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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맞춤형

내 아이이의 면연력을 위한 선물, 모유와 초유

 

 

 

 

 

     ‘멜라민 분유’에 이어 ‘박테리아 분유’ 파동을 겪은 중국에선 분유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면서 모유까지 판매되고 있다.

    우유 한 팩 분량인 200㎖당 모유 가격은 중국에서 대략 20∼30위안(약 3600∼5500원)에 거래된다. 국내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서도 모유를 사고파는 ‘젖동냥’이 이뤄지고 있다. 모유 불법 유통의 가장 큰 위험은 혈액을 통해 옮겨

    지는 병원체 중 매독ㆍ에이즈ㆍC형 간염 바이러스 등 일부가 모유로도 전파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모유를 먹는 

    신생아들은 면역력이 약해 더욱 위험하다.

  

 

 

 

 

 

아기에게 최고의 음식 '모유'

 

모유는 아기들의 주식(主食)이자 성장 등 모든 변화를 이끄는 원동력이다. 모유엔 또 면역 성분들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 아기를 감염으로부터 보호한다. 또 위ㆍ장기능이 약한 아기라도 모유의 영양소만은 거뜬히 소화ㆍ흡수시킨다. 모유를 먹는 아기의 알레르기ㆍ아토피성 피부염 발생률이 가장 낮은 것은 이래서다. “알레르기ㆍ아토피가 걱정되면 적어도 출산 뒤 6개월 이상 모유를 먹이라”고 권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모유는 아기에게 최고의 음식이다. 신생아에겐 모유 외의 다른 음식들은 모두 이물질(異物質)일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출생 후 2년은 가급적 모유를 먹이라고 추천하는 것도 이래서다. 

 

모유의 100㎖당 유당 함량은 7.3g으로 우유ㆍ산양유(4∼5g)보다 높다. 유당은 아기의 에너지원이면서 두뇌 발달ㆍ골격 성장(칼슘 흡수 촉진)ㆍ정장 작용(장내 유익 세균 증식)을 돕는 고마운 성분이다. 모유의 100㎖당 지방 함량은 3.5g이다. 만약 아기에게 모유를 먹이면서 “지방이 많은데…”라며 우려한다면 기우(杞憂)다. 모유의 지방은 리놀레산ㆍ감마 리놀렌산ㆍDHA 등 아기의 건강에 유익한 지방으로 구성 있기 때문이다. 단백질은 모유(100㎖당 1.1g)보다 우유(100㎖당 3.2g)에 더 많이 들어 있다. 모유에 단백질이 적게 든 것은 아기의 신장(腎臟)에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조물주의 배려다. 모유의 100㎖당 열량은 65㎉,로 흰 우유(60㎉)와 엇비슷하다. 

 

모유를 먹는 아기들은 자신의 삶을 통틀어 가장 빠르게 성장한다. 평균 3.3(여아)∼3.4㎏(남아)으로 태어난 아기들은 3개월이 지나면 2배, 1년이 지나면 3배로 체중이 늘어난다. 출생 직후 10∼12㎖이던 위(胃)의 용량도 1년 뒤에는 200∼250㎖로 커진다. 1일 섭취 권장열량도 생후 4개월까지 500㎉에서 5∼11개월에는 750㎉로 증가한다. 하지만 모든 아기들이 모유를 먹는 특권을 누리지는 못 한다. 우리나라 아기의 절반 이상이 분유(조제분유)를 먹고 자란다. 특히 직장생활을 하거나 몸이 허약하거나 젖이 부족한 엄마들은 분유 의존도가 높다. 

 

 

 

모유가 잘 나오게 하려면

 

모유를 먹이는 것이 아기와 엄마의 건강에 이롭다는 사실은 이제 상식이다. ‘동의보감’에도 모유(인유)가 “오장(五臟)을 보(補)하고 오래 살게 한다”고 기술돼 있다. “모유를 먹이고는 싶지만 젖이 너무 적어 고민”이라는 산모가 많다. 하지만 요즘 산모들이 부모 세대보다 영양이 좋아졌는데 젖 분비량이 특별히 줄어들 까닭은 없다. 과거엔 모유 외엔 대안이 없었으나 요즘은 분유 등 선택이 가능해졌고 산모의 스트레스가 심해진 것이 젖이 잘 나오지 않는다고 느끼는 이유일 수 있다. 

 

모유가 잘 나오게 하려면 프로락틴과 옥시토신, 두 호르몬을 깨워야 한다. ‘모성애 호르몬’으로 알려진 프로락틴은 낮보다 밤에 더 많이 분비된다. 밤에 젖을 먹이면 모유량이 충분한 것은 이래서다. ‘스트레스 감소 호르몬’으로 통하는 옥시토신은 엄마의 사고ㆍ감정에 영향을 받는다. 엄마가 아기를 사랑스럽게 지켜보거나 아기가 우는 것을 들으면 젖이 나온다. 반면 엄마가 걱정ㆍ불안ㆍ통증을 느끼거나 당황하면 옥시토신 분비가 줄어들어 젖도 잘 나오지 않는다.

 

아기가 젖을 더 자주, 오래 빨게 하는 것도 모유량을 늘리는 방법이다. 젖은 유축기나 손으로 짜면 많이 나오지 않고 아기가 직접 빨면 많이 나온다. 아기가 젖을 빠는 힘은 실로 대단해서 ‘젖 먹던 힘으로’란 말이 나왔다. 엄마의 유방은 아기가 필요한 만큼의 젖을 공급하게 돼 있다. 쌍둥이 둘이 젖을 빨면 두 아기가 필요로 하는 만큼의 모유가 나온다. 모유는 마치 샘물처럼 자주 퍼내면 많이 나오고 오래 방치하면 마른다. 

 

신생아에겐 하루에 보통 8∼12번(한번에 10∼15분) 젖을 먹이는 것이 적당하다. 아기가 스스로 젖 먹는 스케줄을 짜도록 기회를 주면 연령이 높아질수록 젖 먹는 간격은 길어지고 한 번에 먹는 시간은 짧아진다.  아기를 낳자마자(30분 이내에) 젖을 먹이는 것도 중요하다. 3∼4개월간 엄마 젖만 먹은 아기는 젖병을 잘 물지 않으려 한다. 반면 생후 첫 2주 동안 아기에게 젖병을 사용하면 모유가 풍부해도 대부분의 아기는 엄마 젖을 물지 않는다. 젖병을 먼저 접한 아기의 십중팔구는 한 달 안에 유두 혼동을 경험, 엄마 젖을 잘 빨지 않는다.

 

 

 

조물주와 엄마의 선물 '초유'

 

 ‘모유가 면역력을 높여준다”는 말은 누구나 들어 봤겠지만 모유 중에서도 출산한지 2~3일 내에 나오는 초유(初乳)가 최고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초유엔 면역글로불린을 비롯한 수십 종의 면역물질이 성숙유(출산 1개월 이후 나오는 모유)와는 비교가 안 될 만큼 풍부하다. 갓 태어난 아기를 감염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조물주와 엄마의 선물이다. 아기의 장(腸)엔 면역글로불린과 같은 커다란 단백질을 통째로 흡수 가능한 구멍이 나 있고 이를 통해 아기는 생존에 필요한 면역물질을 얻는다. 초유의 효능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질병에 걸리지 않도록 우리 몸의 면역시스템을 튼튼하게 해주는 것이다. 초유를 먹은 아이가 설사ㆍ복통 등 소화기 질환과 감기 등 호흡기 질환에 덜 걸린다는 것은 다양한 연구를 통해 어느 정도 증명돼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사람의 초유는 사서 먹을 수 없다. 대신 송아지를 낳은 지 36시간 이내에 암소의 젖에서 짜낸 노란색 초유가 분말ㆍ가루ㆍ알약의 형태로 상품화돼 있다. 

 

초유는 사람ㆍ소ㆍ돼지 등 동물의 종류와 상관없이 하나 같이 고단백 식품이다. 또 초유엔 IGF(인슐린 유사 성장인자) 등 성장인자가 다량 함유돼 있다. IGF는 세포의 성장을 자극하며, 단백질 합성을 도와 골격ㆍ근육이 잘 자라게 한다. 

 

초유는 지방간ㆍ간염ㆍ간경화 등 간(肝)질환 환자에게도 권할 만하다. 지방간이 간경화ㆍ간암 등으로 진행되지 않도록 하는 억제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간경화로 복수가 차거나 합병증인 자발성 복막염이 생길 가능성도 낮춰준다. 초유를 꾸준히 먹으면 염증을 일으키는 물질인 내독소(endotoxin)가 덜 만들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초유가  B형 간염 바이러스나 C형 간염 바이러스를 죽이는 것은 아니다.

 

건강한 사람은 2g(가루)씩 하루 2회, 간질환 등의 치료 효과를 기대하는 사람은 3∼10g씩 매일 두세 번 먹는 것이 적당하다. 유당을 잘 분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먹으면 가벼운 소화 장애가 나타날 수 있지만 우유 알레르기나 우려할 만한 부작용은 없다.

 

과거 미국의 보디빌더들 사이에선 초유가 한때 ´슈퍼 밀크’(super milk)로 통했다. 체중ㆍ체지방을 줄여주고 근육을 늘려주며 운동능력을 향상시킨다는 입 소문이 났기 때문이다. 미국 델라웨어대학 연구팀은 평소 운동을 즐기는 22명을 두 그룹으로 나눈 뒤 한 그룹엔 초유, 다른 그룹에는 유청 단백질(일종의 플라시보)을 하루 20g씩 제공했다. 8주 뒤 초유를 먹은 그룹 사람들의 근육량은 1.3∼1.8㎏ 증가했다. 그러나 체지방량과 운동능력은 특별히 개선되지 않았다.

 

                                                                                                                                     글 / 중앙일보 박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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