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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살아가는 이야기

세 번의 수술 후 다시 찾은 일상, 하일성 야구해설위원

 

          ‘한국 프로야구의 산증인’. 하일성 야구해설위원에게 따라붙는 수식어이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1982년 프로야구

         출범과 함께 줄곧 KBS 야구해설을 맡으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명해설가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이가 바로 하일성

         위원이기 때문이다. 생사의 기로에 선 세 번의 대수술을 겪으면서도 마이크를 포기하지 않았던 그이기에 대한민국

         야구팬들은 하일성 해설위원의 뜨거운 열정을 사랑하고 또 존경하고 있다.

 

 

  

 

  

 

 

 

심근경색 수술 후에 찾아온 우울증을 이겨내고

 

흔히 인생을 야구에 비유하곤 한다. 앞서가는 팀이나 지고 있는 팀에게도 9회 말 투 아웃이라는 막판 상황까지 승패의 향방을 알 수 없듯, 늘 무수한 변수가 도사리는 예측불허의 우리네 인생살이도 바로 그런 야구경기를 닮은 까닭이다. 구수한 입담과 유려한 언변, 그리고 정확한 경기분석으로 ‘족집게 도사’로 통하는 하일성 해설위원이 지난 2002년 심근경색으로 수술을 받았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많은 야구팬은 놀라고 안타까운 심정으로 그의 쾌유를 빌고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마이크 앞에 서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원했다

 

 “당시 의사들이 제 발로 병원을 찾은 저를 두고 정말 천운이라는 얘기들을 했어요. 새벽부터 왼쪽 팔이 저리고 식은땀이 나면서 이상하게 마음이 불안해져서 잡혀 있던 녹화를 중단하고 응급실에 갔더니 심근경색이라며 당장 수술을 해야 한다고 하더군요.”

 

평소 ‘강심장’이라 자부하던 그였지만, 병마 앞에선 덜컥 두려운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무사히 심장수술을 마친 뒤에도 혹시나 갑자기 쓰러지면 어쩌나 걱정이 앞섰고, 불현듯 찾아온 우울증으로 종일 꼼짝도 할 수 없는 날이 얼마간 지속됐다. 이래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스스로 정신과를 찾아가 치료를 받기도 했다. 그렇게 마음을 가다듬고 나니 빠른 속도로 건강을 회복할 수 있었고 다행히 그는 그토록 사랑하는 야구장에 건강한 모습으로 복귀할 수 있었다.

 

 

 

 

병이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것임을 인정하고 예방하고 준비하라

 

“상태가 호전되나 싶었을 때 위에 종양이 생겨 두 번째 수술을 받게 되었어요. 정말 그때는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생기나 원망하는 마음이 생길 수밖에 없더군요. 다행히 위암이 아니라는 진단을 받고 겨우 마음을 진정시키나 싶었는데 연이어 담낭 제거 수술을 받게 되었어요. 참 이상한 것이 세 번째 수술대에 오르니 오히려 담담해지면서 마음이 편해지더군요.”


하일성 위원은 세 번의 수술을 겪으며 병을 두려워하거나 거부하기보다는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병마에 대처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한 번도 힘들다는 대수술을 세 번이나 받고도 거뜬히 건강을 회복한 하일성 해설위원. 어려운 고비를 겪으면서도 그의 머릿속에는 오로지 다시 야구장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뿐이었고, 그런 그의 의지가 큰 버팀목이 되어 결국 무사히 그라운드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그리고 여전히 녹슬지 않은 입담과 해박한 야구지식으로 하루도 빠짐없이 야구장을 찾는 그의 열정어린 모습을 통해 많은 야구팬들은 진정 한국 프로야구의 살아 있는 전설임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저는 될 수 있으면 수술을 하기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은 마음의 평정심을 유지하려 노력합니다. 건강에 대한 과신도 금물이지만, 지나친 염려도 좋지 않아요. 내가 환자라는 그 자체에만 집착하며 살지 말고, 누구나 겪을 수 있고 완치될 수 있다는 희망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건강에 좋다고 하는 것을 무작정 찾아다니는 것도 스트레스로 작용한다고 충고하면서 하일성 위원은 제일 어리석은 생각이 병과 싸워 이기겠다는 것인 만큼 자연스럽게 흘러가듯 치유하는 여유를 가졌으면 한다고 했다.

 

병을 극복하는 길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더 열심히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는 하일성 위원은 제일 좋아하고 또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하는 이 순간이 무척이나 행복하다 말하며 웃는다.

 

 

                                                                                                                                 글 / 이용규 기자,   사진 / 이미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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