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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생활

자연치아보다 좋은 인공치아 없다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고~.” 국내 한 제약사의 잇몸약 TV 광고 문구다. 튼튼한 이가 삶의 질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 지를 잘 표현하고 있다. 비단 삶의 질 뿐만이 아니다. 치아는 몸 전체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부위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건강한 치아 하나의 경제적 가치가 최소한 3,000만원은 된다고 설명

        하는 학자도 있다. 

 

 

 

 

 

런데 최근 들어 치아를 교체하는 걸 너무 쉽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임플란트 같은 인공치아 치료 기술이 발달하면서 원래 갖고 있던 자연치아가 손상됐을 때 너무 일찍 자연치아를 포기하고 임플란트로 대체하려 한다는 것이다. 임플란트를 한번 하면 평생 쓸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치과계 내부에서조차 최근 임플란트 시술이 남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임플란트가 아무리 좋아져도 자연치아만 못하다. 자연치아가 손상되면 일단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최대한 시도해 보고, 더 이상 방법이 없을 때 마지막 수단으로 선택하는 게 임플란트다

 

 

 

원래 '이' 살려 쓰는 방법

 

손상된 자연치아를 조금이라도 더 쓸 수 있도록 살릴 수 있는 방법은 그렇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 심한 충치나 외상으로 치아는 상했지만 잇몸에 뿌리가 남아 있다면 ‘자연치소생술’이 가능하다. 치아를 뽑지 않고 뿌리를 잇몸 위쪽으로 이동시켜 보철물(인공치관)을 씌우는 방법이다

 

단 자연치소생술은 외상으로 치아 뿌리가 절반 이하로 부러졌을 때 시도할 수 있다. 절반 넘게 손상됐거나 뿌리가 여러 개인 어금니는 시술이 어렵다. 또 충치 때문에 치아의 신경까지 손상됐어도 신경치료로 뿌리를 상당 부분 살릴 수 있다면 자연치소생술이 가능해진다. 그러나 잇몸 아래 5mm 이상까지 깊숙이 썩어 치아가 흔들릴 정도라면 어렵다. 자연치소생술을 받은 뒤에는 치아 뿌리가 이전보다 짧아진 상태이므로 딱딱한 음식을 먹을 때 주의해야 한다. 

 

치아를 받쳐주는 역할을 하는 잇몸에 염증이 생기면 뼈(치조골)가 녹아 약해지면서 치아가 흔들리다가 급기야 빠지게 된다. 잇몸은 한번 손상되면 회복하기 어렵다고 여기는 경우가 많지만, 손상 정도에 따라 ‘잇몸재생술’을 할 수 있다. 녹아서 부족해진 치조골을 인공뼈로 채워 넣어 새로 만들어주는 방법이다. 인공뼈가 원래 잇몸뼈와 잘 결합되면 흔들리던 치아를 단단하게 고정시킬 수 있다. 치조골이 약해지면서 잇몸이 내려앉으면 치아가 보이는 면이 길어져 보기에 좋지 않은데, 잇몸재생술은 잇몸 모양도 회복시켜주기 때문에 심미적인 효과도 있다. 

 

 

 

환자 자신의 의지가 중요

 

하지만 자연치소생술과 잇몸재생술처럼 자연치아를 살리는 치료들은 꽤 까다로운 기술이다. 다른 치료에 비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의료진뿐 아니라 환자의 의지가 필수다. 게다가 임플란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니 아예 시술하기를 꺼리는 치과가 적지 않다. 자연치아가 손상됐을 때는 이를 살릴 수 있는지 여러 의료진과 자세히 상담하며 확인해볼 필요도 있다.

 

반갑게도 최근 일부 치과의사들 사이에서 인공치아 치료보다 자연치아를 살리는 치료를 우선 고려하자는 움직임이 조금씩 확산되고 있다. 임플란트가 발달하기 이전에 해왔던 전통적인 치료 방식의 장점이 다시 주목받는 것이다. 그만큼 의학적으로도 자연치아의 중요성이 다시금 강조되고 있다는 의미다. 

 

 

 

보철물 관리가 치아 수명 좌우

  

자연치소생술이나 잇몸재생술을 이용해 실제로 치아를 얼마나 살릴 수 있는지는 사실 환자의 치아와 잇몸 상태에 따라 다르다. 때문에 평소 충치나 치주질환을 정기적으로 점검해보는 게 좋다. 1년에 1, 2번 정도 정기적으로 스케일링을 받아 잇몸에 염증이 생기지 않도록 미리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다. 잇몸 상태를 잘 관리하면 나중에 꼭 임플란트를 해야 하는 상황이 되더라도 임플란트 개수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다. 

 

충치 때문에 금니 같은 보철물을 씌워놓은 경우엔 보철물을 얼마나 잘 관리하느냐가 자연치아의 수명을 좌우한다. 예를 들어 금니의 평균 수명은 7년 정도지만, 관리만 잘 되면 30년 넘게 유지되기도 한다. 보철물에 문제가 생기는 이유는 대부분 보철물과 치아 사이 틈으로 음식물찌꺼기나 세균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연치아에 다시 충치가 생기는 것이다. 이 같은 보철물 충치를 방치하면 잇몸질환은 물론, 입 냄새와 치아 주변 조직 손상까지 일으킬 수 있다. 금니와 치아의 경계 부분이 거뭇거뭇하게 보인다면 보철물을 교체해야 하는지 치과 진료를 받아보길 권한다. 

 

임플란트를 하기 전에 원래 치아를 조금이라도 더 쓸 수 있는지 반드시 확인하되, 더 이상 방법이 없는 경우엔 머뭇거리거나 방치하지 말고 빠른 시일 내에 임플란트 시술을 받는 게 현명하다. 임플란트밖에 방법이 없을 정도면 이미 구강 상태가 많이 악화해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글 / 한국일보 문화부 의학 담당 임소형 기자 
                                                                 도움말 / 
손동석 대구가톨릭의대 치과 교수,  명우천 지오치과 수원점 대표원장,

                                                                                                                                  방태훈 지오치과 김포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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