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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산부가 2월의 웰빙 수산물로 선정한 것은 물메기와 새조개다. 이중 물메기는 이름이 한둘이 아니다. 서해안과 남해안(인천, 여수, 남해, 통영)에선 물메기다. 마산, 진해에선 물미거지, 미거지, 충남에선 바다미꾸리, 물잠뱅이다. 동해에선 곰치, 물곰이라고 불린다. 못생기기로 치면 내로라한다. 흔히 아귀, 복어와 함께 바다의 '못난이 삼형제'로 꼽힌다. 과거엔 그물에 걸리면 다시 바다에 버렸다. 물에 던졌을 때 '텀벙 텀벙' 소리 난다고 해 '물텀벙이' 란 별명도 붙었다.
영양적으론 여느 생선들과 마찬가지로 물메기도 저열량, 고(高)단백 식품이다. 100g당(가식부위)열량은 78kcal로 다이어트 중인 사람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단백질은 16.4g. 뼈 건강을 돕는 칼슘은 36mg들어 있다. 껍질과 뼈 사이엔 콜라겐이 풍부해 퇴행성관절염 예방에 유익한 생선으로 통한다. 물메기와 꼼치는 애주가의 속풀이 음식으로도 그만이다. "술 먹기 전엔 천하박색, 속풀이 해장할 때는 천하절색" 이란 말까지 있다. 정약전의 '자산어보'玆山魚譜)에도 "살과 뼈는 매우 연하고 무르며 맛도 싱겁지만 곧잘 술병酒病)을 고친다"고 기술돼있다. 해장 효과를 높게 평가한 것이다.
새조개는 12월 초 잡히기 시작해 겨울바람이 세차게 부는 한겨울에 살이 오른다. 1~2월에 맛의 절정을 이루다가 3월에 알을 낳은 뒤엔 빠르게 살이 빠지면서 맛과 향이 떨어진다. 양식이 불가능해 100% 자연산이다. 잡히는 곳도 한정돼 있어 값이 비싸다. '귀족조개'라고 불리며 고급수산물로 평가받는 이유다. 일본인이 특히 선호해 일제 강점기엔 한국인이 함부로 잡거나 먹지 못하도록 수산 통제어종으로 지정했다. 일본인들은 대개 회로 즐기거나 고급 초밥에 넣어 먹는다. 일본에선 조합(鳥蛤)이라고 하는데 역시 새조개란 뜻이다.
새조개는 크기가 고르고 껍데기에서 윤이 나는 것이 양질이다. 살이 두꺼워야 제 맛을 낸다. 개섭조개와 혼동하기 쉽다. 개섭조개는 껍데기가 더 두껍고 단단하며 삼각형에 가깝다. 새조개는 껍데기가 얇고 바깥쪽은 연한 황갈색, 안쪽은 분홍색을 띤다. 일반적으로 품질은 진해만, 가막만, 여자만 등에서 채취된 것이 낫다고 알려져 있다. 서해안산은 질이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된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는 곳은 전남(315t, 2013년 말 기준)으로 전국 생산량의 67%를 차지한다. 충남 홍성의 남당항(港)에선 해마다 새조개 축제가 열린다.
맛은 발 부위가 최고다. 초밥 재료, 생식, 구이, 초무침, 데침 회(샤브샤브) 등의 재료로 인기가 높다. 끓는 물에 살짝 데쳐 먹는 새조개 샤브샤브는 입 안 가득 연하게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대개 냄비에 무, 팽이버섯, 마늘, 대파 등을 넣고 펄펄 끓인다. 여기에 새조개 살을 담가 살짝 익힌다. 이어 초고추장에 찍어 김에 싸서 한입에 먹는다. 칼국수를 넣어 끓여도 별미다. 깨끗이 씻은 뒤 말리거나 새조개 삶은 물을 농축하면 조미료로도 그만이다.
새조개는 여느 조개들과 마찬가지로 고단백(생건 100g당 21.5g, 말린 것 61.1g) 식품이다. 황(黃) 성분이 포함된 아미노산의 일종인 타우린이 풍부하다. 타우린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고 간 건강과 시력 회복, 스태미나 증진, 원기 회복에도 유익하다. 드링크류에 타우린이 다량 함유된 것은 이런 기능 때문이다. 쌍패류 중 콜레스테롤 함량이 가장 적다. 열량(생것 100g당 114kcal)과 지방(1.9g)함량이 낮아 영양식인 동시에 건강식, 다이어트식으로도 손색이 없다. 빈혈 예방을 돕는 철분(생것 100g당 3.7mg, 말린 것 11.2mg), 뼈 건강을 좌우하는 칼슘(생것 32mg, 말린 것 207mg)이 다량 함유된 것도 새조개의 장점이다.
글 / 중앙일보 식품의학전문기자 박태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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