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차를 뜨거운 물에 오래 우려내면 맛이 떫어지는 것은 녹차에 카테킨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녹차의 대표 웰빙성분인

     카테킨은 타닌과 같은 물질이다. 엄밀히 말하면 타닌이 산화된 것이 카테킨이다. 그런데 카테킨은 건강에 이로운 성분,

     타닌은 부정적인 성분으로 오인하는 소비자들이 수두룩하다. 타닌은 수분 흡수력이 강해 설사를 멈추는 효과가 있다.

     실제로 타닌은 설사 치료약의 약효 성분으로도 이용된다.

 

 

          

  

 

떫은 맛을 내는 타닌 함유 식품들

 

만약 어떤 식품의 맛이 떫다면 타닌이 많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높다. 떫은 맛 식품을 대표하는 것은 녹차와 감이다. 감엔 떫은맛의 주성분인 디오스피린(diospyrin, 타닌의 일종)이 들어있다. ‘감물’이라고 부르는 감 타닌엔 수용성(水溶性) 타닌이 1∼2%나 포함돼 강렬한 떫은맛이 난다.

 

변비를 주로 일으키거나 악화시키는 것은 떫은감이다. 떫거나 덜 익은 감에선 타닌이 물에 녹은 상태(수용성 타닌)로 존재해 강한 수렴 효과를 나타내므로 맛이 떫고 변비도 잘 유발한다. 타닌은 떫은감은 물론 익은 감이나 단감에도 들어있다. 감이 익어가면서 수용성 타닌이 불용성 타닌으로 바뀌면 떫은맛이 사라진다. 변비를 유발할 가능성도 낮다. 

 

떫은 감을 도저히 그대로 먹을 수 없어 단맛이 나도록 바꾼 것이 단감과 곶감(말린 감)이다. 단감과 곶감은 달고 떫은맛이 없어 타닌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실제론 타닌이 굳어져서 떫은맛을 느끼지 못할 뿐이다. 단감이나 곶감도 많이 먹으면 변비를 일으키는 것은 그래서다.

 

감을 많이 먹으면 변비가 생기는 것은 자신의 씨앗을 널리 퍼뜨리려는 감의 ‘본능’ 때문이란 의견도 제기됐다. 실제로 수많은 과일들이 달콤한 열매를 갖고 있는 것은 인간 등 포식자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씨앗을 퍼뜨리기 위한 ‘유인 전략’의 하나일 수 있다.  까치가 먹는 감에 함유된 타닌은 까치에게 변비를 일으켜 감 씨앗을 더 먼 곳에서 배설하도록 하는 고도의 생존 전략일지도 모른다는 말이다.

 

다른 과일들과는 달리 감이 소화가 잘 되지 않는 것도 변비를 일으키는 이유 중 하나로 여겨진다. 감을 제대로 소화시키려면 잘 씹어 먹어야 한다. 씹지 않고 삼키는 습관이 있는 사람은 감 아니라 무엇을 먹어도 변비에 걸리기 쉽다. 감의 성질이 냉성(冷性)이어서 몸을 차게 한다는 것도 변비와 무관하지 않다. 신체 기능을 떨어뜨리는 냉기(冷氣)도 변비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와인, 특히 레드와인엔 타닌이 많다. 레드와인의 원료인 포도 껍질과 씨에 타닌이 다량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포도를 발효시키는 도중 껍질과 씨의 타닌이 술 안으로 흘러 들어간다. 와인을 숙성시키기 위한 참나무통에도 타닌이 들어있다. 와인병 바닥에 가라앉은 타닌은 와인이 숙성(발효)할 때 산화를 방지하는 역할도 한다. 와인의 맛과 깊이를 더해주는 데도 타닌은 필수적이다. 하지만 변비가 우려된다면 와인의 과다 섭취는 삼가야 한다. 

 

덜 익은 바나나도 변비를 일으킬 수 있다. 역시 타닌 탓이다. 바나나의 타닌은 철분과 결합해 함께 몸 밖으로 배설된다. 철분이 부족한 빈혈 환자에게 덜 익은 바나나는 가급적 먹지 말라고 권하는 것은 그래서다.

 

흔히 마시는 녹차나 홍차에도 타닌이 존재한다. 차의 오묘한 떫은맛의 근원이 바로 타닌이다. 변비가 우려된다면 차를 과다 섭취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커피엔 타닌은 포함돼 있지 않지만 타닌과 구조가 유사한 클로로겐산(chlorogenic acid)이 들어있다. 

 

타닌은 폴리페놀의 일종이다. 건강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폴리페놀이란 용어가 귀에 익숙할 것이다. 폴리페놀은 노화의 주범인 유해산소를 없애는 항산화 성분이다. 폴리페놀은 녹차와 레드와인에도 많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감엔 와인보다 폴리페놀이 약 20배나 들어있다. 타닌은 또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지방을 분해하며 소화를 돕는 효과도 있다. 감, 녹차, 레드와인 등 타닌이 풍부한 식품이 대부분 웰빙식품으로 분류되는 것은 그래서다. 

 

 

 

식이섬유는 최선의 변비 치료약

 

일반적으로 마트에선 충분히 익은 감이 판매되므로 변비 걱정은 기우(祈雨)일 수 있다. 충분히 익은 감엔 식이섬유가 풍부해 오히려 변비 개선에 유익하다. 감의 타닌이 늘 ‘악역’만 맡는 것은 아니다. 감이 숙취 해소와 악취 방지에 효과적인 것도 타닌의 존재 덕분이다. 타닌은 알코올의 분해 산물이자 숙취의 ‘주범’인 아세트알데히드와 결합해 함께 체외로 빠져나간다. 그만큼 술이 빨리 깨고 숙취도 완화된다. 감이 숙취 해소에 이로운 것은 아세트알데히드가 음주(알코올)로 인한 두통과 구토를 유발하는 주범이기 때문이다.

 

변비와 설사는 상반된 증상이다. 변비가 있는 사람에겐 설사를 유도하는 약, 설사를 하는 사람에겐 변비를 유발하는 약을 처방하는 것은 그래서다. 사과, 바나나, 딸기 등 베리류는 어떤 사람에겐 변을 묽게, 다른 어떤 사람에겐 변을 딱딱하게 할 수 있다. 예컨대 사과가 변비와 설사 개선에 모두 이로운 과일로 간주된다. 사과의 식이섬유인 펙틴이 딱딱한 변은 부드럽게 하고 묽은 변은 단단하게 바꾸는 양면성을 지니고 있어서다. 이들 과일 외에 커피, 우유, 차전자도 변비와 설사 개선에 유용한 ‘양수겸장’으로 꼽힌다.  

 

변비나 설사로 고생하는 사람들에겐 과일주스 대신 생과일을 섭취할 것을 권하고 싶다. 변비 환자는 과일 주스의 식이섬유 함량이 생과일보다 낮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식이섬유는 최선의 변비 치료약이다. 또 과일주스를 많이 마시면 과당이 소화되지 않은 채로 장까지 내려온다. 소화되지 않은 과당은 장에서 가스(방귀)나 설사의 원인이 된다. 

 

 

 

변비 예방을 돕는 과일들

 

변비 개선에 이로운 과일들도 많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실험에선 단감을 섭취하면 변비 증상을 완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감에 풍부한 식이섬유가 장 기능을 개선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감도 과유불급(過猶不及)이다. 지나치게 많이 먹는 것은 무조건 손해다. 특히 장이 약한 사람이 단감을 너무 많이 먹으면 변비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하루 두 개 이상 섭취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잘 익은 바나나도 변비 해소에 유익하다. 바나나는 껍질과 과육 사이에 식이섬유가 풍부하다. 반점이 있는 바나나를 갈아 우유와 함께 마시면 더욱 뛰어난 변비 해소 효과를 볼 수 있다. 엄밀히 말하면 바나나는 ‘변비 치료약’인 식이섬유가 그다지 많이 든 과일이 아니다. 바나나의 경우 식이섬유 대신 올리고당이 변비 해소를 돕는다. 올리고당은 유산균 등 장내 유익 균들의 훌륭한 먹이가 된다. 노랗게 잘 익은 바나나를 하루 2개가량 꾸준히 섭취하면 변비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 

 

감귤류의 일종인 자몽도 변비 개선에 이롭다. 식이섬유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만약 변비 해소를 위해 자몽을 섭취한다면 하루에 반개 정도가 적당하다. 여성들이 선호하는 열대과일인 아보카도도 변비 예방과 개선에 효과적이다. 역시 식이섬유가 풍부해서다. 아보카도만 섭취하면 무조건 변비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므로 균형 잡힌 식사를 하면서 샐러드 등과 함께 적당량 먹을 것을 권한다.

 

글 / 박태균 중앙일보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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