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소년을 꿈꾸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 ‘피터팬’이 스크린으로 펼쳐진다.
영화 ‘팬(Pan)’은 해리포터 시리즈 제작진이 고전 피터팬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만든 판타지 어드벤처 영화다. 평범한 소년 피터가 사람들을 구하는 영웅 피터팬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다룬 프리퀄 작품이다. 아무도 늙지 않는 꿈의 섬 네버랜드가 생겨난 배경, 피터가 하늘을 날 수 있게 된 이유, 후크 선장과 대립하게 된 이유 등 원작에는 없는 새로운 피터팬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사진출처: 네이버 tvcast 포스터>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어느 날, 영국 런던의 한 고아원 지붕에 커다란 해적선이 나타난다. 해적들은 주인공 피터를 비롯해 고아원 소년들을 마구잡이로 납치해 네버랜드로 끌고 간다. 해적왕 검은 수염이 지배하는 네버랜드는 전 세계에서 붙잡혀온 수천 명의 소년들이 요정가루 채굴을 위해 강제노역에 시달리는 어둠의 공간이다. 피터도 이곳에서 매일 고된 노동에 시달린다.
그러던 어느 날 피터는 사기꾼 후크의 도움으로 광산을 탈출하고, 원주민 공주 타이거 릴리를 만나 자신이 검은 수염에게 맞설 예언의 주인공 ‘팬’임을 알게 된다. 이를 알아챈 검은 수염은 시시때때로 피터를 없애려 하고, 피터와 둘도 없는 친구가 된 후크는 위기의 순간마다 피터를 구하기 위해 나선다.
<사진출처: 네이버 tvcast 스틸컷>
이처럼 영화 ‘팬’은 100년 전에 쓰인 고전이라도 작가적 상상력에 따라 얼마든지 새로운 변주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원작에 단 한줄 등장하는 해적 검은 수염은 후크 선장을 압도하는 악당으로 새롭게 탄생했고, 피터팬을 괴롭히는 후크 선장도 젊은 시절엔 위기 때마다 피터를 구하던 선한 인물로 재구성됐다. 하늘을 날아다니는 영원한 소년 피터팬에게도 평범했던 과거가 덧씌워졌다. 흥미로운 상상력이 고전 피터팬에 새로운 재미와 활력을 불어넣은 셈이다.
하지만 피터팬은 비단 동화 속 이야기만은 아니다. 현실에서도 피터팬처럼 어른이 되기를 거부한 채 아이로 살아가는 ‘어른아이’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몸은 어른이지만 마음은 여전히 유년기를 헤매는 증상을 일컫는 ‘피터팬 증후군’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이른바 ‘키덜트족’으로 불리는 3~40대 중년 남성들이 늘고 있다. 아이(kids)와 어른(adult)의 합성어인 키덜트는 아이와 같은 감성과 취향을 가진 어른을 뜻하는 신조어다. 어린 시절 가지고 놀던 장난감이나 만화영화 등을 어른이 된 후에도 계속 소비하는 현상을 일컫는 것으로, 각박한 사회생활에 지친 어른들이 편안했던 어린 시절로 다시 돌아가고 싶어 하는 심리를 반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키덜트에서 한발 더 나아간 ‘피터팬 증후군(Peter Pan Syndrome)’이 주목을 받고 있다. 동화 속 피터팬처럼 영원한 소년으로 살아가길 원하는 심리적 증상을 일컫는 용어로, 1970년대 후반 미국에서 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성인남성들이 급증하기 시작한 것을 두고 임상심리학자인 D.카일리 박사가 명명한 개념이다.
<사진출처: 네이버 tvcast 스틸컷>
일반적으로 피터팬 증후군은 성인이 된 후에도 경제적으로 부모에게 의존하거나 그 어떤 것도 책임지지 않으려는 성향을 말한다. 물론 경기침체나 청년실업 등 사회적인 원인에 의한 경우도 있지만, 피터팬 증후군의 경우 성인으로서 모든 것을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져야 하는 현실 자체를 회피하려는 심리가 더 강하다.
키덜트가 아이의 감성을 소비함으로써 정서적 안정감을 되찾는 현대인의 심리를 보여주는 것이라면, 피터팬 증후군은 경제적 독립이나 정서적 자립처럼 불편하고 부담스러운 현실에 어린아이처럼 아예 눈을 감아버리는 사회적 병리 현상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피터팬 증후군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부모의 잘못된 양육이다. 어릴 때부터 부모의 지나친 관심이나 통제를 받으며 성장하는 경우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하고 책임지는 경험이 부족해지기 쉽다. 이로 인해 성인이 된 후에도 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부모에게 모든 것을 의존하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 어린 시절 부모에게 보호받지 못하고 방치된 경우도 마찬가지다. 성장과정에서 반복적으로 경험한 현실에서의 좌절감이 어른이 된 후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다른 하나는 사회생활에 대한 공포다. 학생과 가정이라는 안전한 신분과 공간을 벗어나 홀로 모든 것을 성취해내고 책임져야 한다는 것에 대해 과도한 두려움과 불안감을 느끼는 경우 아예 어른이 되는 것을 거부하는 심리가 생길 수 있다. 몸은 이미 성인이지만 마음은 아무것도 책임지지 않아도 되는 어린아이의 상태에서 멈춰버리는 것이다. 심한 경우 공황장애나 강박증, 대인기피증 등의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동화 속에서 피터팬은 12살 소녀 웬디에게 엄마가 되어달라고 부탁한다. 피터팬을 따라나선 웬디는 네버랜드 곳곳을 누비며 흥미진진한 모험을 즐기지만, 이내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 한다. 네버랜드 아이들이 웬디에게 어렵고 힘든 일을 모두 떠넘겼기 때문이다. 웬디는 피터팬이 도와주길 기대하지만, 영원한 소년 피터팬은 신나는 모험을 즐기느라 웬디에게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다.
<사진출처: 네이버 tvcast 스틸컷>
현실의 피터팬들도 이와 비슷하다. 문제해결 능력이 부족해 항상 타인에게 의존하고, 자기중심적이어서 자신이 원하는 것만 하려고 하며, 자기 행동에 대한 책임은 남에게 떠넘기거나 회피하는 경향을 보인다. 심한 경우 지나친 의존성으로 인해 독립적으로 일을 수행하기 어려워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불가능할 수 있다. 또한 과도한 완벽주의 때문에 현실 세계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들기도 한다.
따라서 피터팬 증후군이 의심된다면 반드시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아래 20가지 항목은 피터팬 증후군 자가진단 테스트로, 간단하게 피터팬 증후군 여부를 가늠해보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글 / 권지희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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