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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살아가는 이야기

하얀 3월, 치악산 등반, 봄의 처음이자 마지막 눈

 

 


 

3.1절 하면 무엇이 떠오를까. 유관순 누나의 “대한독립 만세~” 소리와 함께 탕탕탕 총소리. 그 시절을 겪지는 못했지만 우리에게 형상화된 이미지는 그것이다. 요즘 사람들은 무엇을 할까. 3.1절 정신을 기리며 가족여행을 가는 사람들도 있고 공휴일이라 학교 안가고, 회사 안가도 되는 날이라 마냥 좋기만 하기도 한다. 맞다. 무엇을 하던 공식적으로 쉬는 날이라 기분 좋은 것은 틀림없다.

 

일제 문화침탈 속에서 대한독립 만세를 부를 수 있었던 우리 선조들의 정신 건강 상태는 어땠을까. 3월이 되기 이틀 전에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눈이 많이 내렸다. 몇 년 만에 보는 함박눈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그 눈이 고스란히 쌓여 있는 곳이 있었다. 강원도 생활을 하며 한번은 가봐야겠다고 생각한 것이 있었다. 바로 치악산이다.

 

 


 

다시 내려올 것을 왜 올라가느냐.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 듣는 말일 것이다. 사람마다 생김이 다르고, 성격이 다르듯, 개인마다 힐링의 방법, 여가의 방법이 다르다. 산을 많이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는 내가 3.1절 공휴일에 치악산 등반을 선택한 것은 하늘이 내게 준 기회였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껴보자.

 

구룡탐방지원센터에서~구룡사~용소~대곡야영장~세렴폭포~사다리병창길을 통해 치악산의 정상인 비로봉에 올랐다.

 

 


 

아무도 밟지 않은 새하얀 눈밭, 아름드리 나무 가지가지마다 하얗게 내려앉은 눈은 마치 따뜻한 봄날 꽃눈이 내리는 벚꽃축제를 하듯, 그보다 더 눈부시게 겨울왕국의 눈꽃축제가 열렸다.

 

 


 

해발 1,288m의 정상에서 내려다보이는 굽이굽이 산자락은, 일상을 벗어나 눈(目)의 즐거움, 흰 눈에 내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 등산객들 간의 밀어주고 끌어주며 서로 의지하는 모습 이 모든 것을 느끼고 감사한 순간순간이었다.

 

 


 

체력이 허락한다면 끈기와 인내를 갖고, 묵묵히 걸으며 무상무념의 ‘단순 오르기’로 힐링이 되기도 하고, ‘나와 대화하는’ 나의 시간이 되기도 하고, 함께 오르는 사람들과 의지하며 격려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세상은 변해도 변하지 않는 진실이 있다. 사람은 건강해야 건강한 정신이 깃들고, 정신이 건강해야 몸도 튼튼해진다. 각종 스트레스가 많은 우리들에게 필요한 것은 건강이다. 육체와 정신 모두 건강하기 위해서는 자기만의 세계를 찾아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