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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생활

당신은 지금 행복하다고 생각합니까

 

 

 

 

 

어떤 사람이 가장 행복할까. 사람마다 그 기준이 다를 것이다. 누구는 돈을, 또 건강을 얘기할지도 모른다. 재미 있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적당한 수입과 인간 관계가 행복의 조건이란다. 곰곰히 생각해 보니 그렇다. 수입도 천차만별일 터. 한 달 기준으로 수천만원이 필요한 사람도 있고, 수 백만원, 수 십만원이면 족한 사람도 있을 게다. 돈은 쓰기 나름이기 때문이다.


나도 용돈을 적게 쓰는 편이 아니다. 한 달에 평균 100만~150만원 가량 쓴다. 주로 차 마시고 식사비로 사용한다. 넉넉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부족하지도 않다. 나에게 적당한 규모로 볼 수 있다. 앞으로도 더 바라지 않는다. 이 정도 규모로 살 생각이다. 돈보다 중요한 것은 인간 관계다. 돈이 많다고 좋은 인간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인간 관계의 으뜸은 진정성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있어야만 오래 지속할 수 있다. 하지만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사람은 죽을 때까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그러나 끝까지 옆에 있는 사람은 가족 뿐이다. 가족을 소중하게 여겨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가족 간에도 인간 관계는 중요하다. 존경과 헌신을 밑바탕에 깔고 있어야 한다. 그럼 나는 행복한 사람일까. 스스론 행복을 느낀다. 행복도 실천에 있음은 물론이다.


5년 뒤의 나는 어떤 위치에 있을까. 우리 나이로 61살, 환갑이다. 특별한 계획은 없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계속할 가능성이 높다. 논설위원, 대학 초빙교수, 작가, 외부 칼럼니스트, 인터넷강사. 다섯 모두 비정규직이다. 따라서 불확실한 것도 사실이다. 내 신조는 매일 최선을 다하는 것. 따라서 내일을 걱정하지 않는다.


 

 

 

걱정한다고 될 일은 없다. 그럴 시간이 있으면 노력하는 것이 훨씬 낫다. 뭐든지 공을 들인만큼 돌아온다. 이 세상에 공짜가 없다는 얘기다. 복은 그냥 굴러들어오지 않는다. 내가 가장 신경쓰는 대목은 건강이다. 건강이 뒷받침돼야 뭐든지 할 수 있다. 그것을 잃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누구를 만나도 똑같은 얘기를 한다. 명예도, 재산도 건강 다음이다. 아둥바둥대면 건강도 잃는다. 여유를 갖자. 그것은 자신감에서 비롯된다.


 

 

 

다들 자리에 목숨을 걸다시피 한다. 거의 예외 없이 그렇다. 사실 직장인이라면 승진하는 재미로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사에 바짝 신경을 쓰는 까닭이다. 보통 2년 단위로 인사를 한다. 부서를 옮기기도 하고, 승진을 하기도 한다. 그때마다 희비가 교차한다. 인사엔 부침이 있기 마련이다. 잘 나갈 때도 있고, 이른바 물 먹을 때도 있다.


항상 나만 잘 나가야 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그것은 욕심이다. 나도 2012년 2월 서울신문 국장을 끝으로 사표를 낼 때까지는 그런 조직과 분위기에 있었다. 인사에 초연했다면 거짓말. 서울신문을 떠난 이후론 자유인이 됐다. 자리 욕심을 내려고 해도 낼 수 없다. 지금은 정규직이 아니어서 관심 밖이다.


 

 

 

하지만 예전보다 훨씬 편하다.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할까.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듯한 기분이다. 자리가 올라갈수록 불안은 커진다. 언제 내려올지 몰라 걱정하고, 더 올라가고 싶어 항상 긴장한다. 인간의 욕심은 한도 끝도 없다. 그것을 비우기란 쉽지 않다. 말로는 마음을 비웠다고 한다. 그러나 진정성은 찾기 어렵다. 그럼 나는 어떤가. 바보처럼 살고 있다. 욕심이, 목표가 없는 사람처럼 비친다. 그것이 바로 지금의 나다.


신문사 논설위원은 내부에서 한직 취급을 받는다. 취재 현장을 떠나 사설과 칼럼만 쓰기 때문이다. 논설위원을 선호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물론 편집국장을 마치고 가는 자리도 논설위원이다. 논설위원은 대부분 부장급 이상. 고참기자라고 할 수 있다. 매일 글을 쓰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자기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따분하지 않으려면 시간을 잘 활용해야 한다.


 

 

 

일에 지장받지 않는 한 외부 활동도 가능하다. 나는 논설위원을 즐기는 편이다.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이 네 번째. 앞서 서울신문에서는 논설위원을 세 번 했다. 회사에서 사설이나 칼럼을 쓰지 않으면 가욋 일을 한다. SNS 활동도 하고, 외부 칼럼도 쓴다. 대신 책은 새벽에 집필한다. 자기 하는 일을 천직으로 알아야 보람도 생긴다.


이처럼 행복은 우리 가까이에 있다. 멀리서 찾으려고 하면 안 된다. 지금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면 된다. 명심하자.

 

 

글 / 오풍연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