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혈관이 막혀서 생기는 뇌졸중(뇌경색)은 누구나 초기 대응만 잘하면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회복될 수 있다. 발병 3시간 내에 병원에 도착해 혈전을 녹이는 주사를 맞으면 팔다리 마비가 풀리기 시작하고, 2~3주 뒤에는 정상 생활이 가능하도록 치료된다. 그러나 뇌졸중은 우리나라 사망 원인 단일 질병 2위이다.(1위 심장병) 뇌졸중 발병 후 병원에 늦게 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
뇌세포 1분만 공급 안돼도 200만개 파괴 |
뇌는 140억 개의 신경세포로 구성돼 있다. 뇌는 1분만 혈액 공급이 안 돼도 200만 개의 뇌 세포가 죽고 한 번 죽은 뇌 세포는 다시 살릴 수 없다. 하지만 발병 3시간까지는 주변 혈관들이 막힌 혈관 대신 뇌세포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한다. 따라서 이 시간 안에만 혈관이 뚫리면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뇌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뇌졸중 발병 후 3시간을 '골든타임'이라고 한다. 그러나 3시간 이내 병원 치료를 시작하지 않으면 마비·실어증, 삼킴장애 등 후유증이 생길 확률이 높다.
골든타임 보다 1~2시간 치료 늦어져 |
골든타임은 잘 안 지켜지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뇌졸중 증상 발생 후 병원 응급실에 도착하는 평균 시간은 2005년 200분, 2008년 189분, 2010년 243분, 2011년 237분으로 늘고 있는 추세다.
뇌졸중 치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증상 발생 후 첫 치료(응급약물 투여)까지 3시간(180분) 내에 이뤄져야 한다. 병원 도착 후에는 진찰→CT·MRI 검사→진단→치료 시작의 과정이 60분 내에 끝나야 하므로 환자는 적어도 증상 발생 후 2시간(120분) 안에 병원에 도착해야 한다. 이 기준에 따르면 환자들이 1~2시간 늦게 병원에 도착하는 셈이다. 반면에 병원 도착 후 진찰~치료까지 걸리는 시간은 거의 60분 안에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골든타임이 잘 지켜지지 않아 치료 결과가 좋지 않은 것은 증상에 대한 환자·보호자의 인지도가 여전히 낮기 때문이다. 뇌졸중 고위험군은 평소에 뇌졸중 5대 증상만 잘 알고 있어도 뇌졸중 치료 결과가 훨씬 좋아질 것이다.
뇌졸중 고위험군, 5대 증상 알아두자 |
뇌졸중 고위험군은 ▲65세 이상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등 혈관질환자 ▲심방세동이 있는 사람 ▲과거에 일과성 뇌허혈(뇌졸중 증상이 잠깐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것)이나 뇌졸중이 있었던 사람 등이다. 이들은 5가지 뇌졸중 증상이 나타나는지 늘 신경써야 한다. 뇌졸중의 5대 증상은 편측마비(한쪽 팔다리를 움직이려고 해도 힘이 들어가지 않거나 감각이 떨어짐), 언어장애(발음이 어눌하거나 말을 잘 하지 못하거나 다른 사람의 말을 이해하지 못함), 시각장애(한쪽 눈이 안보이거나 물체가 겹쳐서 보임), 어지럼증(어지럽고 술 취한 사람처럼 비틀거리며 걸음), 심한 두통(심한 두통이 있으면서 속이 울렁거리거나 토함)이다.
뇌졸중 증상은 아무렇지 않다가 갑자기 나타나며, 보통 몇 분 정도 지속되다가 없어지는 경우도 있어 소홀히 생각하기 쉽다. 증상은 한 가지만 나타날 수도 있고, 겹쳐서 생길 수도 있다. 대한뇌졸중학회가 뇌졸중 환자 3027명을 조사한 결과, 환자의 증상 중 가장 많은 것은 편측마비(54.9%)였고 언어장애(27.5%), 어지럼증(10.5%), 시각장애(2.8%), 심한두통(2.3%) 순이었다. 편측마비와 언어장애가 주요 증상인 환자가 더 일찍 병원에 도착했으며 시각장애와 심한두통이 주요 증상인 환자는 병원에 늦게 오는 경향이 있었다.
증상 나타나면 반드시 구급차 이용해야 |
뇌졸중 골든타임이 잘 지켜지지 않는 이유 중 하나로 낮은 구급차 이용률이 꼽힌다. 심평원에 따르면, 뇌졸중 환자의 구급차 이용률은 54.2%에 그쳤다. 환자의 절반은 증상 발생 후 병원에 갈 때 자가용이나 대중교통을 이용했다는 것이다. 구급차를 탄 환자는 증상 발생 후 평균 121분만에 응급실에 도착한 반면, 구급차를 타지 않은 환자의 이동 시간은 약 4배인 평균 447분이나 걸렸다.
뇌졸중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권역응급의료센터’ ‘지역응급의료센터’로 지정된 종합병원 등 큰 병원 응급실을 찾는다. 뇌졸중의 경우는 거리가 조금 멀더라도 필요한 모든 치료를 즉시 시작할 수 있는 병원에 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 1339에 전화하면 알 수 있다. 무엇보다 팔·다리 저림, 어눌해지는 말투 등 뇌졸중 증상을 별스럽지 않게 넘기거나 민간요법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은데, 시간을 지체하지 말고 즉시 병원에 가도록 한다.
고위험군은 검사, 약으로 예방 |
뇌졸중은 갑자기 들이닥치는 응급질환이기 때문에 예방이 어렵다. 뇌졸중 증상이 잠깐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일과성 뇌허혈이 있었던 사람은 6명 중 1명꼴로 뇌졸중이 생기며 고혈압 당뇨병이 있으면 발병 위험이 2~4배 높다. 따라서 고위험군은 뇌MRI 등을 한 번 찍고 그 결과 뇌혈관이 좁아진 사람은 혈전이 생기지 않게 하는 약을 먹거나 스텐트 시술을 통해 뇌졸중 위험을 낮출 수 있다.
글 /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도움말 /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배희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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