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는 '3월의 웰빙수산물' 로 멸치와 해삼을 선정했다. '식탁의 감초'격인 멸치는 해양 생태계의 먹이사슬에서 가장 지위가 낮은 존재다. 육식성어류의 먹이가 되고 자신은 주로 플랑크톤을 먹고 산다. 한해살이 생선인데 잡히는 시간에 따라 '봄멸'과 '가을멸'로 나뉜다. 봄멸은 3월 중순~5월 중순에 산란을 위해 우리나라 연근해에 들어온다.

 

생선으로서 멸치는 세 가지 특징이 있다. '까칠하다', '작다', '밝은 데를 선호한다'는 것이다. 멸치는 물 밖으로 나오면 바로 죽을 정도로 성질이 급하다. '멸치도 창자가 있다'는 속담은 멸치의 크기, 성질을 함께 나타낸다. 여기서 '창자'는 '성깔, 배알, 자존심'을 뜻한다. 작은 것도 배알이 있으니 무시하지 말라는 경고의 의미를 담고 있다. 불빛을 향하는 멸치의 주광성(走光性)은 정약전의 '자산어보'에 "밤에 어부들은 불을 밝혀 멸치를 유인한 뒤 그물로 떠올린다" 라고 표현돼 있다.

 

 

 

 

 

칼슘, 칼륨, 오메가-3 지방(EPA, DHA)이 풍부하다는 것이 영양상의 장점이다. 셋은 우리 국민이 권장량보다 적게 섭취하는 영양소 3인방이다. 멸치엔 칼슘이 100g당 509mg(생것 기준)이나 들어 있다. 같은 무게의 우유(105mg)보다 5배 가까이 많다. 일반적으로 멸치의 크기가 클수록 칼슘 함량이 높다. 칼슘은 뼈, 치아 건강과 골다공증, 골절 예방에 유용하다. 부족하면 불안, 짜증 등을 유발하기도 한다. 따라서 나이들수록 넉넉하게 섭취해야 하는 미네랄이다. 어린이, 폐경 여성, 노인에게 굵은 멸치를 잘 우려낸 국이나 찌개를 추천하는 것은 그래서다. 칼륨과 오메가-3 지방은 혈관 건강에 이롭다. 칼륨은 혈압을 조절하고 오메가-3 지방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준다.

 

 

 

 

 

 

멸치는 고단백 식품이다. 특히 피부, 관절 건강에 유익한 콜라겐(단백질의 일종),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혈압을 조절하는 아미노산(단백질의 구성성분)인 타우린이 풍부하다. 한방에선 멸치처럼 머리부터 내장까지 한 입에 먹을 수 있는 생선을 관절 건강에 이로운 식품으로 친다. 통째로 먹으면 콜라겐을 몽땅 섭취할 수 있어서다. 흔히 '똥'이라 불리는 검은 부위는 멸치의 내장이다. 쌉쌀한 맛이 나지만 칼슘 등 영양이 풍부하므로 건강을 생각한다면 제거하지 말고 먹는 것이 좋다. 된장국, 시래깃국 등 국을 끓일 때 멸치 국물을 따를 만한 것이 없다. 김장철에도 멸치젓이 빠지지 않는다. 김치의 발효미(味)를 더 깊게 해주기 때문이다. 말린 멸치는 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안줏감, 풋고추와 함께 볶으면 밑반찬으로 훌륭하다. 갓 잡은 굵은 알배기는 회로도 먹는다.

 

풋고추와 궁합이 잘 맞는다. 함께 먹으면 멸치에 부족한 영양소인 비타민 C, 식이섬유, 파이토케미컬을 보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매콤한 맛과 감칠맛이 최고의 조화를 이룬다.

 

 

 

 

 

 "4월에 잡은 미는 사돈집에 갖고 간다"는 제주도 속담이 있다. 제주에서 미는 해삼이다. 음력 4월이 되면 깊은 바다 속에 숨어버려 잡기 힘든 이른바 여름 해삼은 사돈댁에나 들고 갈만한 귀한 물건이란 의미다. 여름에 해삼을 구하기 힘든 것은 해삼이 여름잠(夏眠)을 자기 때문이다. 대개 해삼은 수온이 25도가 넘으면 알을 낳은 뒤 '잠수'를 탄다.

 

해삼의 제철은 겨울에서 초봄까지다. 주로 추울 때만 몸을 움직이다. 인체를 보익(補益)하는 효과가 인삼에 버금가는 바다의 삼(蔘)이라 하여 해삼(海蔘)이다. 바다 삼인 해삼과 육지 삼인 인삼은 '찰떡궁합'이다. 두 삼을 함께 넣어 만든 음식이 양삼탕(兩蔘湯)이다. 과거엔 해삼을 해남자(海男子), 즉 '바다 사나이'라고 했다. 여성에게도 이롭다. 조선시대 사주당 이 씨가 지은 '태교신기'에선 '자식이 단정하기를 바라면 잉어, 총명하기를 바라면 해삼, 해산(解産)하면 새우와 미역을 먹을 것'을 권장했다.

 

영양적으론 저열량, 고칼슘 식품이다. 칼로리가 낮아 (생것 100g당 25kcal, 마른 것 348kcal, 내장젓 45kcal) 다이어트 중인 사람도 부담 없이 즐길 만하다. 뼈 건강을 돕는 칼슘 함량은 100g당 119mg(마른 것 1,384mg)으로 같은 무게의 우유 정도. 빈혈 예방을 돕는 철분이 53mg(마른 것)이나 들어 있다. 하지만 고혈압, 골다공증, 위암 등의 발생위험을 높이는 나트륨이 많이 든 사실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대장 클리너(cleaner)'로 통하는 알긴산이 해삼의 대표 웰빙 성분이다. 알긴산은 식이섬유의 일종으로 미역, 다시마의 미끈거리는 성분이다. 관절 건강에 이롭고 술독을 덜어주는 콘드로이틴도 함유돼 있다. 면역력을 높이는 뮤코다당과 피부 건강에 이로운 콜라겐도 풍부한 데 이들이 해삼 특유의 오돌오돌한 식감의 비밀이다.
해삼은 껍질(皮)에 가시(棘) 같은 것이 돋은 극피(棘皮)동물의 일종이다. 몸통의 둘레는 6~8cm, 길이는 20~30cm로 길쭉해서 영문명이 '바다 오이'(sea cucumber)이다. 낮엔 바위틈에 숨어 있다가 밤에 돌아다니는 습성이 쥐와 닮았다고 하여 해서(海鼠, 바다의 쥐)라고도 불린다.
 
색깔에 따라 홍(紅)해삼, 흑(黑)해삼, 청(靑)해삼으로 분류된다. 표면의 색은 좋아하는 먹이와 서식처 등에 따라 결정된다. 홍조류를 주로 먹는 해삼은 붉은 색(홍해삼)을 띈다. 암녹색이거나 검은색이 감돌면 뻘해삼(청해삼, 흑해삼)이라 한다. 대개 제주와 울릉도, 독도 주변에선 홍삼, 한반도 주변 바다에선 뻘해삼이 잡힌다. 홍해삼이 가장 비싸고 맛이 뛰어나 '해삼의 제왕'으로 통한다. 최근 제주에선 중국 관광객들에게 가짜 홍해삼약을 만들어 팔아온 업자가 경찰에 적발됐다.
 
가시가 고르게 많이 돋아 있으며 울퉁불퉁한 것이 양질이다. 썰어 놓았을 때 딱딱한 것이 신선하다. 늘어지거나 물이 생기거나 냄새가 나면 상한 것이기 십상이다. 표면이 밋밋한 것은 품질이 떨어지는 '멍텅구리' 해삼이다.

 

글 / 중앙일보식품의약품 기자 박태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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