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을 비통함 속에 몰아넣은 세월호 침몰 사고. 사고 발생 후 생존자, 실종자 가족과 친구들은 극도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이번 참사를 지켜 본 국민들 역시 분노·불안·우울의 감정과 함께, 일상 생활에 집중을 잘 하지 못하는 등 간접적으로 정신적 외상에 시달리고 있다.

 

제로 고대안산병원에 입원 중인 안산 단원고 학생 및 교사, 학생 가족 등 81명을 대상으로 일대일 심층면담을 한 결과, 입원 초기의 혼란스러운 감정, 불안감 등에서 전반적으로 좋아진 추세이긴 하지만, 일부는 심한 스트레스, 우울 증상이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 40%는 충분한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있고, 약 20%는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월호 참사를 겪은 생존자와 실종자 가족의 심리 상태, 의학적으로 어떤 변화가 있는 것일까?

 

 

 

◆ 세월호 참사 후 급성스트레스반응 나타나

 

 

먼저 충격적인 사건을 경험하거나 엄청난 육체적·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으면 급성스트레스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급성스트레스반응은 충격적인 사전 후에 나타나며 개개인의 성격에 따라 스트레스를 받는 강도가 다르지만, 보통 여성이나 예민하고 소극적인 성격에서 심하게 나타난다. 증상은 현재 상황으로 부터 도피하고 싶은 생각이 강하게 들고, 불안·불면·소화불량·놀람 등 각종 신체 증상이 나타난다. 주의력이 떨어지고 상황을 합리적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멍한' 상태도 나타난다.

 

급성스트레스반응은 조기에 적절히 치료하면 수일 내에 진정이 된다. 일단 증상이 파악되면 당사자가 편안하고 안정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익숙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잠을 편히 잘 수 있게 해주며 당사자의 이야기를 아무런 가치 판단 없이 공감해주는 것도 필요하다.

 

 

◆ 한 달 이상 계속되면 외상후스트레스장애

 

급성스트레스반응 상태가 1개월 이상 지속될 때는 '외상후스트레스장애'로 진단한다. 외상후 악몽을 자주 꾸고, 감정적으로 무감각해지며, 충격을 경험한 장소에 가는 것을 꺼린다. 또 불면·짜증·깜짝놀람·집중력 저하 등이 나타나고, 우울증·공황발작·공격성 등이 표출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외상 후 가급적 그 기억을 더듬을 수 있는 장소를 피하는 것이 2차 피해를 최소화하는 중요한 원칙이라고 말한다. 안산 단원고 학생의 경우에는 수업하는 장소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한다.

 

외상후스트레스장애는 치료하지 않아도 약 30%는 자연적으로 회복된다. 그러나 약 40%는 가벼운 증상을 지속적으로 경험하며, 약 20%는 중등도의 증상을 지속적으로 경험하고, 약 10%는 증상이 악화 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나이가 어리거나 고령에서 충격적인 사건을 경험한 경우 회복이 잘 안 되는 경우가 많다.

 

 

◆ 정서적 지지 중요…차분하게 일상으로 돌아가야

 

이번 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해서 전문가들은 살아남은 사람들에게 죄책감을 심어주지 않고, 차분하게 일상으로 돌아가게 하면서 정신적인 지지 치료를 하는 것이 급성스트레스와 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 극복하는 길이라고 한다. 해당 사건이 얼마나 무섭고 힘들었는지 정서적인 공감을 해주고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용기를 북돋아 주어야 한다.

 

또한, 국민들은 감성에 휩쓸려 특정 대상에게 분노를 표출하기보다, 이성적인 생각과 행동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한다. 분노의 감정이 생존자에게 향하면 생존자들은 죄책감을 느끼게 되면서 자살 등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단원고 교감의 자살 사례와 같은 비극이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 치료는 조심스럽게 이뤄져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치료는 불안·우울 증세를 감소시키고 잠을 잘 자도록 돕는 '약물치료'와 공포 대상으로부터 두려움을 이겨내도록 하는 '인지행동치료'가 기본이다. 약물 치료를 통해 반복적으로 지속되는 사고에 대한 생각을 줄이고 숙면을 취하면서 불안감을 서서히 줄인다. 이를 바탕으로 사고와 관련된 피하고 싶은 이미지에 단계적으로 노출시켜 막연한 불안감과 긴장을 극복하도록 한다. 이러한 노출의 단계는 전문가에 의해 조심스럽게 이루어져야 하며 성급한 노출은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글 /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ks@chosun.com)

움말 /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최수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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