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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음식

고령자의 신체적 특징을 고려한 고령 친화 식품





최근 국회에서 고령 친화 식품 관련 세미나가 열렸다. 우리나라는 2026년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게 된다. 2020년엔 고령자 식품시장이 125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령친화 식품은 고령자의 신체적 특징을 고려하고 다양한 기호를 충족시킬 수 있는 식품이다. 고령자의 3대 섭식장애인 저작ㆍ섭식ㆍ소화 장애를 고려한 특수식품, 간편조리식, 영양강화식, 고열량식, 간호식, 소화용이식 등이 포함된다.





현재 국내엔 특수의료용도 식품인 영양보충식 형태의 제품이 대부분이다. 연하ㆍ섭식장애 개선과 소화증진 등을 위한 고령친화식품은 부족한 실정이다. 일반적으로 고령에 이르면 입맛이 떨어진다. 치아가 약해지고 침이 잘 돌지 않아 미각이 예전 같지 않다. 불안ㆍ고독ㆍ스트레스 등 심리적인 영향도 입맛을 떨어뜨린다. 소화액 분비가 감소해 소화에 애를 먹기도 한다. 나이가 들면 열량은 조금씩 줄이되 영양은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기본이다. 65세 이상 남자 노인은 하루 70g(여자는 60g)의 단백질과 각종 비타민과 미네랄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골다공증ㆍ변비를 예방하기 위해 칼슘ㆍ식이섬유가 풍부한 식품을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치아가 부실한 노인이 많으므로 딱딱한 식재료는 노인을 위한 음식엔 가급적 쓰지 말아야 한다. 노인에게 음식은 가능한 한 잘게 자르고, 압력솥에 삶거나 볶은 음식을 올려야 한다. 육류도 얇게 썰거나 칼집을 넣는 것이 좋다. 감자는 식이섬유가 많고 익혀도 다른 채소에 비해 비타민 C의 파괴가 적으므로 찌거나 굽는 등 다양하게 조리해 식탁에 올린다. 튀긴 음식은 외피가 딱딱해 노인이 먹기 어렵다. 튀긴 뒤 다시 간장 양념에 졸이거나 소스에 담가 부드럽게 만든다.





노인에겐 두부ㆍ연두부ㆍ순두부찌개 등 씹기 쉬운 음식을 올리는 것이 좋다. 야챗국을 끓여 건더기를 충분히 들도록 해야 한다. 간식으론 옥수수죽ㆍ깨죽ㆍ양송이 수프ㆍ전복죽ㆍ해물죽ㆍ잣죽ㆍ야채죽ㆍ소고기죽ㆍ닭죽 등이 권장할만한 음식이다.


나이가 들면 침 분비가 줄어 음식을 삼키기 어렵다. 특히 목이 잘 메므로 조리상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우선 음식은 부드럽게 조리해야 한다. 두부ㆍ연두부ㆍ순두부ㆍ콩비지ㆍ적당히 자른 소면 등이 노인이 삼키기 쉬운 고령 친화 음식이다. 옥수수ㆍ건어물ㆍ어묵ㆍ파인애플 등 식이섬유가 많은 식품은 피해야 한다. 국은 녹말가루를 사용해 약간 걸쭉하게 만들어야 삼킬 때 사레가 들지 않는다. 시금치잎 등 나물류는 목에 달라붙으므로 주의한다.





노인이 되면 음식을 씹고 삼키는 기능에 문제(연하 곤란)가 생길 수 있다. 연하 곤란이 있으면 음식이 기도로 넘어가 사레가 들거나 폐렴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영양실조ㆍ체중 감소의 원인이 된다. 특히 치매ㆍ중풍이 있는 노인은 연하 곤란으로 식사하는 것이 고역이다. 연하곤란이 있으면 음식에 수분이 많을수록 사레가 잘 들므로 국과 물김치 등을 피하고, 밥은 된 죽(간 것)ㆍ일반 죽(간 것)ㆍ된 죽ㆍ진밥 순서로 적응시켜야 한다.


나이 들면 미각 기능도 떨어진다. 특히 짠맛ㆍ단맛에 대한 감각이 줄어 소금ㆍ설탕을 많이 넣어야 “음식 잘했다”는 칭찬을 듣는다. 문제는 소금(나트륨)을 많이 먹으면 고혈압 발생위험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간장ㆍ된장ㆍ고추장을 덜 쓰고, 김치ㆍ장아찌 등 염장식품은 덜 올려야 한다. 나이 들어 둔해진 혀끝의 감각을 따르지 말고 소금 대신 다양한 향료를 써서 입맛을 되찾도록 한다. 식초ㆍ레몬ㆍ유자 등 신맛을 이용하거나 초간장ㆍ초고추장을 쓰는 것도 권할 만하다. 쑥갓ㆍ버섯ㆍ파슬리ㆍ카레ㆍ후추 등도 훌륭한 고령 친화 식재료다.





고기ㆍ돼지고기를 구울 때는 약간 탄 맛을 내면 염분이 적어도 맛이 보존된다. 너무 태우면 발암물질이 생기고 노화를 촉진하는 성분이 늘어나므로 석쇠 자국이 약간 날 정도로 구워야 한다. 입이 짧은 노인은 영양 불균형으로 건강에 빨간불이 오기 쉽다. 노인은 특히 칼슘ㆍ비타민 Aㆍ비타민 B2의 섭취가 부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65살 이상 노인은 칼슘ㆍ비타민 Aㆍ비타민 B2의 섭취가 권장량보다 40% 이상 부족하다. 단백질ㆍ철분ㆍ티아민ㆍ비타민 C 등은 영양소별 권장량을 거의 충당하거나 초과 섭취하고 있다.


노인이 가장 부족하게 섭취하는 칼슘은 면역에 중요한 작용을 하는 백혈구의 기능과 혈액 응고ㆍ근육 운동 등에 필수적인 미네랄이다. 골다공증 등의 예방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칼슘이 부족해지면 무기력해지거나 심장 운동 등에도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칼슘은 주로 우유ㆍ두유ㆍ요구르트 등 유제품, 해조류, 콩류, 뼈째 먹는 생선 등에 풍부하므로 이런 음식을 노인에게 추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루 칼슘 섭취량이 700㎎ 정도는 돼야 하나, 우유ㆍ유제품을 비롯해 칼슘이 풍부한 음식을 싫어하는 노인에겐 칼슘 보충제를 권하는 것이 차선책이다. 이 때 평소 만성질환이 있어 약을 복용하고 있다면 의료진과 상의해서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많은 노인이 부족하게 섭취하는 비타민 A는 눈 건강에 중요한 영양소다. 비타민 A의 섭취가 부족하면 밤에 잘 보이지 않게 되는 야맹증을 일으킬 수 있다. 비타민 A는 채소ㆍ유제품ㆍ과일에 풍부하다. 동물의 간ㆍ생선 간유ㆍ버터ㆍ치즈ㆍ전유ㆍ달걀노른자 등이나 당근ㆍ시금치ㆍ호박ㆍ브로콜리ㆍ양배추ㆍ무 잎 등 채소류, 김ㆍ파래ㆍ미역ㆍ다시마 등 해조류에도 많이 들어 있다. 영양제로도 나와 있으므로 이를 이용해도 무방하다.





비타민 B2는 건강한 피부 유지와 단백질의 활용 등에 중요한 기능을 담당한다. 비타민 B2의 섭취가 부족하면 입 안ㆍ혀ㆍ입술 주위에 염증이 생기기 쉽다. 눈의 각막 충혈, 탈모, 피부염, 백내장 등의 유발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물의 간, 달걀, 우유ㆍ유제품, 녹색 채소, 배아 등에 많이 들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