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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생활

명절 장거리 운전, 어른도 아기도 조심 또 조심






다가오는 설 명절은 연휴가 4, 5일로 길어 고향 방문이나 휴가여행 등으로 장거리 운전을 계획하고 있는 가정이 많다. 장거리 운전은 어른에게도 아이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다. 어른은 운전 중 자신도 모르게 몰려오는 졸음을, 아이는 귀가 후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후유증을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전문의들은 조언한다.




말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지 못하는 아기가 울거나 보챌 때 이유를 모르는 부모나 어른들이 답답한 마음에 흔히 하는 행동이 아이를 안고 흔드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행동이 심하거나 오래 반복될 경우 뇌출혈이나 망막출혈, 늑골골절 등이 생길 우려가 있다. 아기의 근육이나 뼈, 장기 등은 아직 완전히 발달하지 않은 상태라 어른보다 훨씬 약하기 때문에 작은 힘이나 운동에도 손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흔들림이 심한 충격을 받은 아이의 약 60%는 수일~수개월 뒤 시력을 잃거나 사지마비, 정신박약, 성장장애, 간질 같은 후유증이 영구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더 심하면 목숨을 잃기도 한다. 실제로 수년 전 일본에서 생후 3개월 된 아기가 8시간 동안 차에 탔다가 2주 뒤 심한 구토와 함께 뇌출혈과 망막출혈이 발생한 적이 있다. 목 근육이 약한데 장시간 차에 있으면서 머리가 심하게 흔들려 뇌와 두개골이 계속 부딪히면서 주변 혈관이 찢어진 것이다.


이 같은 증상을 ‘흔들린 아이 증후군(Shaken Baby Syndrome)’이라고 부른다. 미국에서는 매년 1,000명 이상의 아기가 이 증상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단 흔들린 아이 증후군으로 진단을 받으면 약 30%가 사망하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때문에 특히 머리 부분이 연약한 생후 6개월 미만의 유아는 장시간 차에 태우지 않는 게 좋다. 부득이하게 태워야 할 때는 운전을 특히 조심하고 자주 차를 세워 휴식을 취해야 한다. 또 어른이 아기를 안은 채 차에 타는 건 절대 금물이다. 아기에게 맞는 카시트를 준비해 태운 다음 목과 머리가 앞, 뒤, 좌우로 흔들리지 않도록 점검해야 한다.


흔들린 아이 증후군 증상은 차에서 내린 뒤 곧바로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처음엔 뚜렷한 증상이 없거나 칭얼거리며 보채거나 토하는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럴 때 상당수 어른들이 감기나 소화불량쯤으로 생각하고 지나칠 수 있다. 만약 심한 흔들림으로 아기에게 뇌출혈이 생겼다면 뇌압이 상승해 축 처지고, 각막이 출혈되거나, 비틀거리며 넘어지는 등의 증상이 며칠 지나 나타날 수도 있다. 장시간 차량 탑승 후 이 같은 증상이 관찰되면 뇌출혈을 의심해보고 곧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평소 운전하던 시간보다 적어도 2, 3배가 더 걸리는 명절 연휴 기간 운전은 어른 운전자에게도 더욱 위험한 환경이다. 졸음과 집중력 저하, 피로 누적이 심해지기 때문이다. 또 좁은 운전석 공간에 장시간 앉아 있으면 근육이 지나치게 긴장하고 혈액순환에 장애가 생기기 쉽다.


이 같은 상황을 막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운전 중 틈틈이 스트레칭을 해 근육의 피로를 풀어주는 것이다. 안정된 자세에서 천천히, 통증을 느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정확한 자세로 10~15초간 하는 게 좋다.





목 스트레칭은 허리를 반듯하게 편 채로 목을 뒤로 젖혔다가 천천히 숙인 다음 오른쪽과 왼쪽으로 한 바퀴씩 돌리는 식이다. 팔은 깍지를 끼고 5초간 두 팔을 앞으로 뻗은 뒤 다시 안으로 굽힌다. 이어 깍지 낀 두 팔을 5초간 위로 뻗은 다음, 바른 자세에서 어깨 위로 손을 올려 손목을 4번 가량 털어준다.


다리 스트레칭은 두 손으로 한쪽 무릎을 감싸 그쪽 다리를 굽혀 들었다가 내리는 동작을 10회 정도 반복하면 도움이 된다. 등과 배는 양팔을 뒤로 펴고 상체를 앞으로 뻗어주거나, 바른 자세에서 두 다리를 앞으로 뻗어주는 동작 등을 해주면 좋다.

 



글/ 한국일보 임소형 기자
(도움말: 채수안 중앙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보건복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