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건강/맞춤형

건강한 화장실 습관, 얼마큼 눠야 할까?






똥만큼 정직한 생리현상도 없다. 똥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무엇을 먹었는지, 어떻게 먹었는지 그대로 보여준다. 일반적으로 똥 색깔은 황금색 또는 누런색이다. 장 내 사는 세균에 의해 분해된 담즙(쓸개즙) 색소 때문이다. 원래 쓸개즙은 녹색이다. 하지만 장내 세균이 쓸개즙을 환원시키는 과정에서 색깔이 변하면서 똥이 누런색을 띠게 된다.


그렇지만 똥색은 먹은 음식과 밀접한 연관이 있기에 늘 같은 색일 수는 없다. 그래서 우유를 많이 마시면 똥색은 하얗게 된다. 토마토나 붉은 와인 등 붉은색 식품을 많이 먹으면 빨간색 똥이 나온다. 물론 시금치를 많이 먹은 뒤에는 초록색 똥을 보게 된다. 영양소별로는 탄수화물이 많은 식사를 하면 발효과정에서 똥이 산성이 되면서 황색에 가까운 색으로 변한다. 고기 등 동물 단백질을 많이 섭취하면 똥은 알칼리성으로 변해 갈색이 된다. 이처럼 똥색은 먹는 음식물 등에 따라 다채롭지만, 대체로 황색에서 갈색의 똥이 정상이라고 할 수 있다.





똥은 색깔뿐 아니라 냄새도 다양하다. 똥 냄새의 정체는 장내 세균이 음식물을 소화하면서 만들어내는 스카톨과 인돌, 소화과정 중에 생성되는 소량의 황화수소, 메탄가스, 암모니아, 나이트로소아민, 히스타민, 페놀 등 각종 가스다. 스카톨과 인돌은 양파가 썩는 듯 한 악취를 풍기는 발암물질 중 하나다. 황화수소는 달걀 썩는 듯 한 냄새를 낸다. 황화수소는 양이 적으면 두통에 그치지만, 양이 많으면 혼수상태나 사망에까지 이르게 할 수 있다. 암모니아는 화장실 냄새의 주범이다. 장내 환경이 나빠지면 장내 미생물에 의해 단백질로부터 과잉 생산된다.





똥 냄새가 다른 때보다 더 고약할 때가 있다. 이는 고기 등 동물 단백질을 많이 먹으면 스카톨과 인돌이 더 많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또 황화수소나 메탄가스는 음식물 속에 든 성분 중 하나인 유황과 결합하는데, 이것 역시 불쾌한 냄새를 일으키는 장본인이다. 유황을 포함한 가스가 많을수록 똥 냄새는 지독하다. 이렇게 냄새가 진한 똥을 배 속에 오래 두고 있으면 혈액이나 체액을 오염시키고 건강을 해칠 수 있다.


먹는 것만큼 싸는 것은 건강에 아주 중요하다. 똥은 얼마나 자주 얼마나 많이 누는 게 좋을까? 앞서 얘기했듯이 똥은 그 무엇보다 정직하다. '뿌린 만큼 거둔다'는 말이 있듯이 많이 먹으면 많이 싼다. 그렇기에 정확하게 몇 번을 싸야 정상이라고 딱 잘라서 얘기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먹은 음식의 양이나 종류에 따라서 약간의 차이가 있겠지만, 하루에 두세 번 정도나 2~3일에 한 번 정도 보는 게 정상의 범주에 든다.





하루에 누는 똥의 양은 약 150~300g이 적당하다. 알기 쉽게 바나나로 예를 들어보자. 일반 성인의 경우 직경 2㎝, 길이 15㎝의 좀 작은 바나나 상태의 똥 줄기 한두 개 정도다. 참고로 식이섬유가 많은 감자와 고구마를 하루에 1㎏ 이상 주식으로 먹는 파푸아뉴기니 사람은 하루에 1㎏ 가까운 똥을 눈다고 한다. 이에 반해 식이섬유를 적게 섭취하면서 육류를 많이 먹는 미국인은 하루에 100g 정도밖에 똥을 누지 않는다고 한다.


똥의 약 70%는 수분이며 나머지 약 30%는 식이섬유와 같은 소화되지 않은 음식 찌꺼기 등 고형성분이다. 식이섬유를 하루에 10~15g쯤 먹으면 똥의 양이 100~150g가량 증가하고 똥 싸는 횟수도 두 번 정도 늘어난다.


<참고문헌: '대장 전문의 오소향이 말하는 바나나 똥'(오소향 지음. 이지북 刊)>



글 / 서한기 연합뉴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