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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구릿빛 피부가 우리에겐 건강미의 상징이 되었다. 근육질 몸매의 남성이나 탄탄한 복근을 자랑하는 여성 모두 해변가에 누워 검게 그을린 피부를 드러낼 때면 너나 할 것 없이 부러움의 대상이 되곤 하니 말이다. 하지만 과유불급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욕심이 지나치면 화를 부르는 법 건강도 좋지만 지나치다가는 자칫 화상이나 피부암이라는 위험에 노출되기 십상이다.
최근 언론을 통해 보도된 한 미국 여성의 사례를 들어보자. 미국 켄터키주에 살고있는 27살의 타니 월러비 씨. 그녀는 고등학생때부터 선탠용 침대를 이용해 일주일에 4~5회씩 인공선탠을 즐겼다. 처음에는 구릿빛 피부에 친구들의 부러움을 받았지만 불과 21살에 피부암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듣고 만다.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그녀는 6개월에서 1년에 한 번꼴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 그녀는 인공선탠의 위험을 알리겠다며 자신의 사진을 인터넷에 공개해 큰 관심을 불러 모으고 있다.
이미 인공선탠의 위험성은 많은 단체들로부터 지적받고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영국의 암 예방단체인 캔서 리서치는 선탠용 침대가 피부를 망칠 수 있다면서 과도할 경우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미국의 암 예방 재단이 CCMAC 역시 인공선탠의 시간이 불과 20분밖에 안된다고 하지만 지속적으로 반복할 경우 생명을 잃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뿐만 아니라 세계보건기구는 문제가 되고 있는 선탠용 침대를 치명적인 피부암(흑색종)을 일으키는 가장 위험한 도구로 꼽고 있다.
미국식품의약국(FDA) 역시 지난해부터 선탠기구 사용에 주의를 당부하면서 선탠장비 제조업자에 '경고문'을 붙이도록 했다.
내용은 '태닝용 침대와 조명 등에 18세 미만의 미성년자는 사용할 수 없다는 경고문을 붙여야 한다'는 내용이다. 이 같은 주의권고는 FDA가 늘어나는 피부암 발병률을 억제하기 위해 실내 인조 태닝 기구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 지 두 달 만에 나온 조치다.
미국이 이렇듯 인공선탠 규제에 힘을 쏟는 이유는 해마다 미국에서는 500만명이 피부암 관련 치료를 받는데다 그 비용만도 81억달러(8조2천960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 중 6만3천명은 심각한 피부암의 일종인 흑색종으로 판정됐고 그 중 6천명 가량은 인공(실내) 선탠이 원인인 것으로 밝혀졌다.
과다한 태양광 노출이 면역기능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고 피부암을 유발한다고 알려지면서 일부는 실내에서 구릿빛 피부를 만드는 인공선탠이 더 효과적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사실을 어떨까? 인공선탠은 말 그대로 인공램프에서 발산되는 인공자외선으로 피부를 그을리는 것을 말한다.
이때 방출되는 자외선의 양은 자연적인 방출량보다 무려 2배 이상 많아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할 수 있다. 특히 태양광선에 의한 자연 선탠은 UVA와 UVB에 의해 진행되지만 인공선탠은 UVA만으로 진행된다. 문제는 UVA는 피부의 탄력을 담당하는 세포를 파괴한다는 점이다. 피부의 탄력을 감소시키고 색소세포를 자극해서 기미, 주근깨, 검버섯 등을 만들어내는 것이 문제다. 색소침착은 시간이 해결해주겠지만 인공선탠에 의한 것은 완전히 회복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또 다른 문제점은 인공선탠에 대한 사전 지식이 부족해 적정시간, 최대 노출량, 위험사항에 대한 숙지 없이 선탠을 하면서 부작용을 키운다는데 있다. 미국은 각 주(州)별로 인공선탠에 관한 법률이 있지만 우리나라에는 무방비 상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구나 의료용 자외선기는 일정한 파장과 강도가 조절 가능하지만 인공선탠 자외선은 빛의 파장도 일정하지 않을 수 있다는 문제점까지 있다. 사람마다 차이는 크지만 보통 인공선탠은 하루 10분씩 일주일 2회 정도가 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1년에 총 30회를 넘기지 않는 것이 좋겠다.
해변가나 수영장마다 물놀이는 뒤로하고 선탠을 하는 사람들은 어딜 가나 만날 수 있다. 뜨거운 태양아래 검다 못해 빠갛게 달아오른 피부를 뒤로하고 잠을 청하는 사람들도 종종 목격하곤 한다. 이렇듯 자연선탠이라고 하더라도 지나치면 역시 화를 부르기 일쑤다.
보통 8월의 일광화상 환자 수는 평소의 3배로 20~30대가 절반을 차지하곤 한다. 올바른 자연선탠을 위해선 철저한 관리가 우선돼야 한다. 우선 자외선이 강한 오전 10시부터 오후2시까지는 직접 노출을 피해야 한다. 또 화상 정도가 약할 경우에는 응급처치로 오리나 감자팩이 효과적이다. 하지만 조금 심한 화상을 입었거나 물집이 생길 정도로 화상이 심할 경우 오이나 감자팩을 하면 세균에 감염돼 오히려 더 악화될 수도 있다.
우리 피부는 자외선으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해 멜라닌색소를 만든다. 이러한 멜라닌 색소는 기미와 주근깨의 원인이며 태양에서 쏟아지는 자외선은 피부 섬유를 파괴해 주름을 만들기도 한다. 결국 아무리 자연적인 선탠이라고 하더라도 자외선의 장시간 노출은 피부손상에서 피부암으로까지 이어질 수가 있는 것이다.
자칫 화상으로 물집이 잡히면 함부로 터뜨리지 말고 병원을 찾아야 하고 물집이 터졌다면 생리직염수로 멸균소독을 해야 2차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그리고 흔히 알고 있듯이 화상을 입은 피부는 냉찜질로 진정시켜주는 것이 효과적이며, 피부껍질이 벗겨지는 경우 일부러 벗기기 보다는 자연스럽게 벗겨지도록 두는 것이 좋겠다.
글/ 김지환 자유기고가(전 청년의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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