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전 필자는 산부인과에서 아내의 힘겨워 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며 첫째를 만났던 때가 생생하다. 6시간이 넘는 진통 끝에 찾아온 자연분만이었지만 통증이 너무 심했던 탓에 자칫 제왕절개를 해야 하는 불가피한 상황도 예상했다. 아이를 낳고 원상복귀가 힘든 뱃살에 아내의 투정이 이어지고는 하지만 필자는 내심 제왕절개 흉터가 없는 게 어니냐고 속으로 핀잔은 주기도 한다.
필자를 아내를 포함해 모든 여성들이면 고민하는 것이 출산일 텐데 특히 출산 후 몸에 남은 흉터는 때론 큰 스트레스로 다가오기도 한다.
사실 몸에 남은 흉터가 제왕절개 흉터라고 해서 의학적으로 다른 의미를 갖는 것은 전혀 아니다. 하지만 수영장에서 혹은 여름에 유난히 남들의 눈을 의식해야 하는 여성들에게는 큰 스트레스가 아닐 수 없다. 특히 수술은 끝났는데 수술부위가 점점 부풀어 오르고 커지는 것 같다면 오히려 수술이 잘못된 건 아닐지 의심하게 되고 걱정하게 되기 마련이다.
일반적으로 수술 후에는 일정기간 흉터가 남았다가 차차 희미해지는 게 대부분이다. 그러나 일부는 흉터가 크게 남거나 때로는 수술부위보다 더 커지는 경우도 있다. 이같이 피부의 상처로 인해 비정상적인 형태로 섬유조직이 뭉치는 것을 켈로이드라고 한다.
켈로이드는 일반 흉터와 다르게 상처가 단단하게 뭉치고 피부 위로 솟아 올라온 형태를 보인다. 때로는 붉은색을 띄거나 울퉁불퉁하게 살이 오르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은 유전적인 체질영향을 받아 나타나는 피부증상으로 제왕절개를 비롯해 지방흡입, 리프팅, 여드름, 수두, 수술, 화상, 귀걸이, 피어싱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
보통 흉터에 대한 성형외과적인 해결방법으로는 수술을 통해 켈로이드를 잘라내거나 냉동치료요법으로 해당 조직을 얼려서 제거하는 치료법을 많이 사용했다.
하지만 이는 시술 후 오히려 켈로이드가 커지는 부작용이 문제였다. 최근엔 피부 진피의 섬유조직이 변형되었을 경우 새로운 섬유조직을 만드는 레이저를 이용한 리폼(Reform)법이 사용되기도 한다. 또 새로운 섬유조직 생성을 돕기 하기 위해 줄기세포, 자가혈 피부재생술 등을 함께 시행하는 경우도 있다.
흉터제거제 역시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방법이다. 흉터제거제는 겔이나 실리콘겔 밴드 형태의 경우가 많다. 내용물은 주로 항염, 항균 작용을 하는 양파 추출물, 상처치유를 촉진하는 알란토인, 흉터구조를 부드럽게 하고 항염증 및 항팽윤 작용으로 세포와 조직재생을 돕는 헤파린 등이 성분으로 이뤄져 있다.
치료 못지않게 흉터에 대한 관리도 중요하다. 켈로이드의 경우는 가려운 경우가 있는데 손으로 만지거나 긁으면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 특히 자신에게 맞는 흉터치료법이 있는 만큼 반드시 전문가와 상의하고 자신의 치료법을 찾는 것이 필요하겠다.
글/ 김지환 자유기고가(전 청년의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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