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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살아가는 이야기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중독, 봉사중독

  

 

“중독”라는 말은 참 많이 쓰는 단어이죠. 담배, 커피 등..  내 의지대로 쉽게 중단할 수 없는 모든 것들을 “중독”이라고

하는데요. 봉사도 하다 보면, 그 뿌듯함과 타인을 위한 일을 했다는 성취감 때문에 중독이 된답니다. 가슴은 따뜻,

심장이 뭉클해지는 그런 ‘건강보험공단 동대문지사’의 봉.사.중.독. 이야기. 한 번 들어보실까요? ^^

 

 

2014년 5월 15일, 따뜻한 봄날, 동대문지사의 건이강이 봉사단은 동대문노인종합복지관에 다녀왔어요. 한 달에 한 번

어르신들을 위한 배식 봉사를 하러 갔어요. 배식봉사 하면 흔히 밥을 퍼주는 장면만 생각이 나시지요? 하지만 밥을

푸기까지 보이지 않는 땀방울이 많이 필요하답니다. 

 

 

400명이 넘는 어르신들의 식사를 준비하다 보면, 모든 게 다 대용량이랍니다. 장롱만한 냉장고 세 개에도 안 들어갈 만한

엄청난 양의 식재료를 깨끗이 물에 씻고, 정성껏 칼로 다듬어 준비를 하는 첫 준비 작업이 필요해요. 하고 나면 칼을 쥐었던

손에는 영광스런 눌린 자국이 남고, 팔 근육이 당기고 알이 송송이 밴답니다.

 

 

 

다음은 고기볶음을 만드는 작업인데요.

 

성인이 두 팔 벌린 길이만큼의 가마솥에, 호랑이랑 사자가 함께 먹어도 배가 부를 양만큼의 돼지고기를 넣어요.

양 팔 이두박근과 삼두박근을 있는 힘껏 사용하여 고기에 양념이 고루 배게 젓다 보면, 어느 덧 이마엔 땀이 송글송글,

심박동은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 마냥 쿵쿵쿵 뛰지요.  

  

 

400인 분의 식사를 준비하다보니, 폐기물 박스도 고물상에 팔아도 될 만큼 많이 나온답니다. 박스에 끈끈하게 붙어있는

테이프를 쭉 잡아 뜯고, 버리기 수월하도록 꾹꾹 눌러 펴서 카트에 올리는 작업을 수십 개 하다보면 입에 단내가 난답니다.

밥을 담아드리는 것만 생각했지, 이런 고단한 작업이 있는 줄은 몰랐지요.

 

 

이렇게 보이지 않는 작업들까지 맛있는 식사 준비가 완료 되고 나면, 배식봉사자들은 먼저 밥을 먹는답니다. 젖먹던

힘까지 내어 배식을 하려면 밥심이 필수이거든요. ^^

 

내가 만든 반찬이라서 그런지, 직접 조리과정을 보고 믿을 수 있는 식사라서 그런지, 완성된 밥들은 참말로 꿀맛입니다.

브로콜리와 시금치의 건강한 향기와, 미역국 속 들깨 가루 하나하나가 입 안에서 맴돌며 춤을 추는 기분이 듭니다. 

 

이제, 이 맛있는 식사를 오랫동안 기다리신 동대문구 어르신들에게 하나하나 사랑담아 퍼드릴 시간이 왔어요. “줄을

서시오.” 허준 저리가라 할 정도로 인기있는 복지관 식당 계단엔 배식시간 1시간 전부터인 10시 반부터 계단에 옹기종기

모여 계시답니다. 

 

11시 27분, “3분 남았습니다.”라고 말씀하시는 복지관 영양사 선생님의 낭랑한 목소리가 울려 퍼지면, 밥 담당, 반찬

담당, 퇴식구 담당이 일사불란하게 자기의 위치로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11시 30분 정각이 되면, 입구가 열리자 마자 물밀 듯이 어르신 듯이 몰려 들어오십니다. 그 과정에서 새치기를

했다며 언성이 높아지기도 하고, 그럴 때면 봉사자들은 어쩔줄 몰라 하지요.

 

숟가락 젓가락을 나누어 드리면서, 어르신들게 맛있게 드시라고 미소로 따뜻한 말 전해드리면, “고맙습니다.

잘 먹겠습니다.” 그 한마디가 정말 마음이 먹는 꿀처럼 느껴져요. 

 

 

 

 

역시, 오늘의 식사 만족도는 100% 였나봐요! 불만족 칸에 담기는 공이 한 건도 없이, 모두들 활짝 웃고 가셨어요! 

 

비싼 호텔 식사도 좋지만, 봉사자들의 정성으로 만들어지는 식사에 비할 바가 못 되는 것 같습니다. 깨끗하고 믿을 수

있는 식재료로 봉사자들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거든요. 한 끼 식사라 할지라도, 건이강이 봉사단 5명과, 시니어

봉사단 5인이 합작하여 만든 사랑과 정성의 하모니이기도 합니다. 정말 뿌듯하지요!

 

 

이제, 배식봉사의 꽃인 설거지가 시작되었어요. 식판 수백 개를 뜨거운 증기가 나오는 소독기 옆에서 씻어내는 고단한

작업이 남았습니다. 옷에는 있는 대로 음식물 찌꺼기가 섞인 물이 튀고, 날도 더운데 뜨거운 바람 때문에 더 힘든 작업

이에요. 그래도, 다음 식사를 위해서 꼭 해야 하는 일이기에, 동대문지사 건이강이 봉사단은 분주히 움직입니다. 

 

고된 일정을 마치고 건이강이 봉사단의 마음엔 달처럼 두둥실, 행복이 충전되었어요. 

 

아차, 봉사중독 이야기.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말씀을 드리고 끝을 맺어야 할 것 같아요. 건이강이 봉사단 동대문지사와

함께 봉사한 시니어봉사단 단원이신 75세의 할머니께서 그러시더라구요. “나는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여기랑 밥퍼

봉사랑 같이해. 봉사를 안하고 집에서 쉬면 쉬는 것 같지가 않아. 봉사 중독인 것 같아. 봉사를 안하면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아.” 그 강력한 단어 봉.사.중.독. 이 세상 어떤 중독보다 가슴이 따뜻해지고, 뭉클해지는 아름다운 단어인 것 같아요.

함께 사는 세상, 국민을 더 행복하게 만들고자 하는 공단의 아름다운 가치가 빛난, 건이강이봉사단 동대문지사의

하루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