셨고, 이제 정보화 사회에서 노년을 맞이하고 있다. 달리 말하면 농사꾼의 딸로 태어나 어린 시절 부모님을 도와 동생들을 키우면서 농사일을 도왔다. 나이가 들어 도시로 이사를 와서 공장을 다니는 남편과 결혼해 자식을 낳아 키우면서 가사와 육아에 전념했다. 자식들을 좋은 환경에서 공부시키기 위해 맹모(孟母)처럼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그 결과 자식들은 남들 부러워할 만한 IT 기업에 다니고 있다. 그런데 며느리도, 딸도 모두 회사에 다니느라 노후를 즐길 틈도 없이 친손자와 외손자를 돌보기 위해 자식 집에 얹혀살고 있다. 아니 차라리 잘 됐다는 생각마저 들 때가 있다. 딱히 할 일도 없는데 돈만 쓰면서 놀 수도 없으니 말이다.

 

이럴 때면 가끔 예전 할머니들이 생각난다. 농사를 짓던 시절에는 나이가 들어도 몸의 기력만 있으면 텃밭에서 채소라도 키울 수 있었는데, 도시에서 노인들은 할 일이 없다. 그저 손주들 돌봐주는 대가로 자식들에게 용돈을 받아쓰는 것 외에는 말이다. 예전에는 나이든 부모를 모시는 것이 자녀의 당연한 도리였는데, 이제는 나이든 노인이 자식 눈치를 봐야 한다고 생각하니 억울한 마음도 든다. 하지만 어쩌랴? 누구를 원망할 수도, 탓할 수도 없다. 이제는 며느리와 사위 눈치를 보면서 얹혀산다는 부담감을 조금이라도 떨쳐내고 서로가 편하게 지내기 위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

 

눈치를 본다는 것은 소통이 원활하지 않다는 증거다. 서로가 서로에게 할 말이 있거나 불편한 마음이 있는데 차마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할 때 눈치를 보게 된다. 상대가 말하지 않는 것 까지 빨리 파악해서 그에 적절하게 대처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눈치다. 또 눈치란 어느 한 쪽만 일방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쌍방이 맞물려 있는 경우가 많다. 시어머니와 장모만 며느리와 사위의 눈치를 보는 것이 아니라, 며느리와 사위 역시 시어머니와 장모님의 눈치를 보고 있을 수 있다.

 

가장 좋다면 모두가 함께 둘러 앉아 속 시원하게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하는 것이 좋다. 서로에게 섭섭한 것이 있다면 말해보자. 자식들은 집안일이나 아이들 양육 등 어머니의 도움을 받는 것에 감사한 마음이 있더라도, 때로는 기대만큼 도와주시지 않아서 섭섭할 수 있다. 파출부라면 업체에 전화를 걸어서 다른 사람으로 바꿔달라고 할 수 있지만, 부모이기에 그럴 수도 없지 않은가. 물론 어머니의 입장도 있다. 무릎이 너무 아픈데도 비싼 치료비 때문에 자식들 부담 줄까봐 말은 못하니 나름대로 자신의 몸을 챙긴다고 어쩔 수 없이 자식들의 부탁을 거절했을 수 있다.

 

사람과 사람의 갈등 가운데 상당 부분은 서로에 대한 정보부족이나 오해 때문에 생긴다. 이럴 경우 속 시원하게 털어놓기만 해도 좋다. 이야기를 한다고 어머니의 무릎이 낫는 것도 아니고, 무릎 치료를 위해 돈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소통의 부족으로 생겨나는 또 다른 갈등의 씨앗을 없앨 수 있다. 만약 둘러 앉아 직접 마음을 터놓을 수 없다면 아들이나 딸이 중재를 잘 해야 한다. 양쪽의 입장을 서로에게 잘 전달해야 한다. 그래야 조금이라도 편하게 지낼 수 있다.

 

 

배우자와의 사별, 홀로 남은 외로움

 

한 평생을 함께 했던 배우자와의 사별이 가져다주는 심리적 충격은 직접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쉽게 헤아릴 수 없다고 말한다. 어떤 사람은 그 마음을 세상의 모든 것을 잃은 기분이라고 표현했다. 실제로 뉴스를 보면 종종 배우자와의 사별 후 우울증에 시달리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치매를 비롯해 여러 노인성 질병으로 고통 받는 배우자의 수발을 들다가 함께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이야기를 접할 수 있다.

 

혹자는 배우자와의 관계가 좋은 사람들에게 국한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배우자와의 관계와 좋지 않고 평생을 원수처럼 살면서 ‘저 사람만 없었으면...’이라는 생각을 했던 사람도 막상 배우자와의 사별을 경험하면 마음이 달라진다고 한다. 더 잘 해주지 못한 것을 후회하면서 말이다. 정에는 고운정 뿐 아니라 미운정도 있으니 맞는 말이지 싶다.

 

사람은 본래 사회적 동물이다 사람들에게 가장 행복하게 하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절대 다수가 명예나 건강, 돈보다도 사랑과 친밀함, 소속감을 꼽는다. 함께 있을 때의 행복은 있으면 좋고 없으면 아쉬운 선택이 아니다. 물이나 공기처럼 필수다. 물과 공기는 있으면 행복하고, 없으면 아쉬운 것이 아니다. 없으면 죽음이다. 외로움도 그렇다. 연구에 따르면 외로움은 고혈압이나 운동 부족, 비만이나 흡연에 버금갈 정도로 건강에 해롭다. 뿐만 아니라 우울이나 불안 등을 초래해 정신장애에 취약하게 만들며, 더 나아가 사고 능력까지 손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쩌면 사람의 몸과 마음을 가장 크게 해칠 수 있는지도 모르겠다.

 

배우자와의 사별을 경험하고 홀로 남은 외로움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면, 혼자서 그 고통을 이겨내려고 해서는 절대 안 된다. 어떤 이들은 떠난 사람이 좋은 곳으로 못 갈까봐 혼자서 그 슬픔을 삭인다고 하는데, 이는 잘못된 애도방식이다. 함께 슬픔을 나눌 수 있는 가족과 계속 이야기하는 것이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어느 정도의 애도기간을 거친 후에는 친구나 친인척들을 만나는 등 새로운 관계 속에서 힘을 얻어야 한다.

 

사랑하는 사람은 세상을 떠났는데, 나는 여기에 남아서 이렇게 좋은 음식 먹으니 죄책감이 든다며 자신을 괴롭히는 분들도 있다. 그러나 이런 생각은 매우 위험하다. 떠난 사람을 위해서라도 자신에게 주어진 남은 시간 동안 아주 제대로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즐거우면서도 부담스러운 손자 손녀 양육에서 오는 고달픔

 

대한민국은 1980년대까지만 해도 강력한 산아제한 정책을 폈다. 1950년대 중반 이후 베이비붐이 일어나면서 온갖 사회문제가 불거지자 정부는 대대적으로 ‘찾아가는 불임시술’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덮어놓고 낳다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부터 시작해 ‘딸, 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우리나라 인구 핵 폭발’, ‘둘도 많다’까지 다양한 구호와 선전문구가 있었다. 지금은 다자녀 가구에게 혜택을 주지만, 당시에는 달랐다. 한 자녀 가구에게는 혜택을 주고, 다자녀 가구에게는 불이익을 주기도 했었다.

 

불과 20년 만에 대한민국은 초저출산국으로 바뀌었다. 국가에서는 ‘세 자녀 기쁨 세배’라는 구호를 비롯해 다양한 혜택을 내세워 출산을 장려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젊은 부부는 자녀 낳기를 꺼린다. 왜일까? 자녀 양육에 들어가는 경제적 부담도 만만치 않지만, 사실 이에 못지않게 양육 자체가 너무나 힘들고 어렵기 때문이다. 먹이고 입히고 씻기고 함께 놀아주며 행동을 적절하게 통제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이처럼 젊은 사람들도 힘들어 하는 육아를 할머니들이 담당하는 일은 당연히 고달프고 괴로운 일이다. 물론 손자와 손녀의 재롱을 보는 일은 행복하다. 하루하루 다르게 쑥쑥 커가는 모습만 봐도 좋다. 예전 젊은 시절에는 먹고 사는 일이 바빠서 자식 예쁜 줄 모르고 키웠다면, 이제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정도로 예뻐 보이고 사랑스러워 보인다.

 

하지만 떼쓰는 아이를 통제하는 일은 쉽지 않다. 안아 달라 업어 달라 떼쓰고, 밥이나 반찬 때문에 투정을 부릴 때는 정말 난감하다. 예전 자식 키울 때에는 소리라도 빽 지르거나 회초리로 때려가면서 무섭게 했지만, 할머니들은 차마 그렇게 할 수도 없다. 해달라는 대로 해주다보니 몸은 녹초가 된다. 그럴수록 아이들은 할머니를 엄마나 아빠보다 더 좋아하지만, 정작 애들 엄마나 아빠는 이런 할머니를 못 마땅하게 여긴다. 사탕이나 초콜릿은 물론 액상 과당이 들어간 음료도, MSG 첨가된 음식을 왜 먹이셨냐고 따지기도 하고, 핸드폰이나 TV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했다고 불만을 터트리기도 한다. 애들은 앞에서 조르고, 자식들은 뒤에서 압박하니 어찌 고달프지 않겠는가!

 

이런 고달픔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나서 결국 애들도 좋고, 애들 엄마 아빠도 좋으려면 모두가 함께 앉아서 정확하게 규칙을 정해야 한다. 사탕이나 초콜릿, 과자를 언제 먹을 수 있는지, 핸드폰이나 TV를 어떻게 통제할 것인지 등 손자 손녀 양육에 필요한 규칙을 모두가 공유해야 한다. 가능하다면 종에서 적어보자. 규칙이 명확하면 할머니도 중간에서 난처하지 않을 수 있다. 손자 손녀가 졸라도, 애들 엄마 아빠가 만들어 놓은 규칙을 핑계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저녁 늦게 들어온 자식들에게 타박이 아니라 감사의 말을 들을 수 있다. 또한 결국에는 아이들에게 좋을 것이 분명하다. 일거다득 아닌가.

 

 

언젠가 찾아올 질병, 죽음에 대한 불안함(얼마 전부터 이슈가 되고 있는 '웰다잉')

 

많은 사람들은 늙어간다는 것을 싫어한다. 아니 혐오한다. 아니 증오한다. 할 수만 있다면 피하고 싶어 한다. 늙어간다는 것은 결국 병에 걸려서 죽는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노년기의 특징을 4D라고 한다. 의존(dependency), 질병(disease), 무능력(disability), 우울(depression)의 약자다. 이렇게만 보면 늙어간다는 것은 정말 끔찍하게 보인다. 오죽하면 최고의 권력자였던 진시황제가 가장 원했던 것이 불로초였겠는가? 최고의 권력자였던 진시황제도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었고, 노화와 질병, 죽음 피할 수는 없었는데 하물며 우리 같은 범인이랴.

 

세상만사가 그렇듯이 노화에도 부정적 측면뿐 아니라 긍정적 측면도 존재한다. 긍정적 측면이란 주로 마음과 정신에 초점을 맞추어볼 수 있다. 제 아무리 돈이 많고, 힘이 센 사람도 삶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지혜 앞에서는 이겨낼 수 없다 하지 않는가!

 

어디에 초점을 맞추는지에 따라 피할 수 없는 노화가 괴로울 수도 있고, 성공적일 수도 있다고 한다. 이런 면에서 심리학자들은 성공적 노화(successful aging)를 말한다. 성공적 노화를 맞이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생물학적, 사회적, 인지적 기능의 상실이나 쇠퇴가 발생하는 노년기를 어떻게 보내야 할까? 이에 대해 심리학자들은 이렇게 조언한다.

 

첫째, 쇠퇴하는 기능보다는 아직 쓸 만한 기능에 초점을 맞추고, 그것을 계속 활용해야 한다. 예를 들어 다리 힘은 약해지지만 팔 힘이 아직 괜찮은 편이라면, 다리보다는 팔에 집중을 하자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남아 있는 것보다는 없어진 것에 더욱 신경을 쓴다. 이렇게 남아 있는 것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그것마저도 없어질 수 있다. 따라서 팔의 힘이 괜찮다면 일상에서 다리보다는 팔과 손을 더 많이 활용하거나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둘째, 쇠퇴하는 기능을 그냥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보완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 다리 힘이 약해진다면 그것을 보충할 수 있는 도구를 사용하는 것이다. 지팡이를 짚는다든지 전동 휠체어를 타는 것도 한 방법이다. 우리 문화는 예로부터 노인을 존경해 왔다. 노인은 단지 나이를 먹은 사람이 아니라 젊은이들에게 중요한 무언가를 전달해 줄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최선을 다해 몸을 건강하게 하고, 마음을 지혜롭게 하며, 사람들을 따뜻하게 대하도록 준비한다면 성공적 노화를 맞이할 수 있다. 흘러가는 세월을 한탄하기보다는 자녀들과 후대를 위해, 이 세상의 다른 사람들을 위해 자신의 지혜와 경험을 나눠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는 것도 좋겠다.

 

이와 더불어 우리의 삶을 잘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죽음에 대한 공포나 두려움을 떨쳐내고 보다 사실적으로 죽음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요즘은 잘 죽는 것(웰다잉)에 대한 교육이나 프로그램을 하는 곳이 많으니, 이런 곳에 참여해보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굳이 이런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원치 않는다면, 정말 마음을 솔직하게 터놓을 수 있는 사람들과 함께 죽음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 보는 것도 좋다.

 

글 / 강현식 심리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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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세가 많다고 모두 존경받는 것은 아니다. ‘제대로 잘’ 나이드는 것도 준비와 노력이 필요하다. ‘밉살스러운  노인네’가

    되기보다 ‘자꾸 만나고 싶은 어르신’이 되는 방법, 조금 더 일찍 계획하고 하나씩 몸에 배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새치기나 무단횡단 등 공중도덕 무시할 때, 냄새, 큰 목소리, 어리다고 무조건 무시할 때, 자리 양보해도 인사 한 마디 없을 때, 술 취해서 비틀거리고 횡설수설할 때, 남녀차별, 딸 며느리 차별, 고집불통, 앞에서는 고맙다 뒤돌아 서서는 군소리, 아들 앞에서 엄살 부릴 때, 자기 말만 할 때, 했던 말 하고 하고 또 할 때.”

 

“웃는 얼굴, 깔끔한 옷차림, 공중도덕 잘 지키실 때, 무언가 열심히 배우는 모습, 당신도 노인이면서 더 연세 많은 분께 자리 양보하는 모습, 자원봉사하는 어르신, 노부부가 다정하게 손잡고 걸어가는 모습, 남을 칭찬하실 때, 젊다고 무시하지 않으실 때, 건강관리 잘 하실 때, 고운 말씨, 젊은 사람들을 이해하려 노력하시는 모습.”

 

앞의 것은 ‘이럴 때 할머니, 할아버지가 싫어요!’, 뒤의 것은 ‘이런 어르신이 최고!’라는 제목으로 여러 수업에서 그룹토론을 통해 모은 내용입니다. 대답한 사람들을 살펴보면 남녀가 고루 섞여있고 노인대학 어르신들에서부터 중년의 주부, 자원봉사교육에 참석한 중고생까지 나이 역시 고르게 포함되어 있습니다. 공통적으로 나온 내용들이 많은 것을 보면 역시 사람 마음은 거기서 거기인 것 같습니다.

 

 

 

'제대로 잘' 나이먹기

 

사실 나이는 자랑도 아니고 벼슬도 아닙니다. 시간이 흘러가면 저절로 해가 바뀌면서 남녀노소, 빈부, 국적, 건강상태와 상관없이 한 사람도 빼놓지 않고 누구나 나이를 먹습니다. 그러니 나이 먹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제대로 잘’ 나이 먹는 게 중요합니다. ‘제대로 잘’ 나이 들어간다면 존경은 저절로 따라오겠지요. 그러기 위해서는 당연히 노력과 연습이 필요합니다.


첫째, 단정한 차림새와 깨끗한 몸가짐!

 

나이 들어가면서 달라지는 것 중 하나는 냄새입니다. 노년 아닌 중년이라 해도 예외는 아니어서 조금만 소홀히 하면 몸에서도 입에서도 쉽게 냄새가 납니다. 흔히 노인 냄새라고 하는데, 아이들이 할머니, 할아버지한테 가까이 가기 싫어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혹시라도 몸이나 입에서 냄새가 날 때 솔직하게 이야기해주는 배우자나 친구가 꼭 필요합니다. 아무리 친해도 말하기가 무척 어렵기 때문에 앞으로 냄새가 나면 솔직하게 말해달라고 간곡하게 부탁해 놓는 것이 좋습니다.

 

둘째, 사람을 대할 때는 온화함과 너그러움으로!

 

오랜 세월 살아온 삶의 경험이야 차고 넘치지만 따뜻함과 넉넉함이 없으면 아무도 그 경험과 지혜를 배우러 곁에 오지 않습니다. 사람이 다치거나 목숨이 위태로워지는 상황이 아니라면 아랫사람이 실수를 통해 배울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별일 아닌 걸로 목소리부터 높이고 얼굴 붉히거나, 한 마디를 해도 따뜻하게 하지 않고 퉁명스럽게 내뱉는 어른들이 있는데 외로움을 차곡차곡 쌓아나가는 일입니다. 친절은 결국 돌고 돌아 자신에게로 옵니다. 힘 안 들이고 돈 안 들이고 할 수 있는 일 가운데 하나가 바로 온화하고 너그럽게 사람들을 대하고 품어주는 일입니다.

 

셋째, 입은 하나요 귀는 두 개임을 명심하자!

 

듣는 귀는 두 개인데, 말하는 입은 하나뿐인 것은 ‘많이 듣고 적게 말하자, 두 번 듣고 한 번 말하자, 작게 말해도 잘 듣자, 쓸데없는 말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자, 어느 한쪽 이야기만 듣지 말고 양쪽 이야기를 골고루 듣자’라는 뜻입니다. 입으로 말을 하기에 앞서 우선 귀 기울여 잘 들어야 대화가 시작됩니다. 듣지 않고 말만 하는 데서 모든 문제가 생겨나고 싸움이 이어집니다. 남의 말을 귀 기울여 진심으로 들어주기만 해도 사람들이 잘 따릅니다.

 

넷째, 웃으면 복이 오고 사람들이 모여든다!

 

웃기만 해도 복이 온다는 데 못 웃을 까닭이 있을까요. 아무리 발버둥 쳐도 오는 주름과 백발을 막지 못합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웃어서 생긴 주름은 인상 써서 잡힌 주름과는 완전히 다른 얼굴을 만들어 줍니다. 양미간에 신경질적으로 잡힌 주름과 심술 난 듯 아래로 축 처진 입술은 호감을 얻기 어렵습니다. 웃으면 눈가에 햇살처럼 퍼져나가는 주름과 살짝 올라간 입 꼬리는 보는 사람까지도 기분 좋게 만들어 줍니다. 웃어서 생긴 주름은 멋진 노년의 상징입니다.

 

다섯째, 일하는 노년이 아름답다!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아픈 것도 아닌데 하루 종일 무기력하게 방안에 누워있는 어른을 존경할 사람은 없습니다. 집밖에서든 안에서든 힘닿는 대로 움직여야 합니다. 돈 버는 일만 일이 아니고 자원봉사, 취미생활, 집안일, 친구 만나기, 공부, 손자 봐주기, 종교 활동, 운동, 책 읽기 등 이 모든 것이 할 일입니다. 미리 미리 내가 좋아하는 일, 하고 싶은 일, 잘 하는 일을 찾아야 하는데, 앞으로 꼭 해보고 싶은 일의 목록을 틈틈이 적어보실 것을 권합니다. 백 번의 생각보다 한 줄의 기록이 실천 가능성을 높여줍니다.

 

 

                                                                                                          글 / 유경 어르신사랑연구모임 대표.사회복지사

                                                                                                                                    출처 / 사보 '건강보험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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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도도한 피터팬 2013.04.16 15: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보고 갑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기분 좋아서~ 쿵쿵 뛰는데~ 아랫집에서~ 할머니가 올라왔어요.

 죄~송합니다. 미안합니다. 기~분 좋아서~” 신들린 사람처럼 팔, 다리를 흔들며 연달아 부른다.

 온 가족이 웃음바다를 이루며 손뼉을 쳤다. ‘저 녀석 없으면 무슨 재미로 살지.’

 

 헤어지면서 아들이 “승하 생일(꽉 찬 3살)선물로는 헬리와 엠버가 좋겠어요.”라고 손자가 좋아하는 생일 선물 리스트를 은근히 알려주었다.  

 

 손자가 좋아하는 생일 선물을 사려고 온라인 사이트를 휘저어 ‘뽀로로 컴퓨터’는 샀지만, 폴리 변신 로봇은 일시 품절이라 사지 못했다. 대형할인점 세 곳을 다니고 동대문 장난감 거리를 다 뒤져도 허사다. 손자 생일 하루 전에야 선물을 간신히 구할 수 있었다.

 

 손자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이렇게 정성껏 선물을 준비하는 것을 알까?

 

 먼저 도착한 손자 녀석은 우리를 보자, 어미의 부추김에 마지못해 배꼽 인사를 한다. 

 우리 옆을 맴돌거나 달라고 매달리기는 커녕 케이크를 언제 먹느냐고 어미에게 묻는 게 고작이다. 

 10여 분이 지나도, 내 눈치를 보는 듯은 하지만 보챔은 없다. 

 

 하다못해, 선물을 내놓으니 그때부터는 웃음과 함께 눈빛까지 달라진다.

 포장지를 뜯고 변신시키는 재미에 줄이어 나오는 음식은 뒷전이다.

“승하가 자주 전화하면 또 장난감 사줄 거야.”
 다음날 손자가 원해서 걸었다는 전화를 받으니 “할머니, 컴퓨터 고마워요.”라고 말한다.

 

 강력한 장난감 약발도 단발로 끝났다. 

 하루 이틀 손자 관심을 끌려고 할머니 할아버지는 많은 시간을 내어 선물을 골랐다.
 

손자의 말솜씨나 행동거지를 보면 일주일이 다르고 한 달은 격세지감이다.

 내 할아버지, 내 할머니가 내 친구로 바뀌었다.

 

 서너 살 때는 우리 곁에 붙어서 조르고 안기고 뛰고 나가자고 한눈팔 시간도 주지 않더니, 이제는 컸다고 제 어미, 아비 주위로만 돌지 늙은이는 찬밥신세다.  어릴 때는 전화기를 붙들고 시간가는 줄 모르게 이야기를 해서 내 손이 아파 올 정도였는데 어느 사이엔가 아비, 어미가 옆에서 코치하는 소리가 들려도 도망가기 일쑤다.

 

 생각해보면 ‘어린이집’에 다니면서 서서히 나타난 현상이다.

 새로운 것을 배우는 재미가 쏠쏠하고 또래와 노는 것도 재미있고 신기한 장난감 등이 많을 것이다.

 

 만날 훈계용 설명만 하는 할머니 할아버지는 싫증이 났을까?

 

 어제는 전할 물건이 있어서 아들 근무처에 들렀다가 “설날에는 손자세배를 받을 수 있을까?” 했더니, “연습시키고는 있지만, 인사도 잘 안 하는데 쉽기야 하겠어요.”라고 말한다.

 

 ‘엎드려 절 받기’에도 기쁨이 넘치고, 자나깨나 손자 생각이 짝사랑인 줄 알면서도 계속하고 있으니. “할머니, 바보는 내가 아니고 할머니야.”라고 손자가 말하는 것 같다.

 

 

 

글 / 고순자 서울시 강서구 발산동

일러스트 / 이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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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호호줌마 2012.03.24 20: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식보다 손자, 손녀가 더 예쁘다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자식을 향했던 내리사랑이 더 크게 손자손녀를 향해 흘러가나봅니다.

  2. 바닐라로맨스 2012.03.25 07: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
    오늘 점심엔 할머니께 전화좀 드려야겠어요~ ^-^


 

 

 

점심나절 오후 두 시쯤.

오늘 저녁때는 그저 손쉽게 해 먹으려고 생선을 사 가지고 나오는데, 길 저만치서 노점상 할머니 한 분이 외로이 앉아 계신 것이 보였다.

 

나도 모르게 발길이 멈춰졌다.

 

할머니 노점에는 애호박, 무, 꽈리고추, 흙 묻은 더덕 같은 게 있었다.

냥 지나치려다가 혹시나 하여 다시 쳐다봤으나 역시 값을 물어보는 사람조차 없다.

 아무래도 저 할머니 물건은 좀 사 드려야 하겠다 싶어 가던 발걸음을 되돌려 다가갔다.

 

할머니는 이동식 부탄가스 버너 위에 냄비를 올려놓았는지 그 위에서 물이 끓는 게 보였다.

아, 할머니의 점심때인가 보다. 역시 익숙한 손놀림으로 라면 봉지를 뜯어 끓는 냄비에 퐁당 집어넣으시더니 곧바로 종이 박스에서 검은 비닐에 포장된 꾸러미 하나를 꺼낸 다. 밥이다.

 

할머니는 밥을 펄펄 끓는 라면 냄비에 쏟아 붓는다.

그게 할머니의 라면 식사법인가 보다.

 

바로 옆에 놓인 손바닥만한 찬합.

마늘쫑과 함께 볶은 멸치, 그리고 깻잎 장아찌 두 종류가 전부인 밑반찬이 할머니 만찬(?)의 주요 메뉴였다.

 

한여름 지글지글 끓는 도로변 콘크리트 위에 놓인 버너.

그리고 흙먼지 날리는 길거리에서 라면을 끓이고 밥을 얹어 한 끼니 때우셔야만 하는 상황.

 

그냥 마음이 짠했다.

 

그래서 애호박과 더덕이라도 살 요량으로 다가선 순간, 내 배꼽을 잡아 빼게 한 할머니의 센스 작렬.

한 바가지 정도의 됫박에 호두가 담겨 있고 그 위에 부채 크기만한 넓이로 라면 박스를 쭉 찢어 써 넣은 호두의 원산지 표시 글귀가 있었는데.

 

“북한산 호두, 통일되면 국산”
나는 식사 준비를 하시는 할머니 앞에서 그 글씨를 보고 한동안 서서 웃고야 말았다.

 

머니의 고단함을 덜어 드리는 방법은 애호박 말린 것을 사지 않아도 잠시 말벗이라도 돼 드리는 거라는 생각이 들어 이내 할머니의 ‘오찬장’ 앞에 쭈그리고 앉았다.

 

“할머니,   이 호박 잘 생겼네. 때깔도 참 좋아요. 근데 점심 혼자 드시면 맛없잖아요.

 왜 옆에 다른 할머니들이랑 같이 안 드셔요? (부질없는 질문인 줄 알면서)오늘 많이 파셨어요?”

물건은 사지도 않는 인간이 뜬금없이 왜 혼자 밥 먹느냐고 묻느냐는 눈빛으로 뜨악한 표정을 짓는 할머니.

 

그래도 대답은 시원하게 나왔다.

“아이구, 할망구들 장사해야지, 나랑 밥 먹을 시간이 어딨어? 애들 연필 값이라도 벌어야 할 거 아녀? 그 호박 살껴 안살껴?”
식사 중에도 구매 의사를 확실히 물으시는 할머니의 모습에서 도심 속 한여름 풍경이 투영됐다.

 

모두가 종종걸음으로 왔다가 황급히 떠나가는 버스 정류장. 냉방장치 하나 없이 오로지 손주 연필 값이라도 벌어보겠다는 의지 하나만으로 하루를 버텨 내는 할머니들의 잔영은 오래도록 지워지지 않았다.

 

그 뜨거운 시멘트 바닥, 이미 낡을 대로 낡아 찢어진 골판지 위에 놓인 한 무더기의 흙 묻은 더덕의 주름살처럼 사실은 너도나도 다 같이 힘든 일상이다.

그러나 우리가 유일하게 갖는 희망은, 그래도 내일은 조금 더 나아지리라는 다짐과 기대 아닌가.

 

올여름은 유난히도 무더운 것 같다.

할머니의 호박과 꽈리고추, 그리고 “통일되면 국산” 이 될 호두도 한 줌 덥석 사 들고 일어섰다.

 

“할머니 많이파세요.” 하며 돌아서는데 

“그려, 새댁도 감기 조심혀” 하는 다정한 인사.

 그 “새댁” 이라는 센스 넘치는 말에 또 꽂혔다. 앞으로 이 할머니 단골 돼야겠다. ㅎㅎㅎ

 

글 / 박나영  서울시 도봉구 창5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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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하늘엔별 2011.09.24 06: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맞습니다.
    지금은 북한산이라고 붙어 있지만,
    통일이 되면 국산이 되는 거조. ㅎㅎㅎ

  2. 코기맘 2011.09.24 10: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ㅋㅋㅋ센스있으시네욤...
    몸도 마음도 화창한 주말되세요 !!^ㅡㅡㅡㅡㅡㅡㅡㅡ^

  3. 개천지 2011.09.24 14: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포스팅 잘보구 가염^^
    주말인데 날씨가 너무좋네요~
    즐거운 주말 보내세여~!

  4. 소인배닷컴 2011.09.25 15: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할머니 센스 멋지시네요. :)

  5. 황금너구리 2011.09.25 19: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언제 통일 될까요?.ㅠ.ㅠ



  고령화 사회에 대한 사회적 책임과 다양한 해결방안 모색을 위해, 전국적으로 ‘노인일자리 사업’을 위
  한 전문교육 프로그램들이 생기고 있다.  활기찬 노후를 위한 정부의 지원사업인 이 사업의 다양함도
  이제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중 노인 일자리전담기관인  ‘전주효자시니
  어클럽’ 에서도 노인 스스로 자신감을 갖고 일을 할 수 있도록  ‘2009 노인 일자리 사업’ 을 펼치고 있
  어 지역 어르신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현재 전주 효자시니어클럽은 전통문화사업, 보육사업, 장터
  누리사업 등 다양한 사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찐빵같이 구수한 미소가 일품인 일곱 어르신을 만나다

 

‘노인 일자리 사업’ 을 통해 고령자임에도 불구하고 재취업에 성공해 활기찬 ‘ 제 2의 인생’ 을 살아가는 어르신들이 있어 만나보았다. 전주시 중앙동에 위치한 ‘엄마손 찐빵’의 사장님들이 바로 그 주인공. 몇 시간을 달려도 착한 가게안은 달콤한 찐빵 냄새로 가득했다.  “ 어서왔어? 서울서왔어? ” , “ 어서와, 이거 하나 잡숴 보랑게! ” 라며 취재진을 반갑게 맞이해 주신다. 구수한 사투리는 덤이다.


이곳에 일하시는 어르신들 대부분이 70세 이상이다. 보통 이정도 어르신들이라면, 집에서 TV 드라마를 보시며 시간을 보내거나, 마을 경로당에 삼삼오오 모여 화투와 같은 놀이를 즐기시는 게 전부일 거라는 예상을 해보면, 이곳의 어르신들은 꽤나 적극적이다. 바쁘게 찐빵을 쪄내느라 가게 안에 가득한 수증기 틈으로 얼굴가득 담은 미소가 끊이지 않는다.

 

 

 

가정주부에서 찐빵 사업가로의 변신


‘ 전주 엄마손 찐빵 가게 ’ 가 남다른 이유는 이곳의 모든 어르신들이 사장님이라는 것이다. 더불어 이 가게에 유일한 청일점인 할아버지를 빼고는 모두가 첫 직장이자 첫 사업이다. 그래서인지 저마다 얼굴에 미소가 가득하다. 또 일하는 내내 하하! 호호!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변재호(73세) 할머님은  “ 집에서 놀면 뭐해? 화투나치고, 드라마 보면서 시간이나 때우지! ”  라고 말씀하시며, 현재의 직장에 만족하고 있음을 이야기 하셨다. 또 정금순(72세) 할머님은  “ 월급은 적지만, 여기서 받은 월급으로 우리끼리 맛있는 것도 사먹고 손자들 용돈도 줘! 집에서 최고의 할머니지! ”  라며 특유의 넉넉한 웃음을 보이셨다.

 

이날 가게에는 총 네 분의 어르신이 계셨다. 오전 일을 보시고 집으로 돌아가신 세분이 계셨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오전과 오후로 나누어 일을 보시지만, 필요에 따라 시간에 관계없이 서로 도우며 일을 하신다. 가게의 모든 일도 너나할 것 없이 먼저 손에 잡히는 데로 일을 하신다. 대형 제과점들과 같이 체계적인 맛은 없지만, 대신 정이 가득하다. 아마도 오랜 세월 살아오신 인생의 지혜에서 터득하신 맛깔난 업무방식으로 이해된다.

 

 

밀려드는 주문에, 바쁘다 바빠!


사실 요즘 전주 엄마손 찐빵은 그 유명세가 나날이 늘어나 밀려드는 주문으로 눈코 뜰 사이 없이 바쁘다. 다양한 매체를 통한 홍보 덕분이다. 취재 중에도 계속해서 밀려드는 전화 주문으로 정신이 없었다. 이 가게의 막내이자 청일점인 이기태(66세) 어르신은 주로 배달과 문서정리를 도맡아 하신다. 일손이 모자랄 때에는 직접 찐빵을 만드는 데 참여하기도 하신다.


이기태 어르신은 다니시던 직장을 정년퇴임 후 이 가게에 오셨다고 한다. 처음 이 가게를 오픈할 때만 해도 면접을 통해야 할 정도로그 인기가 꽤나 높았다고 한다. “ 예전보다 주문량이 몇 배 이상 늘었어! 보통 판매되는 찐빵의 대부분이 주문에 의한 배송위주지! ” ,“ 또 전국으로 배송되니 하루가 정신없이 지나가! 택배로 물건도 보내야 하고, 주변에서 배달을 요구하면 찐빵이 식기 전에 가져다주어야지! ”

 

물론 이 가게에서 판매되는 찐빵은 보름정도는 보관하고 먹어도 괜찮다. 냉동보관을 하였다가, 가정에서 살짝 데워 먹어도 그 맛과 영양에는 문제가 없다. 또 엄마손 찐빵은 방부제와 같은 화학물을 전혀 첨가하지 않고, 천연 재료만을 사용해서 만든다. 쑥과 같은 재료들은 어르신들이 직접 산과 들에서 깨끗하고 잘 자란 놈들을 직접 케어다 찐빵을 만드는 재료로 쓰고 계셨다.

 

이에 이영수(73세)할머님은  “ 내 가족 내 손자들이 먹는다고 생각해봐! 어디 함부로 만들 수 있나? 전국에 있는 우리 손자 녀석들 입에 들어갈 음식인데 더욱 신경 써 위생적으로 만들어야지! ” 라며 엄마 손 찐빵만의 청결함을 강조하셨다.

 

 

신제품 개발도 일곱 사장님의 몫


처음 이 가게를 열기 위해 주변 제과점 사장님의 도움을 받았다. 좋은 뜻인 이 사업에 제과점 사장님도 동참을 희망해 자신이 가지고 있던 노하우를 어르신들께 직접 전수해주었다고 한다. 약 2주간의 교육을 통해 전수받은 기술로 찐빵을 만들었다. 어르신들은 자신들이 직접 만든 찐빵을 팔 수 있다는 남다른 감회와 기대가 컸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창업초기에는 큰 매출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 전주효자시니어클럽 ’ 의 ‘ 박효순 실장 ’ 에 따르면, 정부에서 지원한 5,000만원으론 제빵기와 발효기, 냉동고, 냉장고 등 필요시설을 구입하고 목이 좋은 가게까지 구하기 힘들었다는 설명이다. 홍보가 부족한 면도 있었다. 하지만 어르신들은 이러한 상황에 기죽지 않고 더욱 가게에 열정을 쏟아 부었다.


또한 어르신들은 신제품개발을 위해 아이디어 회의를 하고, 직접 만들어 보기도 하신다. 물론 모두 다 성공하는 것만은 아니다. 하지만 현재 판매되고 있는 찐빵들은 인기가 꽤나 높은 제품들이다. 특히, 어린이들을 위해 만들었던 캐릭터 찐빵은 그 맛과 모양덕분에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토끼를 닮기도 했고, 판다곰을 닮기도 한 이 귀여운 모양의 찐빵은 생긴 건 우습지만 아이들의 영양까지 생각한 최고의 맛을 선사한다. 해바라기 씨는 입, 초코칩은 눈, 아몬드는 귀가 되는 귀여운 모습에 어린이들에게 최고인기이다. 더불어 요즘은 엄마손만의 식혜와 두부과자를 개발해 찐빵의 비수기인 여름을 대비하고 있는데, 이 제품들도 슬슬 주문이 들어오기 시작해 인기예감을 하고 있다고 한다.

 

 

치자, 당근, 쑥을 이용해 만든, 색깔 곱고 재미난 찐빵들


‘엄마손 찐빵’ 의 가장 큰 인기비결은 간판에 붙은 이름 그대로 ‘엄마의 손맛과 정성’ 이다. 자연에서 얻는 질 좋은 재료인 치자, 쑥, 당근 등을 사용해 집에서 만들 듯 정성을 쏟아 청결하게 만든다는 점이 맛의비결이었다.“ 하나 더 먹어봐 이제 문닫을 시간인게!” 라며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방금 쪄낸 고운색의 찐빵을 권하시는 어르신의 요구에 덥석 맛을 본 찐빵의 맛은 기가 막혔다. 구수함과 달콤함이 입안에 맴돌며, 따뜻한 정에 마음이 녹아내린다.


이처럼 어르신들은 장사를 통한 이윤보다 일하는 즐거움, 우리 가족이 먹는 간식이라는 마음으로 정성을 담아 팔고 계셨다. 엄마손 찐빵은 배달주문 시 세박스 이상일 경우, 무료배송이 가능하다. 요즘말로 가격도 착하다. ‘ 우리 밀 찐빵은 20개들이 1박스’,‘ 꼬마 찐빵은 24개들이 1박스’에 만원이면 된다. 우리 가족의 건강도 챙기고, 추억도 만들고 일석이조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최고의 목표는 체인사업과 사회공헌에 이바지 하는 것


어르신들은 지금까지 자신들이 직접 일구어낸 이 사업에 애착이 남다르다. 또 최종 목표에 대한 질문에  “ 체인사업과 사회공헌에 힘쓰고 싶다. ”  는 포부를 밝혔다. 또  “2, 3호점으로 점차 늘어나면, 노인들의 사회참여도 늘어나고 보람도 안겨줄 수 있어 좋겠지!” 라고 말씀하신다. 아직은 그 매출액이 많지는 않다. 최근 늘어난 매출이 월평균 500~600정도이다.


여기서 나온 이익금에서 가게 월세와 물품구입비를 빼고 나면, 일인당 평균 50여만 원 정도를 일곱 분의 어르신들이 월급으로 가져가신다. 물론 큰돈은 아니다. 하지만 어르신들은 현재 자신들이 직접 운영하는 사업이라는 것에 의의를 두고, 점차 확장해 나아갈 미래의 꿈에 언제나 열심이다. 구슬땀을 흘리며, 자신의 일에 몰두하는 어르신들의 미소 닮은 구수하고, 달콤한 엄마손 찐빵이 우리 곁에서 언제나 함께해주길 간절히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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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풀칠아비 2011.04.14 11: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르신들께 아낌 없는 박수 보내드립니다.
    멋쟁이님들이시네요. 화이팅!!!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엄마! 큰일 났어요!”
“왜?”

외할머니집에 간 큰 아들이 다급하게 핸드폰으로 전화를 했다. 아이는 엉엉 울면서 자초지정을 이야기했다. 며칠 전 큰맘 먹고 1벌에 십만 원이 넘는 옷을 사 주었는데 그 귀한 옷을 못 입게 됐다는 것이었다. 아이를 외가에 보내면서 사실 나는 먼 길을 아이 혼자 가는 것보다 녀석이 외할머니와 잘 지낼지가 더 걱정이었다.


외할머니는 자린고비 이상의 절약이 몸에 밴 분이라 세탁기를 일절 돌리는 경우가 없는데 반나절이 멀다하고 입은 옷을 벗어던지는 아이 빨래를 어떻게 감당하실지 염려가 됐다.

 

   “빨래는 엄마가 모레쯤 가서 직접 해줄 테니 봉지에 담아놔!” 라고 아들에게 신신당부를 했다.

  하지만 손주 녀석이 이틀이 넘도록 빨래를 내놓지 않자 엄마는 아이가 자는 새 빨래 봉투를 찾아서는
  손으로 박박 문질러 빨다 사단을 내고 말았다.


아침에 일어난 아들은 애지중지하던 티셔츠 여기저기가 손상된 채 빨랫줄에 널려 있는 걸 보고 기절 직전에 이르렀다. 유명 브랜드 티셔츠로 스펀지 소재의 장식이 달린 옷인데 어머니는 땀 냄새가 많이 난다는 이유로 장식이 떨어지고 문드러지도록 세게 빤 것이다.


더구나 검은색 반바지는 어머니가 직접 만든 독한 비누로 빤 덕분에 여기저기가 희끗희끗하게 탈색이 되어 있었다. 이 모든 정황을 들은 나는 아들 녀석에게 또 한 번 당부와 협박을 가해야 했다.


“너! 할머니한테 신경질 내면 안 돼. 할머니 혈압 올라서 또 쓰러지신단 말이야!  할머니가 너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빨래를 해주시다 그런 거니까 그냥 이해해 드려. 괜찮다고, 감사하다고 말씀드려!  할머니한테 섭섭하게 굴면 다음에는 국물도 없을 줄 알아!” 하며 전화를 끊었다.


다음 날 친정에 가니 엄마는 걱정스러운 말투로 이렇게 말씀하신다.

“내가 괜한 짓을 해서, 얘 마음만 상하게 한 거 아닌 가 모르겠다!”
“엄마, 그런 말이 어디 있어요! 진우가 뭐라고 해요?”
“아니!”
“엄마! 걱정하지 마! 저 옷 아주 싼 거야. 만원밖에 안하는 옷인데 뭘!”

그제 서야 엄마 얼굴이 평온해지면서 아들 녀석 손에 1만 원을 쥐어 주신다.

“할미가 괜한 짓해서 속상했지! 똑같은 걸로 사 입고 마음 풀어!”

아들은 그제 서야 상황 파악이 됐는지 그 돈을 할머니 주머니에 넣어 주며, 할머니 귀에 이렇게 속삭인다.

“할머니 죄송해요. 빨래하시느라 팔도 아프고 허리도 아프셨을 텐데…”


다정한 할머니와 손자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이번 여름휴가는 참 행복하게 보내는구나 하는 생각을 가져봤다.

 


이형순/ 인천시 부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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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워크뷰 2010.10.09 08: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가슴 훈훈한 이야기 이네요^^
    할머니는 그저 사랑의 마음으로 빨래를 하였을뿐이죠^^

  2. Sun'A 2010.10.09 08: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침부터 따뜻한 이야기에 제마음도 참 좋네요..^^
    천사님~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3. 탐진강 2010.10.09 09: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할머니의 사랑이 만든 에피소드네요.

  4. 티런 2010.10.10 08: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우~훈훈한 이야기이네요.
    건강천사님 멋진 일요일되세요~~

  5. killerich 2010.10.10 09: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슷한 경험이있어요^^;; 창피하네요^^..
    행복한 주말 되세요^^..

  7년 넘게 이웃하며 생활하던 딸과 사위가 친부모님께 효도한다고 낙향한지 어언 10년이 되어간다.
  갓 태어난 외손녀, 그리고 외손자가 각기 중학생이요 초등학생이 되었으니, 세월무상인지 감회가 새
  롭다. 철부지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마주치며 울고 웃고 부대꼈는데 훌쩍 떠나 더욱 그들이 보고싶다.



낙향이후 수년간은 외가 나들이에 개근을 했는데 2년 전인가 손녀가 중학생이 되고나서 발길을 끊었다.




이유의 하나가 특기인 미술 실기를 연마하기 위해 학원수강이요,
둘째는 친할머니가 요양원에 계셔서 평소에 하지 못한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문병 겸 간병을 하겠다는 것이다.


모두 합당한 변명이라 불평이 있을 수 없다. 하지만 1년에 두번의 방학에 어김없이 활용하며 남매가 상경을 했는데,
이런저런 이류로 결석을 장기화하여 다정이 병인지 병이 다정인지 내외의 허전함이 극에 달한다.


큰 아들이 40에 가까운데 결혼할 생각이 없고, 둘째 아들은 순서를 기다려 더욱 외손녀 외손자가 소중 한 게 사실이다.
코흘리개 초등학교 저급학년 시절에는 음식 탐 용돈 탐이 가득했는데, 크면서 외가의 낭만을 지워 변심한 게 아닌가 내심
그들이 미워지기까지 한다.



보름전인가 딸이 전화를 했다.
손녀가 전교 석차 4등, 반에서 1등인데 평균 점수가 불안해서 다가오는 여름방학에 상경여부가 불투명하다고 반갑지 않은
뉴스를 전한다. 밤새 공부한 게 정작 시험 시간에는 정신이 혼미하여 두세 과목을 잡쳤다는 푸념이다.


지난날 외가가 최고이고 할아버지 외삼촌이 넉넉한 용돈을 주어 인기짱이라고 아양을 떨던 그들이 이번 여름에도 모습을
보이지 않을 것 같아 입맛이 없다.
세월이 가면 환경의 변화가 오는 건 틀림없으나 할아버지 할머니 늙기 전에 오는 게
정상이요 순리일진대 일종의 배신처럼 나타나지 않는다면 사는 맛이 없지 않은가?


손녀손자여 너희들이 크면 클수록 우리는 삶을 뒤안길로 몰고 갈 것이다. 잠시라도 오라! 나에게로 오라!

 

                                                                                                                            송백송/ 서울시 도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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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탐진강 2010.08.28 12: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주 찾아뵙는 것이 효도지요.
    부모가 아이 교육을 잘해야 겠어요,]
    자주 찾는 손주가 되도록

  2. 또웃음 2010.08.28 14: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울 어머니 아버지도 손주들에게 외면받지 않아야 할 텐데요.
    지금 손주에게 하시는 거 보면 간이라도 다 빼주실 것 같거든요. ^^

  3. 옥이(김진옥) 2010.08.28 14: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무래도 할머니 할아버지에게는 안부전화나 자주 찾아뵙는것이 효도인듯합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내 방에는 나보다 훨씬 나이가 많은 재봉틀이 있다. 그것을 사오신 할머니조차 당신 젊었을 때 산 것
  이라고만 하니 정확한 역사는 알 수 없으나, 어림해도 사십 년은 족히 넘은 듯 하다.

 

재봉틀에 얽힌 내 최초의 기억은 대여섯 살 즈음의 것이다. 여름이 한창인 날, 재봉틀이 놓인 건넌방에서 할머니는 새로 태어난 사촌동생의 옷가지를 만들고 계셨다. 할머니께서 재봉틀 발판을 밟으며 요리조리 천을 움직이면 뚝딱뚝딱 작은 옷들이 만들어졌다. 솜씨가 유난히 좋았던 우리 할머니는 여든이 다 되실 때까지도 20여 년 전 그 모습처럼 재봉틀을 다루셨다. 
  

 

나는 중학교 2학년 때 할머니에게 재봉틀 다루는 법을 배웠다. 어머니는 공부하기도 바쁜데 그런 것은 뭐할려고 하려느냐며, 재봉틀을 달그닥거리는 나를 못마땅해 하셨다. 그렇게 하여 탄생한 내 첫 작품은 할머니께서 한복집에서 얻어온 짜투리 천으로 만든 작은 손가방이었다.

재봉틀이 오래 된지라 잘 다독이며 써야 하는데, 익숙치 않은 손과 발놀림으로 바늘도 여럿 분지르고, 바늘땀도 일정치 않아 삐뚤삐뚤 제 멋대로 였다. 그렇게 재봉틀을 만지게 된 나는 바짓단 줄이기와 상보 만들기 같은 정도는 쉽게 만들 정도가 되었다. 할머니 보시기에도 솜씨가 나쁘지 않았던지, 전 같으면 당신이 하실 것도 내게 맡기곤 하셨다.


짬짬이 요긴하게 쓰이던 재봉틀이 아주 멈춰버린 것은 신기하게도 할머니께서 거동이 자유롭지 못하게 된 몇 년 전과 꼭 맞는 즈음이었다. 내 딴에는 낡은 재봉틀을 새 단장한다며 물감으로 칠까지 해 가면서 썼던 것이기도 하고, 뭔지 모를 아쉬움에 선뜻 버릴 수가 없었다.

이번에도 역시 어머니는 방에 자리만 차지하니 버리라고 하시며 내 행동을 못마땅해 하셨다. 쓰지 않을 때 재봉틀이 접힌 모습은 훌륭한 탁자 모양이다. 결국 나는 재봉틀을 버리지 않고, 그 위에 테이블보를 덮고 거울을 올려놓아 화장대로 사용했다. 이제 새로운 역할로 바뀐 재봉틀은 나름대로 제 구실을 잘 해내고 있다.


요새 부쩍 정신을 잘 놓으시는 할머니 때문일까, 테이블보에 가려진 재봉틀 모습이 자꾸만 새롭게 그려진다. 착착착 소리를 내며 돌아가던 것이며, 할머니와 함께 재봉틀을 배우던 기억들이 보이는 것이다.

며칠 전 할머니께서는 당신 손수건에 싸두신 돈을 이불 밑에서 꺼내시며, ‘내가 언제 또 너한테 돈을 주겠니.’ 하시며 극구 안 받겠다는 내 손에 쥐어 주셨다. 당신 건강하실 때나 그렇지 않을 때나, 노상 무언가를 손자들에게 주고 싶어하시는 할머니.

할머니 몸 속에서 사랑을 만들어 내는 마음의 재봉틀은 아직도 쉼 없이 돌고 또 도는 중인 것만 같았다. 오늘도 재봉틀 앞에 서서 하루를 준비하는 나는 얼굴을 다듬고 옷매무새를 살피며 할머니의 사랑을 배워가고 있다. 

  

유선영/ 경기 남양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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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새라새 2010.08.15 08: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재봉틀 이야기를 보니 지금은 이세상에 안계신 아버님이 생각이 나네요..
    어렸을쩍 어머님보다 아버님이 재봉질을 잘하셔서 가벼운 옷이랑 오재미를 만들어 주셨던 기억이 나서요^^
    잘보고 갑니다.^^

  2. 티런 2010.08.15 08: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 그림속의 재봉틀.
    몇해전까지 어머니가 간직하시던거랑 비슷하네요.
    정말 요술이었죠.이것저것....

  3. ★입질의 추억★ 2010.08.15 19: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할머님의 재봉틀이 오래오래 사용되었으면 좋겠어요.. 이젠 조금식 잊혀져가는 물건이기도 해서 좀 안타까워요~
    남은 휴일 잘 보내시구요 ^^

  4. 악랄가츠 2010.08.16 01: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렸을 때, 할머니께서 제 옷을 재봉틀로 뚝딱 만들어 주시곤 하였어요! ㅎㅎ
    요즘에는 브랜드 브랜드만 외치며 입고있네요 ㄷㄷㄷ
    가끔은 할머니의 정성이 듬뿍 담긴 옷이 그립네요!

    • 국민건강보험공단 2010.08.16 07: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악랄가츠님/
      ㅎㅎ. 요즘은 만들어 있는 모습은 잘 찾아 보기 힘듭니다.
      대량생산에 가격대도 다양해서 원하는 옷을 찾을 수 있어 졌지요 ㅎ
      정말 정성이 담긴 선물이 그립습니다 :)

  초등학교 2학년인 큰애의 알림장을 확인하고 있는데 녀석이 문득

           "엄마, 내가 고등학생이 되면 엄마는 할머니 돼?" 하고 물었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속에서 무언가 확 끓어 오르며 얼굴에서는 열이 나고 가슴에는 묵직한 쇳덩이 하나가 얹힌 기분이었습니다.

마치 오래전에 이런 질문을 하면 어쩌나 하고 걱정했던 것에 대한,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하는 그런 심정이었습니다.

"음..." 하고 뭐라 말을 할까, 망설이는 사이 저는 녀석의 눈을 보고야 말았습니다.


엄마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눈물을 슬쩍슬쩍 닦고, 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콧물을 삼키는 녀석을 보니 갑자기 저도 눈물이 나는 겁니다.

"그러니까… 네가 고등학생이 됨녀 10년 후니까 엄마도 10살 더 나이를 먹는 거니까.." 하며 머릿속으로 계산을 하고 있는데
녀석이 먼저 "그럼 엄마가 할머니 돼서 죽어? 나는 엄마 죽는 것 싫어!" 하며 기어코 울고 맙니다.

녀석이 걱정하는 것은 바로 그것이었던 겁니다.

엄마가 늙어서 죽는다는 사실 말입니다. 정말 목이 메더군요.


"아니야, 엄마는 할머니 안돼. 더 있어야 할머니가 되는 거야. 네가 어른이 되고, 결혼해서 아이를 낳아 그 아이가 엄마한테 할머니 하고 불러야 할머니가 돼. 그리고 너희가 있는데 엄마가 어떻게 죽니? 너희가 다 커서 결혼하고 애 낳는 것을 다 봐야지." 하고 간신히 변명 아닌 변명거리를 마련해 답을 해 주었습니다.

하지만, 속으로는 후회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좀 더 일찍 결혼해서 아이를 낳았더라면 하는 마음 때문이었습니다. 마흔이 넘은 나이에 초등학생인 큰 애와 이제 32개월 된 작은 애를 두고 있으니 먼 미래를 생각하니 녀석의 걱정이 현실로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좀 슬퍼지더군요.

'그래, 너희가 있는데 엄마가 어떻게 할머니가 되니? 엄마는 좀 더 젊게 오래오래 너희와 함께 할거야. 아주 건강하게 열심히 살 거야." 하고 스스로 다짐하며 아직도 눈물을 흠치며 할머니 되는 것 싫다고 하는 녀석을 꼭 껴안아 주었습니다.

아직 어리기만 한 녀석이 내 품에 안겨 조금은 감동하고, 조금은 슬픔으로 분위기를 잡고 있는데,

 "엄마가 죽으면 난 어떡해? 나는 아직 돈도 못 버는데. 내가 어른이 될 때까지 엄마,
  할머니 돼서 죽으면 안돼." 하는 녀석.


으흐흐 흐흐! 분위기가 좀 탁해지긴 했지만 녀석의 말대로 건강한 엄마가 되기 위해서 지금 당장 국민체조 부터 열심히 하렵니다.

 

박연옥 / 서울 영등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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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옥이(김진옥) 2010.07.17 07: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엄마는 평생 엄마지요...
    비내리는 주말입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2. 티런 2010.07.17 08: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릴적 어머니.
    지금의 어머니를 떠올려보게 되네요.....

  3. 악랄가츠 2010.07.18 05: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학 졸업하시자마자 저를 낳으신 어머니...
    밖에 같이 나가면 이모라고 부르라고 농담하신 어머니...
    늘 젊은 어머니만 보아서인지....
    세월이 흘러 나이 드신 어머니를 보면 괜시리 마음이 무거워지네요 ㅜㅜ

    • 국민건강보험공단 2010.07.18 06: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함께 할 시간들을 생각으로
      기운내시면 좋겠습니다 ㅎ
      아들 딸들의 행복에 더 힘을 얻으시는 부모님입니다.

      상당히 젊으신 어머니신가봐요 ㅎ
      건강과 젊음이 늘 함께 하셨으면 좋겠어요~

  4. 새라새 2010.07.18 06: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머니 생각만 하면 항상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인데 조금더 잘 해드려야 하는 마음만 가득하네요^^

    • 국민건강보험공단 2010.07.19 06: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가족이랑 항상 곁에 있을까라고 생각될 때가 많습니다.
      아파도 슬퍼도 기분이 나빠도
      가족의 힘이면 다시 일어설수 있고요.
      그래서 소중합니다.
      건강한 가족이 되어야겠습니다 :)

  5. mami5 2010.07.18 11: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린마음에 할머니가되면 죽는다는 걱정을 미리하니..
    할머니가 되어도 엄마는 엄마니..^^
    어느새 할머니가 된 나의 자신을 미리보는 것 같으네요..^^;;

    • 국민건강보험공단 2010.07.19 06: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시간이 참 무서워 보이기도 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너무 빠르고 제가 힘이 너무 없어 보이기도 합니다. ㅎ
      시간에 잘 녹아드는 사람이고프기도 하구요 ㅎ
      즐거운 날 되십시오 :)


 

  어린 시절 해마다 봄이 되면 손님이 찾아왔다.
 
오라는 말도 없었고 온다는 소식도 없이 찾아왔지만 오는 이도, 맞이하는 이도 으레 당연하듯이 받아들
  였다.

 

 

손님은 인사도 없이 자기 보금자리 짓기에 바빠진다. 지푸라기에 흙을 묻혀 우리 집 처마 밑에 집을 짓기 시작하였다.

그 작은 입으로 지푸라기를 한 올 한 올 찾아오는 걸 보면 신기하기도 하고, 누가 집 짓는 걸 가르쳐줬기에 저렇게 밑그림도 그리지 않은 상태에서 바로 지을 수 있는지 대단하기도 하였다.

 

올해도 잊지 않고 손님이 찾아왔구나 하고 인식할 때 즈음엔 벌써 집이 완성되어 있었다. 그 때부터 우린 한 지붕 두 가족이 되었다.
솔직히 누가 주인이고 누가 세들어 사는지 모를 정도였다. 마치 처음부터 우리가 함께 살았던 것처럼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어린 시절 나는 손님이 우리 집에 찾아오는 게 무척 반가웠다.

우리 집에 찾아올 때는 부부지만 새 보금자리에서 새 생명이 태어나 커가는 걸 볼 수 있
다는 건 신기한 일이었고 큰 행운이었기 때문이다.  새끼가 태어나면 조그마한 집에 얼굴만 빼곡히 들고서 입을 크게 벌리고 엄마 새가 먹이 가져오기만을 기다리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나 역시 엄마가 맛있는 것을 사서 들어오는 걸 기다리는 모습과 비슷했고, 엄마 새가 먹이를 가져오면 서로 먼저 먹겠다고 먹는 모습이 우리 인간들의 어린 아이들의 모습과 별 다를 바가 없었다.

 

연두색과 청록색의 잎이 한창일 때 시원한 바람이 부는 날이면 마루에서 할머니 팔에 누워 어린 새들을 구경하고 있노라면 귀엽고 예쁘고 신기한 모습에 시간 가는 줄 모르며 새들의 이야기 소리가 익숙해질 때 즈음엔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던 것 같다.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아침부터 손님 부부가 큰 소리로 울어대며 우리 집 하늘 위를 빙글빙글 날아다니는 것이었다. 먹이를 찾으러 가지도 않고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에 우리 집 식구들은 왜 저러나 모두 마당에 나와 하늘만 쳐다보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당시 우리 집은 흙집이었는데 벽을 타고 뱀이 올라가고 있는 것이었다.

손님 부부는 자기 집 주변에 적이 온다는 것을 알고 새끼들 걱정에 저렇게 신호를
보냈던 것이다. 아침부터 우리 식구들은 벽을 타고 올라가는 뱀을 떼어내기 위해 연탄집게와 긴 막대기를 동원해 한바탕 뱀 수거 작전에 나섰다. 긴 막대기로 뱀을 쳐가면서 떨어지기를 기다렸다가 뱀이 떨어지자 연탄집게로 뱀을 집었던 것이다.

호기심 많은 남동생은 그 뱀을
들어 올려 다시 오지 말라고 집 밖으로 한참을 걸어 나가서 멀리 밭에다 풀어주고 왔었다. 다행히 새끼들은 무사했고 다 커서 돌아갈 때까지 건강했다. 손님들은 새끼가 날아다닐 만큼 되면 다시 떠나려 했다. 또 아무 말도 없이 잘 지내라는 인사도 없이 혹은 잘 가겠다는 말도 없이 그냥 훌쩍 떠난다.

언제 또 올 거냐고 물어보지도 않았지만 내년 이맘때가 되면 다시 오리라는 것을 알았기에 서운했지만 잘 가기를 바랐다.
흙집이었던 우리 집은 벽돌집으로 바뀌고 할머니랑 누워있었던 마루도 없어지고 흙 마당도 없어지면서 손님들도 우리 집을 찾아오지 않았
다.

오지 못할 사정이 생겼는지 아니면 더 좋은 보금자리를 위해 떠난 것인지 행여 우리 집이 바뀌어서 찾지 못하는 건 아닌지 이제 기다
려보아도 오지를 않는다. 매년 이맘때가 되면 우리 집 처마를 자기 집인 양 살았던 제비 가족들. 한 지붕 두 가족이 살아서 행복했던 어린시절. 청록색이 아름다운 이 계절이 되면 나는 그 가족들이 그리워진다.


 

정현주 /  전라남도 장성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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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인생이란 즐거운 롤러코스터 2010.05.29 14: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에궁...저희 집에는 모기와 바퀴들만이 서식을...크흑...
    강남살던 제비는 언제쯤...

    • 국민건강보험공단 2010.05.31 18: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3월이면 온다는 제비는 중국엔 몇월쯤 올까요? ㅎ
      제비의 먹이(?)는 풍부한 것 같기도 합니다만;
      먹구름이 잔뜩하지만 차세대육체적님이 계신곳은 더울 것 같습니다.
      남은 오후 즐거운 시간 되십시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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