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생 처음 자녀의 취학통지서를 받아 든 예비 학부모들은 걱정부터 앞선다. 마냥 아기 같은 자녀가 낯선 환경에서 잘 적응할지 불안하기만 하다. 매년 이맘때면 입학하는 아이들을 위해 알아둬야 할 건강정보가 여기저기서 소개되지만, 막상 자기 집 일이 아니면 미리 챙겨보기는 쉽지 않다. 내년 초등학생이 될 아이들과 그 학부모들을 위해 다시 한번 알아봤다.

 

 

 

 

 

"우리 아이가 말이 좀 느린데…"

 

취학을 준비하는 자녀를 둔 부모들이 가장 많이 걱정하는 점 중 하나가 언어 문제다. 일반적인 아이들은 만 6세 정도면 일상생활의 웬만한 의사소통에선 발음이나 문법 면에서 알맞게 자유로운 의사표현이 가능해진다. 때문에 또래에 비해 말이 늦고 어눌하거나 표현력이 부족한 경우 학교에서 아이가 적응을 잘 해낼 수 있을지 우려되기 마련이다.

 

실제로 언어는 의사소통뿐 아니라 학습이나 인지능력 발달에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언어 능력이 크게 떨어지는 경우 또래 관계가 위축되는 건 물론 학습 능률도 저하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언어 발달이 늦다 싶은 아이들 중에도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회복돼 나중엔 친구들과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게 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언어 능력 때문에 생기는 문제가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채 지능과 학습, 자신감 저하, 성격 장애 등으로 이어지는 경우다. 우리 아이가 좀 늦는 것뿐이겠지 하며 무작정 기다리는 게 위험할 수 있는 이유다.

 

또래보다 말이 늦는 원인은 여러 가지다. 언어를 이해하지 못해서일 수도 있고, 이해는 하는데 말로 표현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걸 수도 있고, 이해와 표현 능력은 괜찮은데 발음에 문제가 있는 아이도 있다. 때문에 전문적인 평가를 거쳐 정확한 원인을 진단하고 그에 맞는 치료를 해야 한다.

 

 

 

 

 

가만히 있지 못하고 늘 부산한 아이 때문에 걱정인 예비 학부모도 흔하다.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 다니는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선 오랜 시간 집중력이 요구될 만큼의 학습활동이 많이 이뤄지지 않고 주로 놀이나 신체활동 위주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때문에 미취학 시기엔 또래보다 좀 더 활발하거나 실수가 많으려니 하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어느 정도 통제와 절제가 요구되는 학교생활을 시작한 뒤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같은 질환으로 진단받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ADHD는 전체 학령기 아동의 5~10%에서 진단될 만큼 흔한 소아 정신질환이다. 지나치게 주의가 산만하거나 행동이 과도하게 많고, 지켜야 할 규칙을 계속해서 잘 지키지 못한다면 전문의에게 상담을 받아보는 게 좋다. 하지만 산만하거나 집중력이 떨어진다고 해서 모두 다 ADHD는 아니니 너무 앞서서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이런 이유로 병원을 찾는 아이들의 약 30~50%가 실제 ADHD로 진단받는다고 알려져 있다. 그리고 약물치료나 부모교육, 놀이치료, 인지행동치료, 사회성훈련 등의 다양한 방법으로 치료를 받은 아이들의 70~80%가 호전돼 학습 성취도가 향상되고 대인관계도 좋아진다.

  

 

 

 

아이의 신체 발달 정도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예비 학부모의 관심사다. 많은 부모들이 키나 몸무게를 대개 같은 유치원에 다니거나 같은 동네에 사는 아이들과 비교해 쉽게 판단하곤 한다. 하지만 키와 몸무게를 비롯해 머리둘레, 가슴둘레 등 외적인 성장 정도는 대한소아과학회가 발표한 정상 성장 곡선과 비교해야 가장 정확하다. 이 성장 곡선은 근처 소아과 병ㆍ의원에 가면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초등학생이 되는 만 7세 아이들은 ▲한 발을 번갈아 들고 뛰기 ▲가위로 오리고 풀칠하기 ▲가까운 이웃집에 혼자 찾아가기 ▲3단계의 지시사항을 수행하기 ▲숫자를 10 이상 세기 ▲대소변 가리기 등을 스스로 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중 아이가 어려워하는 행동이 있다면 자세한 발달검사나 지능검사 등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만약 문제가 있더라도 조기에 발견해 적절한 치료를 하면 나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시력 문제도 취학 전에는 몰랐다가 아이가 학교에 다니고 나서야 부모가 뒤늦게 이상 징후를 감지하는 경우가 흔하다.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선 칠판 등 멀리 있는 물체를 보거나 교과서처럼 작은 글씨를 연속해서 봐야 하는 시간이 많지 않다. 아이의 시력에 문제가 있어도 주변 어른들이 쉽게 눈치채지 못할 수밖에 없다. 가령 한쪽 눈에 약시가 있어도 아이는 다른 한쪽 눈으로 일상생활에 별다른 불편을 느끼지 않을 수 있다.

 

그렇다고 아이가 이야기하는 증상만으로 쉽게 진단을 내려버리는 건 절대 금물이다. 이를테면 아이들은 수정체의 조절력이 커서 일시적으로 먼 곳이 잘 보이지 않는 경우가 있다(가성근시). 진짜 근시는 아닌데, 근시와 같은 경험을 한다는 얘기다. 이럴 때 함부로 안경을 씌워버리면 진짜 근시로 굳어질 수 있다. 때문에 반드시 병원을 찾아 조절마비제를 넣고 정확한 굴절검사로 근시 여부를 구별해야 한다.

 

사람 눈의 기능은 대개 6~9살 사이에 완성된다. 이 시기에 근시나 원시, 난시 같은 굴절이상, 사시, 눈꺼풀 이상 등으로 정상 시력이 발달되지 않으면 이후에 아무리 애를 써도 시력 회복은 불가능하다. 입학 전 시력검사가 필수인 이유다.

 


 

 

초등학교 입학 이후는 아이들의 치아가 생애 중 가장 큰 변화를 겪는 시기이기도 하다. 만 6세 이후 씹어먹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영구치 중 제일 큰 어금니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유치들이 차례로 흔들려 빠지고 그 자리에 영구치들이 올라온다. 문제는 이 시기 적잖은 부모들이 치아 관리에 오히려 소홀해진다는 점이다. 유치 위치가 잘못됐거나 충치가 생겼어도 어차피 빠질 이니까 괜찮겠지 생각하고 방치하는 것이다. 하지만 자칫 뻐드렁니, 주걱턱, 덧니 등이 생길 수 있고, 잇몸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올바른 칫솔질 습관도 취학 전 꼭 들여줘야 한다. 유치원 시기까지는 부모가 직접 칫솔질을 해주는 게 좋지만, 초등학교에 가면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특히 옆으로 미는 식으로만 닦지 말고, 잇몸에서 치아 쪽으로 칫솔을 회전시켜 쓸어 내리는 식으로 닦도록 교육시키는 게 좋다.

 

활동이 많은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은 특히 놀거나 운동하다 갑작스런 외상을 받아 치아가 부러지거나 밀려들어가거나 아예 빠지는 등 손상이 흔히 생긴다. 부러지거나 빠진 치아는 식염수나 우유에 담가 치과에 가져가면 접합하거나 다시 심을 수 있다.

 

 


 

 

요즘은 천식이나 아토피피부염 같은 알레르기질환을 앓는 아이들이 많다. 초등학교 입학 후 책 때문에 알레르기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는 부모는 그러나 많지 않다. 이른바 ‘새책증후군’ 때문이다. 책을 만들 때 들어가는 표백제와 접착제, 잉크 등에서 나오는 페놀, 포름알데히드, 크실렌 같은 유해 화학물질이 알레르기 증상을 악화시키는 것이다.

 

아이가 알레르기질환이 있다면 책을 새로 구입하고 나서 며칠 동안 바람이 잘 드는 곳에 펴두고, 책을 읽을 때 눈과 30cm 이상 거리를 둬 냄새를 직접 맡지 않을 수 있도록 아이를 교육시키는 게 도움이 된다. 담임교사에게도 자녀의 알레르기 증상을 미리 알려주는 것도 중요하다.

 

글 / 한국일보 산업부 임소형 기자
도움말 : 심계식 강동경희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신재호 강동경희대병원 안과 교수,

김광철 강동경희대병원 소아치과 교수, 홍현주 한림대성심병원 소아정신과 교수,

성태정 한림대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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