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좋은 것으로 알려진 식품도 사람에 따라서는 독(毒)이 될 수 있다. 통합기능의학 전문가들은 질병의 상당수는 자신에게 안 맞는 식품을 먹어서 발병한다고 본다. 사람에 따라 소화·흡수 기능, 장내 세균 균형, 알레르기 유발 식품 등이 다르며, 식품이 유전자 상태에 영향을 미쳐 건강에 좋게 나타날 수도 나쁘게 나타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최근 영양학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영양유전체학 역시 사람마다 유전적 특성이 달라 식품 대사와 영양소에 대한 반응이 다르다는 이론에서 출발한다.

 

 

 

  질병 상당수 안 맞는 음식 먹어서 생겨 

 

자영업을 하는 김모(45)씨는 1년 전쯤 피곤할 때마다 홍삼을 먹었다. 그런데 홍삼을 복용한 뒤에 피로감이 더 심하고 두드러기도 생겼다. 우연히 만성피로 해결에 도움이 된다는 통합기능의학을 전문으로 하는 병원에 갔다. 그곳에서 타액 호르몬 검사를 한 결과, 코티솔(스트레스 호르몬)이 많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사는 자세한 진료 상담을 통해 원인이 홍삼이라는 것을 밝혔다. 홍삼 복용을 중단하고 코티솔 수치를 떨어뜨리는데 도움이 되는 영양소(포스파티딜세린)를 처방했다. 몇 주가 지난 후 피로감이 줄고 두드러기도 많이 없어졌다.

 

이처럼 다른 사람에게는 좋은 식품이 나에게는 독이 될 수 있다. 통합기능의학 전문 의사들은 자신에게 맞지 않는 식품을 계속 먹다 보면 만성피로·통증·알레르기 질환·자가면역질환 등이 생길 수 있다고 말한다. 독성을 잘 일으키는 대표식품은 밀가루, 우유, 콩, 치즈, 커피, 술 등이다. 이를 정확히 알기 위해 유전자 검사를 통해 정밀 진단을 실시, 특정 영양소 대사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의 이상과 기능을 살피기도 한다.

 

 

 

 급성반응=특정 식품 먹고 2~3시간 뒤 이상반응 나타나는 '식품 알레르기' 

 

음식이 독으로 작용하는 가장 확실한 질환은 식품 알레르기이다. 식품 알레르기란 특정 식품의 단백질 성분에 인체 면역계가 과잉 반응하며 여러 가지 이상 증상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특정 식품을 먹었을 때 2~3시간 이내 급성 반응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증상은 가려움을 동반한 두드러기로 나타나는 경우가 가장 많고, 천식·비염과 같은 호흡기 증상, 설사·복통·구토와 같은 소화기증상으로도 나타난다. 저혈압·호흡곤란 등을 일으키는 쇼크 증상(아나필락시스)도 드물게 발생한다. 식품 알레르기는 성인의 1~2%와 영유아의 6~8%가 앓고 있다. 장점막이나 면역체계가 충분히 완성되지 못한 영유아에게 특히 많다.

 

식품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대표 식품으로는 달걀(50%), 우유 및 유제품(25%), 어류(6%) 등이 있다. 가공식품의 경우, 알레르기 유발 식품 12종(달걀·우유·메밀·땅콩·대두·밀·고등어·게·새우·돼지고기·복숭아·토마토)이 포함된 경우 해당 식품이 들어갔다는 표시를 법적으로 의무화하고 있으므로 이를 참고 한다. 

 

 

 

 만성반응=특정 식품을 먹은 3~7일 후 경미한 이상반응 나타나

 

특정 식품을 먹은 3~7일 후 설사, 발진, 두통 등 몸에 이상반응이 경미하게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특정 식품을 먹자마자 바로 반응이 나타나는 급성 알레르기와 달리, 만성 반응은 반응이 늦고 증상이 경미해 특정 식품에 이상이 있는지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혈액 검사를 해보면 급성 알레르기에는 면역물질 'IgE'가 상승해 있지만, 만성 반응의 경우는 면역물질 'IgG'가 상승해 있을 때가 많다.

 

만성적으로 이상 반응을 유발하는 대표 식품으로는 밀가루, 콩, 치즈, 커피, 술이 꼽힌다. 특히 최근에는 밀가루가 대표적인 독성 음식으로 꼽히고 있다. 밀가루 단백질인 글루텐이 완전히 소화·분해·흡수되지 않으면, 장 속에 남은 글루텐 조각(글리아딘)이 장 점막을 뚫고 들어가 면역계를 자극하고 만성염증을 유발해 각종 이상 증상이 생긴다. 글루텐을 잘 소화시키지 못하는 '글루텐 불내증(不耐症)'이 있는 사람은 전 인구의 7~10% 정도이므로, 밀가루 음식을 먹고 소화가 잘 안되거나 더부룩한 사람은 면, 빵 등 밀가루 음식을 피하는 것이 좋다. 

 

 

 

 독이 되는 식품은 먹지 말아야

 

식품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식품이든, 만성적으로 면역계를 자극하는 식품이든 원인 식품을 정확히 알고 피하는 것이 좋다. 식품 알레르기가 의심될 때는 식품 섭취 2~3시간 뒤 이상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지 확인해본다. 병원에서는 피부 반응 검사(피부에 특정 식품의 단백질이 든 시약 떨어뜨려 증상 확인)나 식품 유발 검사(특정 식품을 먹어봄으로써 증상 확인) 등을 한다. 만성적으로 이상증상을 유발하는 식품은 유전자 검사를 통해 특정 식품의 대사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의 이상과 기능을 살피고, 혈액 검사를 통해 혈액 속 면역 물질과 항체 등을 살펴서 찾을 수 있다. 

 

글 /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도움말 / 강북삼성병원 소화기내과 전우규 교수, 박석삼의원 박석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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