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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TV&영화 속 건강

미션임파서블: 본인확인기술의 미래

 

 

 

 

영화 <미션임파서블> 시리즈는 첨단 기술의 향연이다. 1960∼70년대 영화 <007> 시리즈가 당대 최고의 신기술과 자동차 등을 활용한 영화의 선구 주자였다면 1990년대 들어서는 미션임파서블 시리즈가 그 바통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로그네이션(Rogue Nation: 불량국가, 2015)’ 편도 예외는 아니다. 이번 영화에서 필자의 눈길을 끌었던 점은 다양한 ‘본인확인’ 기술이다.

 

 

 

 

본인확인 기술은 열쇠에서 비롯됐다. 기원전 2000년대 이집트 시대까지로 거슬러 올라가면 당시 사원 벽화에서 큰 칫솔모양의 목제 열쇠를 사용했다는 사실이 발견됐다고 한다. 동양에서는 중국 주나라(BC 1046∼771) 시기 문헌에도 열쇠에 대한 기록이 남아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삼국시대 이전부터 열쇠를 사용했다고 하니 열쇠는 이미 수천 년의 역사를 가진 물건이다. 요즘 주택 등은 비밀번호를 누르는 자물쇠나 카드로 인식하는 열쇠가 흔해졌다. 불과 20여년 전만 해도 동네 아이들은 저마다 목에 집열쇠를 걸고 다녔던 추억의 쇠로된 전통 열쇠는 이제 점점 찾아보기 어려울 지경이다. 이 열쇠 기술은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 지금의 신체인식을 활용한 ‘생체열쇠’로까지 진화했다.

 

 

 

 

이번 <미션임파서블: 로그네이션> 편에서는 미국 비밀첩보기관 IMF(Impossible Mission Force)의 에단 헌트(톰 크루즈)를 포함한 팀원들이 정체불명의 테러조직 ‘신디케이트’를 찾기 위해 중동의 한 비밀 저장고에 침투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미 일상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지문·홍채·음성인식 뿐 아니라 걸음걸이를 인식해 본인을 확인하는 기술을 선보인다. 사람의 움직임을 디지털 정보로 분석해 발걸음의 폭, 걸음걸이 속도 등을 종합분석해 본인 여부를 확인하는 시스템이다.

 

 

 

 

보행인식을 통해 본인확인을 하는 기술이 아직 어느 정도까지 발전했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진 바는 없으나 범죄수사에서는 간혹 이 기술을 활용한 사례가 등장한다. ‘걸음걸이 분석기법(gait analysis)’을 활용한 폐쇄회로(CC)TV 분석자료가 2013년 법정에서 첫 증거자료로 인정되기도 했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자택에 불을 지른 혐의로 구속된 A씨가 이곳 주변을 걸어가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됐는데 처음에는 흐린 화면으로 인해 얼굴을 알아볼 수 없어 증거로 인정받지 못했다. 그러자 경찰은 영국의 법의학 전문가이자 런던메디컬센터(LMC) 족병학과 의사 해이든 켈리 박사에게 이 CCTV 분석을 의뢰해 동일 인물이라는 확인을 받아냈다. 영국에서는 2000년 보행감정서를 통해 유죄 판결을 받은 이후 600건의 의견서와 보고서가 작성되기도 했다.

 

 

 

 

보행인식 기술은 아직 걸음마 단계이지만 멀지 않은 미래에 우리 일상 속에 가까이 다가올 것으로 전망된다. 영화 속에만 존재했던 지문인식이나 홍채인식, 음성인식은 스마트폰을 통해 이미 우리 일상 속까지 걸어들어와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도 이제 전자보험증 도입을 논의하는 시대가 됐다. 멀지 않아 병원을 걸어들어가는 걸음걸이만으로도 본인을 확인하는 시대가 열리지 않을까하는 상상을 해본다.

 

 

글 / 조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