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김없이 연말이다.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정리하며, 묵은 스트레스를 털어버리며, 미처 챙기지 못했던 지인들을 만나며, 더 나은 내년을 기대하며, 올해도 사람들은 연말 모임을 한다. 


청탁금지법으로 예년처럼 흥청망청한 분위기는 많이 줄었다지만, 그래도 여전히 곳곳에서 삼삼오오 모여 연말 기분을 내고 있다. 


연말 모임에서 빠지지 않는 게 바로 술이다. 애주가들이 술 좀 적당히 하라는 주변 권유를 물리치면서 흔히 하는 말들이 있다. 


몸에 별다른 이상이 없으니 문제없다거나, 술이 건강에도 좋다거나, 음주 전에 미리 간과 위를 보호해뒀다는 등이다. 


하지만 대부분은 오해다. 과한 음주는 분명 몸을 해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아무 증상이 없으니

괜찮다?


“나 지금 아픈 데 없으니까 괜찮아.” “건강검진 했는데 아무 이상 없대.” 음주를 말리는 조언에 대해 애주가들이 흔히 되받는 말이다. 


자신이 느끼는 증상도 없고 검진 결과에서도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으니 과음을 해도 무리 없을 거란 자신감이 깔렸다. 



하지만 만성적인 과음으로 발생하는 알코올성 간염이나 알코올성 지방간은 대부분 초기엔 증상이 거의 없다. 


좀 더 진행되면 식욕이 떨어지거나 구역질이 나거나 기운이 빠지면서 몸무게가 줄어드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감기나 몸살 등 다른 일시적인 병들과 유사해 알아차리기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수주에서 수개월에 걸쳐 아주 천천히 진행되기 때문에 병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기까지 대개 시간이 오래 걸린다. 



특히 가벼운 알코올성 지방간은 간 촬영이나 간 초음파 같은 검사에서도 종종 별다른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다. 


결국, 건강하다고 확신했던 시기에 이미 간이 서서히 망가져 가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을 피하려면 방법은 단 하나, 과음하지 않는 것뿐이다. 알코올성 간염이나 지방간에서 더 심한 알코올성 간 경변에 이른 환자들은 와인이나 맥주를 하루에 약 5,000㎖, 또는 위스키를 약 500㎖ 매일 10년간 마신 셈이라는 분석이 나와 있다. 


그러나 어떤 술을 얼마나 많이 마셔야 간 질환이 심해지는지는 사람마다 천차만별이다. 



음주가 건강에

도움 된다? 


“몸에 좋다니까 마시는 거야.” 식사나 모임 때마다 술을 찾는 사람들이 자주 하는 말이다. 


특히 와인을 두고 이런 얘기들을 흔히 하곤 한다. 실제로 와인이 건강에 미치는 효과에 대해서는 여러 연구결과가 학계에 보고돼 있다. 



예를 들어 레드와인은 식욕을 촉진하고 감정을 조절하는 호르몬의 활동을 높이기 때문에 스트레스나 우울 증상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또 콜레스테롤이 손상(산화)되는 것을 막아 심장질환이 생길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콜레스테롤이 산화되면 혈관 내에서 염증을 일으키며 심장에 무리를 주게 되기 때문이다. 피부 노화를 낮춰주고 온몸의 신진대사를 돕는다는 보고도 나와 있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과음하지 않았을 때 나타날 수 있는 효과다. 


와인이든 어떤 술이든 과량을 마시면 득보다 실이 많다. 게다가 이 같은 연구들에서 얻은 결과가 반드시 알코올의 효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이를테면 와인을 마셨을 때 기대할 수 있는 건강 효과는 대부분 주원료인 포도 속에 들어 있는 항산화 물질에서 나온다. 포도를 주원료로 쓰면서 알코올은 섞지 않는 다른 음식을 먹어 비슷한 효과를 기대하는 편이 낫다는 것이다. 



음주 전후

약으로 효과 본다? 


술자리 약속에 참석하기 전에 간이나 위를 보호해준다는 음료나 음식, 약 등을 먹었다며 ‘마음 편히’ 과음을 즐기는 애주가들도 여전히 적지 않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음주 전 장기를 미리 보호할 수 있다고 증명된 식품이나 약물은 없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위장약을 복용한 뒤 술을 마시면 좋다는 얘기들이 있는데, 잘못된 생각이다. 간이 약 성분과 알코올을 모두 분해해야 하므로 오히려 더 무리하게 된다. 



술 전에 우유부터 마시면 위가 보호된다는 통념도 근거가 없다. 약알칼리성인 우유가 위산의 강산성을 중화시켜 속이 쓰린 증상이 줄어들 수는 있지만, 이 역시 일시적이다. 


숙취해소 음료를 음주 전에 마시면 간을 보호할 수 있다고 여기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알코올 분해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의학적 근거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의 견해다. 


결국, 술을 지나치게 많이 마시거나 매일 같이 연달아 마시지 않는 게 건강의 지름길이다. 


부득이하게 마셔야 할 때는 알코올이 상대적으로 적게 들어 있는 술을 선택해 적당량만 즐기는 게 몸에 부담을 주지 않는 최선책이다. 




<도움: 정진용 고려대 안암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전용준 알코올질환 전문 다사랑중앙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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