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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맞춤형

행복한 개인주의자가 돼라!

 

 

 

 

  

      "행복 수준이 높은 국가가 가지고 있는 사회적 특징은 무엇일까?” 이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행복 연구의 대가이자

      미국 일리노이 대학교의 심리학자인 에드 디너(Ed Diener)는 동료들과 함께 전 세계 55개국 사람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행복을 가장 확실하게 예측하는 것은 평균 소득이나 인권수준, 교육 기회의 균등성이

      아니었다. 바로 개인주의 수준이었다.

 

            

             

 

 

 

 

집단주의와 개인주의

 

문화심리학자들은 문화를 크게 두 가지, 즉 집단주의와 개인주의로 구분한다. 집단주의가 개인보다는 집단의 이익을 우선시하면서 사회성과 상호의존성을 강조하는 문화라면, 개인주의는 집단보다 개인의 이익을 우선시하면서 독립성과 개인의 자유를 강조하는 문화라고 할 수 있다. 대체로 동양은 집단주의이고, 서양을 개인주의라고 한다(물론 동양과 서양도 국가나 지역에 따라 조금씩은 차이가 있다).

 

집단주의 문화에서는 집단을 위해 개인의 희생이 당연시 되고, ‘나’ 보다는 ‘우리’를 강조한다. 반면 개인주의 문화에서는 굳이 집단을 위해 개인이 희생해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라는 표현은 ‘나와 너’를 모두 아우를 때만 사용한다. 일례로 우리나라에서는 친구에게 자신의 아내를 소개할 때 ‘우리 아내’라는 표현을 쓰지만, 만약 미국에서 ‘our wife’라고 했다가는 분위기가 이상해질 것이다.

 

 

 

집단주의자가 행복하기 어려운 이유

 

개인보다는 집단이 강조되는 문화에서는 자연스레 눈치와 체면이 강조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어렸을 때부터 타인의 시선을 인식하는 훈련을 받는다. 특히 공공장소에서 아이들을 통제하기 위해 부모들은 보통 이렇게 말한다.

 

“저 아저씨가 혼낸다.”

“사람들이 너 흉본다.”

“동네 창피하게 얘가 왜 이래!”

 

물론 함께 사는 사회에서 타인의 시선은 중요하지만, 아직 ‘나’라는 개념조차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타인의 시선을 강요받으면 삶의 주인은 ‘자신’이 아닌 ‘타인’이 된다. 다시 말해 자기가 원해서 대학에 가고 직업을 찾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남들이 하니까 혹은 남들에게 지기 싫어서 인생을 살아간다.

 

사람에게는 타인과 함께 살아가고자 하는 마음도 있지만, 온전한 자기가 되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 이 두 마음 사이에서 균형을 잡지 못하고 어느 한쪽으로만 치우친다면 행복하기 어렵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불행한 이유는 바로 남을 위해 나를 희생하고 포기하기 때문이다.

 

 

 

개인주의에 대한 오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야 하는 세상인데, 어떻게 자기만 챙기라는 말이냐?”

개인주의자가 돼라는 말에 대해 어떤 이들은 이렇게 말한다. 집단주의를 당연히 여기며 살아온 사람들은 개인주의(individualism)와 이기주의(selfishness, egoism)를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 둘은 엄연히 다르다. 개인주의가 단지 우선순위에서 집단보다는 나 자신을 먼저 생각하는 것이라면(행동은 그 다음 문제), 이기주의는 타인에게 피해가 되는 상황에서도 자신의 이익을 챙기는 것이다.

 

만약 부모님이 경제적으로 어려워서 많은 채무를 지고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나 몰라라’ 외면하면서 자기가 번 돈은 자기 것이니 자기 마음대로 펑펑 쓰는 것은 이기주의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자기 인생(결혼, 출산)을 포기하면서까지 부모님의 채무를 갚으려고 하는 것이 좋을까? 이 역시 행복한 선택이 아니다. 이보다는 자식된 도리로 어느 정도는 고통을 분담하면서 부모님을 도와드리되, 어느 정도 도리를 한 후에는 자기 인생을 살아야 한다. 분명 자식을 사랑하는 부모님이라면 같은 마음일 것이다. 이것이 진짜 건강하고 행복한 개인주의자의 선택이 아닐까?

 

 

 

진짜 '함께'하기 위해 필요한 '진짜 나'

 

어떤 이들은 집단주의는 모두 나쁘고 개인주의는 모두 좋은 것처럼 말한다. 그러나 이런 생각도 옳지 않다. 1997년 IMF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전국적으로 실시된 금모으기 운동이나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보여주었던 길거리 응원처럼 어떤 상황에서 전 국민이 가족처럼 하나될 수 있는 저력은 집단주의 문화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들이다.

 

그러나 진짜 ‘나’와 ‘너’가 만나서 ‘함께’하기 위해서는 먼저 ‘진짜 나’를 찾아야 한다. 다시 말해 집단주의가 무가치하고 불필요해서가 아니라 집단주의의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행복하고 건강한 개인주의자가 될 필요가 있다. 개인의 행복 없이 모두의 행복이 있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글 / 강현식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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