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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맞춤형

건강한 노후생활 준비하고 있는가

 

 

 

 

노후엔 한 달 평균 얼마쯤 있으면 살 수 있을까. 모두 궁금할 것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최소 노후생활비는 부부기준 159만9천100원, 개인기준 98만8천700원으로 나타났다. 적정 노후생활비는 부부기준 224만9천600원, 개인기준 142만1천900원이란다. 부부가 함께 살려면 225만원은 있어야 한다는 얘기.

 

 

 

 

내가 60까지 국민연금을 붓고 62세부터 받는 국민연금은 150만원이 채 못 된다. 80만원 정도 부족한 셈이다. 나머지는 일을 하든, 임대소득이든, 금융소득이든 충당해야 한다. 그러나 임대소득도, 금융소득도 기대할 수 없다. 내가 생활비를 벌 수밖에 없는 처지다. 몇 번 얘기했지만 70까지는 현역으로 뛰고 싶다. 그럼 걱정도 덜 수 있을 터.

 

물론 내가 바란다고 가능한 일은 아니다. 내가 오너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 혼자서도 할 수 있는 일들을 생각해 본다. 말하자면 1인기업이랄까. 찾다보면 아주 없지도 않을 게다. 그래서 도전정신이 필요하다.

 

공무원을 제외하면 노후 수입이 국민연금 뿐이다. 나는 그나마 1988년 처음 가입해 거의 최고액을 받는다. 얼마 전  국민연금 가입내역 안내서를 받았다. 그동안 323개월을 부은 것으로 나와 있다. 향후 받게 될 예상연금월액(현재가치 기준)은 1,453,000원 이었다. 만 60세까지 총 385개월을 부은 뒤 2022년 4월(만 62세)에 신청해 그 다음달부터 받게 된다. 앞으로 5년을 더 부어야 한다.

 

 

 

 

그런 다음 다른 수입이 없으면 이 돈으로 살아야 한다. 그저 막막하다고 할까. 아내한테는 가끔 큰소리를 친다. 내가 건강하면 70까진 활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대학 강의 등을 그때까지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얘기. 대학 교수의 정년은 만 65세 이지만 초빙교수로서 강의는 더 할 수 있다. 물론 대학 측이 나에게 강의 기회를 줄 때만 가능하다.

 

지금 근무하고 있는 신문사 논설위원도 정년은 없다. 촉탁직으로 있기 때문에 그렇다. 마음 같아선 70까지 사설이나 칼럼을 쓰고 싶다. 또 작가는 정년이 없어 글은 계속 쓸 수 있을 터. 나름대로 노후는 준비하고 있는 셈이다. 사람 일이 억지로는 안 된다. 운도 따라 주어야 한다. 그 보다는 건강이 우선이다. 건강할 경우 밥벌이는 할 수 있지 않겠는가. 건강해야 할 이유다.


 

 

 

베이비붐 세대의 노후문제가 자주 제기된다. 방송과 신문이 조목조목 보도한다. 결론은 별다른 준비없이 노후를 맞고 있다는 것. 이만저만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바삐 살아왔건만 손에 쥔 것이 별로 없어 걱정 뿐이다. 대부분 같은 처지다. 일부를 빼고는 집 한 채 외에 내 세울 것이 없어 그렇다.

 

1997년 노조 전임을 같이했던 선배가 있다. 그는 서울생활을 접고 전북 완주로 내려갔다. 땅을 사 집도 직접 지었다. 텃밭을 일구며 혼자서 지내다시피 한다. 가족들은 서울에 있다. 주말에 내려와 남편 및 아빠와 함께 한다. 나도 두 차례 다녀왔다. 그 곳에서 구워먹는 삼겹살 맛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 상추, 고추도 밭에서 따온다.

 

 

 


“오 위원장, 아무 때나 내려와. 며칠 있다가면 스트레스도 풀릴 걸세.” 그의 배려가 고맙다. 올라오는 승용차에 고구마, 호박, 가지 등 애지중지 키운 작물을 가뜩 실어준다. 그의 얼굴이 그렇게 편해 보일 수 없다. 이제는 마을사람들과도 친해져 토박이처럼 지낸단다. “형님은 정말로 복받은 사람입니다.” 누구나 그리는 노후생활이다.

 

베이비붐 세대는 현직에 있더라도 불안하다. 언제 명퇴 대상이 될지 모른다. 아직 힘과 정열이 넘치는 데도 찬밥 신세다. 경륜은 도외시한 채 젊은 사람만 선호하는 분위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직장이 그러하니 탓할 수만도 없다. 자기 스스로 대책을 세워야 할 판이다. 그러나 뾰족한 수가 없어 눈 앞이 캄캄하다. 아무리 머리를 짜 내려고 해도 제자리에서 맴돈다.

 

고교 대선배와 점심을 함께 했다. 저명한 헌법학자로 대학 강단을 떠난 지 오래 됐다. 우리 나이로 80세. 건강관리를 잘 하셔서 60대 후반쯤으로 보인다. 두 해 전까지 현직에 계셨다. “이 나이에 관용차를 타는 사람은 나밖에 없을 겁니다. 친구들이 밥이나 자주 사라고 합니다. 저는 아주 행복합니다.” 실제로 그렇다. 그 선배는 행정, 사법부를 통틀어 최고령 현역이었다. 대법원장과 헌법재판소장의 정년도 70세다.

 

일 만큼 중요한 게 없다. 더욱이 나이 들어서 할 일이 있다면 더 이상 무엇을 바라겠는가. 하지만 노인의 일자리는 하늘의 별따기다. 정년 연장 등 무슨 대책이 나와야 한다. 국가적 대사인데도 뒷짐을 지고 있는 정부가 원망스럽기까지 하다.

 


글 / 오풍연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