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들이 예외 없이 매일 습관적으로 하품을 하고 있지만 그 이유에 대해서는 가벼이 넘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품의 원인을 대개 수면 부족이나 피로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충분히 수면을 취했고 피곤한 상태가 아님에도 쉬지 않고 하품이 나오는 경우가 있다. 하품은 반드시 신체적 피로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누구나 일상적으로 하고 있지만 그 원인에 대해서는 간과해 온 하품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뇌 온도가 올라가면
하품이 나온다
하품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무의식적인 호흡 동작이라고 할 수 있다.
하고 싶다 또는 하고 싶지 않다는 의지와 관계없이 자신도 모르게 저절로 입이 벌어지면서 깊은 호흡을 하게 된다. 하품이 나올 때는 대개 피곤하거나 졸리거나 배가 부른 상황일 때가 많아서 대다수 사람들이 ‘피곤하면 하품이 나온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최근의 연구 결과들은 전혀 다른 원인을 제시하고 있다. 2014년 뉴욕주립대학 오니온타 캠퍼스 심리학과 조교수 앤드류 갤럽 박사는 흥미로운 실험 결과를 내놨다.
사람과 실험용 쥐를 대상으로 하품 전후 온도 변화를 측정한 결과, 하품 직전에는 뇌 온도가 상승하고 하품 직후에는 뇌 온도가 일시적으로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뇌 속의 혈액은 일반 동맥혈보다 약 0.2도 가량 높다. 인간의 뇌는 컴퓨터와 비슷해서 조금만 과도하게 사용해도 금세 온도가 올라간다.
갤럽 박사에 따르면 뇌의 온도는 크게 세 가지 변수로 결정되는데, 동맥의 혈류 속도와 뇌 속의 혈액량, 신진대사가 유발하는 열이 그것이다. 수면 부족이나 스트레스 등으로 많은 혈액이 일시에 뇌혈관으로 유입되면 뇌의 온도가 상승하게 된다.
이때 신체는 자체적으로 냉각 작용을 하게 된다. 그중 하나가 바로 하품이다. 하품이라는 깊은 호흡을 통해 몸속의 더운 열기를 밖으로 내보내고, 바깥의 차가운 공기를 몸 안으로 유입하는 것이다.
하품은 약 6초 정도 지속되는데, 이 시간 동안 심장 박동이 빨라지며 혈액순환이 촉진된다. 이로 인해 낮은 온도의 동맥혈이 뇌로 유입되고 그 결과로 뇌의 온도가 낮아진다.
또한 입을 크게 벌리고 닫는 행동은 코 옆의 부비동에 공기를 불어 넣어 온도를 낮추는 역할을 한다.
겨울에
하품을 더 많이 하는 이유
이런 이유로 하품은 여름보다 겨울에 더 많이 하게 된다. 여름에는 외부 공기가 따뜻해 뇌를 냉각시키는 효과가 적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4년 오스트리아 비엔나대학 연구팀이 비엔나와 미국 애리조나에 거주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품의 빈도를 분석한 결과, 체온보다 낮은 온도일 때 하품 횟수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여름의 무더위나 한겨울의 맹추위 때는 하품 빈도가 현저히 떨어졌다. 연구를 주도한 조르그 마센 박사는 “날씨가 너무 덥거나 추울 때는 뇌를 식힐 필요가 없기 때문에 하품이 잘 나오지 않는 것”이라며 “하품은 뇌의 온도를 낮춰주는 것은 물론 적당한 온도의 공기를 마셔 뇌의 기능을 더욱 좋게 만들어준다”라고 설명했다.
만약 평소와 달리 이상하게 하품이 자주 나오거나 집중력이 떨어진다면 실내 온도를 확인해 온도를 낮추고, 환기를 시키거나 잠시 산책을 하며 신선한 공기를 마시는 것이 도움이 된다.
어리고 친할수록
하품은 빨리 전염된다
나도 모르게 하품을 하는 이유는 비단 뇌 온도 때문만은 아니다.
옆 사람이 하품을 할 때 나도 모르게 따라서 하품을 해본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 운동기능을 담당하는 뇌 영역의 반사작용으로 인해 하품이 ‘전염’된 결과다.
2014년 미국 듀크대 엘리자베스 서룰리 교수팀은 328명을 대상으로 3분 동안 하품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을 보여줬다. 그 결과 10명 중 7명(68퍼센트)이 신체적 피로함과 관계없이 하품을 따라서 했다.
또한 연령이 낮을수록 하품을 따라 하는 경향이 높게 나타났다. 24세 이하는 10명 중 8명(82퍼센트), 25~49세는 10명 중 6명(60퍼센트), 50세 이상은 10명 중 4명(41퍼센트)이 하품을 따라 했다.
하품의 전염성은 정서적 관계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유대감이 높거나 호감이 있을 때 하품을 따라할 확률이 더 높다는 것이다.
2011년 이탈리아의 한 연구팀은 국적이 다른 남녀 100여 명을 대상으로 직장에서 일할 때, 식당에서 식사를 할 때, 대기실에 있을 때 등 여러 상황에서 하품의 전염성을 조사했다.
그 결과 가족이 하품을 할 때 가장 빨리 하품을 따라 했고, 그다음은 친구와 지인 순이었다. 비단 사람만이 아니라 동물들도 정서적 유대감이 있는 사람이 하품을 하면 뒤이어 하품을 하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다.
하품은
질병의 신호일 수도 있다
하품을 자주 하는 사람은 뇌의 크기가 다른 사람들보다 크기 때문일 수도 있다. 사람만큼 뇌가 큰 동물들도 하품을 자주 하는데, 뇌가 클수록 더 많은 산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피곤한 상태가 아닌데도 하품이 계속 나온다면 다른 사람들보다 필요한 산소량이 더 많은 것일지도 모른다.
하품은 질병의 신호일 수도 있다. 어쩌다 한두 번 하품을 자주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만약 비정상적으로 과도하게 하품이 나온다면 뇌 질환이나 심혈관 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다.
빈혈이나 뇌경색, 협심증 등은 뇌 속의 혈액 흐름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발생하는 질환으로, 뇌의 산소 공급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계속적인 하품을 유발하기도 한다. 또한 심근경색인 경우 부교감신경 자극 때문에 하품이 지속적으로 나올 수 있다.
과도하게 하품이 나올 때 가슴 통증이 있다면 심근경색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만약 지나친 하품과 함께 손이 저리거나 머리가 띵한 증상이 뒤따른다면 뇌경색 전조증상을 의심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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