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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맞춤형

또 바뀐 입시제도…고교생 대입전략은

 

 

 

 

 

           교육은 흔히 국가의 백년대계(百年大計)라고 한다. 먼 앞날까지 내다보고 큰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교육제도는 백년대계하고는 거리가 멀어보인다. 입시제도가 너무 자주 바뀌어 수험생과

           학부모가 혼란스럽고 공교육이 불신을 받는다는 지적도 많다. 1969학년도에 예비고사가 도입된 이후 대입

           제도의 평균 수명이 1년 2개월에 불과했다는 분석은 이런 불신을 뒷받침한다. 대입제도가 너무 자주 바뀌면서

           사교육비만 치솟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입제도 내년에 또 바뀐다

 

대학입학제도가 내년부터 또 바뀐다. 고교 1,2년생은 새로운 대입제도를 면밀히 분석, 필승전략을 짜야한다. 특히 2년생에게 바뀐 입시제도는 ‘발등의 불’이다. 8월 27일 교육부가 발표한 새로운 입시제도는 3000개 안팎인 대입전형을 1000개 이하로 단순화하는 것이 골자다. 전형방법이란 수능, 학생부, 논술 등 평가요소를 반영하는 비율을 말한다.

 

현재 고 2년생이 응시하는 내년(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는 영어 과목의 A·B형 구분이 없어지고 대학별 전형방법이 수시 4개, 정시 2개로 제한된다. 그동안 모의 수능 과정에서 쉬운 A형과 가산점을 주는 B형 가운데 어떤 게 유리한지를 놓고 중위권 수험생 사이에서 눈치작전이 극심했고 이로 인해 상위권 대학 진학을 노리는 B형 응시자의 수능 등급과 표준점수가 크게 흔들리는 혼란이 이어졌다.

 

또 수능점수가 많이 반영되는 수시 우선선발 전형이 폐지되고, 수시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 적용이 크게 축소된다. 현재 중 3년생이 수능을 치르는 2017학년도부터는 국·영·수 모두 ‘수준별 수능’이 완전히 폐지된다. 한국사도 2017학년도부터 수능 필수과목이 된다. 문·이과를 통합해 수능 문제를 내는 방안도 검토중이지만 여론은 반대쪽이 많은 편이다.

 

정부는 수시 모집에서 수능 최저학력 기준 폐지를 추진해 2015~2016학년도에는 최저학력 기준을 백분위 대신 등급으로 하고 등급 수준도 완화하도록 대학에 권고했다. 수능 우선선발도 실시하지 않도록 유도하기로 하고, 재정 지원 사업과 연계하기로 했다. 수능 시험일은 2015~2016학년도에는 11월 둘째주로, 2017학년도부터는 11월 마지막주 또는 12월 첫째주로 각각 늦춘다. 수시 1·2차 원서접수는 한 차례로 합쳐진다. 정시 모집에서는 가·나·다군에서 각각 조금씩 뽑는 분할 모집을 금지한다. 대입 일정과 방법을 대폭 간소화한 것이다.

 

 

 

정시·수시 50대50 전략 짜라

 

개선안에 따르면 2015학년도 입시부터 대학의 전형방법은 수시는 4개, 정시는 2개로 줄어든다. 현재 200여개 대학의 평균 전형방법은 수시 5.2개, 정시 2.6개다. 서울시내 주요 대학과 지방 국립대의 전형 수는 수시 9개, 정시 7개에 이른다. 전형방법을 줄이기로 한 것은 전형이 너무 복잡해 학생이나 학부모들의 혼란이 크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전형 요소나 반영 비율이 달라지면 별개 전형 방법으로 간주한다. 가령 ‘학생부 70%, 수능 30%’와 ‘학생부 80%, 수능 20%’의 전형은 학생부와 수능이라는 같은 요소로 돼 있으나 반영 비율이 다르므로 2개의 전형 방법으로 계산한다. 이에 따라 수시는 논술 위주 전형과 학생부 100%, 학생부와 자기소개서 등 각종 서류, 실기 위주 전형 등으로 단순화할 가능성이 높다. 입학사정관전형은 사실상 폐지돼 학생부 전형에 통합된다. 정시는 수능과 실기로 단순화한다.

 

수능 최저기준이 없어지면 대학들로선 학생들의 ‘학습능력’을 검증할 마땅한 수단이 없어 현재 30%를 조금 웃도는 정시 비중이 50% 안팎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현재 고 1,2년생은 수능 공부를 더 철저히 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시모집에서 당락은 수능점수로 결정된다. 입시 전문가들은 A·B형이 통합된 수능영어는 어려운 유형인 B형을 기준으로 공부하라고 조언한다.

 

 

 

 

논술 공부는 일찍 시작해라

 

수능 최저기준 적용이 제한되면 수시에서 논술의 비중이나 영향력은 더 커질 것이라는 게 입시관계자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그동안 서울의 상위권 대학들이 수시에서 합격생을 가리는 수단으로 활용한 우선 선발 전형이 없어지면 사실상 논술이 수시에서 우수 학생을 뽑는 유일한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또 ‘적성 전형’이나 ‘구술형 면접전형’에 제동에 걸리면서 논술고사를 도입하는 중·상위권 대학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대입제도로 수시의 비중은 줄어들지만 특히 중·상위권 학생들에게 논술은 대학문을 여는 핵심 열쇠가 된 셈이다.

 

독서나 글쓰기, 생각하기, 토론, 메모습관, 체력관리는 공부의 기초체력이다. 이런 기초체력이 잘 조화를 이뤄야 공부성적이 좋아진다. 논술도 마찬가지다, 독서와 토론, 합리적 사고로 기초체력을 단단히 해야 논술 점수를 올릴 수 있다. 논술이란 궁극적으로 공부나 독서로 익힌 지식을 논리적 생각으로 정리해 글로 옮기는 것이다. 백년대계라는 교육제도가 땜질처방식으로 수시로 바뀌는 것은 문제지만 바뀐 제도에 맞춰 효율적으로 대입을 준비하는 것은 수험생의 몫이다. 

 

                                                                                                                            글 /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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