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조금씩 다가온다. 입춘이 2월 달력에 어김없이 들어 있다. 나른함이 벌써부터 시작이다. 하루 만에 싹을 피워 올리는 비타민 가득한 새싹채소로 건강한 봄을 맞이해 보자. |
안도현은 시 ‘봄날’에서 이렇게 봄을 그린다.
아지랑이 손가락/ 물오르는 소리/ 올망졸망 나비 원피스/ 물감색 옷차림들/ 사랑의 花詞 반짝이는가/ 낯설어라/ 오색 빛깔로 하늘거리는/ 사랑의 그림자여/ 설레임이여
2월 4일, 올해에도 어김없이 찾아오는 입춘이다. 봄이다. 겨우내 그토록 기다리던 봄이 온 것이다. 남쪽 섬진강가 답압마을에 매화가 피었다는 화신이 전해온다. 제주에서는 이미 수선화가 만개했다는 소식도 있다. 고층 건물사이로 비껴드는 햇빛에는 봄이 어른거리고 거리를 걷는 여인들의 옷차림에도 봄기운이 함빡 배어 있다.
비타민 풍부한 봄 채소, 뭐 없을까? |
두 손을 힘껏 뻗쳐 기지개를 켠다. 찌뿌듯하다. 힘차게 봄을 맞을 수는 없을까? 새싹이 돋아나고 화려한 꽃들이 만발하는 봄날이 즐겁기는커녕 봄기운을 이기지 못하고 비실비실, 기진맥진한 봄날을 보내는 사람도 적지 않다. ‘춘곤증’은 몸이 봄의 기운을 따라가지 못하여 생기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겨우내 추위에 움츠렸던 몸이라 내장 기능이 떨어져 입맛도 없어지고 쉽게 피곤해진다. 그래서 옛 어른들은 정월대보름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 나물을 먹도록 하였다. 이렇게 섭취한 영양소는 오장육부에도 피부에도 활력을 가져온다.
텃밭으로 나가기에는 아직은 이르다. 베란다에 푸성귀를 기르기에도 아직은 춥다. 무슨 좋은 방법은 없을까? 이 시기에 시티 파머들에게 아주 딱 맞는 해법이 있다. 새싹채소를 기르는 것이다. 따뜻한 방 안이 최고의 텃밭이다. 한 작기(作期)가 열흘이면 끝나서 싱싱한 채소가 식탁에 올라온다. 새싹채소는 봄철 환절기 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비타민 A, B1, B2와 각종 무기질이 풍부해서 면역력을 강화시켜 주는 데 그만이다.
영양 가득, 봄 내음 가득 |
씨를 물에 불려 그릇에 놓아 두고 하룻밤만 자고 일어나면 이미 싹이 터 있다. 신기하다. 봄이 보인다. 아이들은 자고 일어나서 눈을 비비고 들여다보고 탄성을 지른다. 이틀 지나면 진한 갈색이 연두색으로 변한다. 떡잎 빛깔이다. 새싹채소 중 가장 인기가 많은 것이 브로콜리다. 초보자도 쉽게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카로틴, 비타민 C와 B도 다 자란 브로콜리보다 훨씬 풍부하고, 항암성분인 설포라페인도 다 자란 브로콜리보다 20배나 많다.
콩나물과 비슷한 모양을 한 메밀순은 인삼 맛이 난다. 고혈압 환자들이 메밀국수를 좋아하는 이유는 혈압을 내려 주는 루틴(rutin)이 다량 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 루틴이 종자보다 메밀의 새싹에는 무려 27배나 많다. 루틴은 모세혈관도 강화시켜 주는데, 특히 뇌의 모세혈관 강화를 통해 뇌졸중 예방에도 좋다. 쓴메밀 종자를 쓸 경우 보통메밀에 비해 껍질에 왁스가 많아서 물 흡수가 어렵다. 따스한 물에 약 5~10시간 정도 담가 두면 발아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손쉽게 길러 맛보는 새싹 맛의 향연 |
유채는 비타민과 카로틴이 풍부하며 고소하고 달콤한 맛이 나서 아이들도 좋아한다. 청경채는 배추의 사촌 격이라 배추 맛이 나며 카로틴이 풍부하고, 비타민 C와 칼슘, 인 등 미네랄이 풍부해서 성장기 어린이들에게 좋다. 레드비트도 카로틴, 칼슘, 철 등이 풍부하며 간 해독작용을 하는 아미노산인 베타인이라는 성분이 있다. 성장기 어린이에게 좋은 영양소가 풍부하며 피부질환에도 좋다. 다만 수확까지 15일 정도 걸리므로 느긋하게 기다려야 한다. 새싹을 마요네즈에 버무리거나, 치즈에 감싸서 어린이도 한입에 쏘옥 먹을 수 있는 ‘새싹 치즈 말이’도 좋고, 우유와 함께 믹서에 갈아서 마셔도 좋다. 새싹채소 씨만 구할 수 있으면 실내에서 다양한 채소를 기를 수 있다.
새싹채소 키울 때 유의점
1. 열흘 안에 재배가 끝나므로 물로 스프레이만 잘 해 주면 된다.
2. 일반 씨는 살균제가 첨가되어 있으므로 꼭 새싹용 씨앗을 써야 한다.
새싹채소, 이렇게 키워요 1. 새싹채소 씨를 사다 미지근한 물에 3~4시간 불린다. 2. 운두가 있는 그릇, 유리 또는 햇반 용기에 키친타월이나 거즈를 2~3겹 깐다. 3. 그 위에 스프레이로 물을 충분히 뿌리고 불린 씨앗을 서로 겹치지 않도록 촘촘히 뿌린다. 4. 실내 따뜻한 곳에 놓아 두고, 신문지로 덮어서 햇빛을 가려 주고 수분을 유지해 준다. 5. 하루에 3~4번 스프레이로 수분을 공급해 준다. 6. 싹이 나온 3일 후부터는 신문지를 벗겨 햇빛이 직접 닿지 않는 곳에 놓아 두고 마르지 않도록 잦은 스프레이로 싹을 키운다. 7. 씨를 뿌린 후 6일 전후가 되면 먹을 수 있다. 계속해서 여러 가지 씨앗을 놓으면 매일 새싹채소를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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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완주 농업사회발전연구원 부원장
출처 / 사보 '건강보험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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