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장마를 지나 이제는 무더운 여름 찌는 여름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뜨거운 아스팔드 위로 굵은 땀방울이 떨어지는 날에는 몸도 마음도 여간 지치는 것이 아니다. 이런 무더위를 맞아 우리 선조들이 각 지역의 특색에 맞는 대표음식으로 원기를 회복했으니 바로 보양식이다. 우리가 흔히 알고있는 음력 6~7월 사이의 세번의 절기에 속하는 초·중·복 삼복에 먹는 음식들 이외에도 원기충전이 가능한 지역별 대표음식들은 즐비하다.
대한민국 대표도시 '서울' |
서울은 가장 많은 인구수를 자랑하는 대도시답게 전국 8도 진미들이 모두 모인 곳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주 오래 전부터 지역 토박이 음식들이 자리를 잡아 터줏대감처럼 맛집으로 자리를 잡은 곳이 많기 때문에 대표음식을 고르기도 쉽지 않다. 하지만 누구나 알고 있는 맛집 위주로 보양식을 나눈다면 우선 영등포구 신길동 용산구 원효로 등의 삼계탕을 꼽을 수 있다.
또 종로구 관수동 및 종로구 팔판동의 민어전문점과 중구 다동의 추어탕이 대표 음식이다. 이 밖에도 강남구 삼성동의 곰탕 및 설렁탕집이 몸보신 요리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으며, 삼성동과 논현동은 육개장으로 용산구 동자동은 민물장어 요리로 원기회복의 일등 공신이다.
즐비한 맛집 경기도 |
서울 외곽 근교인 경기도 일대에는 가족과 연인은 물론 직장동료 친구들끼리 찾는 보양식 맛집들이 많다. 경기도는 우선 용봉탕과 닭죽, 임자수탕(개성)이 유명하다. 백숙의 유래는 남한산성 아래 성남 단대동에서 시작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까지는 닭죽집 20여개 정도가 모여 있고 닭죽촌이나 닭죽마을로도 불린다. 경기도 가평에서는 잣묵과 잣묵국수가 여름철 보양식으로 인기다. 가평지역은 품질 좋은 잣이 많이 나기로 유명한 곳인 만큼 잣을 주재료로 한 음식들이 풍부하다. 이 밖에도 맛집이 모여 있기로 유명한 경기도 광주는 장어요리로 많은 이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으며 용궁한우보양식, 전복왕갈비탕 등 이색 보양식으로도 관심을 받고 있다.
맛의 달인 전라도 |
전국의 미식가들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는 곳이 바로 전라도다. 전라도는 젓갈이 발달해 모든 음식이 맛깔나고 다양한 식재료로 풍부한 식감을 자극하는 곳이다. 전라도 내에서도 추천할 만한 대표 보양식은 많지만 그 중에서도 미꾸라지가 서식하기 좋은 남원은 추어탕으로도 유명하다. 미꾸라지는 단백질과 필수아미노산, 비타민 A·B·D가 풍부해 자양 강장, 피부 미용에 좋고 성장 발달에 도움을 준다. 또 추어탕에 들어가는 시래기는 비타민과 무기질을 함유해 다이어트에 특효다. 다른 지역에 비해 비린내가 적다는 것도 강점이다.
전라도는 목포·해남·진도권은 낙지를 주 재료로 세발낙지, 낙지다짐, 낙지데침, 낙지구이, 낚지전골, 갈낙탕 등 갖가지 낙지요리를 맞볼 수 있다. 또 나주·영암권은 곰탕을 먹기 위한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며, 완도·강진·장흥·고흥은 삼계탕에 전복을 넣은 보양탕은 물론 갯국 등이 진미로 통한다.
풍미가 가득한 곳 경상도 |
경상도는 음식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 보양식으로 잘 알려져 있다. 경상북도의 경우 풍기삼계탕, 의성마늘찜닭 등으로 여름철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경상남도는 장어구이와 지리산 닭찜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으며, 금산은 인삼어죽으로 미식가들의 발길을 재촉한다.
통영은 우리나라 굴의 80%가 생산되는 축복받은 땅 답게 굴해물밥상으로 건강을 책임진다. 싱싱한 굴을 갖고 굴전, 생굴회, 굴튀김, 굴무침 등 한상 가득 먹음직스러운 음식을 차려지면 어느 누구도 고인 침을 삼킬 수밖에 없다. 통영은 또 생선 사이에 각종 나물과 함께 짚으로 묶은 모습이 정갈한 숭어찜국이 숨은 맛으로 통한다.
잃어버린 맛을 찾아준 강원도 |
강원도의 보양식으로는 삼숙이탕과 다슬기해장국, 성게미역국 및 비빔밥이 대표적이다. 성게알은 단백질, 비타민, 철분 등을 함유한 완전식품으로 흡수가 빠르고 피로회복, 알코올 분해에 좋은 효과를 지녔다. 된장, 막장, 고추장 등을 풀어 끓인 장칼국수는 일 년 내내 먹는 대표 보양식이다. 여름에는 아욱, 근대, 호박, 감자 등과 섞어 푹 끓이면 화려하지는 않지만 푸근한 어머니의 손맛을 느낄 수 있다. 또 강원도 춘천으로는 염소탕, 삼계탕 등 각종 보양식 탕 종류가 즐비해 많은 이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고있다. 강원도 지방의 명물 오징어순대 역시 혈을 보양하고 스태미나 식품으로 기운을 돋는데 좋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음식이다.
충청도의 소문난 보양 맛집은? |
충북 영동은 도리뱅뱅이와 어죽이 대표적인 보양식으로 꼽힌다. 예로부터 여름철 잃어버린 입맛을 돋우려고 민물고기 요리를 많이 해먹었다고 전해오는 곳이다. 특히나 도리뱅뱅이는 겨울에는 빙어로 여름에는 피라미를 사용하며 생선을 뼈 채로 먹을 수 있어서 아이들의 영양간식으로도 만점이다. 여러마리를 동그랗게 둘러 모은 뒤 매콤달콤한 양념을 얻어 환상의 조화를 이룬다. 여기에 환상의 복식조와 같이 궁합이 딱 맞는 음식이 있으니 바로 어죽이다. 냇가에서 물고기를 잡아 매운탕이나 죽으로 끓여 먹으면서 시작됐다.
어죽은 영동 뿐 아니라 강변가의 음식메뉴로 지역의 특색에 맞게 널리 활용된다. 이 밖에도 충청도는 여름철 대표 보양식으로 대추한정식이 꼽히며, 단양육쪽마늘을 이용한 임금님 대표 보양식 마늘 해신탕이 유명하다. 이 밖에도 말린 우럭으로 만든 구수한 우럭젓국에 자연을 담은 양송이버섯 건강밥상 등이 충청도 대표 건강식이다.
'인천·부산·제주' 바다를 낀 보양열전
인천은 바다를 낀 항구도시답게 해신탕과 흑임자해물찜, 아구찜 등이 보양식 요리로 각광을 받고 있다. 또 인천은 오리, 삼계탕을 비롯해 갖가지 보양식 음식들이 즐비하다. 부산 역시 바다를 낀 도시답게 방아 잎을 넣은 해물찜을 비롯해 불고기 낙지볶음 등 해산물 요리가 일품이다.
또 부산의 대표 보양식으로 옻계탕은 물론 동래 삼계탕, 강서구 오리백숙 등이 부산의 명물이다. 제주 역시 토속 식재료를 바탕으로 몸국, 각재기국, 문어죽, 게죽, 벤자리죽은 물론 여름철 제주 바다를 한가득 담은 성게·한치·전복 물회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식도락가들이 추천하는 오분작돌솥밥, 전복뚝배기, 옥돔구이 등이 대표 보양식으로 추천할 만하다.
글/ 김지환 자유기고가(전 청년의사 기자)
http://blog.naver.com/rosemarypa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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