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TV&영화 속 건강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 속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현재 방송 중인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의 여주인공 윤서정(서현진)은 유능한 의사이자 연인이던 문태호(태인호)를 죽게 만든 죄책감과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게 된다. 밤잠을 설치고 환청으로 괴로워하며 급기야 자신의 손목을 긋는 자해까지 서슴치 않는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언론을 통해 자주 접하는 질환이지만 극중 중요한 모티브로 등장하면서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얼마 전 종영한 또 다른 드라마 tvn ‘더 케이투’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있었다. 극중 김제하(지창욱)는 과거 사랑하는 연인을 죽인 원수에게 복수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하지만 충을 쏘지 못한 채 극도의 불안감과 공포를 느끼며 식은땀을 흘리며 애꿎은 천정에 총알을 쏘아 올린다. 김제하 역시 과거 약혼자의 죽음을 목격한 트라우마로 인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앓고 있었다.





그뿐인가. 국내에도 개봉되었던 미국 영화 ‘야곱의 사다리’와 ‘디어헌터’의 두 주인공은 모두 베트남 전쟁에서 끔찍한 경험을 한 후 정신적 후유증을 겪고 있다. 신경정신과 전문의에 의하면 영화 속에서 주인공이 과거의 전투 장면이 재현되는 것은 플래시백(Flashback)이라 하고, 또 극도로 위험한 행동을 하면서도 공포나 두려움 등의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해리(dissociation)와 무감각(numbness)이라 한다. 이 두 가지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특징적인 증상이라는 것이다.




PTSD는 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의 줄임말로, 흔히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풀이된다. 감당하기 힘든 사고 등으로 극심한 스트레스(정신적 외상)를 경험하고 나서 발생하는 심리적 반응이다. ‘정신적 외상’이란 충격적이거나 두려운 사건을 당하거나 목격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외상들은 대부분 갑작스럽게 일어나며 경험하는 사람에게 심한 고통을 주고 일반적인 스트레스 대응 능력을 압도한다. 참전 용사들에게 많이 나타나면서 사회적 관심을 받게 된 이후 최근에는 천재지변, 비행기나 선박사고, 개인적인 신체적 폭행, 고문, 아동학대 등 다양한 경우에 적용되고 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세월호 참사와 대구 지하철 화재 및 어린이집의 아동 학대 역시 피해 아동들이 성장하여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발생, 심각한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를 안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참혹한 범죄나 재난현장을 자주 목격하는 소방, 경찰 공무원의 PTSD 유병률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해 국가안전처 조사에 따르면 전체 소방공무원의 6%가 PTSD를 겪고 있다고 한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환자는 그런 외상이 지나도 계속해서 그 당시의 충격적인 기억이 떠오르고, 발병한 상황과 비슷한 활동이나 장소를 맞닥뜨리면 본능적으로 피하게 된다. 더욱이 신경이 날카로워지면서 집중을 못하고 수면에도 문제를 보이며, 앞으로 닥칠 일들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할 것 같은 공포감을 느낄 수 있다. 이러한 반응은 개인적인 나약함과는 관련이 없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치료가 쉽지 않아 환자나 치료를 담당하는 입장 모두 난감한 일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극복은 우선 자기 자신을 사랑하며 과거를 인정하고 현실을 직시하며 당당하게 세상에 나서는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렇다고 갑자기 모든 것이 완치된다거나 사고를 완전하게 잊게 된다는 것은 아니다. 스트레스 반응이 대인관계나 직장, 중요한 활동 등에 큰 지장을 줄 정도로 심하다면 적극적인 치료를 받을 것을 권한다. 인지치료와 심리상담치료 등 효과적인 여러 치료방법이 있다. 하지만 가장 좋은 의사는 따뜻한 보호자라는 것을 잊지 말자. 따뜻한 말 한 마디, 행동이 최고의 명약이다. 국가건강정보포털 의학정보에 의하면 일반인들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는 이를 대할 때 도움이 될 수 있는 것들은 다음과 같다.





1. 성급한 충고는 금물, 이야기를 들어주면서 위로한다.
2. 외상의 경험에 대해 대화할 수 있도록 안전한 장소를 마련해준다.
3. 마음을 이완시키고 즐겁고 편안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초점을 다른 곳으로 돌린다. 
4. 개인, 집단, 커플 및 가족 상담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사회적 지지 체계를 넓힌다.
5. 옆에서 지켜보는 인내가 필요하며 조절 능력을 회복하는데 도움을 준다.



글/ 강명희 프리랜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