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부는 겨울이다. 사람들은 몸을 움츠리고 옷을 여민다. 단지 몸만 움츠릴 뿐 아니라 마음도 움츠려져서 게을러지기까지 한다. 개인차가 있기는 하지만 이런 현상은 보통 가을부터 시작해 겨울에 절정을 이루고 봄이 되어야 끝을 본다. 이유가 무엇일까?

 


 

게으르다는 것은 의욕이 나지 않아 활동량이 줄고 기분이 쳐지는, 즉 우울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이런 현상이 일조량이 줄어드는 가을부터 시작해 겨울까지 지속될 경우 계절성 우울증이라고 한다. 말 그대로 가을과 겨울에만 나타나는 우울이다. 물론 아주 심각한 상태가 아니라면 우울증보다는 게으름이라고 느끼는 것이다. 이런 경우 다음의 몇 가지 사항을 실천하면 쉽게 극복할 수 있다.

 

 


이솝우화 중 바람과 태양이 시합하는 이야기가 있다. 길 가는 나그네의 옷 벗기기로 한 것이다. 먼저 바람이 나섰다. 그러나 찬바람이 불자 나그네는 오히려 옷을 더 여미면서 몸을 잔뜩 움츠렸다. 태양은 전혀 다른 전략을 사용했다. 뜨거운 빛과 열을 이용해 나그네가 스스로 옷을 벗도록 했다.

 

 

 

 

이처럼 움츠린 몸과 마음을 펴게 만드는 데는 태양이 제격이다. 앞서 언급했던 계절성 우울증의 가장 큰 원인은 일조량의 감소다. 사람은 눈을 통해서 외부의 정보만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빛을 받아들여서 생체리듬을 조절한다. 몸이 정상적으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이상의 빛을 받아야 하지만 가을과 겨울은 봄과 여름보다 해가 짧다. 특히 실내에서 활동하는 경우 적정량의 태양빛을 받기가 더 어렵다.

 

 

 

 

따라서 점심시간에 식사를 마치고 시간이 남는다면 곧바로 사무실로 들어가기보다는 가까운 공원이라도 산책하자. 아니만 주말이라도 이용해서 집에만 있지 말고 가까운 근교로 나가 야외활동을 하자. 태양은 우리에게 붙어있는 게으름의 옷을 벗도록 해줄 것이다.

 

 


『죽음의 수용소에서』라는 책의 저자이자 의사인 빅터 프랭클에 따르면 사람들이 고통을 느끼는 이유는 실제 고통 때문이 아니라, 고통을 받지 않으려는 마음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 마음이 현실의 고통을 더 크게 지각하게 만든다고 말한다. 삶에서 큰 실패를 겪어본 적이 없는 사람이 오히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더 큰 것과 마찬가지다. 빅터 프랭클은 고통에서 벗어나려면 오히려 더 고통을 받을 작정을 하라고 조언하면서 이를 ‘역설적 의도’라고 명명했다.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은 잠을 자려고 애쓰기 때문에 잠을 더 못자는 것이니, 아예 잠을 계속 안자겠다고 결심하면 오히려 잠을 잘 수 있게 된다고 한다.게으름도 마찬가지다.

 

 

 

 

주말을 이용해 하루나 이틀 정도 날을 잡아서 극단적으로 게을러지겠다는 계획을 세워보라.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 게을러질 수 있도록 모든 것을 준비하고 본격적으로 게을러지는 것이다. 이렇게 하다보면 나중에는 의도적으로 게을러지는 것도 지겨워질뿐더러, 진짜 게으름과 게으름에 대한 걱정도 구분할 수 있게 된다.

 

 


추우면 단지 몸만 어는 것이 아니라 마음도 얼어버린다. 몸을 움직이는 것도 귀찮아 지지만, 생각을 하는 것도 귀찮아 진다. 당연히 게을러질 수밖에 없다. 흥미로운 사실은 우리말을 비롯해 거의 모든 언어에서 날씨(온도)와 사람(성격)에 대한 묘사는 상당히 겹친다. “저 사람은/오늘 날씨는 좀 따뜻해”, “내 친구는/오늘 바람은 너무 차가워”. 만약 몸을 따뜻하게 하면 마음도 따뜻해지고, 보다 활기찰 수 있을까?

 

 

 

 

실제로 미국의 두 심리학자는 몸의 온도가 마음에 영향을 미치는지 알기 위해 실험을 했다. 사람들에게 아이스 커피잔을 들게 했을 때보다 따뜻한 커피잔을 들게 했을 때 타인에 대한 평가가 호의적이었으며, 손에 차가운 패드를 붙였을 때보다는 따뜻한 패드를 붙였을 때 보다 이타적이 되었다. 연구자들은 신체적 따뜻함은 마음까지 따뜻하게 지게해서, 상대방도 좋게 평가하고 타인을 보살펴 주게 한다고 결론 내렸다. 이런 결론이 허황된 것이 아니다. 또 다른 과학자들은 신체적 따뜻함과 심리적 따뜻함 모두에 관여하는 뇌의 섬피질을 발견했다.

 

 

뿐만 아니라 추위를 느끼면 우리는 생존을 위해 가급적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으려고 한다. 추울 때 손 하나 까딱하기 싫지 않던가. 이런 면에서 게으름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몸을 따뜻하게 하자. 몸이 따뜻하면 마음도 따뜻해질뿐더러 보다 넉넉해진다. 그리고 생존을 위해 에너지를 아낄 필요도 없으니 자연스럽게 게으름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

  

누다심 / 심리학 칼럼니스트

 

 

Posted by 국민건강보험공단

댓글을 달아 주세요


블로그 이미지
'건강천사'는 국민건강보험이 운영하는 건강한 이야기 블로그 입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공지사항

Yesterday1,194
Today933
Total2,121,099

달력

 « |  » 2019.11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최근에 받은 트랙백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