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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살아가는 이야기

연극 술과 눈물과 지킬 앤 하이드 관람후기

 

 

 

 

 

 

 

 

오늘의 캐스트는?...

 

 

 

줄거리는...

 

19세기말 영국런던 지킬박사의 실험실. 신경의학 전문 지킬박사는 인류역사상 가장 획기적인 발명, 즉 인간의 '선과 악', 두개의 인격을 완벽하게 분리할 수 있는 신약연구에 몰두한다.  연구결과발표를 하루 앞두고 드디어 개발된 신약은 아무런 효험이 없다.  학회에 이 사실이 알려지면 보조금이 끊기는 상황.   지킬박사는 자신과 닮은 무명배우 '빅터'를 섭외해 약물을 마신 후 분리된, 사악한 인격체 '하이드'를 연기하게 한다. 완벽한 연기를 위해 폭풍리허설에 돌입한 지킬박사와 하이드!!  그들은 과연 연구발표회를 잘 마칠 수 있을까?...

 

연극<술과 눈물과 지킬 앤 하이드>는 코믹연극<웃음의 대학>< 너와 함께라면>으로 한국에도 유명한 일본 극작가 '미타니 코키'의 세 번째 작품으로 한국초연이다. 인터파크 연극부분 예매율 1,2위를 다투며 이미 재미있다고 입소문이 났던  작품이었다. 연극 <너와 함께라면>을 너무 재미있게 본 터라 더 궁금했다.

 

스코틀랜드작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소설 '지킬박사와 하이드씨'라는 작품은 연극, 뮤지컬 등으로 수없이 변주되어왔지만 대부분은 인간의 이중성에 대해 무거운 톤으로 그려졌다. 이 연극 <술과 눈물과 지킬 앤 하이드>는 원작을 패러디한 순전한 코미디물이다.

 

 

(출처 : 플레이 디비에서 퍼온 사진)

 

 

암전 후 지킬박사의 연구실이자 집에서 조수인 풀과 박사의 약혼자 이브 댄버스가 앉아있는 장면으로 연극이 시작된다. 지적이고 젠틀하지만 유머감각은 부족한(보수적인?) 지킬박사는 인간의 숨겨진 본성을 드러내줄 신약(?)발명에 성공했다고 하나 사실은 발명하지 못한 상태다. 학계와 자신의 후원자인 장인과 약혼자에게 이 사실을 말할 수 없었던 지킬박사는 지킬의 사악하고 음란한 또 다른 자아를 보여줄 사람으로 무명연극배우인 '빅터'를 고용하기에 이른다.


지킬박사의 약혼녀 '이브 댄버스'는 약혼자이긴 하나 지킬박사에게 성적은 매력은 못 느끼는 상태. 우연히 지킬의 대역, 하이드로 분한 배우 '빅터'와 만나게 된 그녀는 '하이드'의 거침없는 야성미(?)에  홀딱 반하게 된다. 지킬박사의 신약의 효험을 확실히 믿게 된 약혼녀 이브는 박사의 신약을 마신후 평소 요조숙녀의 이미지를 벗어나 거침없는 창녀의 이미지로 파격 변신한다..


자기를 좋아하는 줄 착각한 연극배우 '빅터'는 지킬의 약혼녀 이브를 좋아하게 되는 반전이 이어진다.

 

사실 이 연극의 실제 주인공은 지킬을 연기하는 배우가 아니라 하이드를 연기하는 배우(이시훈)과 지킬의 약혼녀 신의정배우였다. 실패한 실험결과를 숨겨야만했던 지킬박사의 대역을 어쩔 수 없이 연기해야했던 하이드역 배우 빅터. 자신안의 억눌린 관능성과 또 다른 자아를 분출시키고 싶었던 지킬의 약혼녀 이브. 여기에 연구실패와 돈으로 산 하이드를 숨겨야만 했던 지킬박사 세 사람이 무대 위에서 벽장하나를 사이에 두고 숨바꼭질을 하면서  선과 악, 이성과 본능을 상징하는 학자와 살인마, 요조숙녀와 창녀 등으로 정신없이 변신하는 요절복통의 무대를 보는 경험은 매우 유쾌했다.

 

한 인간이 약물을 통해 자기안의 숨겨진 또 다른 인격으로 변한다는 굉장히 흥미로운 소재를 가지고 완벽한 코미디로 탄생시킨 작가에게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익숙하면서도 파격적인 이 연극을 보며 웃다가만 끝나는 것은 아니다.  눈물 나게 웃다보면 내안에는 요조숙녀 이브 댄버스와 발칙한 하이디처럼 얼마나 다른 자아가 숨어있는지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처음 보는 이시훈 배우는 온몸이 다 젖도록 열연을 펼쳐보였다. 극 안에서도 연극배우직업을 가진 그는 타고난 배우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연극 뜨거운 여름에서 주인공을 맡았던 신의정배우의 연기력도 대단했다.  지킬 박사역에 체면에 살고 죽는 허당 학자로 큰 웃음을 안긴 최원영 배우도 인상적이었다.  4명의 증장인물중 상대적으로 비중은 약했지만 극 안에서 소금 같은 역할을 멋지게 소화해낸 지킬의 조수 풀 서현철 배우도 명불허전이었다.

 

빠른 전개와 함께 4명배우들의 톱니바퀴같이 굴러가는 완벽한 조화 속에 그들의 에너지는 무대를 가득 채웠다. 웃음 폭탄 속에 시간을 잊게 만들었던 연극.  연극을 보고 난 후 느낌은 대뇌피질에 시원한 물로 샤워를 한 듯한 느낌이랄까?


행복했던 금요일 오후였다.  술과 눈물과 지킬 앤 하이드는 대학로 동숭아트센타 동숭아트홀에서 2015.7.8까지 이어진다.

 

 

다음은 커튼 콜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