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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맞춤형

낮아진 기온, 높아진 어르신 척추 위험

 

 

 

 

기온이 뚝 떨어졌다. 날씨가 추워지면 근육이 긴장하고 관절은 유연성이 줄어들게 된다. 특히 고령자는 뼈가 약하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기온 변화에 자칫 척추질환이 생기거나 악화할 우려가 있다.

 

 

 

 

노인들은 허리 통증 등의 척추질환 증상이 나타나도 노화 때문에 그러려니 하고 참거나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내버려둘수록 결국 치료는 복잡해지고 회복도 어려워진다. 가을과 겨울 동안엔 특히 주변 어르신들의 척추 관련 증상을 세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어른들이 걸을 때 유난히 구부정하거나 허리 통증, 양쪽 다리에 저린 증상 등을 호소하는 경우는 척추관협착증일 가능성이 높다. 척추신경이 지나는 통로인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신경을 눌러 통증이 생겼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면 별다른 계기가 없었어도 척추뼈가 노화하면서 주변 인대나 관절 부위가 두꺼워져 척추관이 점점 좁아지게 된다. 이게 심해지면 척추관협착증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척추관협착증을 허리디스크와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디스크(추간판탈출증)는 척추뼈 사이에서 쿠션 역할을 해주는 추간판 일부가 빠져 나와 신경을 누르면서 통증이 생기는 병이다. 디스크는 젊은 연령에, 척추관협착증은 고령에 많이 생기는 편으로 알려져 있지만, 요즘 들어선 40대 척추관협착증 환자도 느는 추세다.


 

 

 

척추관협착증은 초기엔 약을 먹거나 물리치료만 받아도 나을 수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난 뒤 통증을 견디기 힘들어 병원을 찾으면 이미 병이 상당히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다. 다리 감각이 떨어질 만큼 허리가 심하게 아프다면 변형된 뼈와 디스크 인대 등을 제거해 신경을 자유롭게 만들어주는 수술이 필요하기도 하다.

 

 


고령자들이 흔히 앓는 척추질환으로 퇴행성 척추측만증을 빼놓을 수 없다. 별다른 이유 없이 계속 허리가 아프다는 어른들은 퇴행성 척추측만증일 가능성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실제로 60세 이상 노인의 약 40%가 퇴행성 척추측만증을 앓고 있다는 통계가 최근 보고되기도 했다. 나이가 들면서 뼈와 척추를 잡아주는 근육이 약해지거나 척추에 관절염이 생기는 게 주요 원인이다. 대개 척추뼈 좌우가 틀어지고 그 사이로 신경이 끼면서 허리 통증이 나타난다.


 

 

 

일단 퇴행성 척추측만증으로 진단을 받았어도 크게 걱정부터 할 일은 아니다. 주사나 운동, 자세교정 등 비교적 간단한 치료로도 증상이 더 악화하는 걸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증상을 오래 방치하는 바람에 척추가 많이 휜 경우나 간단한 치료로도 별다른 호전이 없는 경우엔 일반적으로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수술은 대부분 휘어진 척추를 바로잡아 주기 위해 금속 고정물을 끼워 넣는 방식이다.

 

 


추워진 날씨 탓에 근육이나 관절에 유연성이 줄어들면 균형 감각이 떨어지면서 낙상사고를 당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고령자, 특히 폐경기 이후 여성들은 골밀도가 낮기 때문에 작은 충격에도 척추뼈가 부러지거나 주저앉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이를 골다공증성 척추압박골절이라고 부른다.


 

 

 

이렇게 척추에 문제가 생기면 허리나 옆구리가 움직이기 힘들 만큼 아프고, 걸을 때 통증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몸을 점점 앞으로 구부리게 된다. 이 상태를 방치하면 척추후만증까지 나타날 우려가 있다. 치료 방법은 뼈나 신경이 얼마나 손상됐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심하지 않을 때는 안정을 취하며 주사와 약으로 치료하면 2, 3주 안에 다시 걸을 수 있다. 반면 통증이 오래 이어지거나 골절이 심한 환자에게는 척추뼈를 복구하는 수술이 필요하다. 부분마취 후 무너진 척추뼈에 의료용 골 시멘트를 넣은 다음 굳혀 뼈를 펴주는 방식이다.

  

 

한국일보 임소형 기자
(도움말 : 양재혁 고려대 구로병원 정형외과 교수, 고도일 고도일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